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빗줄기 뚫고... 사진에 대한 열정 가득한 '캐논 동강사진기행'
[IT동아 강형석 기자] 폭우마저 무릎 꿇게 만들 정도로 참여자들의 사진에 대한 열정은 뜨거웠다. 지난 7월 24, 25일 양일에 걸쳐 진행된 '캐논 동강사진기행'에 동행했던 기자의 소감이다.
캐논코리아컨슈머이미징은 정품등록회원을 대상으로 1박 2일간 강원도 영월군 일대를 무대로 사진 출사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이 어느덧 14번째로 캐논은 매년 자사 카메라 사용자를 대상으로 이 같은 출사 여행을 진행하고 있다. 자사 카메라 보유 회원들에게 강원 영월의 명소를 돌며 사진 촬영에 대한 기초적인 부분부터 심층적인 부분까지 다양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함이다.
참여자들은 캐논 카메라를 구매하고 정품등록까지 마친 회원이다. 지난 13회차 동강사진기행에서는 레드(RED) 등급의 회원을 중심으로 선정한 반면, 올해는 그 대상을 넓혀 연령과 기종의 제약을 두지 않고 참여자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20대에서 40~50대 정도로 추정되는 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다.
동강사진기행은 단순히 명소를 돌며 사진을 촬영하는 것에 머물지 않는다. 참가자들은 5가지의 임무를 부여 받고 이를 수행해야 한다. 각 주제에 맞는 촬영이 마무리 되면 최종 일정에 이를 제출하고, 투표를 통해 우수자를 선발·시상한다. 최우수 작품은 강원도 영월군에서 개최되는 동강국제사진제에 출품될 영광까지 누리게 된단다.
매회 이 행사를 이끈 이홍기 감독을 중심으로 약 32명의 참가자들은 거친 비바람을 뚫고 계곡이나 산 속 전망대에 올라 사진을 찍으며 서로 소통하고 각자의 사진 생활을 공유하는 모습이었다.
쏟아지는 빗줄기도 그들의 열정을 막지 못했네
일정의 시작은 강원도 태백시에 위치한 고원 자생 식물원에서다. 해발 약 900m에 위치한 이 곳은 전국 최대규모의 해바라기 평원과 코스모스 꽃밭 등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식물원에 발을 딛는 순간, 폭우가 쏟아졌다. 하지만 고작 비 때문에 사진 촬영을 멈출 수 없었는지, 일정은 강행됐다. 이홍기 감독은 사전에 갑작스런 우천 시에 카메라를 보호하는 방법과 촬영 팁을 참가자들에게 알려주기도 했다.
비가 오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참가자들은 열심히 해바라기 평원을 거닐며 촬영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해바라기 평원은 이번 장마가 오기 전까지는 가뭄이 이어져 꽃이 만개한 상황이 아니었다. 조금 아쉽지만 열심히 꽃 사이를 누비며 약 1시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 악천후 속에서도 참가자들은 열심히 촬영에 임했다. >
이어 이동한 곳은 영월 상동에 위치한 이끼계곡. 잘 알려진 곳으로 많은 사진사들이 찾는다. 노출 시간을 늘려 흐르는 물줄기를 표현하는 식인데, 참가자들도 같은 방식으로 촬영을 하게 될 것이다. 계곡에 진입하기 전, 이홍기 감독은 흐르는 물줄기를 잘 표현하기 위한 노하우를 설명한다. 조리개는 f/16 정도로 조이면서 노출 시간을 3~10초 정도로 설정하는 것이 포인트.
여기에 빛을 조절하기 위해 편광유리로 만든 ND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 빛의 양을 억제하는 이 필터는 같은 환경에서도 셔터 속도를 더 늘릴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참가자들은 산을 오르며 원하는 위치에 모여 계곡 촬영을 진행했다. 바위에는 이끼가 많이 끼어 있고 비가 오는 상태여서 자칫 위험할 수 있다. 이홍기 감독은 이 부분을 강조해서 조심스레 촬영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끼를 훼손하지 않고 최대한 이끼가 없는 곳을 중심으로 이동하라는 점도 강조했다.
기자 또한 흐르는 계곡을 한 컷 담아봤다. 비록 ND 필터를 지참하지 못해 조금 아쉬운 결과물이 나왔지만, 노출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 이홍기 감독의 조언대로 조리개와 셔터속도를 설정해 촬영한 이끼계곡의 모습. >
다음 촬영지는 한반도 지형으로 잘 알려진 선암 마을이다. 이곳은 평창강의 빠른 유속으로 인해 오랜 시간 침식과 퇴적으로 형성된 곳이다. 참가자들은 정해진 길을 따라 산을 타고 올라가 오간재 전망대에서 한반도와 유사한 지형물과 평창강을 배경으로 셔터를 눌렀다.
