[리뷰] '컴퓨터 샀더니 TV를 줬다' LG전자 일체형 PC, 24V550-GT30K
[IT동아 강형석 기자] 공간 활용성, 외형적 요소 등 일체형 PC의 가치는 충분하다. 굳이 고성능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면 간단한 문서 또는 그래픽 작업이나 동영상 감상, 인터넷 검색 등을 처리하기에 충분한 성능을 제공한다. 최근 CPU의 성능은 꾸준히 상승해 왔고 별도의 외장 그래픽 카드가 필요 없을 정도로 발전한 점도 일체형 PC의 잠재력을 높인 이유 중 하나다.
이런 상황에서 데스크탑 시장보다 일체형 PC 시장은 상승 분위기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의 2015년 1분기 국내 PC 출하량 자료에 의하면, 일체형 PC는 10만 대 가량 출하되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30.8% 늘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 대체재가 있어 고성능 데스크탑이 큰 의미가 없어진 것으로 분석할 수 있지만 제품의 경쟁력 확보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디자인을 화려하게 만들고 공간 활용성만을 강조한다면, 그저 모니터 일체형 PC 정도에 머무를 수 밖에 없다. 차별화된 기능 또는 콘텐츠가 있어야 경쟁력이 생기고, 가치를 인정 받을 수 있다. 때문에 많은 PC 제조사들은 일체형 PC의 차별화를 놓고 고민하기도 한다.
LG전자의 일체형 PC, 24V550-GT30K는 'TV'로 승부수를 띄웠다. 운영체제 내에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독립된 형태로 쓸 수 있다. 리모콘이나 전원 버튼을 누르면 즉시 TV 화면이 나온다. 슬림한 외형이지만 메모리나 하드디스크 등의 부품 교체를 지원하고 속을 최신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 채워 성능까지 확보했다.
얇은 본체와 모니터가 빚은 늘씬한 몸매
노트북 라인업 그램이나 기타 LG전자의 라인업을 보면 곡면을 적절히 활용한 슬림한 라인이 인상적이다. 24V550-GT30K 역시 이런 부분이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얼핏 24인치 모니터라고 해도 믿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만큼 슬림한 형상으로 완성되었다. 스탠드 하단에는 붉은색으로 포인트를 주면서 자칫 밋밋할 수 있는 PC 디자인에 작은 힘을 불어 넣는다.
일체형 PC라는데, 전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만큼 지저분한 느낌을 받지 않는다는 부분이 장점으로 부각된다. 대부분의 연결 단자는 모니터를 지지하는 스탠드 측면과 후면에 각각 자리하게 된다. 손을 뻗으면 닿는 수준의 거리에 있어 사용에 어려움은 없다.
< 전면만 봐서는 이게 PC가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깔끔하다. >
모니터는 LG의 IPS 패널이 적용됐다. LED 백라이트로 밝고 화사한 화면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주변을 감싸는 베젤이 매우 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전달한다. 상하좌우 178도의 시야각을 갖춰 여러 명이 화면을 봐도 왜곡된 화면을 보기 어렵다. 응답속도는 최대 5ms다.
해상도는 풀HD인 1,920 x 1,080이다. 24인치 화면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주력 해상도라 보면 된다. 250칸델라의 밝기와 1,000:1의 명암비로 자연스럽고 생생한 화면을 보여준다. 여기에 LG가 sRGB 색상 재현력을 100%까지 구현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sRGB는 1996년, 마이크로소프트와 HP가 만든 모니터/프린터 표준 색 공간이다. 기본이 되는 색 공간으로 영상이나 문서 작업 등에 쓰인다. 이 외에도 문서나 서적을 보기에 좋은 '리더모드'를 제공해 눈을 최대한 보호한다.
< IPS 패널 적용으로 밝고 화사한 화면을 볼 수 있다. >
모니터 상단에는 웹캠이 숨어 있다. 모니터 상단 중앙에 자리하고 있는데, 손가락으로 누르면 위로 나오는 팝업 방식이다.
웹캠은 100만 화소 사양인데, 화상 채팅을 할 수 있는 것 외에도 페이스인 기능으로 윈도 진입 시에 얼굴 인식으로 로그인 가능하다. 대신 이 기능을 쓰려면 먼저 설치되어 있는 페이스인 아이콘을 실행해 얼굴을 기록해야 한다. 또한 윈도 비밀번호 설정도 함께 되어 있어야 쓸 수 있으니 참고하자.
< 팝업 방식의 웹캠이 달려 있다. >
모니터 전면 기준으로 좌측에는 PC 전원 버튼을 시작으로 USB 2.0 단자 2개, 스테레오 출력 단자가 있다. USB 단자 중 하나는 제품과 함께 제공되는 무선 키보드, 마우스를 위한 전용 수신기 용이다.
우측에는 2개의 USB 3.0 단자와 HDMI, SD카드 슬롯 등이 놓여 있다. 이 정도만 따지고 본다면 확장성 측면에서 아쉬움이 적은 편이다. 유무선 수신기를 제외하면 USB 2.0 1개, USB 3.0 2개를 포함해 총 3개의 USB 단자가 제공되어서다. 외장 하드디스크나 기타 주변기기, 스마트기기 충전 등에 활용하기에 충분하다.
