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현실적인 고성능, 조텍 지포스 GTX 960 AMP! 아이스스톰 D5 2GB
[IT동아 김영우 기자]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는 PC 매니아들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다. 특히 기본 가격이 100만원대에 이르는 이른바 '플래그십' 제품은 그들에게 있어 선망의 대상이다. 그런데, 사실 일반인 입장에선 이런 초고가 그래픽카드의 효용성이 얼마나 높은지는 의문이긴 하다. 이런 물건을 이용해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점수를 올릴 수 있고 4K UHD급(3,840×2,160) 게임을 좀 더 원활하게 즐길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 절대 다수의 대중은 벤치마크 점수 따위에 관심이 없는데다 4K UHD급은 커녕 풀HD(1,920 x 1,080)급 모니터 정도만 가지고 있어도 감지덕지다.
이런 대중들에게 있어 실질적인 의미의 고성능 그래픽카드는 20만원대 남짓으로 살 수 있는 중상급 제품이다. 풀HD급 환경에서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들을 원활하게 구동할 수 있으며, 최신 패키지 게임도 크게 불편 없는 수준으로 할 수 있는 성능 정도면 족하다. PC방 같은 곳에서도 이 정도 급의 그래픽카드를 많이 쓴다. 이를테면 이번에 소개할 조텍(ZOTAC)의 지포스 GTX 960 AMP! 아이스스톰 D5 2GB(이하 조텍 지포스 GTX 960 AMP!) 같은 제품이다.
게임 쿠폰 제공, 팩토리 오버클러킹으로 차별화 시도
지포스 시리즈 중에서도 ~50이나 ~60번 대의 제품들은 늘 꾸준한 인기를 끌어왔다. 그러다 보니 업체 간의 경쟁도 심하다. 다만, 카드 제조사는 달라도 동일한 엔비디아의 GPU(그래픽처리장치)를 탑재하고 있다면 결국 동급의 성능을 낸다. 이런 와중에도 제조사들은 나름의 차별화를 하기 위해 고민을 한다. 조텍 지포스 GTX 960 AMP!도 그런 흔적은 보인다. 일단 스팀용 메탈기어 솔리드V 그라운드제로 다운로드 쿠폰을 제공하는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참고로 이 게임은 재미있긴 하지만 길이가 너무 짧은 것이 흠이다).
그래픽카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GPU와 메모리의 구성을 살펴보자. 다른 지포스 900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기존의 맥스웰 아키텍처보다 한층 전력 효율을 높인 캐플러 아키텍처 기반의 지포스 GTX 960 GPU를 탑재하고 있으며 128비트 인터페이스의 GDDR5 2GB 메모리를 탑재했다. 동급 제품과의 차별점이라면 역시 클럭(동작속도)다. 엔비디아 레퍼런스(표준) 규격 지포스 GTX 960의 GPU 클럭은 기본(베이스) 1,127MHz, 최대(부스트) 1,178MHz지만 조텍 지포스 GTX 960 AMP!의 GPU는 기본 1,266MHz, 최대 1,329MHz로 약 10% 정도 오버클러킹 된 상태에서 출고된다. 가격은 일반 제품과 별 다를 바가 없으니 그만큼의 성능적 이득을 기대할 수 있다.
냉각장치의 구성도 무난하다. 직경 90mm의 듀얼 냉각팬, 열 전도율이 높은 히트파이프와 방열판으로 기본적인 냉각을 행하며, 알루미늄 재질의 비율이 제법 높은 커버로 카드 전면 뿐 아니라 후면까지 덮었다. 특히 후면 커버의 경우, 메탈기어솔리드V 그라운드제로 게임의 이미지도 인쇄되어 있어 한층 개성을 더하고 있다.
범용성 높은 6핀 보조 전원 포트 갖추고 모니터 4대 동시 출력도 지원
최근 출시되는 20만 원대 이상의 그래픽카드, 그 중에서도 오버클러킹 버전의 상당수는 높은 전력 소모 때문에 6핀 2개, 혹은 8핀 보조전원 포트를 갖추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 제품의 보조전원 포트는 6핀 1개의 구성이다. 참고로 엔비디아에선 400W의 정격출력을 내는 파워서플라이를 탑재한 시스템이라면 무난히 지포스 GTX 960을 구동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혹시나 사용자의 파워서플라이에 6핀 보조전원 커넥터가 없다면 패키지에 동봉된 4핀 x 2 → 6핀 변환 케이블을 이용하자.
