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뒷모습 미인, 'LG G4'
[IT동아 안수영 기자]
지난 2014년 가장 주목받은 스마트폰은 과연 어떤 제품일까. 애플의 아이폰6,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 LG전자의 G3, 팬택의 베가아이언2 등 많은 스마트폰들이 경쟁을 벌였다. 모두 뛰어난 제품이지만, 예년과는 달리 큰 반응을 얻었던 것은 'G3'였다. 지난 해 출시된 'G3'는 약 1000만 대를 판매하며 글로벌 흥행을 거두었다.
그렇다면 올해 출시된 'G4'는 어떨까. 전작에서 주목 받았던 카메라 성능은 보다 향상됐고, 국내 스마트폰 중 최초로 가죽 소재의 후면 케이스를 달았다. 그리고 또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뒷모습이 '더' 돋보이는 스마트폰
G4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가죽 소재의 후면 케이스다. 가죽 디자인에 대한 의견은 호불호가 갈렸다. 고급스럽고 실용적이라는 의견도 있었고, 딱정벌레나 지퍼를 연상케 하는 디자인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 사실, 필자도 처음 제품 사진을 보았을 때는 '이게 뭐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G4의 디자인은 '실물을 직접 보고 평가하라'고 권하고 싶다. 가죽 케이스의 실물은 생각하던 것보다 훨씬 깔끔했고, 투박하지도 않았다. 직접 리뷰한 검정색 가죽 케이스는 제법 세련됐다. 최근 나오는 스마트폰들이 대부분 메탈 소재인 것에 비하면 색다른 느낌을 준다.
통신사 로고는 가죽 케이스에 음각으로 표기돼, 상대적으로 눈에 덜 띄었다. 일부 사용자들은 통신사 로고가 휴대폰 기종을 막론하고 붙어서 디자인을 해친다며 '추노 마크'라고 부른다. G4도 이 추노 마크를 떼어내지는 못했지만(?) 글씨가 새겨진 형태는 아니라서 비교적 깔끔했다. 이것을 장점이라고 부르기는 애매하지만(…) 디자인 취향을 좌우할 수는 있겠다.
무엇보다 실용적이었다. 손에 쥐기 편했고, 착 감겼다. 전작인 G3는 처음 사용할 때 미끄럽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이러한 점을 가죽 케이스로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가죽 소재를 사용한 만큼 별도의 케이스가 필요 없다. 표면에 흠집이 날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된다. 제품을 사용했을 때 손에 땀이 차거나 가죽 냄새가 배는 일은 없었다.
흔히 천연 가죽 소재는 수분과 열에 약한데, LG전자에 따르면 G4 가죽 케이스에는 후가공 처리를 했다. G4의 가죽 케이스 표면에 물을 붓고 10분 뒤에 닦았을 때, 얼룩 없이 말끔한 것을 볼 수 있었다.
G4 케이스에 적용된 가죽은 '풀 그레인(Full grain)'이라는 가죽이다. 풀 그레인 가죽은 표면의 가공을 최소화해 천연 상태에 가장 가까운 고급 가죽으로 분류된다. 통풍성이 뛰어나 장시간 사용해도 쾌적하며, 인조 가죽에 비해 냄새가 나지 않고 부드러운 질감이 오래 유지된다. 가죽 색상은 블랙, 브라운, 스카이블루, 오렌지, 핑크 등이다.
만약 가죽 소재 자체를 선호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LG전자는 G4에 가죽 디자인 외에도 세라믹 소재를 적용한 디자인도 같이 출시했다. 세라믹 후면 커버는 보이는 각도에 따라 패턴과 빛 반사가 다르다.
테두리 디자인도 G3보다 세련됐다. G3의 측면 디자인이 제품 색상과 실버 색상이 섞여 있는 것이었다면, G4의 측면 디자인은 매끈하고 반짝이는 것이 특징이다.
한편, G4의 뒷면은 전작인 G3처럼 둥글둥글한 디자인을 택했고, G3보다는 더 둥그런 느낌이었다. 이는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장점은 손에 쥐거나 바지 뒷주머니에 넣기 좋다는 것, 단점은 스마트폰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쓸 때는 다소 흔들린다는 것이었다.