여기는 광각 특유의 느낌을 살릴 수 있는 곳이다. 최대한 짧은 초점거리의 광각렌즈를 가지고 프레임 안에 지형과 강의 형상을 모두 담아내는 것. 여전히 비가 많이 오는 상태지만 참가자들은 열심히 절경을 담는 열정을 보여줬다.
이후 야간 천체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폭우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촬영 노하우를 상세히 설명해 주는 것으로 시간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사진과 현대 예술을 이해하는 공간 '동강 사진 박물관'
이튿날, 이른 아침부터 이동한 곳은 청령포. 단종의 유배지로 알려진 곳으로써 울창한 소나무 숲이 장관을 이루는 것으로 유명하다. 원래 이 곳에서 깊은 심도를 활용한 사진 촬영 실습이 예정되어 있었지만 비가 많이 와 강의 수위가 제법 올라간 상태에서 이동이 불가능 했다. 때문에 다음 이동 장소로 이동하게 되었다.
도착한 곳은 선돌로 영월 8경 중 하나로 손꼽힌다. 영화 및 예능 프로에도 나오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깊은 심도를 활용, 선돌을 프레임에 담았다. 역시 비가 오는 악천후 속에서도 진지하게 촬영에 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동강사진기행의 하이라이트는 영월에서 개최하는 '동강국제사진제'다. 동강 사진 박물관에서 7월 24일부터 10월 4일까지 73일간 열리는 이 사진제는 국내외 여러 사진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체험할 수 있는 좋은 자리다. 국제 주제전과 동강사진상 수상자전을 중심으로 국제공모전, 강원도 사진가전, 보도 사진가전 등 영월군 내 주요 전시장에서 작품 감상 가능하다.
이곳에서 참가자들은 그 동안 여러 명소를 돌며 촬영한 결과물을 미리 주어진 5가지 주제에 맞춰 제출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출한 결과물은 추첨을 통해 우수자를 선별하게 된다.
< 참가자들은 신수진 예술감독과 함께 전시를 관람하고 그에 대한 설명도 듣는 시간을 가졌다. >
이어 참가자들이 맞이한 사람은 바로 신수진 예술감독이다. 이번 동강국제사진제의 국제주제전을 기획하기도 했다. 기획한 주제전을 함께 돌며 작품에 대한 설명과 현대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캐논이 준비한 이벤트였다.
신수진 예술감독은 "과거 예술은 직관적인 메시지를 던졌다면, 현대미술은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를 이해해야 해서 낮설고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것을 이해하기 보다 작가가 던지는 주제나 메시지를 공감하며 작품을 감상하라"고 조언했다.
참가자들은 약 1시간 가까이 전시장을 함께 돌며,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참가 작가에 대한 정보를 습득하며 사진과 현대 미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시간을 보냈다.
< 타이 케이 친 사진작가가 직접 자신의 작품을 설명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
중간에는 사진제에 작품을 출품한 싱가폴 작가 '타이 케이 친(TAY Kay Chin)'과 함께 작품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질의응답하는 시간도 가졌다. 그는 이번 주제전에 <8월 9일 생>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전시했다. 8월 9일은 싱가폴의 국경일로 2015년에는 개국 50주년이 된다고 한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 1965년 8월 9일 생부터 2014년 8월 9일에 태어난 아기에 이르기까지 총 50명의 사람을 프레임에 담았다.
배우 오연수를 좋아한다는 그는 참가자들과 여러 대화를 주고 받았다. 이번 작품의 의도와 준비 과정에 대한 부분도 설명했다.
이후 자유롭게 동강 사진 박물관에서 작품을 감상하고. 주제 수행에 대한 투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끝으로 캐논 동강사진기행은 마무리 되었다. 1박 2일간 빠듯한 일정에 악천후가 겹쳐 피로도가 높았을 것 같음에도 참가자들은 즐겁게 프로그램에 임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들은 1년에 한 번 진행되는 동강사진기행이 아쉽다고 말한다.
멀리 광주에서 올라와 동강사진기행에 참여했던 한 회원은 "1박 2일이라는 시간 속에서 일정이나 내용 등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1년에 1회가 아니라 다른 프로그램으로도 이렇게 여러 회원들과 함꼐 하는 자리를 주기적으로 만들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