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게이밍 태블릿의 성공 가능성은?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

김영우 pengo@itdonga.com

[IT동아 김영우 기자] 요즘 게임 시장에서 가장 잘 나가는 분야는 모바일 게임이라고 한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봐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를 들고 게임을 하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으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에 최적화된 이른바 '게이밍 태블릿'이 나온다고 해서 이상할 건 없다. 노트북 중에도 '게이밍 노트북'이 팔리고 있으니 말이다.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

게임을 원활하게 즐기기 위한 플랫폼의 기본적인 조건이라면 일정 수준 이상의 연산능력을 가진 하드웨어, 그리고 좀 더 편하게 게임을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가 필수다. 그리고 여기에 여느 기기와 차별화되는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의 지원이 따라준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이번에 소개할 엔비디아(Nvidia)의 게이밍 태블릿인 쉴드 태블릿(Shield Tablet)’은 이런 조건을 충실하게 갖추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제품이다. 과연 쓸만한 제품일지 살펴보자.

어중간한 전작의 그림자 거두고 정통파 태블릿PC로 변모

엔비디아 쉴드 포터블
엔비디아 쉴드 포터블
< 2013년에 출시된 엔비디아의 쉴드 포터블>

참고로 엔비디아 쉴드라는 이름은 그다지 낮설지 않다. 2013년, 엔비디아는 게임용 컨트롤러와 화면이 일체화된 휴대용 게임기인 쉴드 포터블(Shield Portable)이라는 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이 제품은 간단히 말해 게임 컨트롤러가 달린 작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였다. 다만, 모호한 콘셉트가 문제였는지 그다지 성공은 거두지 못했다.

쉴드 태블릿 정면
쉴드 태블릿 정면

후속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쉴드 태블릿은 전작의 어중간함을 치워버리고 정통파 태블릿PC의 형태로 돌아왔다. 시인성과 휴대성이 조화된 8인치 크기의 IPS 화면은 1,920 x 1,200 해상도를 갖춰 풀HD급의 콘텐츠를 구동할 수 있으며, PC 시장에서 고성능 그래픽카드로 이름이 높은 지포스 시리즈의 케플러 아키텍처와 쿠다 코어를 적용한 모바일 프로세서, 테그라 K1(Tegra K1)을 탑재했다. 안투투(AnTuTu) 벤치마크를 통해 측정해본 테그라 K1기반 쉴드 태블릿의 성능은 상당히 뛰어난 편이다. 총 55,952 점을 기록, 삼성 갤럭시노트4나 메이주 MX4 등의 기존 고성능 기기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투투 벤치마크
안투투 벤치마크

제품 무게는 390g으로, 유사한 화면 크기의 다른 태블릿PC보다 수십 그램 정도 더 나가지만 휴대하기에 불편한 수준은 아니며, 5300mAh의 고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휴대성을 높였다. 참고로 이는 아이패드 미니3(6471mAh)보다는 다소 적지만, 갤럭시탭 프로 8.4(4800mAh) 보다는 넉넉한 용량이다.

배터리 성능 테스트
배터리 성능 테스트

화면 밝기 중간 상태에서 제법 고사양 게임인 데드 트리거2를 계속 구동하며 배터리 소모 테스트를 해보니 약 5시간 가량 지속적으로 사용이 가능했다. 그리고 게임을 하지 않고 인터넷 서핑이나 동영상 감상 등의 일상적인 작업만 할 경우엔 약 10시간 정도 연속 사용이 가능했다. 이 정도면 쓸 만하다.

내장 스타일러스
내장 스타일러스

그 외에 제법 필기감이 좋은 스타일러스 펜을 기본 제공한다. 직접 사용해보니 와콤 기술을 적용한 갤럭시 노트 수준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그 외의 여느 태블릿PC용 펜에 비하면 상위권의 필기감이다. 그 외에도 모바일용 치고는 음질이 좋은 스테레오 스피커, 그리고 외부의 TV나 모니터와 연결할 때 유용하게 쓸만한 미니 HDMI 포트까지 탑재했다.