전원 버튼은 G3처럼 동그랗고 납작한 디자인이 아닌, G프로2처럼 타원형이고 튀어나온 모양이었다. 이것 역시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 필자의 경우, G3처럼 전원 버튼의 면적이 넓은 것이 더 편했기에 G4의 전원 버튼은 좀 아쉬웠다.
눈이 즐거운 디스플레이
G4의 화면은 'IPS 퀀텀 디스플레이'로, 선명하면서도 눈이 편안했다. 이는 기존 화질의 보편적 기준이었던 sRGB보다 색 표현 영역이 더 넓으며, DCI에 근접한 디스플레이다.
그렇다면 DCI란 무엇일까? 최근 기존 화질의 보편적 기준이었던 sRGB보다는 색 표현 영역이 더 넓은 DCI(Digital Cinema Initiatives)가 새로운 색 재현율의 기준으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이에 DCI 기준에 가깝거나 DCI 기준에 부합한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기기들이 속속 등장하는 추세다. 다만,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스플레이는 그 동안 sRGB 기준에만 최적화돼 있었다. sRGB는 상대적으로 좁은 영역의 색상 표현만 가능해, 사물 고유의 색상을 표현하는 데 DCI 기준보다는 뒤떨어진다.
LG전자 G4에는 DCI 기준에 가까운 디스플레이가 탑재됐고, 이것이 IPS 퀀텀 디스플레이다. 제조사에 따르면, 이 디스플레이는 색 재현 영역이 98% 수준에 달한다. 이는 sRGB 기준 약 120%다.
해상도는 QHD(쿼드HD, 2,560X1,440)다. 전작인 G3도 QH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바 있는데, 그렇다면 G4와 G3의 화면은 어떻게 다를까.
양쪽에 같은 인터넷 페이지를 실행하고 화면을 비교해 보았다. 색감은 G3가 더 하얗게 나오고, G4는 약간 연둣빛이 도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실제로 사용했을 때 눈이 더 편안하고 자연스러웠던 것은 G4였다. 스마트폰 화면의 쨍한 색감과 인위적인 느낌이 덜한 것이다.
'전문가인 척' 하기 좋은 카메라
LG전자 스마트폰에서 그 동안 줄곧 강조된 기능은 '카메라'다. 그 동안 LG전자는 G2를 이용해 성층권을 촬영했고, G프로2로 오로라를 포착했으며, G3를 출시할 때는 화산을 담았다. 또한 신제품을 출시할 때마다 카메라 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도 사실이었다.
G4 역시 카메라 성능을 강조한 스마트폰이다. 국내 스마트폰 중에서는 최초로 조리개 값 F1.8을 선보였고, 1600만 화소의 후면 카메라와 800만 화소의 전면 카메라를 장착했다.
참고로, 카메라에서 조리개 값이란 빛의 밝기를 나타내는 수치다. 조리개 값이 낮을수록 카메라가 받아들이는 빛의 양이 더 많으며, 화사하고 밝은 이미지를 담을 수 있다.
실제로는 어떨까. 화창한 낮에 G3와 G4로 장미꽃을 찍어 보았다. 카메라 설정은 모두 자동 모드로 했다. 결과물은 아래와 같다.
우선, 실물과 더 유사했던 것은 G4였다. 야외의 조도 환경, 꽃의 색감 등을 G4가 더 잘 포착한 것이다. 사진 자체만 보면 G3의 장미꽃이 더 진하고 화사해 보일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 촬영을 해 본 입장에서는 G3의 색감이 상대적으로 인위적이었다.
실내 촬영 결과물을 보더라도, G3에 비해 G4의 성능이 월등하게 향상됐다. 실제 색감, 선명도, 아웃포커스 모두 G4가 더 낫고, 실제 장면과도 유사하다.
한편, 야경을 G3, G4, 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아래와 같다. 결과물을 보면, G3와 G4 모두 일반 모드로 촬영했을 때는 화질의 차이가 확연히 다르지는 않았다. 물론, 사진을 확대해 보면 G4의 결과물이 더 좋았다. 색감도 G4로 찍은 사진이 실제에 더 가까웠다.
