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수수료 0%, "이제 5년, 앞으로 5년을 바라본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2015년 7월 28일, (주)우아한형제들이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시작한 뒤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2010년 6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으니, 무려 5년만의 기자간담회다. 배달의민족은 이번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며, '새로운 도전을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궁금했다. 어떤 도전을 다시 시작하겠다는 것일까. 사실 지난 5년 간 배달의민족은 - 아니, 배달 앱 시장은 – 기존 오프라인 배달 전단지를 상대로 무모한 도전을 펼쳤다. 실제로 그랬다. 배달 요식업에서 차지하는 '전단지 홍보'의 비중은 배달의민족이 처음 서비스를 선보이기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규모다. 배달 요식업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배달 앱이 등장한 뒤에는 말도 많았다. 배달 앱이라는 새로운 채널이 생겨나며, 사장님 입장에서는 되려 홍보비용 늘어났고, 주문 시 추가된 수수료 역시 부담된다 라고. 이에 우아한형제들의 김봉진 대표가 5년만에 직접 나섰다.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그는 "올해로 5년째다. 처음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시작할 때, '스타트업'이라는 말은 없었다. 당시 '스타트업이 뭐야?'라고 물어 본 기억이 난다"라며, "스타트업은 불가능한 것에 도전하고, 좋은 것을 더 좋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우리는 지금도 스타트업이다. 그래서 이제 새로운 도전, 새로운 '스타트'를 준비하려고 한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배달의민족의 지난 5년, "전단지와 싸웠다"

먼저 그는 지난 5년을 돌이켰다. 그는 "처음, 우리는 배달 전단지에 도전하는 심정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 5년이 지났다. 언제부턴가 집 앞에 놓여 있는 배달 전단지가 많이 줄어들었고 느끼셨을 것이다. 맞다. 이 같은 변화가 우리가 걸어온 길이다"라며, "얼마 전, 시장조사기관 마크로일엠브레인을 통해 '업소 사장님들이 직접 진행한 광고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광고 매체는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배달 앱'이라고 응답한 결과는 80.8%로 1위를 차지했다. 기존 '배달 전단지'라고 응답한 결과는 48.5%로 2위였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이어서 그는 "배달의민족이 거둔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전단지로 대표되는 고비용 저효율 홍보 방법을 바꾼 것이다.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주문부터 결제까지 한번에 처리할 수 있다. 사진 리뷰 기능과 통합 포인트 적립, 통화 없이 주문할 수 있으며, 문화상품권과 같은 다양한 결제수단을 도입했다"라며, "현재 연간 배달 음식 시장 거래 시장은 약 12~14조 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배달 앱이 차지하는 시장 규모는 1.7조 원 정도에 불과하다. 홍보 비중을 살펴보면 배달 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이 중 배달의민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8% 정도이다."라고 설명했다.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김 대표가 강조한 것은 배달 요식업계의 변화다. 배달 앱 등장 이후 전단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효과적인 광고를 게재하고, 모바일 경험에 맞춘 주문 방식 등을 설명하며, 배달 음식 주문의 습관을 바꾸는데 일조했다고 강조했다. 참고로 현재 배달의민족은 약 15만 개의 업소가 가맹해 함께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의 지금, "수수료 0%에 도전한다"

김 대표 뒤에 '새로운 도전'이라는 표어가 나타났다. 그는 "배달의민족 자체 결제 시스템인 '바로 결제' 수수료는 2014년 5월 평균 9.5%에서 현재 6.47%까지 하락했다. 사장님들이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자연스럽게 수수료가 낮아진 경과다. 현재 바로 결제 한달 이용 건수는 약 130만 건이며, 이 수수료는 앞으로도 계속 하락할 것이다. 주문이 늘어날수록 계속 할인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라고 재차 말을 이었다.

그는 "5년 뒤 배달의민족은 어떨까라는 생각에 이어 어떤 것을 더하고, 어떤 것을 빼야 하는지 고민했다. 그래서 내린 결론 중 빼야 하는 것은 수수료라고 생각했다. 자, 얼마 남지 않았다. 오는 2015년 8월 1일부터 바로 결제 수수료는 '0%'로 바뀐다. 카드나 문화상품권과 같은 외부 결제 수수료 역시 기존 3.5%에서 3%로 내린다. 다만, 배민라이더스는 현재 수수료를 그대로 유지한다. 아마 업계에서는 첫 도전이 아닐까 생각한다. 많이 설레고…, 많이 설렌다(웃음)"라고 말했다.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김 대표의 말처럼 8월 1일부터 배달의민족 자체 결제 시스템인 바로결제를 이용하면, 더 이상 수수료는 없다. 이번 결정에 대해 배달의민족은 지난 1년 간의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전하며, 배달 산업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도전'이라는 말에 힘을 줬다.

사실상 배달의민족과 같은 업체가 수수료를 박지 않는 것은 불가능한 구조다. 모바일 결제를 제공하기 위해서 결제 시스템 구축비, 운영비, 인건비 등이 지속적으로 필요하기 때문. 결코 적지 않는 비용이다. 하지만, 배달의민족측은 당장의 매출을 늘리는 것보다 사용자(고객)을 늘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 판단했고, 이를 '도전한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참고로 포인트 적립이나 각종 제휴 할인 등 기존 혜택도 그대로 유지한다.

