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단통법 시대의 새로운 대안, '화웨이 X3'
[IT동아 안수영 기자] 비싼 통신비가 평균이 되어버린 시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사면 다달이 많은 돈을 지불해야 하고, 저렴하게 구입하려면 출시 15개월이 지난 구형폰을 물색해야 하는 것이 현 이동통신 시장의 현실이다. 좋은 스마트폰을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대안은 어디 없을까.
이런 상황에서 중국산 스마트폰은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나 애플 못지 않은 성능을 지닌 제품들이 많고, 가격은 파격적으로 저렴하다. 화웨이와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명도 국내 사용자들에게 널리 알려졌다. 물론 중국산 스마트폰을 신뢰하지 못하는 이들도 여전하지만, 중국에서 새로운 스마트폰이 출시될 때 호기심을 보이는 사람들은 점점 늘고 있다.
본 기사에서 다루는 '화웨이 X3'는 중국에서 '아너6(Honor6)'라는 이름으로 출시됐던 스마트폰이다. 몇몇 부품과 이름을 바꿔 국내에서는 X3로 출시됐다. LG유플러스와 알뜰폰 유모비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화웨이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며 처음으로 선보였던 이 제품, 실제 사용 경험은 어떠했는지 전한다.
고성능에 합리적인 가격이 매력포인트, 'X3'
화웨이 X3는 매끈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뒷면은 유리 소재로 코팅돼 은은하게 반짝인다. 예쁜 디자인이지만, 생활 스크래치가 좀 더 눈에 잘 띈다는 것은 아쉬웠다. 무게는 135g으로 휴대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전원과 볼륨 버튼, 마이크로 SD카드 슬롯은 모두 오른쪽으로 배치해 깔끔함을 더했다.
사실, 이러한 제품 디자인은 애플과 소니를 동시에 연상케 했다. 앞면과 뒷면은 애플의 '아이폰4'를, 옆면은 소니의 '엑스페리아 Z3'를 닮았다.
제품 뒷면을 살펴보자. 화웨이 로고는 없고 통신사 로고만 배치됐다. 뒷면에 스피커가 자리한 것이 독특했는데, 이는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책상 위에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음악을 틀자 사운드가 눌리는 듯이 들렸다. 스마트폰을 뒤집으니 사운드가 좀 더 생생하게 들렸다. 다만, 아이폰과 베가아이언2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뒷면에 스피커를 배치하고 있다.
전원을 켜보면 어떨까. 내부 앱 디자인은 애플의 그것을 연상케 했다. 둥글둥글하고 심플한 느낌을 주었다. 디스플레이는 만족스러웠다. 화웨이 X3에는 시야각과 가독성이 우수한 재팬디스플레이(JDI)의 인셀 IPS 패널이 적용됐다. 선명하면서도 색상이 쨍하거나 부담스럽지 않았다.
화웨이 X3는 기린(Kirin) 920 옥타코어 AP, 2GB RAM과 16GB 메모리를 탑재했으며 LTE 및 Cat6를 지원한다. Cat6는 LTE 속도규격인 '카테고리6'를 의미하며, 기존 LTE-A보다 속도가 50% 빠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옥타코어란 쉽게 말해 스마트폰에서 일을 처리하는 머리가 8개라는 것이다. 종합적으로 보아 제품의 속도가 빠를 것이라고 기대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높은 스펙을 보유한 만큼 실제 사용 속도는 빨랐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들은 모두 속도가 빠르다. 스마트폰 하드웨어가 상향 평준화된 시점에서, 다른 제품과 비교해 체감 속도를 비교하기란 어려웠다. 앱을 이용하다가 홈 화면으로 돌아가거나 화면을 캡처할 때는 조금 느리다는 느낌을 받았으나, 미묘한 정도라 단점으로 지적하기는 어렵다.
이에 이번에는 안투투(AnTuTu) 벤치마크를 이용해 보았다. 화웨이 X3의 성능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4'보다는 낮고 '갤럭시S5'보다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정도면 여느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화웨이 X3를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높은 스펙에 대비되는 '합리적인 가격'일 것이다. 타사 제품의 프리미엄 스마트폰과 견줄 만한 스펙을 갖췄지만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또한 Cat6를 탑재한 스마트폰은 국내에서 대부분 80~90만 원을 호가하는데, 중저가 스마트폰인 화웨이 X3가 Cat6를 탑재했다는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화웨이 X3의 출고가는 처음에는 52만 원이었으며, 2014년 말에는 33만 원으로 떨어졌다. 요금제에 따라 보조금을 받으면 실제 구매가는 0~20만 원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하고 싶은 사용자들에게 화웨이 X3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다.
<출처: 착한텔레콤>
화웨이 X3, 일상에서 이렇게 활용한다?
화웨이 X3는 타사 스마트폰의 장점을 골라 적용하는 동시에 독창적인 UX를 더했다. 겉모습만 본다면 화웨이 X3는 애플과 소니를 롤모델로 삼은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여느 스마트폰과 차별되는 사용자 편의 UX도 다수 존재했다. 화웨이 X3를 사용하며 편리하다고 느꼈던 UX와 활용 방법을 간단하게 소개한다.
1) 셀프카메라 촬영
화웨이 X3는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최초로 전면카메라 500만 화소를 갖췄다. 이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동일한 수치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화웨이 X3'를 검색하면 가장 먼저 등장하는 연관검색어가 '셀카 잘 나오는 폰'이다.
