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강의실] 무선 데이터 전송 표준 규약 - 와이파이

김영우 pengo@itdonga.com

[용어로 보는 IT 2015 개정판] 케이블 연결에 기반한 근거리 컴퓨터 네트워크 방식인 랜(LAN: Local Area Network)은 1970년대부터 개발되어 1990년대에 이르러서는 완전히 대중화되었다. 하지만 노트북과 같은 휴대용 컴퓨터 시스템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네트워크 연결에 케이블이 반드시 필요한 랜만으로는 활용성에 한계를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랜을 무선화하고자 하는 시도가 199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랜(LAN)을 무선화하려는 시도-IEEE 802.11

다만, 개발 초기에는 각 기기 제조사마다 각기 다른 무선랜 규격을 사용하곤 했다. 때문에 기기마다 호환성이 없어서 서로 통신이 제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미국에 본부를 둔 전기전자기술자협회(IEEE: Institute of Electrical and Electronics Engineers)에서 무선랜 표준을 제정, 1997년에 표준 무선랜의 첫 번째 규격인 ‘IEEE 802.11’을 발표했다.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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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선랜의 표준 규격은 IEEE 802.11이다>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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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 얼라이언스의 로고>

이 IEEE 802.11 기술 규격의 브랜드명이 바로 ‘wireless fidelity’이며 줄여서 ‘Wi-Fi(와이파이)’라고 읽는다. 2011년 현재, 대부분의 무선랜 기기들이 와이파이 규격을 준수하고 있으므로 ‘와이파이 = 무선랜’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와이파이 규격을 준수하는 기기는 종류가 다르더라도 서로 통신이 가능하며,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 와이파이 연합)에서 부여하는 와이파이 인증(Wi-Fi Certified)로고를 달고 있는 경우가 많아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초기에는 PC를 중심으로 와이파이가 쓰였으나 최근에는 휴대폰, 게임기, 프린터와 같은 폭넓은 범위의 IT기기에 와이파이가 적용된다. 심지어 냉장고나 세탁기와 같은 생활가전 제품 중에도 와이파이 기능을 탑재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사용 형태에 따른 2가지 모드

와이파이는 기기의 종류, 혹은 사용 모드에 따라 무선 신호를 전달하는 AP(액세스 포인트: access point, 무선 공유기 등)가 주변의 일정한 반경 내에 있는 복수의 단말기(PC 등)들과 데이터를 주고받는 인프라스트럭쳐(infrastructure) 모드, 그리고 AP 없이 단말기끼리 P2P형태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애드혹(ad hoc) 모드로 나뉜다.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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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이는 인프라스트럭쳐 모드 또는 애드혹 모드로 이용할 수 있다>

인프라스트럭처 모드는 가장 일반적인 와이파이 사용 형태다. 예를 들어 시중에서 판매되는 무선 공유기를 인터넷 신호가 전달되는 유선랜 케이블에 접속한 뒤 집안에 설치하면 주변에 있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등에서 모두 무선 인터넷 접속이 가능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이것이 인프라스트럭처 모드다. 반면, 애드혹 모드는 단말기끼리 직접 접속하는 형태로, 휴대용 게임기 2대를 연결해 2인용 게임을 즐기거나 휴대폰끼리 데이터를 주고받는 등의 용도로 쓴다.

애드혹 모드는 인프라스트럭처 모드에 비해 사용빈도 및 지원하는 기기의 종류가 적은 편이었다. 하지만 블루투스를 비롯한 근거리 무선통신이 각광받기 시작하면서 와이파이 진영 역시 이에 대응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이에 따라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편의성 및 안정성을 향상시킨 와이파이 애드혹 표준인 ‘와이파이 다이렉트(Wi-Fi Direct)’를 2009년에 발표하고 이듬해에 규격을 확정했다. 이후, 와이파이 다이렉트를 지원하는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외에 헤드폰, 프린터 등도 다수 출시되었다.