< 각종 단자는 스탠드 측후면에 배치했다. 손에 닿는 거리여서 불편함이 적은 편이다. >
후면에는 모니터와 PC 부분에 각각 단자가 자리하고 있다. 여러 단자가 지저분하게 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기능을 위한 단자만 배치되어 있으므로 활용성에 아쉬움이 없다.
먼저 모니터 후면에는 TV 시청을 위한 안테나 단자와 함께 HDMI 입력 단자가 있다. HDMI 단자 아래에는 테스트 포트가 있는데, 일반 사용자에게 의미 없는 단자이므로 그냥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이롭다. 이 단자는 사후서비스를 위한 전문 수리기사가 사용하게 된다.
HDMI 단자는 다양한 외부 출력 장치를 연결할 때 쓰인다. 영상 재생 플레이어는 물론 플레이스테이션이나 엑스박스 등 콘솔 게임기도 HDMI 단자만 있으면 연결해 쓸 수 있다. PC를 거치지 않고 TV 기능이 별도 분리되어 있는 제품 특성상 가능한 부분이다.
스탠드 후면에는 유선 네트워크 단자와 노트북에서 볼 법한 켄싱턴 잠금 장치, 전원 단자 등이 자리한다. 켄싱턴 잠금장치를 제공하는 것은 가정 외에도 사무실이나 매장 등에 배치했을 때, 도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에서 이에 대응하는 잠금장치를 판매하고 있으니 확인하는 것도 좋겠다.
< 후면에는 모니터 연결을 위한 단자와 PC에 필요한 단자가 자리하고 있다. >
패키지는 기본으로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 콤보가 제공된다. 포함된 수신기를 PC 측면에 위치한 전용 USB 단자에 연결하면 즉시 사용 가능하다. 물론, 무선 키보드와 마우스에는 배터리를 꽂아주자.
컴퓨터를 샀더니 TV를 주네?
이 일체형 PC의 큰 장점은 TV가 내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패키지에는 TV 조작을 위한 리모컨이 포함된다. 생김새나 기능 모두 우리가 생각하는 그 TV 리모컨이 맞다. 채널을 선택하고 외부 입력도 선택 가능하다. TV와 PC를 오가는 버튼이 있다는 것 정도만 다를 뿐이다.
TV의 전원은 모니터부 바로 아래에 있다. PC 전원을 눌러도 가능하지만 TV만 따로 보고 싶다면 굳지 PC를 켤 이유가 없다. 그 때에는 모니터 아래의 전원 버튼을 누르거나 제공되는 리모컨의 전원 버튼을 살포시 눌러주면 TV 화면이 모습을 드러낸다. LG 로고가 나오고 나서 바로 화면이 등장하기까지 5초 이내 정도여서 스트레스가 없다.
< TV 조작을 위한 리모컨이 패키지에 함께 포함되어 있다. >
거실에서야 대형 화면으로 TV를 보겠지만 내 방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부모의 등살에 밀려 예능이나 음악프로를 즐기지 못하는데, 24V550-GT30K는 내 방 안에서 내가 시청하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을 마음껏 볼 수 있다. 물론, 학생 신분이라면 부모님 눈치를 잘 봐가며 즐기는 것이 좋겠다.
5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로 성능까지
24V550-GT30K 일체형 PC의 사양을 보자. 눈에 띄는 부분은 바로 프로세서(CPU)다. 코드명 '브로드웰(Broadwell)'로 알려진 5세대 코어 i3 프로세서가 탑재되어 있는데, 뛰어난 전력 효율 대비 성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품에 따라 다양한 5세대 코어 프로세서가 탑재되지만 여기에는 5세대 코어 i3 5005U가 채택됐다. 듀얼코어 프로세서로 2GHz의 작동속도를 갖는다.
일반 데스크탑 프로세서는 65~83W 가량의 열설계전력(TDP)을 갖지만, 코어 i3 5005U 프로세서는 이보다 낮은 15W에 불과하다. 열설계전력이 곧 실제 전력소모를 의미하지 않지만, 타 데스크탑 프로세서 대비 낮은 전력 소모를 갖췄기 때문에 효율성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또한 이 프로세서는 상황에 따라 열설계전력을 낮춰 전력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코어 i3 5005U는 최저 10W까지 낮춘다. 이 때 작동속도는 600MHz로 게임이나 고부하 작업에 적합하지 않으나, 간단한 문서작업이나 영화•음악재생, 인터넷 검색 등은 무리 없이 소화 가능한 수준이다.
크기가 작기 때문에 별도의 외장 그래픽 카드를 장착하기 어려운 구조다. 대신 프로세서에 내장된 그래픽 프로세서로 그 역할을 대신 수행하게 된다. 하지만 내장 그래픽이라고 무시하면 안 된다. 코어 i3 5005U에 탑재된 인텔 HD 그래픽스 5500은 24개의 실행유닛으로 어지간한 보급형 외장 그래픽 카드에 필적하는 사양을 품었다.