쉴드 태블릿 측면
쉴드 태블릿 측면

저장공간이 16GB로 약간 적은 느낌이지만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통해 용량 확장이 가능하다. 참고로 국내에 유통되는 쉴드 태블릿은 와이파이 전용 버전이다. 해외에 출시된 LTE 버전은 32GB 저장공간을 탑재했다. 전반적으로 이 정도면 태블릿PC로서 제법 충실한 사양을 갖췄다 할 수 있다. 한가지 흠을 잡자면 측면의 전원 버튼과 음량버튼이 뻑뻑한데다 너무 돌출 부위도 너무 적어서 누르기 힘들다는 점 정도다.

비디오 게임기용에 뒤지지 않는 쓸만한 전용 컨트롤러

하지만 그렇다고 게이밍 플랫폼으로서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높은 게임 구동능력을 기대할 수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탑재한 것 외에 제법 손맛이 좋은 전용 게임 패드인 쉴드 컨트롤러(Shield Controller)도 지원한다. 쉴드 컨트롤러는 와이파이 방식으로 쉴드 태블릿과 연결되는 무선 게임 패드로, 디지털 방식의 방향키 1개와 아날로그 방식의 방향스틱 2개, 그리고 4개의 전면 버튼 및 각각 2개씩의 상단 버튼 및 트리거 버튼, 헤드폰 포트, 하단 터치패드 등을 갖췄다.

쉴드 컨트롤러
쉴드 컨트롤러

전면적인 디자인은 마이크로소프트의 비디오 게임기인 엑스박스용 컨트롤러와 유사하며, 손에 잡고 조작하는 감각도 여느 비디오 게임기용 컨트롤러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다. 참고로 본래 쉴드 컨트롤러는 쉴드 제품군 전용 제품이었지만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의해 지금은 PC용 게임 컨트롤러로도 쓸 수 있게 되었다(일부 게임은 미대응). 컨트롤러 상단의 마이크로 USB 포트를 PC와 연결하면 된다. 다만, 쉴드 컨트롤러를 PC용으로 쓰기 위해선 PC에 지포스 그래픽카드가 탑재되어 있어야 하고 지포스 익스피어런스(GeForce Experience) 소프트웨어도 최신 버전으로 설치해야한다. 다만, 2015년 4월 현재 엔비디아의 쉴드 지원 사이트의 FAQ 페이지엔 아직도 쉴드 컨트롤러를 PC용으로 쓸 수 없다고 기재되어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정확한 내용으로 수정되었으면 한다.

패키지 구성에 따라 가격은 30~50만원 사이

참고로 현재 국내 시장에서는 조텍코리아(www.zotackor.com)에서 쉴드 태블릿을 유통하고 있다. 쉴드 태블릿만을 단품으로 살 경우엔 2015년 4월 현재 인터넷 최저가 기준 35만 9,000원이며, 여기에 쉴드 컨트롤러까지 추가하면 6만 9,000원이 더해진다. 그리고 자석식으로 탈부착하여 쉴드 태블릿을 보관할 때 화면을 덮어 보호하거나, 게임을 할 때 접어서 본체를 세울 수 있는 전용 쉴드 커버라는 주변기기도 있는데, 이는 3만 9,000원이다. 따라서 쉴드 태블릿을 장만하려면 35만 9,000원 ~ 46만 7,000원의 비용이 든다고 할 수 있다.

쉴드 커버
쉴드 커버

비슷한 화면 크기의 다른 태블릿PC와 가격을 비교해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프로 8.4가 36만원, 갤럭시노트 8.0이 33만원 정도에 팔리며,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가 34만원, 아이패드 미니3가 44만원 정도다.