범위에 제한 있지만 비용 적게 들고 속도 빨라

와이파이는 기본적으로 근거리 네트워크 방식인 랜을 무선화한 것이기 때문에 사용 거리에 제한이 있다. AP 및 단말기의 성능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대체로 가정용 제품의 경우 20 ~ 30미터 이내, 기업용 제품의 경우 100 ~ 200미터 정도가 일반적이라고 할 수 있다. AP에서 멀어질수록 통신 속도가 점차 저하되며, 범위를 완전히 벗어나면 접속이 끊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3G나 LTE와 같은 모바일 이동통신이나 위성 통신 등에 비해 와이파이는 AP의 설치가 수월하고 설치에 드는 비용도 저렴한 편이다. 게다가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장점도 있다. 이런 이유로 점차 와이파이의 보급이 늘어나는 추세이며 각 이동통신사에서는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자사의 스마트폰으로 무료 접속이 가능한 AP를 설치, 이를 광고하여 소비자들을 유인하기도 한다.

a, b, g, n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

와이파이는 처음 발표된 이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버전이 개발되어 점차 데이터 전송 속도가 향상되었다. 1997년에 발표된 IEEE 802.11 규격은 최대 2Mbps의 속도밖에 내지 못했지만 1999년에 나온 IEEE 802.11b 규격은 최대 11Mbps의 속도를 지원하며, 2003년에 나온 IEEE 802.11g 규격은 최대 54Mbps의 속도를 지원하게 되었다(참고로 1999년에 이미 54Mbps를 지원하는 IEEE 802.11a 규격이 나온 적이 있지만 다른 무선 통신 신호와 무선 주파수 대역이 겹치는 일이 있고 수신 거리에 따라 속도 저하가 심해 많이 쓰이지 않았다).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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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에 나온 와이파이 버전일수록 전송 속도가 빠르다. ac 규격은 ‘기가 와이파이’로도 불린다>

이후, 2002년에 처음 발표되고 2009년에 확정된 규격이 바로 IEEE 802.11n 규격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최대 150Mbps 데이터 전송 속도를 지원하며, 여러 개의 안테나를 사용하여 출력을 높이는 MIMO(multiple-input and multiple- output) 기술이 적용된 AP나 단말기를 사용하면 최대 600M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지원한다(단, 600Mbps는 이론적인 최대 속도이며 시중에 나온 IEEE 802.11n 제품들은 최대 300Mbps까지의 전송 속도를 보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2011년에 처음 발표되고 2014년에 확정된 802.11ac 규격이 그 뒤를 이었다. 802.11ac 규격은 기본적으로 최대 433Mbps의 속도를 내며, 8x8 안테나 기반 MIMO 기술을 적용하면 이론적으로 최대 6.93Gbps의 속도를 낼 수 있다. 기가급의 속도를 지원하는 5세대의 와이파이라 하여 ‘기가 와이파이’, 혹은 ‘5G 와이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같은 부류의 와이파이 기기라고 해도 적용된 규격에 따라 무선 통신 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이는 각 기기의 사용 설명서나 사양표를 보면 확인이 가능하다. 상위 규격의 와이파이 기기는 하위 규격의 와이파이 기술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기기들은 대부분 ‘IEEE 802.11 b/g/n/ac’과 같은 형식으로 사양을 표기한다. 만약 IEEE 802.11 b/g/n 규격의 무선 공유기와 IEEE 802.11 b/g/n/ac 규격의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을 접속해 사용할 경우, 무선 인터넷 자체는 가능하지만 통신 속도는 IEEE 802.11n 규격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와이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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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기그(IEEE 802.11ad) 인증 마크>

참고로 IEEE 802.11ac의 기본 속도인 433Mbps보다 훨씬 빠른 7GHz의 속도를 내는 IEEE 802.11ad 규격도 있다. 와이파이가 아닌 ‘와이기그(WiGig)’라는 명칭으로 불리며, 이는 2.4GHz / 5Ghz 주파수를 이용하는 와이파이와 달리 60Hz 주파수를 이용한다. 와이파이와 와이기그는 각기 다른 연합에 속해있었으나 2013년, 와이파이 얼라이언스가 와이기그 얼라이언스를 합병해 서로 호환성을 가지는 기술이 되었다.

편리하지만 보안상의 위험도 상존

하나의 AP에 여러 기기가 동시에 접속하는 와이파이의 특성 때문에 몇 가지 위험도 상존한다. 특히 하나의 AP에 같이 접속한 기기끼리 개인 정보 유출이나 해킹이 시도될 수 있으며, 개인용으로 설치해 놓은 무선 공유기에 다른 사용자들이 무단으로 접속함으로 인해 전반적인 통신 속도 저하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 때문에 공용 와이파이를 이용할 때는 되도록 방화벽이나 바이러스 백신 같은 보안 대책을 마련해 두는 것이 좋으며, 개인용 공유기는 반드시 접속 비밀번호를 설정하여 아무나 접속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캐스트(http://navercast.naver.com/)의 '용어로 보는 IT'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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