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균형 잡힌 사운드와 편의성, 크리에이티브 오르바나 3 플러스

강형석 redbk@itdonga.com

[IT동아 강형석 기자] 소리만 잘 들려주면 그만이었던 이어폰이 최근에는 패션 아이템의 역할과 다양한 소비자의 신체 형태에 맞춰야 하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그러니까 좋은 소리를 들려줘야 하는 본연의 기능 물론이고, 보기 좋아야 하며 착용했을 때 편안해야 한다. 스마트폰 활용도를 감안한 기능의 확보도 중요한 부분 중 하나다.

시장에는 이런 시대에 맞춰 타협한 이어폰도 있고 역사와 전통을 앞세워 오롯이 소리 하나만 앞세운 이어폰도 있다. 가격대 역시 초저가부터 100만 원 이상을 넘나드는 고가 제품군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크리에이티브 오르바나 인이어3 플러스(Creative Aurvana In-Ear 3 Plus, 이하 오르바나 3 플러스)는 시대에 맞춰 타협을 본 이어폰이다. 소리도 제법 잘 들려주지만 눈에 띄는 디자인과 편안한 착용감, 스마트폰 맞춤형 기능을 모두 담아 넣었다. 이 정도면 다른 고가 제품과 비교해도 전혀 아쉬울 게 없어 보인다.

귀에 거는 독특한 인이어 이어폰

오르바나 3 플러스가 가진 차별점 하나는 '귀에 거는' 방식이라는 것. 대부분 이어폰은 귀에 꽂으면 줄이 바로 아래로 향하게 되는 것이 기본이다. 이 이어폰은 줄을 귀에 걸어 더 안정감 있게 이어폰을 고정할 수 있다. 슈어(SHURE), 웨스톤(Westone), 젠하이저(Sennheiser), 로지텍 얼티밋이어(Ultimate Ear) 등 일부 고가 라인업이 쓰는 방식 중 하나다.

전체적인 형태는 바깥귀(외이)와 바깥귀길(외이도)에 잘 밀착되도록 유션형 라인을 적용했다. 이어캡과 유닛의 각도가 약 120도 가량으로 벌어져 있어 적당한 착용감을 갖도록 설계했다.

오르바나 3 플러스
오르바나 3 플러스

유닛은 밸런스드 아마추어를 썼다. 유닛을 2개 구성, 고음과 중저음을 분리하는 방식으로 공간감이나 음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겠다. 여기에 패시브 크로스오버 네트워크(Passive Crossover Network) 시스템으로 효과적인 음원 재생에 초점을 두었다. 이를 통해 저항(임피던스)은 28옴, 음압 감도는 112dB/Mw의 사양을 갖는다.

오르바나 3 플러스
오르바나 3 플러스

색상은 약간 어두운 갈색톤 계열이다. 밝았으면 다소 저렴(?)해 보일 수 있겠지만, 어둡게 처리함으로써 중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전달하고 있다. 여기에 유광처리가 되어 있어 빛에 따라 반짝이는 효과도 덤으로 얻는다. 독특한 생김새와 더불어 대중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좋은 마무리라 하겠다. 펄 효과를 넣었어도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이어캡은 기본적으로 약간 크게 마무리 된 듯 하다. 패키지에는 별도로 두 쌍의 실리콘 이어캡과 우레탄 재질의 이어캡 한 쌍도 제공하고 있으니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되겠다.

어색하지만 뛰어난 편의성을 제공하는
컨트롤러.
어색하지만 뛰어난 편의성을 제공하는 컨트롤러.

흥미로운 점 하나는 케이블의 재질이다. 대부분 이어폰은 일반 고무 케이블이 쓰인다. 마치 전선과 같은 형태의 그것 말이다. 가장 대중적이지만 잘 관리하지 않으면 단선이 일어나기 쉽다. 줄이 잘 꼬이기 때문이다. 이를 다시 풀기 위한 시간 낭비도 피할 수 없다. 아~ 인생이여.

반면, 오르바나 3 플러스는 직물(패브릭) 소재로 케이블을 구성해 관리가 제법 편리하다. 줄이 꼬여도 일반 선재와 달리 쉽게 푸는 것도 가능하다. 내구성이나 편리함 등에서 인상적인 느낌을 준다. 색상도 이어폰 유닛과 비슷하게 만들어 일체감이 있다. 이물질에 대한 오염에도 큰 티가 나지 않는 장점은 덤. 케이블 내부에는 고급 오디오에 쓰는 무산소동선(OFC)을 채택했다.