그 외에 카드 상단에는 SLI(2way) 슬롯도 달려있다. 2대의 지포스 GTX 960을 연결해 그래픽 성능을 높이고자 할 때 이용하는데, 제품 패키지에 SLI 구성을 위한 브릿지(케이블)이 들어있지 않고 이 정도 등급의 그래픽카드 이용자들이 SLI까지 구성하는 경우는 많지 않기 때문에 사용 빈도는 높지 않을 것이다.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는 DVI 포트 2개에 HDMI 및 DP(디스플레이포트)가 각각 1개 씩 달려있다. 특히 HDMI는 2.0 버전, DP는 1.2 버전이기 때문에 4K UHD급 영상을 60Hz 주사율(화면재생 빈도)로 출력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물론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HDMI 2.0이나 DP 1.2를 지원하는 4K UHD급 모니터가 필요할 것이다.
다양한 출력 포트를 이용해 최대 4대의 모니터로 화면을 출력할 수 있는 엔비디아 서라운드(Nvidia Surround) 기술도 지원한다. 정확히는 3+1 모니터 구성인데, 3대의 풀HD급(1,920 x 1,080) 모니터를 동시 연결해 1개의 화면처럼 이용, 최대 5,760 x 1,080 해상도로 구현되는 넓은 시야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리고 여기에 독립적으로 구동되는 1대의 모니터를 추가 연결할 수 있는 것. 게임 뿐 아니라 온라인 주식투자와 같이 최대한 많은 화면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이렉트X12 지원으로 윈도10 시대 대비
그 외의 눈에 띄는 점이라면 오는 7월 29일 출시될 윈도10의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다이렉트X12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다이렉트X12는 하드웨어에 직접 접근해 연산 능력을 향상 시키는 기술도 제공하며, 복수의 GPU(그래픽 처리 장치)를 동시에 활용해 성능을 높이는 '멀티 어댑터' 기술도 지원한다. 특히 다이렉트X 12의 멀티 어댑터 기술은 성능 차이가 크거나 심지어는 브랜드가 다른 GPU끼리 동시에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AMD 라데온 GPU와 엔비디아 지포스 GPU의 조합, 혹은 인텔의 CPU 내장 GPU와 엔비디아 외장 GPU를 조합해 게임 성능 향상을 꾀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직 윈도10과 다이렉트X12를 지원하는 게임이 출시되지 않았지만 지금 그래픽카드를 산다면 다이렉트X12 지원 제품을 사는 것이 좋을 것이다.
400W 정격 출력 파워서플라이 탑재한 시스템이라면 이용 가능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볼 차례다. 조텍 지포스 GTX 960 AMP!는 PCI 익스프레스 3.0 16x 규격 그래픽카드이지만 PCI 익스프레스 1.0~2.0 16x 슬롯을 갖춘 구형 메인보드에도 호환된다(다만 이 경우엔 약간의 성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 그래픽카드 기판의 길이는 20cm 정도이고 파워서플라이 역시 정격 400W 이상이면 문제가 없다. 최근 대기업을 통해 많이 팔리는 슬림형 PC 외에는 무리없이 조텍 지포스 GTX 960 AMP!의 장착이 가능할 것이다. 다만, 상당수 저가형 파워서플라이는 표기 출력에 턱없이 못 미치는 정격 출력을 내는 경우도 있다는 점에 유의하자. 특히 표기 출력 100W 당 5,000원 수준도 되지 않는 초저가 파워서플라이들이 대부분 그러하다.
벤치마크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성능 테스트
테스트 시스템은 인텔 코어 i7-4770(하스웰) CPU에 8GB DDR3 메모리, 인텔 535 SSD(120GB) 및 에이수스 Z97-PRO 메인보드로 구성했으며, 윈도8.1 64비트 운영체제 및 353.30 그래픽 드라이버를 설치했다. 시스템에 조텍 지포스 GTX 960 AMP!을 꽂고 테스트 도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바로 소음이다. 그래픽카드에 탑재된 듀얼 냉각팬 자체의 소음이 크지 않은 편이고, 문서작업과 같이 고성능을 요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아예 냉각팬이 회전을 멈추어 무소음 상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일단 가장 일반적인 게임 성능 테스트 도구인 3DMark를 구동, FireStrike 테스트에서 기록한 점수를 확인해봤다. 조텍 지포스 GTX 960 AMP!는 6,896점을 기록했다. 이전에 IT동아에서 같은 시스템으로 테스트했던 그래픽카드의 점수와 비교해보면 지포스 GTX 980(11,867점), 라데온 R9 290(8,796점), 라데온 R9 280X(7347점) 등에 비하면 낮고 라데온 R9 270X(5459점), 지포스 GTX 660(4,711점), 지포스 GTX 750 Ti(4008점) 등에 비하면 높은 점수다. 가격대에 걸 맞는 성능을 낸다고 할 수 있다.