쉴드 태블릿 패키지 구성
쉴드 태블릿 패키지 구성

얼핏 보기에 쉴드 태블릿과 가격대가 비슷해 보이지만, 쉴드 태블릿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쉴드 컨트롤러의 추가 구매가 필요할 것이고, 삼성과 애플의 제품은 풀HD급을 능가하는 WQHD급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쉴드 태블릿이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리고 삼성이나 애플과 같은 쟁쟁한 업체들이 버티고 있는 태블릿PC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이름값이 얼마나 통할지도 생각해 볼 문제다.

안드로이드 롤리팝 운영체제 탑재, 4K 동영상도 구동 가능

하지만 위와 같은 사항과 별개로 제품 자체의 만족도가 높다면 나름의 시장은 개척할 수 있을 것이다. 쉴드 태블릿을 직접 써보자. 우선 쉴드 태블릿을 처음 사용한다면 와이파이에 연결해 시스템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부터 하는 것이 좋다. 쉴드 태블릿은 한 번 업데이트를 한 후에도 또다시 업데이트를 하라는 메시지가 출력되곤 했다. 총 5번의 업데이트를 한 후에야 시스템 소프트웨어가 최신이라는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2015년 4월 현재 모든 업데이트를 마친 상태에서 쉴드 태블릿의 운영체제 버전은 안드로이드 5.0.1(롤리팝)으로 확인된다. 대부분 한번의 업데이트로 최신 시스템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는 국산 모바일 기기에 익숙한 사용자라면 다소 어색할 것이다.

UHD 동영상 재생
UHD 동영상 재생

쉴드 태블릿이 게이밍 태블릿을 지향하고 있기는 하지만, 일상적인 용도에서 얼마나 유용할지도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인 사양 자체가 높기 때문에 웹서핑이나 음악감상과 같은 각종 생활용 앱이 매끄럽게 구동된다. 동영상의 경우, 1080p(1,920 x 1,080) 해상도의 풀HD급 동영상은 물론 4K(3,840 x 2,160) 해상도의 UHD급 동영상도 원활하게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코덱(재생 규격)과 자막 지원이 미흡한 건 아쉽다. 특히 기본 플레이어에서 AC3(돌비)나 DTS 규격의 음성 코덱을 지원하지 않으며, SMI와 같은 자막 파일도 지원하지 않는다. MX 플레이어와 같은 외부 플레이어를 설치하면 자막 문제는 해결 가능하지만, 코덱 지원 문제는 사용자가 웹서핑을 통해 별도로 호환 코덱 파일을 찾아 별도로 설치하는 등의 방법으로 직접 해결해야 한다는 불편이 있다.

우수한 게임 구동능력과 전용 컨트롤러의 우수한 조작감 인상적

쉴드 태블릿의 핵심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게임 구동능력은 상당히 만족스러운 편이다. 구글 플레이에서 받을 수 있는 일반적인 안드로이드용 게임인 데드 트리거2, 워킹데드, 아스팔트8 에어본, 영웅의 군단과 같은 게임들이 그래픽 품질을 가장 높게 설정해도 끊김 없이 부드럽게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쉴드 컨트롤러의 조작감도 뛰어난 편이고, 게임패드 조작을 지원하는 게임도 은근히 많아 게임의 재미를 더해준다.

트라인2 게임 구동
트라인2 게임 구동

만약 게임패드를 지원하지 않는 안드로이드 게임도 쉴드 컨트롤러로 즐기고자 한다면 화면 터치나 본체 기울이기와 같은 동작을 쉴드 컨트롤러의 각 버튼에 연결하는 매퍼(mapper) 기능을 이용하자. 이는 게임을 하다가 쉴드 컨트롤러의 키를 눌러 언제든지 설정이 가능하다.

