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AMD PC, "쓸만한가요?"
[IT동아 김영우 기자]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새 PC의 구매에 앞서 고민이 있는 분의 질문인데요, 대략 마음을 정했지만, 상대적으로 덜 대중적인 AMD의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이라는 이유로 망설이고 있으시군요. 이에 보내주신 사연은 다음과 같습니다.
IT애정남님 안녕하세요. 컴퓨터 관련 질문에 답을 잘 해주시는 것 같아서 저도 사연을 보내봅니다.
저는 자취 생활을 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노트북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거의 방에 두고 쓸 것이라 좀 무겁더라도 큰 게 좋을 것 같아서 15인치급 노트북을 찾고 있어요. 게임은 롤 정도만 잘 돌아가면 됩니다. 이모저모 따져보니 ASUS X550ZA-XX004라는 모델이 가격도 괜찮고 쓸만해 보이는데, 이게 CPU가 AMD 것이라 망설여집니다.
주변에 물어보니 AMD건 왠지 느리고 고장도 잘 날지도 모르니 사지 않는 게 좋지 않냐고 하네요. 그리고 프로그램 중에도 잘 안 돌아가는 게 있다는 소리도 들었고요. 근데 그렇더라도 디자인이나 기능은 맘에 드는데 기자님의 의견은 어떠신가요? 이 제품이 별로 안 좋으면 다른 50만원 근처의 괜찮은 15인치 제품을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제품 자체의 '가성비'는 O.K.
안녕하세요, IT동아 입니다. 좋은 질문이네요. 그에 대해서는 저도 한번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일단 ASUS(에이수스) X550ZA- XX004라는 모델의 사양을 살펴보면 AMD A10-7400P APU가 메인 프로세서로 탑재되어있고 4GB 메모리에 1TB HDD, 그리고 라데온 R6 내장 그래픽을 탑재하고 있군요. 화면 해상도가 1,366 x 768로 다소 낮은 걸 빼면 전반적으로 그럭저럭 쓸만한 제품입니다. 15.6인치 화면에 요즘 노트북답지 않게 ODD까지 달려있으니 데스크탑 대체용으로 적합해 보입니다. 가격도 인터넷 최저가 기준 54만원 좀 넘는 정도이니 크게 부담되지 않고요. 단, 운영체제(윈도)는 제공하지 않으니 직접 설치하셔야 할 것 같네요.
특히 메인 프로세서인 AMD A10-7400P APU(카베리)의 경우, 쿼드코어 CPU에 노트북용 내장 그래픽 중에서도 최상위급의 그래픽 성능을 내는 라데온 R6 GPU를 탑재하고 있는 것이 눈에 띄네요. 사실 비슷한 가격으로 팔리는 인텔 계열 노트북이라면 대부분 펜티엄이나 코어 i3 정도의 CPU에 인텔 HD 그래픽스 GPU를 탑재한 수준일 텐데, 이 정도면 종합적인 '가성비'는 AMD A10이 좀더 좋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특히 LOL를 종종 하신다고 했는데, 게임을 할 때는 확실히 라데온 R6 내장 GPU가 제법 유용하게 쓰일 테고요. 다만, 배터리 유지시간을 중시하는 분이라면 성능이 약간 낮더라도 전력 효율이 좋은 베이트레일 계열 펜티엄 등을 고르시는 것이 더 좋겠습니다만, 질문자 분은 거의 거치용으로 노트북을 쓰신다니 그런 경우에 해당하지 않을 것 같네요. 결론적으로 그 노트북은 질문자님의 용도에 충분히 부합합니다.
AMD 프로세서는 프로그램 호환성이 떨어진다?
자, 그런데 문제는 프로세서가 AMD라는 것 때문인가요? 사실 저도 이런 질문을 들으면 참 마음이 복잡합니다. 사실 노트북이 50만원대면 상당히 저렴한 제품에 속하기 때문에 부담 없이 추천할 구매를 추천할 만도 합니다만, 핵심 부품인 프로세서의 브랜드에 선입견이 있는 분이라면 추천이 조금 껄끄럽습니다.
제 경험상, 뭔가 상대적으로 덜 쓰이는 제품은 물건 자체가 아무리 좋아도, 추천을 하면 꼭 나중에 뭔가 아쉬운 소리를 듣는 경우가 제법 있었습니다. 이를테면 AMD의 프로세서(CPU, APU)를 탑재한 PC를 쓰다가 갑자기 부팅이 느려졌다 라던가, 아니면 일부 프로그램이 실행이 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 '아 내가 왜 AMD PC를 사서 이런 고생을 하나' 하는 이야기를 하곤 하거든요. AMD의 그래픽카드인 '라데온' 시리즈는 이런 이미지가 그다지 없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런데, 그건 하드웨어의 문제라기보다는 운영체제의 시스템 파일이 손상되었거나 적절하지 않은 시작 프로그램을 너무 많이 설치하는 등의 소프트웨어 관리상의 문제일 경우가 훨씬 많았습니다. 어차피 다른 PC를 사더라도 마찬가지의 상황이 벌어졌을 텐데 괜히 프로세서가 누명(?)을 쓰곤 하더군요.
사실 익히 많이 쓰는 인텔의 코어 i3 / i5 / i7이나, 상대적으로 덜 쓰이는 AMD의 A4 / A6 / A8 / A10이나 근본적으로는 x86 계열의 PC용 프로세서라는 점은 같습니다. 운영체제 역시 동일한 윈도7이나 윈도8 등을 쓸 것인데, 프로세서가 AMD라 소프트웨어 호환성이 떨어진다는 건 사실 어불성설에 가깝습니다.
보급형 중심인 AMD 프로세서의 시장 포지션 때문에 생긴 편견도
그리고 성능 문제의 경우, 이건 시장에서 AMD의 위치 때문에 기인한 바도 있습니다. AMD의 주력 프로세서는 대체로 저렴한 보급형 시장에 몰려있습니다. AMD FX 시리즈와 같은 고급형 프로세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모델 수가 턱없이 적고 신제품 시장 투입 속도도 늦는 편입니다.
특히 인텔로 치면 코어 i7급 이상의 최고급형까지 올라가면 AMD 계열은 거의 눈에 띄지 않지요. 보급형 제품이 고급형 제품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그러다 보니 불만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해서 이게 AMD 프로세서가 살 가치가 없다는 것은 아니죠. 유사한 가격대의 인텔 보급형 프로세서도 급을 뛰어넘는 성능을 내는 건 아니니까요.
아무튼, 질문자님께서 정말로 최고급형 모델을 원하신다면 저라도 코어 i7과 같은 인텔의 고가 프로세서를 탑재한 제품을 추천했을 겁니다. 성능이야 당연히 좋겠죠. 하지만 '가성비'를 중시하는 모델을 찾으신다면 A시리즈 APU와 같은 AMD 프로세서를 탑재한 모델도 충분히 쓸만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앞서 말한대로 AMD라는 브랜드 자체에 대한 선입견이 있는 분이라면 무리하게 추천하지는 않겠습니다. 실제 성능이나 활용성에는 그다지 문제가 없겠지만, 조금이라도 불편한 점이 생긴다면 '괜히 샀나' 하는 생각을 하실 수도 있으니까요. 어찌 보면 이게 바로 시장 2인자의 비애가 아닌가 싶기도 하네요. 뭐, 이런 와중에도 AMD도 조만간 차세대 APU(코드명 카리조)를 출시하며 반격에 나선다고 하니 저도 흥미롭게 지켜보고는 있습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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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