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갤럭시S6 엣지? 아니, 갤럭시 비긴즈
[IT동아 이문규 기자] 엣지(edge)의 뜻은 다들 잘 알고 있는 대로 '가장자리', '끄트머리'다. 사전적 의미는 그렇지만, 패션 분야에서는 '개성이 강하고 뛰어난 연출'이라는 의미로 통용된다. 삼성전자의 여섯 번째 갤럭시 시리즈인 '갤럭시S6 엣지(이하 갤럭시 엣지)'는 엣지의 사전적, 패션적 의미를 모두 담은, 약간 식상하지만 더 좋은 이름이 딱히 떠오르지 않을 만큼 적절한 이름이라 생각한다. 갤럭시 엣지는 화면 좌우 '가장자리'를 둥글게 처리해 '개성 강한 연출'을 강조한, 말 그대로 '엣지있는' 스마트폰이다.
갤럭시 엣지는, 이 땅에 안드로이드(스마트)폰이 처음 발 딛은 후 숱하게 등장했던 천편일률적 디자인의 스마트폰 중에서 단연 압권이라 할 수 있다. 기능, 성능이야 어차피 최신 부품과 기술을 몽땅 잡아 넣었을 테니 당연히 현존 최고일 것이고, 디자인만 놓고 본다면 그 어떤 스마트폰보다 개성 있고 엣지있다. 제조사가 강조하는 대로, '우아하고 아름답다'는 표현을 이번만큼은 인정하고 싶다.
화면 가장자리를 둥글게 하고 곡면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건 삼성전자의 디스플레이 기술을 만방에 떨치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런 곡면 디스플레이에 어울리게 각 모서리 라인도 잘 뽑아 냈고, 앞면 뒷면에 메탈 소재와 유리 소재를 각각 적용한 것도 제법 마음에 든다(그래서 디자인은 좋지만 지문은 엄청나게 묻는다). 다만 손으로 잡는 느낌, 즉 그립감은 그다지 탁월한 것 같지 않다. 엣지스러운 디자인 덕에 손에 착 달라 붙는 그립감은 기대하기 어렵다(적어도 기자에게는 그렇다). 다른 사용자에 따르면 케이스를 씌우면 그립감이 좀더 개선되는데, 이때는 엣지스러운 디자인을 해치지 않은 수준의 케이스가 적합하겠다.
인상적인 디자인 외에 기본 구성은 일반 안드로이드폰과 크게 다르지 않다. 갤럭시S6와는 사실상 디자인을 제외하곤 모두 동일하다(갤럭시S6 리뷰 참고, http://it.donga.com/20976/). 홈버튼이 약간 돌출돼 있다는 점, 뒷면 카메라도 툭 튀어 나왔다는 점('카툭튀'라 함)은 사용 패턴에 따라 혹은 사용자에 따라 호불호가 있겠다.
좌우측 엣지 스크린은 그에 맞는 특별 기능이 있다. '엣지 스크린 알림' 기능인데,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 엣지 스크린 부분을 스~윽 문지르면, (화면을 켜지 않고도) 사전 설정된 알림 정보가 표시된다. 이를 테면, 날짜, 시간, 날씨 등의 기본 정보나 스포츠경기 결과 등이 나타난다. 처음에는 제법 유용하리라 생각했는데, 유용할지언정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못한 듯 싶다. 우선, 손가락으로 두어 번 문지르기보다 홈버튼 누르기가 덜 번거롭고 빠르다. 또한 엣지 알림으로 봐야 할 만큼 시급하거나 중요한 정보도 아니다.
엣지 스크린은 알림 정보 외 '피플 엣지(People Edge)' 기능을 통해 중요한 연락처를 등록해 빠르게 전화를 걸 수 있다. 최대 5명까지 등록하고 각 연락처 당 색상을 지정하면, 폰을 뒤집어 놓은 상태에서도 피플 엣지에 지정된 색상의 불빛이 들어와 전화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한두 명은 몰라도 5명 모두의 색상을 기억하기가 쉽지 않다(기자의 기억력이 우수하지 않음을 인정한다). 개인적을 평가로, 이 역시 앞서 말한 대로, 익숙해지려 노력하지 않는 한 유용할지언정 그다지 실용적이지는 못하겠다. 그래도 어쨌든 독특하고 엣지있는 기능임에는 분명하다.
