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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준의 3D 프린터의 세계] (7) 3D 프린팅, 이렇게 접근하라 ①

이문규

[IT동아]

(1) 3D프린팅은 뜬구름 같은 거품? Vs. 산업혁명의 기폭제? (http://it.donga.com/20140/)
(2) 3D프린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① (http://it.donga.com/20186/)
(3) 3D프린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② (http://it.donga.com/20251/)
(4) 3D프린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③ (http://it.donga.com/20300/)
(5) 3D프린팅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④ (http://it.donga.com/20352/)
(6) 3D프린팅 역사 제대로 알기 (http://it.donga.com/20408/)
(7) 3D프린팅 이렇게 접근하라 ①
(8) 3D프린팅 이렇게 접근하라 ②
(9) 배워라! 새로운 배움만이 새로운 길을 연다.

3D 프린팅에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 이에 대해서는 사실 이야기 거리가 많다. 그 중에서 알짜배기 정보만 추려서 두 번에 걸쳐서 맥락을 짚고자 한다. 이에 이번에는 트렌드로서 접근 방법을, 다음에는 사례 중심의 이야기로 설명하겠다.

우선 트렌드가 중요한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왜냐하면 근래 들어 트렌드를 쫓는 게 그다지 좋은 게 아니라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주장은 차별화 전략을 극단적으로 표현한 경우다. '3D 프린팅이 트렌드니 꼭 알아야 한다'는 필자의 주장과 어긋나기에 명확한 표명이 필요하겠다.

최근 국내 경기가 그 어떤 때보다 좋지 않다. 소비가 줄어듬에 따라 지출은 억제하고 있는 물건도 아껴 쓴다. 4~5년 전 서울 중심 상가들은 권리금(기존 점포의 장소적 이점과 영업허가권의 대가로서 권리를 얻는 비용)을 주고도 들어가기 어려웠다. 입지 좋은 1층은 물론이고 다른 층에도 권리금이 붙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점포들이 몇 달 째 비어있다. 당연히 권리금도 없다.

그렇다면 상가가 이렇게 비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승자독식(양극화)이다. 대기업이나 1등 판매자에게 구매가 쏠린다. 유리한 고지에 있는 기업은 마케팅을 강화하여 기존의 경쟁자를 더욱 압박하고, 진입장벽을 높여 신규 진입자는 애초에 얼씬도 못하게 만든다. 둘째는 온라인 마켓의 증가다. 요즘에는 아예 인터넷으로 장을 본다. 나아가 상가에서 실물을 확인하고 구매는 온라인에서 한다(이런 이들을 '쇼루밍-showrooming 족'이라 한다). 해외 직구(직접구매) 등 인터넷 글로벌 매매도 급속도로 늘고 있다.

Zappos 물류 창고< Zappos 물류 창고 : Wikipedia >

자포스(Zappos)는 1999년 15만 달러의 창업자금으로 설립된 온라인 신발 쇼핑몰이다. 2009년 아마존에 12억 달러에 인수되어  현재는 신발과 옷을 판매한다. 끝이 잘 보이지 않는 자포스 물류 창고(사진)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극단적인 표현하자면, 저 만큼의 점포 신발 소매상들이 없어진 셈이다. 

머지 않아 우리나라에 이케아에 이어 아마존까지 상륙한다. 언론에서는 국내 온라인상거래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표현한다. 하지만 한걸음 더 나아가 생각하면, 자포스의 사례처럼 결국 국내 오프라인 점포를 문 닫게 만드는데 일조할 것이다.

트렌드를 파악하고 그에 따라 적절히 변화하지 않으면 사업을 유지할 수 없는 세상이다. 과거에 집착해 하던 일만 반복해서는 승산이 없다. 기술과 트렌드는 빠르고 격하게 변화한다.  서점가에는 트렌드 관련 책들이 연일 출간된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쓰는 이도 읽는 이도 많지 않던 장르다. 트렌드를 미리 파악하고 적절히 이용하거나, 기존 트렌드에서 벗어나 전혀 다른 트렌드를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는 것을 뜻한다.

자,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3D프린팅이 주요 트렌드 중 하나인가?
분명히 그렇다.

가상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3D프린팅

지금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인텔, 록히드 마틴 등의 기업들은 가상현실 생태계를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예를 들면, 마이크로소프트는 인디 게임 업체인 모장을 인수하고, 홀로렌즈를 착용하여 가상 공간에서 게임, 모델링, 비즈니스 활동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구글은 이미 구글글래스를 통해 이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고, 인텔은 리얼센스라는 기술로 사물 스캔하여 여러 응용이 가능하도록 추진 중이다.

이들 기업은 '인공지능(AI)'과 '가상현실(VR)'과 연관된 인재를 뽑는데 혈안이 됐다(생태계는 매우 중요한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될 부분이 있다. 가상현실 생태계에서 가상 작업을 하다가 실제 물체로 구현할 수 있는 도구가 바로 3D 프린터라는 점이다.

지난 CES(세계가전전시회, International Consumer Electronics Show) 2015 행사에서 인텔 CEO인 브라이언 크르자니크(Brian Krzanich)가 직접 인텔의 현안과 미래에 대해 언급했다. 헌데 이 자리에 HP 수석 부사장인 디온 웨이즐러(Dion Weisler)를 초청해서 직접 발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할애했다.

