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나 없이 가성비를 논하지 마라", 티피오스 파퓰러2 이어폰

이문규 munch@itdonga.com

[IT동아 이문규 기자] '가격대비 성능(혹은 가성비)'. 특히 남성들이 어떤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기준이다(물론 모든 남자들이 그러한 건 아니지만). 지불하는 비용에 대비해 얼만큼의 성능을 내는지 대충이라도 파악해야 구매로 자연스레 이어진다. 가격대비 성능 기준은 주로 PC 관련 제품을 고를 때 발동되는데, 최근 들어서는 스마트폰용 이어폰이나 헤드폰 구매에도 자주 개입되고 있다. 이들 음향기기는 누구라도 인정하는 고급/고가의 제품이 아닌 이상, 듣는 이에 따라 체감하는 성능, 즉 음질의 차이가 분명하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내는, 가격대비 성능이 우수한 이어폰/헤드폰을 선택하는 안목이 필요하다.

헌데 현재 시중에는 수 많은 온라인 쇼핑몰을 비롯해 전국 각지의 가전/전자 매장, 지하철 역사 간이매점, 하다 못해 길거리 외판원들도 몇 천 원 대의 저가 이어폰을 판매하고 있다. 이런 혼란스러운 상황에 저렴하면서도 좋은 소리를 내는 이어폰을 발견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수를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국내외 이어폰 제품 중 '탁월한 가격대 음질비' 하나로 사용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퍼지고 있는 이어폰 브랜드가 바로 '티피오스(T-PEOS)'다.

티피오스 파퓰러2 이어폰
구성품
티피오스 파퓰러2 이어폰 구성품

지난 1986년 설립된 이후로(SWP신우전자) 20년 넘게 이어폰 하나 만을 묵묵히 만들어 온 국내 토종 기업으로, '티피오스 27주년'을 기념해 최근, 가격대비 성능의 극치를 보여주는 1만 원대 이어폰, '파퓰러2'를 출시했다. 파퓰러2는 지난 2013년 출시되어 음향 커뮤니티 등을 통해 우수한 가격대비 성능의 이어폰으로 등극한 '파퓰러' 이어폰의 후속 제품으로, 전작보다 말쑥해진(조금은 고급스러워진) 디자인에 내부 드라이버 설계에도 변화를 주어 음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단 공식 가격은 1만 4,900원이다. 일반적으로 이 가격대의 이어폰은 음질이나 음량 등을 따지지 않는 게 관행이다. 또한 이 가격대의 이어폰 대부분인 그럭저럭 무난하고 들을 만한 수준을 유지하는 정도다. 이에 비해 파퓰러2는, 본 리뷰어가 그동안 사용해 본 중고급 이어폰(10~20만 원대)에 견주어 (그들을 뛰어넘지는 못하더라도)결코 밀리지 않는 음질과 음량을 들려줬다.

8mm 드라이버 유닛
8mm 드라이버 유닛

저렴한 제품에 맞게 가격 상승 요인을 철저히 제거했다. 상품이라면 당연히 겉포장이 화려하기 마련이다. 그래야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파퓰러2는 겉치레를 걷어내고 제품 보호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모습만 갖췄다. 그 때문에 도리어 저급 제품으로 비춰질 수도 있지만, 눈에 보이는 것보다 귀로 듣는 것에 집중한 모습이다. 그러면서 이어폰 사용에 필요한 크기별 이어팁과 케이블 클립도 넣어뒀다.

거품을 완전히 걷어낸 상품
포장
거품을 완전히 걷어낸 상품 포장

귀에 꽂는 드라이버 부분은 앞쪽으로 약 15도 정도 기울여 귓속에 안정적으로 들어가도록 했다. 무엇보다 드라이버 부분이 가벼워 오랜 시간 귀에 꽂아도 귀가 부담스럽지 않아 좋다(참고로 이어폰 무게는 17g 정도다). 플라스틱과 알루미늄, 황동 캡으로 두른 덕이다. 때문에 조깅이나 러닝 등 운동할 때 유용하리라 본다.

15도 정도 기울어진 드라이버
유닛
15도 정도 기울어진 드라이버 유닛

케이블 길이는 120cm 정도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등 모바일 기기 사용에 적당하며, 케이블 표면은 탄성과 강도가 뛰어난 폴리우레탄(TPU)으로 감싸 내구성을 높였다. 눈으로 봐도 손으로 만져도 케이블은 든든한 듯하다. 덕분에 줄꼬임도 한결 덜하다. 추가로 케이블 내부는 군용 방탄조끼에 사용되는 나일론 500D 소재가 적용됐다.

오른쪽 드라이버 케이블에는 버튼 하나의 리모컨과 마이크가 달려 있다. 음악 재생 중 전화가 오면 이 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을 수 있고, 두 번 연속으로 누르면 다음 곡이, 세 번 연속으로 누르면 이전 곡이 재생된다. 볼륨 조절이 불가한 게 아쉽긴 하지만, 사실상 이 가격대 이어폰으로서는 최선을 다한 기능이다. 볼륨이야 스마트폰에서 직접 조절하면 되고.

버튼 하나로 음악 재생 조절
버튼 하나로 음악 재생 조절

연결 단자는 'ㄱ'자 형태로 되어 있어, 두툼한 스마트폰 케이스를 사용하는 경우라면 장착 가능 여부를 먼저 확인해야겠다. 'ㄱ'자 형태가 단선 방지에 유리해서 이 형태를 유지하는 이어폰이 많아졌다. 아울러 파퓰러2는 현재, 검은색, 빨간색, 흰색 3가지로 판매되고 있다.

단선을 방지하는 ㄱ자형 커넥터
단선을 방지하는 ㄱ자형 커넥터

이제 가격대비 음질을 점검할 차례.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 모름지기 싸고 좋은 제품이란 애당초 존재할 수 없다지만, 파퓰러2는 1만 4,900원의 저렴한 가격에 비해서는 기대 이상의 음질을 들려준다.

우선 중저음이 좋다. 저가 이어폰은 대개 한번 들으면 대번에 느낄 수 있는 밋밋하고 저렴한 중저음(베이스)을 내는데, 파퓰러2는 섬세함은 약간 부족하지만 충분히 들을 만한, 제품 이름 그대로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티피오스가 이 제품을 두고 '절치부심으로 만든 가성비의 역작'이라 할만하다. 음질은 듣는 이에 따라 체감하는 격차가 있을 수 있지만, 1만 원대 이어폰으로서는 상당히 풍부하고 든든한 중저음을 들려주는 건 분명해 보인다.

파퓰러2 드라이버 구조
파퓰러2 드라이버 구조

다만 소리의 정확성 측면(특히 고음 부분)에서는 역시 중고급 이어폰에 비해서는 약간 부족한 듯싶다. 락 음악처럼 전자악기 연주가 강렬한 곡에서 볼륨을 거의 최대로 높이면, 소리가 다소 거칠게 들리면서 소리의 명료함이 깨지는 듯한 느낌이다(단 이는 본 리뷰어의 주관적 느낌이니 사용자마다 다를 수 있다). 물론 아쉽긴 하지만 가격대를 고려한다면 단점이라 지적할 수 없는 부분이다. 이 역시 본 리뷰어가 평소에 자주 들었던 음악을 반복 청취하며 파악한 느낌이기에, 일반적인 음악 청취 환경에서는 아무런 불편함, 큰 부족함 없이 사용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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