G4에서 전문가 모드를 이용해 노출을 조정했을 경우, 일반 모드보다 좀 더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미러리스 카메라의 자동 모드로 촬영한 사진의 품질을 따라잡을 수는 없었다. 이는 스마트폰 카메라의 이미지 센서 크기가 미러리스 카메라보다 작기 때문이다.
<미러리스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
G4 카메라 UX에서 가장 돋보였던 것은 '전문가 모드'다. 화면 상단에서 메뉴 버튼을 누르면 촬영 모드를 심플, 일반, 전문가 등으로 설정할 수 있다. 전문가 모드는 G4에서 처음 생긴 기능인데, 이 모드에서는 ISO, 초점, 화이트밸런스(WB), 노출, 셔터 속도 등을 조절할 수 있다. 마치 DSLR을 사용하는 것처럼 세부적인 촬영 요소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전문가 모드를 이용하면 하나의 장면도 다양한 분위기로 연출할 수 있었다.
다만, 이 기능이 모든 사람들에게 공감될 만한 것인지는 미지수다. 카메라와 사진에 관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분명히 좋은 기능이다. 다만 카메라에 대해 잘 모르는 초보자, 사진을 빠르고 간편하게 찍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는 자주 쓰일 기능은 아니다. 물론 없는 것보다는 좋지만, 보편적으로 사용될 기능이라 하기는 어렵다.
이 외에도 카메라 UX가 보강되거나 좀 더 추가됐다. G3에서 선보였던 '제스처 샷(주먹 쥐었다 펴서 셀카 찍기)' 기능은 '제스처 인터벌 샷'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사용자가 화면을 향해 손을 폈다가 주먹을 쥐면 3초 후 촬영되는 기존 제스쳐 샷 기능에, 손을 두 번 연속으로 폈다 쥐면 2초의 간격을 두고 4컷의 셀피가 연속 촬영되는 '제스쳐 인터벌 샷'이 추가됐다. 연속 셀피를 찍을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용했는데, 4분할된 결과물도 자동으로 저장되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들었다.
또한,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스마트폰 뒷면에 있는 볼륨 조절 버튼(-)을 누르면 즉시 사진이 찍히는 '퀵샷' 기능도 새롭게 나왔다. 스마트폰 화면을 켜고 카메라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빠르게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이다. 다만, 볼륨 버튼이 뒷면에 있기 때문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이러한 기능은 화웨이 X3 등에서 먼저 선보인 바 있다.
이 외에도 사진을 RAW 형식으로 저장할 수 있다. 사진을 RAW 파일로 저장하면 용량은 크지만, 사진 편집을 할 때 용이하다. 디지털카메라에서만 가능하던 RAW 형식 저장 기능을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었다.
좀 더 인간적인 UX, 큰 변화는 아냐
최신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제조사들이 으레 강조하는 것이 바로 UX(사용자 경험)이다. 그 동안 LG전자가 선보인 UX는 Q슬라이드, Q리모트, 스마트 키보드, 노크 코드, 매직 포커스, 게스트 모드 등으로 다양했다. 이러한 UX는 사용자가 스마트폰을 더욱 편하고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한다.
G4에서도 몇 가지 UX가 등장했다. 갤러리, 스마트 게시판, 스마트 알리미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기존에 등장했던 UX에 비하면 그리 큰 변화는 아니었다.
예를 들어, 스마트 게시판은 자주 사용하는 앱과 위젯을 한 화면에 모아서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이다. 홈 화면을 오른쪽으로 밀어서 볼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자주 사용하는 앱과 위젯은 첫 화면에 모아두고 즉시 확인한다. 따라서 굳이 홈 화면을 오른쪽으로 밀어서 확인해야 하는 UX가 유용한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스마트 알리미 기능은 날씨, 사용자의 생활 패턴 등에 따라 맞춤형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이번에 좀 더 업그레이드됐다. 예를 들면 '날씨가 맑다'는 설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저녁 내내 맑겠습니다. 대기가 청명하지 않으니 마스크를 준비해 주세요' 등의 메시지가 나타났다. LG전자에 따르면 감성적인 날씨 관련 문구가 기존 400여 개에서 700여 개로 보강됐고, 배터리나 스마트 설정과 연계된 알림 문구도 강화돼 사용자에게 유용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유용한 기능임은 맞지만, G3를 사용할 때의 스마트 알리미 기능도 충분히 만족했기에 G4의 스마트 알리미 기능이 특별하지는 않았다.