배달의민족의 미래 5년,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

새로운 비전도 제시했다. 김 대표는 그 비전을 '좋은 음식을 먹고 싶은 곳에서'라고 설명했다. 그는 "더할 것은 무엇인가 고민했다. 그래서 만든 비전이 이것이다. '좋은 음식'은 무엇일까. 단골 배달 음식인 치킨, 피자 등을 비롯해 약간 가격이 비싼 초밥, 스테이크 등이 대표적일 것이다. 또한, 신선한 음식, 집에서 직접 만들어 함께 먹는 음식도 분명 좋은 음식이다. 이 같은 다양한 좋은 음식을 계속 확보해 '배민 프레쉬(FRESH)', '배민 쿡' 등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주)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배민 프레쉬에 대해 자세한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지난 5월 합류한 신선 식품 정기 배달 서비스 '덤앤더머스'가 '배민 프레쉬'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바뀐다. 이제 배민 프레쉬를 통해 우리는 반찬, 주스, 샐러드, 빵, 국, 과일, 야채 등 신선한 음식을 아침마다 배달할 것이다. 배달 시간은 밤 10시부터 아침 7시까지 즉, 새벽에 배달한다. 회사에서 반찬이나 국을 받아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우유 배달처럼 문 앞에 음식이 있을 것이다"라며, "배민 프레쉬는 화물운송 허가, 식품운반 허가, 법인용달 허가 등을 모두 취득하고 운영한다. 특히, 여러 협력사들과 함께 준비 중이다. 자세한 것은 조만간 자세하게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 프레쉬는 덤앤더머스 조성우 대표가 그대로 이어서 담당한다. 지난 2011년 10월 설립한 덤앤더머스의 전신을 그대로 이어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현재 월 평균 배송 수량은 3만 5,000~4만 건이며, 2014년 기준 매출 규모는 25억 원을 달성했다. 운용 중인 냉동 탑차는 28대로 향후 수요에 따라 물류도 늘리겠다는 전략이다. 배민 프레쉬를 담당하는 조성우 대표는 "일명 '노랑 번호판'이라고 불리는 문제도 해결해 준비할 것이다. 지난 달 매출은 5억 원으로 올해 말에는 월 매출 10억 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라고 전했다.

우아한형제들 윤현준 운영 담당, 우아한청년들 김수권 대표,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덤앤더머스 조성우
대표
우아한형제들 윤현준 운영 담당, 우아한청년들 김수권 대표,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덤앤더머스 조성우 대표

<왼쪽부터. 우아한형제들 윤현준 운영 담당, 우아한청년들 김수권 대표,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대표, 덤앤더머스 조성우 대표>

김 대표는 이어 '먹고 싶은 곳에서'에 대한 해답으로 '배민 라이더스'를 설명했다. 그는 "배민 라이더스는 2015년 7월, 이번 달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법인은 (주)우아한청년들이다. 현재 보유하고 있는 오토바이는 22대로 서울 송파구 일대에서 시범 서비스 운영 중이다. 다음 달인 8월부터는 강남에서도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며, 올해 안에 서울 주요 지점으로 확장할 계획이다"라며, "배민 라이더스는 줄 서서 먹어야 하는 유명 맛집의 메뉴, 친구 동네에서 먹었던 잊을 수 없는 감자탕 등 배달이 안되는 음식을 배달하는 서비스다. 전화주문 없이 배말의민족 앱을 켜고 평소 음식을 시키듯 주문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배민 라이더스는 마치 쿠팡의 쿠팡맨을 연상시킨다. 자체 배달 아니, 자체 물류 시스템을 확보한다는 점에 유독 비슷하다. 현재 배민 라이더스는 시작 한달만에 일 평균 100건의 주물을 처리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합류한 배달 전문 회사 '두바퀴콜'의 합류로 서비스에 보다 탄력을 받았다.

아직 계약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배민 라이더스는 담당하는 김수권 대표는 "모두 정직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시급제가 아닌 매월 고정 250만 원의 월급제로 시행하고 있으며, 라이더가 안전하게 운행할 수 있도록 헬멧, 오토바이 안전장비, 블루투스, 유류비, 개인 바이크 지급, 종합 보험 등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있다. '대림모터스쿨'에서 운영하는 안전교육과 소비자를 응대하는 친절 교육 등을 수료해야 하이더 자격으로 배달할 수 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배민 라이더스
배민 라이더스

<간담회에 등장한 배민 라이더스>

이번 기자간담회를 통해 배달의민족은 지난 5년과 함께 현재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세웠고, 향후 5년을 위한 비전을 발표했다. 수수료 0%는 많은 관심을 받았다. 사실 배달의민족은 2014년 기준 290억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150억 적자를 기록했다. 수수료 0%라는 말은 그래서 무섭다. 사용자를 위한 정책임에는 분명하지만, 이익을 내야 하는 업체는 많은 것을 고민해야 내릴 수 있는 결정이다. '글쎄?'라는 물음표가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 발표가 끝난 Q&A 시간은 그래서 더욱 뜨거웠다.

하지만, 사용자를 위하겠다는 김 대표의 의지만큼은 분명이 전달됐다. 배달 앱 시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배달 음식 업계에서 홍보를 위해 이용하는 전체 비중에서 배달 앱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14%이고, 배달의민족은 8%에 불과하다. 시장 가능성만큼은 아직 무시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날 기자가 받은 발표 자료 첫 장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 있었다.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이 아니라 고객 창출에 있다" – 피터 드러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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