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TV·미스틱엔터 '프릭' 설립, 플랫폼 전쟁 대비한다
[IT동아 강형석 기자]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만남, 아프리카TV와 미스틱 엔터테인먼트가 손잡고 새로운 온라인 콘텐츠 사업을 펼칠 조인트 벤처 '프릭(Freec)'를 설립한다. 양사 공동출자로 설립되는 프릭은 향후 창작자는 물론, 콘텐츠 제작과 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2015년 7월 23일, 압구정 CGV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는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와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윤종신 PD가 자리해 프릭에 대한 운영 계획과 향후 콘텐츠 사업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서수길 아프리카TV 대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새로운 매체와 기성 매체 등 둘은 이상한 조합이지만 이들이 모여 새롭게 콘텐츠를 만들어가는 '콘텐츠 개발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며 변화무쌍한 콘텐츠 산업에 대응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플랫폼 전쟁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아프리카TV와 미스틱 엔터테인먼트가 이를 선점해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는 부분도 강조했다.
엉뚱하지만 자유로운 방향성 가진 '프릭'
프릭(Freec)은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고 한다. 먼저 발음상의 프릭(Freak)은 괴짜나 엉뚱하다는 의미. 다음으로는 자유롭다는 프리(Free)에 콘텐츠(Contents)를 붙여 '자유로운 콘텐츠'를 의미한다고 한다. 엉뚱한 조합이지만 자유로운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설립 정신을 담았다.
< 윤종신 PD는 아프리카TV가 자유로운 창작 공간이라는 점에 매료됐다고 설명했다. >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윤종신 PD는 "기성 미디어는 좋은 창작물 또는 스타가 대중에게 인정 받기 위해서 오디션부터 캐스팅에 이르기까지 어려운 과정을 거쳐야 했다. 반면, 아프리카TV를 보니 그런 과정이 매우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었다. 제약 없는 자유로운 창작공간이라는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져 조인트 벤처 설립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우선 프릭은 어느 누구나 자유롭게 자신의 관심사나 재능으로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게 된다. 이 부분은 아프리카TV의 뼈대를 따르지만 여기에 미스틱 엔터테인먼트가 관여해 창작자 발굴 및 관리가 더해지는 구조라는 점이 조금 다르다.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또한 사용자들과 함께 콘텐츠 생산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생산된 콘텐츠는 다양한 방법으로 유통된다. 아프리카TV 플랫폼은 기본이고 현재 추진 중인 전세계 서비스에도 프릭의 사업과 연계할 방침이다. 유튜브나 VOD 채널, 국내외 다양한 온라인 매체 플랫폼과의 제휴도 준비됐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릭의 핵심은 '크라우드 소싱'
프릭이 내세우는 특징 중 하나는 바로 대중이 참여하는 '크라우드 소싱'에 있다. 대중의 잠재된 재능을 온라인에서 발산하고 이 중 인기 콘텐츠를 기획사나 플랫폼 회사가 발굴하고 양성하는 과정을 내세웠다. 창작자의 활동 영역을 넓혀 다채널 네트워크(MCN – Multi- Channel Network) 사업을 확장하는 단순한 기능에서 멈추지 않고 다수의 취향을 저격한 콘텐츠로 정체된 시장 자체를 활성화 하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다.
이에 따른 BJ의 수익은 기존 아프리카TV의 구조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기존 아프리카TV의 BJ들은 시청자가 선물하는 '별풍선'을 바탕으로 수익을 얻어 왔다. 여기에 BJ가 아닌 콘텐츠 기획자나 창작자는 별풍선이 아닌 대중의 기부를 받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제작에 필요한 비용을 충당하고 수익을 창조하는 방식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사업 계획에 대해 설명 중인 신병휘 아프리카TV 소셜커뮤니티사업본부 본부장. >
신병휘 아프리카TV 소셜커뮤니티사업본부 본부장은 "프릭은 차세대 콘텐츠 제작과 공유는 물론이고 다양한 BJ들과 기존 셀럽이 만나는 새로운 참여형 콘텐츠로 차별화를 둘 예정이다. 이들 참신한 콘텐츠는 아프리카TV는 물론이고 소셜네트워크나 VOD 등으로 전세계 배포된다. 다른 이들이 도전하지 않은 길을 개척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아프리카TV는 현재 일부 영어권과 일본, 대만 등에 콘텐츠 사업 진출이 이뤄진 상태다. 향후 범위를 넓힐 예정이고, 국내에서 생산되는 콘텐츠는 이들 언어로 번역해 자막이 제공되거나 동시통역 등을 통해 현지인들도 위화감 없이 즐기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프릭의 콘텐츠 제작은 우선 미스틱 엔터테인먼트의 핵심 사업 분야 중 하나인 음악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윤종신 PD는 "자세한 내용은 기밀 사항이라 말하기 어렵지만, 여러 다양한 분야에서 재미 있는 콘텐츠들을 많이 준비하고 있다. 많은 분들의 기대 부탁한다"고 말했다.
마리텔(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아프리카TV 버전일 줄 알았으나...
처음 전달 받은 내용 없이 '아프리카TV'와 '미스틱 엔터테인먼트'가 함께 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본 기자는 단순히 아프리카TV에서 미스틱 엔터 소속의 연예인들이 개인 방송을 하려나 생각했다. 마치 요즘 흥행이라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처럼 말이다. 소속 연예인들이 개인방송으로 별풍선을 모으고 하는 행동을 잠시 상상하기도 했다.
그런데, 실상은 두 기업의 조인트 벤처 회사 설립이다. 각각의 장점을 극대화 해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일단 계획은 구체적인 반면, 콘텐츠에 대한 부분이 정확히 알려지지 않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궁금하다. 콘텐츠 제작을 미스틱 엔터의 핵심 분야인 음악으로 하겠다고 했는데, 이 부분도 기밀이라며 언급해 주지 않았다.
일단 프릭이 어떤 방향으로 두각을 드러낼 것인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다. 부디 흐지부지 되어 소속 연예인들이 마지 못해 개인방송에 나와 별풍선을 받는 그런 불상사가 없길 바랄 뿐이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