갤러리 앱에는 촬영 날짜나 장소에 따라 사진을 자동으로 모아 앨범으로 정리해주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을 이용하면 사용자가 직접 무수한 사진을 선택해 분류, 모으는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이 기능은 꽤 유용했다. 다만, 사용자가 직접 촬영한 사진이 아닌 웹사이트 등에서 저장한 사진을 빠르게 검색하거나 확인하는 기능은 없어서 아쉬웠다.
지문 인식, 발열… 아쉬움도 존재
한편, G4를 사용하면서 아쉬웠던 점은 딱 3가지 있었다. 물론 불편한 수준은 아니었지만, G4 구매를 염두에 둔 사용자들을 위해 느낀 점을 적어본다.
지문 인식
G4는 지문 인식이 없다. LG전자 스마트폰은 여느 제품과 달리 지문 인식 기능이 없다. 최신작인 G4도 마찬가지다. 물론 LG전자는 '노크 코드'라는 잠금 방식을 앞세우고 있으며, 편안하고 좋은 기능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모바일 결제 시장이 성장하는 요즘에는 지문 인식으로 결제를 하는 경우도 많다. 최근 핀테크 시장이 각광받고 있는데, 최신 스마트폰에 지문 인식 기능이 없는 것은 의아한 점이다.
발열
일부 사용자들이 언급했듯이 '발열'에 대한 이슈는 존재했다. 평소에는 불편하지 않지만, 스마트폰을 오랜 시간 쓸 경우에는 다른 스마트폰 대비 좀 빨리 따뜻해졌다. (겨울에는 잘 느끼지 못하지만 여름에는 더 잘 느낄 수 있다)
실제로 발열이 얼마나 되는지 구체적으로 측정해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인터넷 쇼핑몰 앱을 약 20분 정도 연속해서 사용하니, 스마트폰 뒷면이 꽤 따끈따끈했다. 앱 업데이트와 설치를 진행했을 때는 스마트폰 윗부분만 뜨겁기도 했다.
배터리
G4의 배터리 용량은 3000mAh다. 물론 타사 스마트폰에 비하면 넉넉하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아쉽다. 전작인 G3의 배터리 용량도 3000mAh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삼성 갤럭시S6의 배터리 용량은 2550mAhn로 더 적지만, 무선 충전 기능이 있다. 물론 G4를 사용하면서 배터리 소모에 대한 불편함은 느끼지 못했다. 다만, 배터리 용량을 조금 더 늘리거나 무선 충전 기능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든다.
실용적인 스마트폰을 찾는다면, G4
몇 가지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 G4는 편안하게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이라고 판단한다. 가죽 케이스는 디자인이 독특하면서도 튼튼해 별도의 케이스가 필요 없고, 카메라는 막 찍어도 잘 나온다. 눈이 편안한 디스플레이, 깔끔한 UI(유저 인터페이스) 등도 만족스러웠다.
G4를 6월에 구매하고 G4 기프트팩 앱을 통해 혜택받기를 완료할 경우, 액정 무상교체 또는 배터리 커버 1종을 제공받을 수 있다는 정책도 매력적이다. 액정 무상교체 기간은 구입 후 1년까지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가 잘못 떨어뜨리면 화면이 깨지는 경우가 흔한데, 이런 정책을 도입한 건 LG전자가 처음이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특유의 배터리 탈착, 외부 저장장치 지원 등도 여전히 지원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갤럭시S6를 출시하며 이 공식을 깨뜨렸다) 출고가는 기존 시리즈보다 낮은 82만 원이다.
- 해당 기사에 대한 의견은 IT동아 페이스북(www.facebook.com/itdonga)으로도 받고 있습니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