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10주년, 이제 연예인 대신 유튜브 스타 시대

강일용 zero@itdonga.com

[IT동아 강일용 기자] "청소년들은 이제 연예인 대신 유튜브 스타를 선망할 겁니다"

서비스 10주년을 맞이한 유튜브가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동영상 공유라는 본연의 목적에 충실했다면, 이제 1인 콘텐츠 산업을 키우는 중추 역할에 힘쓰겠다는 얘기다. 구글코리아는 19일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유튜브가 지난 10년 동안 전세계와 국내 시장에서 이룬 의미 있는 성장을 되짚고 향후 10년을 어떻게 준비할지 공개했다.

유튜브 거텀 아난드 APAC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유튜브 거텀 아난드 APAC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지난 10년간 유튜브의 발자취를 설명 중인 거텀 아난드 구글 APAC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

2005년 베타서비스를 시작한 유튜브는 10년만에 월 10억 명의 사용자가 60억 시간의 동영상을 시청하는 세계 최대의 동영상 공유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지금도 1분당 300시간 이상의 영상이 올라오고 있는 유튜브는 73개국에서 76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유튜브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다. 전체 트래픽의 80%가 미국 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조회수 23억 건을 달성한 싸이의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는 지금도 매일 100만 건씩 조회수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한국 시청자의 유튜브 시청시간은 전년 대비 110% 증가했고(2014년 기준), 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브의 영향력은 이미 지상파를 추월했다. 미국의 잡지 버라이어티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10대에게 영향력을 끼지는 20명 가운데 최상위 5명이 모두 유튜브 1인 미디어 스타였다. 전통적으로 영향력을 끼쳤던 헐리우드 스타는 6위권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대한민국의 상황도 별반 다르지 않다. 대도서관, 양띵 등 여러 유튜브 1인 미디어 스타가 대한민국 청소년의 선망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팬클럽이 결성되고 코카콜라, CJ제일제당 등 굴지의 대기업이 이들을 광고 모델로 기용하는 등 영향력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유튜브가 최근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일단 콘텐츠가 다양화되고 있다. 사용자의 일상, 유머러스한 상황, 노래, 동영상, 오래된 영화, TV쇼프로, 1인 미디어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원하는 사용자의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 만큼 질적, 양적으로 성장했다. 소비자층도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20~30대 사용자가 주를 이뤘지만, 이제는 10대부터 60~70대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 성별의 사용자가 유튜브의 콘텐츠를 감상하고 있다.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간 소통도 강화되고 있다. 콘텐츠 하단의 댓글창은 이제 생산자와 소비자가 콘텐츠의 질 향상을 위해 의견을 나누는 건전한 토론장으로 거듭났다. 무엇보다 모바일 사용자의 비중이 늘어난 것이 인상적이다. 전체 유튜브 트래픽의 70%가 모바일에서 발생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이제 PC보다 모바일에서 콘텐츠를 감상하길 원한다는 명백한 증거다.

한국, 홍콩, 대만의 유튜브 파트너십을 총괄하는 구글코리아 서황욱 상무는 ‘한국에서 발견한 5가지 트렌드’를 소개했다. 서 상무는 유튜브에서 일어나고 있는 5가지 트렌드로 1) 댄스음악을 넘어 다양한 장르로 확장되고 있는 한류 콘텐츠의 글로벌 팬덤 2) 콘텐츠 스타트업 시대를 개척한 유튜브 크리에이터 3) 양질의 콘텐츠로 진화한 광고와 크리에이터화 되고 있는 브랜드 4) 국내 사용자의 시청시간 및 업로드의 폭발적인 증가 5)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모바일 시청시간 비율 등을 꼽았다.

유튜브 거텀 아난드(Gautam Anand) APAC 콘텐츠 파트너십 총괄은 "유튜브의 성장은 표현의 자유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가치를 기반으로, 사용자, 크리에이터, 광고주 등 유튜브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주체들이 유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며, "유튜브는 동영상 전문 플랫폼으로써 사용자에게 보다 고품질 동영상 전달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아난드 총괄은 최근 유튜브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페이스북 동영상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입을 열었다. "콘텐츠 제작자에게 콘텐츠를 배포할 수 있는 플랫폼이 증가한 것은 오히려 환영할 일이다"며, "유튜브는 콘텐츠 재생시간을 의미있게 여기지 콘텐츠 재생횟수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 유튜브는 사용자가 동영상을 감상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도록 선택의 여지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구글코리아 관계자 역시 "자동 재생으로 늘어난 콘텐츠 재생횟수에 과연 큰 의미가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이 최근 콘텐츠 재생횟수가 급격히 늘어났다고 밝힌 것을 정면으로 폄하한 것이다.

유튜브의 지난 10년간 발자취 인포그래픽
유튜브의 지난 10년간 발자취 인포그래픽

유튜브 스타가 들려준 1인 미디어의 세계

이날 행사에는 유튜브 1인 미디어 스타 대도서관, 씬님, 소프가 참석해 유튜브 스타로서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다. 1인 미디어 스타를 꿈꾸는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고자 그들과 한 대화를 요약, 정리했다.