아, 디자인에 있어서 아까부터 왠지 모르게 마음 속에 걸리는 게 하나 있다. 테두리 모습이 대단히 눈에 익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이폰6다. 당연히 제조사에서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아이폰6의 테두리 모습과 이상하리만치 비슷하다. 회색의 띠를 두른 것, 스피커 구멍의 모양(물론 구멍 수와 배열은 다르지만), 이어폰 구멍의 위치 등이 그렇다. 갤럭시S6의 테두리를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기자가 아이폰6 사용자라 공연히 냉소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건 아닌가 생각하다가도, 눈 앞에 나란히 있는 아이폰6와 갤럭시 엣지의 테두리를 보니 자연스레 그리 된다. 아무럼 어떠랴, 사용자 입장에서야 예쁘면 그만이지. 어쨌든 디자인에 있어 기존의 갤럭시 시리즈, 혹은 기존의 안드로이드폰보다는 확실히 엣지있다.
(여담으로 갤럭시S6 리뷰에서 본지 강일용 기자는 기사 제목에 '리부트(reboot)'라는 단어를 썼다. 이에 본 기자는 갤럭시 엣지를 '갤럭시 비긴즈(Begins)'라 부르고 싶다. 새로운 갤럭시 디자인의 시작이니까.)
디자인만큼이나 눈에 띄는 건 화질과 카메라다. 우선 삼성 고유의 '쿼드HD수퍼아몰레드'라는 '울트라캡숑얼티밋' 수준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적용돼 딱 보는 즉시 선명함, 깨끗함을 체감한다. 곡면 디스플레이로 인해 화면이 입체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사진이든 영화든 인터넷 화면이든 화질은 정말 좋다. 특히 선명한 색감은 수퍼아몰레드의 기술력을 인정할 만하다. 이 때문에 보호필름을 붙이려거든 색감을 왜곡하지 않는 제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카메라 역시 스마트폰 내장 카메라로서 훌륭한 품질을 보여준다. 사진 딱 한 장 찍었을 뿐인데, 더 이상 테스트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스마트폰치고는) 만족스럽다. 후면 카메라 화소는 1,600만, 전면 카메라는 500만이다. 소소한 일상을 담는 데는 넘치는 사양이다. 사진 밝기를 결정하는 조리개 값은 F1.9로, 어지간히 어두운 곳에서도 밝은 사진을 기대할 수 있다(조리개 값(F)이 낮을수록 렌즈가 밝다).
이외에 일반 디지털카메라, 스마트폰 카메라에 내장된 손떨림방지 기능(OIS)과 피사체 추적 자동초첨(AF) 기능도 들어 있다. 기자는 카메라 부가 기능 중에 '퀵 카메라'가 유용했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도 홈 버튼 두 번 '타닥' 누르면 카메라 앱이 바로 실행돼 신속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 부지불식간에 홈 버튼이 두 번 눌리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는 있다. 개인적인 평가로, 객관적인 사진 품질만 놓고 보면 아이폰6보다 나은 듯도 하다.
삼성의 최신 전략적 스마트폰이니 성능에 대해서는 구구절절 언급할 거 없다. 그 동안의 갤럭시 시리즈 중에서 제조단가가 가장 높다고 하니 성능에 대한 의구심은 지우면 된다. 64비트 옥타코어(코어 8개) 프로세서에 기본 메모리 3GB, 저장공간 32GB 혹은 64GB다(선택 구매). 성능은 높지만 그만큼 발열도 제법 있다. 고성능 기기에서는 당연히 열이 난다. 불편할 정도는 아니니 넘어간다. 이밖에 이전 갤럭시와 달리 외장 SD메모리 슬롯이 없다는 점, 배터리가 내장이라 교체 불가라는 점(2,550mAh)은 감안해야 한다. 엣지있는 디자인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카드다. 추가로, 배터리는 교체 불가지만 충전은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상당히 빠르다. 방전 상태에서 완전 충전까지 1시간 반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기타 사용 환경(UX)이나 방식, 특이사항은 갤럭시S6와 동일하니 강일용 기자의 리뷰를 참고하면 되겠다(http://it.donga.com/20976/).
삼성전자의 간절한 기대와 달리,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아쉽게도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물론 아직 출시 초반이라 이후의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애플 아이폰6와 6 플러스의 예상 밖 활약과 우수한 품질로 무장한 중국산 스마트폰이 막강한 복병으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삼성전자와 갤럭시에 대해 이유 없는 반감을 가진 이라도, '자국기업'의 '국산제품'이라는 알량한 애국심에 갤럭시 시리즈를 마음으로나마 응원할 만하다. 일단 두 제품 모두 디자인이나 성능, 기능, 편의성 등에서 경쟁 스마트폰보다 우위에 있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가격은 제외). 그래도 아직까지는 전세계 시장 영향력이 절대적인 상황이니, 이번 '갤럭시 리부트' 및 '갤럭시 비긴즈'를 토대로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율 1위'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기를 한국민의 한 사람으로 기대한다(물론 자국 사용자에 대한 배려도 함께).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