과거 내장 그래픽은 성능이 좋지 못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이 부분은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 14나노미터의 미세공정이 적용된 이 프로세서의 속은 CPU보다 그래픽 코어가 더 많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24V550-GT30K가 슬림하지만 뛰어난 성능을 낼 수 있는 원동력도 여기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 외에도 일체형 PC에는 4GB 용량의 DDR3L 메모리와 1TB 용량의 하드디스크 등이 탑재됐다. 이 외에도 사용자 취향에 따라 메모리 용량이나 하드디스크를 변경할 수 있다. 메모리는 최대 16GB까지 확장 가능한데, 일반 데스크탑용 메모리가 아닌 노트북용 DDR3L 메모리를 쓴다는 점 참고하자. 길이가 짧으니 바로 확인 가능하다.
하드디스크는 SATA 방식이지만 별도로 m-SATA 규격의 SSD를 장착할 수도 있다. 시중에 판매하는 제품을 구매해 장착하면 더 빠른 성능을 체감할 수 있다. 하드디스크 보다 SSD가 더 빠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품을 추가 장착하려면 후면 덮개를 분리해야 하는데, 분해가 다소 어렵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 하기 보다는 LG전자 전담 기사를 불러 처리하는 것을 추천한다.
탄탄한 기본기, 게임 성능도 무난해
직접 체험한 LG전자 일체형 PC 24V550-GT30K는 보기와 달리 제법 탄탄한 기본기를 갖췄음을 알 수 있었다. 인터넷 검색이나 문서작성, 동영상 감상 등 일상에서 흔히 즐기는 애플리케이션은 여느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못지 않다. 비록 5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막내라 하지만, 어지간한 보급형 프로세서는 압도하기 때문에 사용에 지장을 받는 수준은 아니다.
외장 그래픽 카드가 없기 때문에 게임을 할 수 없겠다 싶은 사람도 있을 듯 하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시라. 5세대 코어 i3 5005U 프로세서의 인텔 HD 그래픽스 5500은 고사양 게임은 힘들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LOL)는 무난히 구동하는 수준의 성능을 보여줬다.
흔히 게임은 약 30 프레임 내외라면 불편 없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모니터 주사율과 동일한 60 프레임이라면 매우 부드러운 수준이라 하겠다. 여기서 프레임은 게임 화면이 1초에 얼마나 표시되는지를 말한다. 1초에 많이 표시될수록 부드러운 화면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화면 해상도를 풀HD(1,920 x 1,080)에 그래픽 품질을 모두 중간으로 설정한 다음, 3:3 대전을 약 20여 분 가량 진행해 봤다. 화면에 표시되는 유닛 수가 적은 경우에는 약 50 프레임 내외로 부드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다소 격한 전투 상황에서는 30~40 프레임 가량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옵션 타협을 조금 본다면 부드러운 수준인 60 프레임 달성은 어렵지 않아 보인다.
이 정도라면 다양한 캐주얼 게임은 스트레스 없이 즐기는게 가능해 보인다. 문서 작업을 하거나 인강을 다 본 후에 스트레스 풀 정도는 된다는 의미다.
뿐만 아니라, 이 일체형 PC는 가정 내 또는 외부에서 네트워크를 통한 데이터 읽고 쓰기가 가능하다. 이른바 '홈 드라이브' 기능이 제공되는데, LG 일체형 PC가 클라우드 저장공간 역할을 하게 된다. 외부에서도 스마트폰과 태블릿의 사진이나 자료를 PC에 저장할 수 있고, 이를 PC 내에서 보거나 공유할 수도 있다.
적당한 크기에 'TV와 PC', 중고등학생 자녀에게 딱!
성능이나 확장성 등 비록 설치가 번거롭고 까다롭지만 과거 일체형 PC는 데스크탑에 밀려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소비자 앞에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선택 받고 있으며, 그 입지 역시 넓어지고 있다. 투박했던 형태에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체형 PC 역시 변화의 노력을 기울였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기술 발전에 의한 특혜는 덤이다.
LG전자 24V550-GT30K 일체형 PC는 이를 설명하기에 좋은 제품이다. 최신 기술이 적용된 5세대 코어 i3 프로세서를 탑재하면서 기본기를 갖췄고, 여유로운 확장성과 TV라는 특화 기능까지 품었기 때문이다. 좁은 책상 위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기에 이만큼 좋은 아이템은 없을 듯 하다.
반면, 일체형 PC이기에 갖는 한계도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데스크탑은 시간이 흘러 노화된 장비를 교체할 수 있지만, 일체형 PC는 제한적이다. 이 제품은 m-SATA 슬롯과 메모리 확장 등으로 극복하고자 했지만 태생적 한계는 어쩔 수 없다. TV로써 가치는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닐 것이다.
가격은 인터넷 기준으로 약 100~120만 원 사이다. 24인치 풀HD TV와 별개로 5세대 코어 i3 프로세서를 품은 PC라는 점을 감안하면 어느 정도 상품성을 갖췄다. 이 정도 사양이라면 중고등학생 자녀에게 학습 목적으로도 적절해 보인다. 물론, 조금 더 나은 성능을 원한다면 상위 제품군도 있으니 해당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