대도서관

대도서관(본명: 나동현)은 유튜브 대표 게임 미디어 스타다. 공포게임을 비롯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 플레이 실황을 생중계하는 BJ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직접 게임을 즐기면서 게임내 등장하는 캐릭터의 목소리를 실감나게 연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기존 게임 중계자들이 재미를 위해 부적절한 표현(욕)을 남용하는 사례가 있는데, 대도서관은 오로지 입담으로 승부해 게임 중계의 '신사'라고 불리고 있다. 대도서관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100만 구독자 돌파를 바라보고 있고, 그가 제작한 동영상의 전체 조회수는 3억 3,000만 이상이다.

"기존 아프리카TV BJ 시절에는 대중성면에서 의구심이 많이 들었다. (돈은 제법 벌었지만) 길가다 사람들이 날 알아보지도 못했고, 대기업의 광고 제안도 없었다. 그런데 유튜브에 동영상 콘텐츠를 올리니 많은 것이 달라졌다. 코카콜라,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의 광고가 들어오고,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날 알아보기 시작했다. 내 사생활이 뉴스 거리가 되고, 유명인이라고 강의 제안도 많이 받았다. 여대생 팬들에게 둘러싸여 사인을 해주다가 한나절을 보낸 적도 있다(웃음). 사회적 인지도가 크게 늘어난 것을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아프리카TV와 유튜브의 차이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로컬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의 차이보다는 생방송과 녹화방송의 차이에 더 비중을 두고 싶다. 아프리카TV의 장점은 시청자와의 실시간 소통이다. 시청자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방송에 바로 반영할 수 있다. 때문에 시청자가 늘어나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대신 생방송이다 보니 방송의 품질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방송국도 심심하면 생방송 사고가 발생하는데, 1인 미디어는 어떻겠는가. 때문에 아프리카TV BJ는 아무나 못한다. 육체적으로 피로하기도 하고, 정신적으로도 멘탈이 못 버틴다. 반면 유튜브는 누구나 할 수 있다. 방송 실력이나 말솜씨가 조금 떨어져도 된다. 편집을 통해 극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생방송이 아닌 녹화방송인 만큼 기획력과 편집력으로 시청자에게 얼마든지 재미를 줄 수 있다."

"물론 내 콘텐츠가 전세계에 널리 퍼지고 있는 것 역시 실감할 수 있다. 체코의 한 아가씨가 내 방송영상으로 한국어 공부를 하더라. 그리고 그 공부하는 영상을 다시 유튜브에 업로드하는 것을 목격했다. 유튜브가 아니었으면 내 콘텐츠를 머나먼 체코에까지 알릴 수 있었겠는가."

씬님

씬님(본명: 박수혜)은 독특한 메이크업과 포복절도하는 입담으로 유튜브와 SNS에서 큰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뷰티 미디어 스타다. 예뻐 보이는 메이크업 보다는 독특한 메이크업 관련 팁을 알려주는 것이 특징. 메이크업 과정에서 재치 넘치는 입담으로 많은 팬덤을 거느리고 있다. 현재 41만 명 이상의 채널 구독자수를 보유하고 있고,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전체 조회수는 4,900만을 상회한다.

"사진보다 동영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전달 효과가 더 크다. 내 방송은 아름다움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특이한 것을 더 좋아한다. 경복궁에서 황진이 메이크업을 주제로 촬영한 것만 봐도 알수 있지 않은가. 다양함을 목표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1인 방송이라고 해서 만만한 것이 절대 아니다. 내 경우 콘텐츠 제작을 위한 소품 부담이 크다. 그렇지만 시청자에게 보다 재미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1인 방송을 시작할 계획이라면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하고 배포하라고 조언하고 싶다. 그래야 팬이 생긴다. 팬이 생기지 않은 이유는 꾸준하지 않아서다.

소프

소프(본명: 박준하)는 포피쿠킨 만들기, 먹방, 신메뉴 및 음식 레시피 소개 등 다양한 요리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는 쿠킹 미디어 스타다. 실용성을 강조한 요리뿐만 아니라 다양한 디저트 레시피도 제공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 29만 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수를 확보했고, 유튜브에 올린 동영상의 전체 조회수는 3,800만 이상이다.

"1인 요리 방송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사실 내 경우 이미 자리를 잡고 있어 선점효과가 컸다. 프로셰프만큼 요리 경력은 없지만, 관련 전공을 졸업한 만큼 일반인보단 경험이 많은 것이 주효했다. 1인 방송의 핵심은 시청자가 궁금해하는 부분을 해결해 주는 것에 있다. 시청자와 소통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요리를 잘하는 방법과 기술을 자세하게 알려주기 위해 노력했다. 방송 분야는 자기가 재밌어하는 분야를 파야 한다. 즐기면서 콘텐츠 제작을 해야 한다. 일로 느끼지 않고 취미생활로 느낄 수 있다면 성공이다. 취미생활은 꾸준한 업로드로 이어지고, 꾸준한 업로드를 통해 1인 미디어 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1인 미디어 스타
1인 미디어 스타
<유튜브 1인 미디어 스타, 좌측부터 소프, 씬님, 대도서관>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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