성능 대비 소비 전력은 그다지 높지 않은 편이다. 시스템 전체의 소비전력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파워서플라이를 이용해 3DMark 실행 중 가장 높은 부하가 걸리는 장면에서 130W 정도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데온 R9 280X가 같은 상황에서 200W, 지포스 GTX 660가 140W 정도로 측정된 것을 생각한다면 조텍 지포스 GTX 960 AMP!의 전력 효율은 제법 좋은 편이다.
게임을 직접 구동하며 체감한 성능
벤치마크 프로그램의 성능과 실제 게임을 하면서 느끼는 체감 성능이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시중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몇 가지를 직접 구동하며 성능을 느껴봤다. 신형 그래픽카드의 성능을 효율적으로 체감하기 위해 풀HD(1,920 x 1,080) 한 단계 높은 해상도를 표시할 수 있는 WQHD(2,560 x 1,440) 모니터인 에이수스 MG279Q를 이용했다. 그 외에 그래픽카드의 최대 성능을 내기 위해 엔비디아 제어판에서 '수직동기화' 옵션을 끄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평균 프레임이 초당 30프레임 전후라면 무난하게 게임을 할 수 있는 수준, 60프레임 이상이라면 더할 나위가 없이 쾌적한 수준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우선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는 리그오브레전도(LOL)을 플레이 해봤다. 화면 해상도 WQHD(2,560 x 1,440), 그래픽 품질을 가장 높음으로 설정하고 뒤틀린 숲 맵에서 2:2 대전을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주변에 유닛이 별로 없을 때는 평균 300~400 프레임, 유닛이 많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200~300 프레임을 유지하며 대단히 쾌적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LOL 수준만 게임을 하기 위해서 라면 굳이 이 수준의 그래픽카드를 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다음에 테스트 해 본 게임은 제품 패키지에 다운로드 쿠폰으로 포함된 '메탈기어솔리드V 그라운드제로'다. 이 게임 역시 화면 해상도 WQHD(2,560 x 1,440)에 모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높이고 플레이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는 30~40 프레임 전후를 꾸준하게 유지,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평균 60프레임 이내에서 플레이를 하고 싶다면 화면 해상도를 풀HD급(1,920 x 1,080)으로 낮추거나 그래픽 품질을 중간 정도로 낮추는 것도 좋겠다.
온라인 RPG 중에서도 제법 높은 사양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진 '검은사막'도 테스트했다. 이 역시 화면 해상도 WQHD(2,560 x 1,440)에 모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높이고 플레이 했으며, 마을 및 필드를 오가며 사냥 및 퀘스트를 진행했다. 테스트 결과 30~40 프레임 전후로 꾸준하게 유지가 되어 원활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 메탈기어솔리드V 그라운드제로와 마찬가지로 평균 60프레임 수준으로 게임을 하고 싶다면 해상도나 그래픽 품질을 낮추면 된다.
마지막으로 테스트 해 본 게임은 최근 출시된 패키지 게임 중에서도 특히 높은 사양을 욕하는 것으로 알려진 '더 위쳐3'다. 앞서 진행한 테스트와 마찬가지로 화면 해상도 WQHD(2,560 x 1,440)에 모든 그래픽 품질을 최상으로 높이고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결과, 평균 20~25 프레임으로 구동, 그다지 쾌적하지는 않았다. 그래픽 품질을 중간 정도로, 화면 해상도를 풀HD(1,920 x 1,080)로 낮춰야 30~40 프레임으로 구동되어 제대로 플레이가 가능했다.
현재 시점에서 누릴 수 있는 '현실적인 고성능'
조텍 지포스 GTX 960 AMP! 아이스스톰 D5 2GB는 앞서 말한 것처럼 최고 성능의 그래픽카드는 아니다. 20만 원대 그래픽카드에 100만 원대의 성능을 기대할 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중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대부분의 게임을 풀HD급 해상도의 상위 옵션에서 즐기는데 그다지 부족함이 없기 때문에 일반 대중 입장에선 '현실적인 고성능' 그래픽카드라 할 수 있다.
성능 대비 전력 효율도 좋은 편이고 쿨러 소음도 조용한 편이다. 그리고 국내에 정식 출시되지 않아 정품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은 메탈기어솔리드V 그라운드제로 PC 버전의 쿠폰을 제공한다는 점도 나름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 2015년 6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는 24~25만 원 정도이니 가격도 적당하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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