테그라 전용 게임 라인업의 빈약함을 보완하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그리고 쉴드 태블릿을 비롯한 엔비디아 테그라 프로세서 기반 모바일 기기의 특권이라고 할 수 있는 전용 게임의 지원도 주목할 만 하다. 쉴드 태블릿에 기본 탑재된 쉴드 허브(Shield Hub), 혹은 구글 플레이를 통해 설치 가능한 테그라존(TegraZone)에서 전용 게임의 목록을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는데, 그 중에는 '하프라이프2'나 '포탈'과 같이 기존 PC에서 인기를 끌었던 몇몇 전용 게임이 눈에 띈다. 다만, 그 수가 많지는 않다. 그리고 쉴드 허브와 테그라존에 있는 게임 목록의 대다수는 다른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도 플레이 가능한 것들이다. 차별화를 하고자 한다면 좀더 테그라 전용 게임의 목록을 늘릴 필요가 있겠다.

쉳드 허브 게임 상점
쉳드 허브 게임 상점

테그라 전용 게임의 수가 부족한 점에 실망했다면 엔비디아가 쉴드 사용자들을 위해 베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그리드(Grid) 게임을 이용해보자. 이는 일종의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로, 서버에서 구동되는 게임의 화면을 쉴드 태블릿으로 실시간 전송해 바로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별도의 게임 설치 과정이 필요 없으며, 쉴드 태블릿에 와이파이만 연결되어 있다면 바로 즐길 수 있다.

게임 그리드 서비스
게임 그리드 서비스

2015년 4월 현재 47개의 게임이 서비스되고 있으며, 그 중에는 울트라 스트리트파이터4, 메트로 라스트라이트, 보더랜드2와 같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PC 패키지 게임을 다수 포함하고 있다. 현재 그리그 게임 베타 서비스는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므로 47개의 게임 모두를 비용 지불 없이 바로 즐길 수 있다. 다만, 베타 서비스는 오는 6월 30일까지만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에 이후에도 계속 이 게임들을 하고 싶다면 비용 지불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리드 게임 하이퍼스트리트파이터4 구동
그리드 게임 하이퍼스트리트파이터4 구동

실제로 와이파이에 연결된 쉴드 태블릿을 이용해 몇 가지 게임을 플레이 해봤는데, 네트워크 상태가 좋으면 울트라 스트리트파이터4나 데드라이징2와 같이 화면 전환이 빠른 게임에서도 끊김이나 지연 없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마치 플레이스테이션, 엑스박스와 같은 비디오 게임기를 즐기는 느낌과 비슷하다.

내 PC에 담긴 게임들을 쉴드 태블릿으로 옮겨 즐기는 게임 스트림 기능

마지막으로, 쉴드 태블릿의 게임 관련 기능 중 엔비디아에서 상당히 강조하고 있는 PC게임 스트림(Game Stream) 기능도 체험해봤다. 이는 간단히 말해 사용자의 데스크탑이나 노트북 등의 PC에 설치된 게임을 구동, 해당 게임의 영상과 음성을 쉴드 태블릿으로 실시간 전달해 즐길 수 있게 하는 일종의 원격 플레이 기능이다. 마치 PC 게임을 휴대용 게임기로 즐기는 듯한 감각으로 이용 가능하다.

PC의 게임 스트림 구성 메뉴
PC의 게임 스트림 구성 메뉴

다만, 이 기능을 모든 PC에서 쓸 수 있는 건 아니다. 우선, 사용자의 PC에 지포스 GTX 650 이상의 엔비디아 지포스 GTX 시리즈 그래픽카드가 달려 있어야 한다. 그리고 모든 PC 게임이 게임 스트림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고 2015년 4월 현재 100여가지의 게임이 지원 목록에 올라와있다. 이는 http://shield.nvidia.co.kr/pc-game-list/ 에서 확인 가능하다. 그리고 PC와 쉴드 태블릿 양쪽 모두 같은 엔비디아 계정으로 로그인한 상태여야하고 PC는 전원이 켜지거나 대기모드 상태여야 한다.