카메라를 셀프 촬영 모드로 전환하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작은 화면이 나타나고 '여기를 보고 사진을 찍으세요' 라는 표시가 뜬다. 셀카 촬영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의 대다수는 시선 처리를 어색해하는데, 이런 점을 보완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한, 셀프 촬영 모드 시 화면 하단에 뷰티 레벨 바가 자리했다. 손가락으로 바를 밀기만 하면 뷰티 레벨 수치를 손쉽게 조정할 수 있다. 수치가 높을수록 얼굴을 뽀얗게 보정해주는데, 수치가 높으면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았다.
사진을 촬영한 뒤 화면을 오른쪽으로 밀면 즉시 결과물이 나타난다. 화면을 왼쪽으로 다시 밀면 촬영 모드로 전환된다. 사진 촬영 후 결과물을 확인하거나 다시 촬영하는 과정이 상당히 편리했다. 반면, 다른 스마트폰은 사진을 찍은 뒤 카메라 모드의 작은 썸네일을 누르고, 그 다음에 갤러리 앱이 실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시 촬영을 하려면 카메라 앱으로 돌아가야 한다.
<화웨이 X3 전면카메라 촬영 결과물. 카메라 화소 수에 비해 화질이 월등하지는 않았다>
2) 울트라스냅샷
말 그대로 강력한 스냅샷 기능이다. 사용 방법도 간단하다. 스마트폰 화면이 꺼져 있는 상태에서 볼륨 낮춤 키(-)를 빠르게 두 번 누르기만 하면 즉시 촬영이 된다. 소중한 순간을 놓치지 않고 빠르게 포착할 수 있어 간편했다. 카메라 앱을 실행하기 귀찮아하는 이들에게도 유용하다. 다만 버튼을 두 번 눌러 즉시 촬영을 한다는 특성상 결과물이 흔들려서 나올 수 있으니, 양 손을 쓰는 것이 좋다.
3) 풀포커스 기능
풀포커스 기능은 사진을 촬영한 뒤, 자신이 원하는 부분을 터치하면 그 부분에 포커스를 맞출 수 있는 기능이다. 원하는 부분을 터치해 포커스를 맞추고, 해당 사진을 다른 이름으로 저장할 수 있다. 한 장의 사진이라도 다양한 포커스로 여러 장 남길 수 있다. 근접 사진 촬영에 효과적이다.
<풀포커스 기능을 사용하면 사진을 찍은 뒤 원하는 부분을 터치해 포커스를 줄 수 있다>
<앞에 있는 피사체에 포커스를 준 장면(좌), 뒤에 있는 피사체에 포커스를 준 장면(우)>
4) 스와이프 포 화웨이(Swype for Huawei)
스와이프 기능은 키보드에서 손가락을 떼지 않은 채, 손가락을 미끄러지듯 움직여 단어를 입력할 수 있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강'이라는 글자를 입력하고 싶다면 'ㄱ'에 손가락을 대고 'ㅏ'와 'ㅇ'쪽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면 된다. 처음에는 연습이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빠르게 문자를 입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필요한 곳에 띄어쓰기를 자동으로 입력해 준다.
5) 잠금화면에서 앱 사용하기
잠금화면에서 카메라 촬영을 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많지만, 화웨이 X3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잠금화면에서 캘린더, 계산기, 플래시라이트, 시계 등의 앱을 즉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잠금화면 하단에 있는 작은 바를 올리면 해당 앱들을 볼 수 있으며, 원하는 기능을 선택해 즉시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시간은 잠금화면 상단에서도 볼 수 있는 만큼, 시계 앱 대신 사용자가 원하는 앱을 별도로 넣을 수 있다면 더 좋았을 듯하다.
6) 스마트 버튼
화면 상단에 손가락을 대고 내리면 알림바가 나타나는데, 바로가기 메뉴 중 '스마트 버튼'이 있다. 이를 활성화하면 화면 옆에 작은 동그라미가 나타나는데, 바로 이것이 스마트 버튼이다. 이 동그라미를 터치하면 스마트폰 메모리 정리, 홈 화면으로 돌아가기, 취소 버튼, 메시지 보내기, 메모 쓰기, 캘린더 보기, 계산기, 음악 재생 등을 즉시 실행할 수 있다.
사실 이 기능은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빠른 제어 도구' 또는 네이버 앱의 '퀵메뉴'와 유사하다. 다만, 화웨이 X3에서는 메시지/메모/캘린더/계산기/음악 기능을 다른 앱을 실행한 상태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7) 글러브 모드
스마트폰은 사람 몸에서 발생하는 정전기를 감지해 구동하는 '정전식 터치 스크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따라서 장갑을 끼면 스마트폰을 터치할 수 없다. 그래서 손이 시려운 겨울이 되면 스마트폰 터치 장갑을 구입하는 사용자들이 많다.
화웨이 X3를 이용한다면 스마트폰 터치 장갑을 구입할 필요가 없다. 설정 앱에서 '글러브 모드'를 실행하면 일반 장갑을 사용하더라도 화면을 터치할 수 있다.
화웨이 X3, 선택은 사용자의 몫
화웨이 X3를 사용해 본 결과, 종합적으로 빠지는 부분이 없는 스마트폰으로 판단된다. 고성능과 저렴한 가격, 사용자를 고려한 편의 기능들을 고루 갖췄다. 다만, 중국산 스마트폰의 보안 이슈가 유일한 걸림돌이다.
화웨이 X3는 단통법 시대에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조건을 갖췄다는 데에는 이의가 없다. 판단은 소비자 몫이지만, 고성능과 저렴한 가격을 원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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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