이어폰 중간에는 기능 제어를 위한 컨트롤러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는 통화(재생) 버튼과 음량 조절 슬라이더가 있다. 이 슬라이더를 조작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도 음량을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자칫 투박한 느낌을 줄 수 있어 보인다.

오른쪽 유닛 라인 중간에는 통화를 위한 마이크가 달려 있다. 대부분 이어폰은 컨트롤러에 마이크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 독특하다.

이어폰 연결은 3.5파이 규격으로 일반 스마트폰에 모두 대응한다. ㄱ자 형태로 만들어 단선에 대한 우려를 줄이고자 했다. 대신 휘어지는 부분의 유연성은 없으므로 사용 시에 약간의 주의는 필요할 것 같다. 통화는 안드로이드 및 아이폰 모두 가능하다.

자연스러운 착용감, 균형 잡힌 소리

오르바나 3 플러스의 음질을 확인해 볼 차례다. 이어폰을 기자가 보유한 블랙베리 패스포트에 연결해 여러 음원을 재생했다. 네이버 뮤직 및 휴대폰에 저장된 320Kbps 비트레이트를 갖는 MP3를 중심으로 청음했다. 별다른 음향효과는 적용하지 않은 기본 음향 옵션이다. 또한, 판단은 지극히 주관적이다 보니 100% 맹신하기 보다는 참고 정도만 하는 것이 좋겠다.

균형 잡힌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균형 잡힌 사운드가 인상적이다.

전반적인 성향은 락이나 힙합 등 저음(베이스)이 강한 음원보다는 상대적으로 잔잔한 음원에 어울리는 듯 하다. 보컬의 목소리나 밴드의 악기 소리는 잘 전달해 주지만 저음은 붕붕거리는 느낌이 아닌 단단하게 살짝 쳐주는 느낌에 가깝기 때문이다. 음향 효과에서 저음을 강화하면 조금 더 나은 저음을 들을 수 있지만 단단하게 치는 성향 자체가 달라지지 않는다. 붕붕거리는 저음을 선호하지 않는 기자 입장에서는 꽤 균형감 있게 느껴졌다.

반대로 보스나 비츠 등 저음이 강한 성향의 이어폰을 선호하는 소비자 입장에서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을 듯 하다. 이런 부분을 감안하고 사전에 청음을 한 뒤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

이어폰은 무엇보다 귀에 착용했을 때의 밀착감이 상당하다. 이로 인해 오르바나 3 플러스를 귀에 꽂으면 음원을 재생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외부 소음이 유입되지 않는 효과가 나타난다. 덕분에 음악에 더 집중할 수 있으며, 공간감까지 느껴지는 효과도 얻게 된다.

다소 어색하게 느껴지는 음량 조절 슬라이더는 사용하고 보니 편하게 느껴진다. 스마트폰 음량 조절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슬라이더만 조절하는 것으로 원하는 음량 조절 가능하기 때문이다. 외관은 살짝 포기해도 편의성이라는 실리를 얻은 셈이다.

균형 감각 뛰어난 인이어 이어폰

크리에이티브 오르바나 3 플러스는 전반적으로 균형 감각이 뛰어난 인이어 이어폰이라는 평가를 해본다.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깔끔하고 담백한 소리를 들려준다. 가격 또한 15만 9,000원으로 경쟁력이 충분해 보인다. 아마 처음 구매한 소비자가 이 이어폰의 기본기에 패키지 구성품을 보면 손해 보는 느낌은 아니라 생각될 정도다.

오르바나 3 플러스
오르바나 3 플러스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컨트롤러나 마이크의 디자인이다. 마이크를 컨트롤러에 통합시키고 형태를 조금 더 세련되게 만들면 완성도가 더 높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 지금 형태는 뭔가 어색하게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듯한 느낌이 들어서다.

크리에이티브라는 브랜드가 일반 소비자에게 생소하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오랜 시간 PC용 사운드카드인 '사운드 블래스터'와 스피커 라인업 '기가웍스', '인스파이어' 등으로 이름 꽤나 알려져 있는 곳이다. 과거의 전설이 아닌 현재도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오르바나 3 플러스는 그런 노하우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글 / IT동아 강형석 (redbk@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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