쉴드 태블릿의 게임 스트림 메뉴
쉴드 태블릿의 게임 스트림 메뉴

코어 i7-4770 CPU에 지포스 GTX 650Ti 그래픽카드가 달린 PC를 이용, 게임 스트림 지원 게임인 씨프, 포탈2, 하프라이프2 등의 게임을 구동해봤다. 쉴드 태블릿의 쉴드 허브 메뉴에서 내 PC에 설치된 지원 게임의 목록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를 실행하니 PC에서 게임이 실행됨과 동시에 같은 화면이 쉴드 태블릿에도 출력되는 것을 확인했다. 와이파이 접속 상태가 원활하다면 끊김이나 느려짐 없이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다.

게임 스트림 기능을 이용한 씨프 구동
게임 스트림 기능을 이용한 씨프 구동

게임 스트림을 정식 지원하지 않는 게임이라도 임의적으로 플레이를 할 수는 있다. PC에 설치된 지포스 익스피어리언스 소프트웨어의 기본 설정 메뉴로 이동, 원하는 게임의 실행 파일 경로를 찾아 등록해주면 된다. 다만, 정식 지원을 하지 않는 게임은 화면이 비정상적으로 출력되거나 조작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으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자.

그리고 게임 스트림 기능을 쓰려면 기본적으로 PC와 쉴드 태블릿이 같은 네트워크(공유기)에 접속한 상태여야 한다. 집 바깥으로 나가면 이 기능을 쓸 수 없다는 의미다. 다만, 외부에 있는 쉴드 태블릿에서도 접속이 가능한 원격 게임 스트림 기능의 베타 서비스가 현재 제공되고 있다. 다만, 이 기능을 쓰려면 PC에 연결된 공유기의 내부 설정(포트 포워딩)을 변경해 줄 필요가 있으며, 일부 구형 공유기에선 지원이 되지 않을 수도 있으니 유의하자. 베타서비스를 마치고 온전한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 어디서나 쉴드 태블릿으로 PC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엔비디아는 분명 쓸만한 물건을 만들었지만

엔비디아 쉴드 태블릿은 이전 제품에서 지적 받았던 문제점들이 상당부분 개선되었다. 본체의 성능뿐 아니라 범용성도 향상되어 한층 쓸모 있는 물건이 되었다. 그리고 비록 베타 상태이긴 하지만 클라우드 기능을 활용한 그리드 게임 및 원격 게임 스트림 서비스가 추가됨에 따라 콘텐츠 및 서비스 부분의 차별화도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다.

쉴드 태블릿으로 영웅의 군단 플레이
쉴드 태블릿으로 영웅의 군단 플레이

다만, 한계도 있다. 테그라 전용 게임이 아직도 몇 되지 않으며, 특히 한국 게임 시장의 경우, 상당수의 모바일 게임 이용자들이 터치스크린 기반 기존 모바일 게임에 충분히 익숙해진 상태이며, PC 게임 시장 역시 게임 패드로 즐기는 패키지 게임 보다는 키보드와 마우스로 즐기는 실시간 전략 게임, 혹은 MMORPG 등이 대세다. 만약 LOL이나 스타크래프트, 리니지와 같은 게임을 게임 스트림 기능을 통해 쉴드 태블릿으로 즐길 수 있게 된다고 한들, 이를 터치스크린이나 쉴드 콘트롤러로 원활히 플레이 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엔비디아는 분명 쓸만한 물건을 만들었다. 35만 9,000원 ~ 46만 7,000원에 달하는 가격 역시 처음에는 무리수라고 생각했지만, 제품 자제의 성능, 그리고 이 시스템과 연동하는 서비스를 구축하기 위해 들인 공을 생각해 보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나 막강한 기존의 경쟁자들과 상대하기에 '쓸만한 물건' 정도로는 역부족인데다, 이 제품의 콘셉트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전하기 위해선 상당히 긴 설명이 필요하다는 것이 난점이다. 그리고 '게이밍 태블릿'이라는 장르를 받아들일만한 시장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도 엔비디아의 과제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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