HP Sprout 제품 소개 동영상 캡처< HP의 Sprout 제품 소개 동영상 : https://www.youtube.com/watch?v=IBnf_lHxPdE >

HP의 Sprout와 3D프린터가 소개된 이 자리는 가상 현실 생태계를 HP와 인텔이 잘 진행하고 있다고 어필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세계적 기업들이 가상현실에 몰입하고 있고 하나둘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가상 현실에서 산출하는 결과물을 실물로 만들어내는 3D프린팅 기술은 반드시 지속된다. 물론 기술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부분도 아직 많다. 산업용 3D프린터의 경우 일반인은 접근 조차 못할 만큼 비싸다. 분명한 것은, 앞서 언급한 가상현실 생태계를 통해 3D프린터 수요는 지속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이로써 3D프린터 가격도 계속 내려갈 것이고, 수요가 커지면 커질수록 관계자들이 달라붙을 테니 3D프린팅 기술 발전의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다.

3D프린팅이 핵심 트렌드가 분명한 것에 어느 정도 동의가 이루어졌다고 보고, 그럼 본격적으로 3D프린팅에 대한 접근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자.

3D프린팅 전반을 이해하려면 크게 여섯 가지를 알아야 한다. 먼저 소재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각 소재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장점을 파악해야 한다. 그래야 프린팅 목적에 맞는 소재를 선택할 수 있다.

두 번째로는 프린터 방식에 따른 제조 기술을 이해해야 한다. 다양한 3D프린팅 공법에 대해 인지해야 효율적으로 프린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는 무엇을 만들까 하는 아이디어와 이를 디자인하는 능력이다. 이는 제품을 만드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네 번째로는 설계다. 3D프린터는 설계자(혹은 모델러)가 의도한 대로 제품을 만드는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설계 혹은 모델링 능력이 없다면 사실상 3D프린터를 제대로 운영하기 어렵다(물론 아이디어를 모델링 가능한 업체에 인쇄 의뢰하거나 스캔 기능을 이용하여 프린팅할 수는 있다).

다섯 번째로는 프린팅 그 자체다. 3D프린팅을 잘하는 건 노하우에 속한다. 노하우는 반복 작업과 지식 습득으로 쌓을 수 있다. 오랜 시간 3D프린팅을 접한 사람은 나름의 3D프린팅 노하우를 갖고 있다.

여섯 번째는 후가공이다. 제품을 상품처럼 보이게 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 다양한 후가공 능력도 큰 노하우에 속한다.

이렇게 언급하고 나니 너무 거창해 보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 활동하는 3D프린터 제조사, 3D 프린팅 관련업자들은 대부분 기존에 3D 프린터와 직접적 관계가 없다. 공작기계 제조사처럼 일부 연관된 업체도 있지만, 학원/학교 기자재 납품, 유통 등 어찌 보면 3D프린터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들도 많이 뛰어들고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3D프린팅이 그들에게는 접근하기 좋은 아이템이기 때문이다. 기본 노하우가 공개 소스로 열려있기에 제조도 가능하므로, 기존 사업자가 자신의 사업 기반을 3D프린터 영역으로 넓히고 있는 것이다.

3D프린팅은 '적당히 어려운' 기술이다. 마음먹고 공개 소스를 공부하면 직접 구현이 가능하나, 반대로 배우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최근 들어 3D프린팅을 가장 활발히 응용하고 있는 직업군이 바로 의사다. 그럼 의사들이 수 년간 3D프린팅 원리를 공부하고 연구했던 것일까? 물론 그런 의사도 일부 있겠지만, 대부분은 주요 3D프린터 제조사의 지원 덕택이다. 인체와 연관된 부분이기에 가격이 높아 3D프린팅으로 접근하기도 좋고 효과도 좋으니 활용이 안될 수가 없다.

관심을 갖고 모니터링하면서 응용 의지만 있다면 3D프린팅에 다가설 길은 반드시 열린다. 아주 쉽게 생각해보자. PC가 등장한 후 한참 동안 PC 판매가 미진했던 때가 있었다. DOS(Disk Operating System)를 이용한 파일 복사법, 바이러스 치료법 등을 배우기 위해 학원도 다녔다. 당시에는 PC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 이후 윈도95가 등장하면서 PC 보급은 급속도로 빨라졌다. 컴퓨터 서적들이 쏟아져 나왔고 급기야는 PC 조립 시장까지 커지면서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PC를 조립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그리고 지금은 PC 가격이 급락해 국내외 주요 제조사들은 하나둘 PC 산업에서 발을 빼고 있다. 그래도 PC는 생활 속의 필수품이다. 오히려 노트북, 태블릿PC와 같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기기를 몇 개씩 보유하고 있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PC 산업의 태동부터 확산, 그리고 보편화된 지금까지 그 상황에 3D프린터를 그대로 대입해보라. 물론 모든 가정에 3D프린터가 보급될 것인가 하는 건 좀 다른 논의 꺼리다. 보급 규모는 PC에 대적할 수 없겠지만, 규모만 다를 뿐 PC처럼 3D프린터가 확산되고 보편화되는 모습은 거의 유사할 것이다.

자, 그렇다면 얼마나 많은 요소가 있는지 상상이 되는가? 3D프린터 및 소재의 제조나 유통은 차치하더라도, 앞서 언급한 3D프린팅을 이해하기 위한 여섯 가지 분야에 대해서 모든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교육, 서적, 응용 콘텐츠, 관련 소프트웨어… 거기에 3D프린터 고유 특성인 맞춤형 제조가 가능한 부분도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물건을 만들어 누군가에게 선물했을때 받는 사람의 기분은 어떻겠는가?
 
3D프린터에 대해 어려운 기술이라고 치부할 필요가 없다(아직까지도 3D프린팅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면 위 HP Sprout 동영상을 다시 보기 바란다. 제조사들은 어려운 기술을 쉽게 만들어 판매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일단 3D프린터를 접해보라. 눈으로 보고 만져도 보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경험해보라. 요즘 자녀와 함께 RC카 만들기 등 간단하면서도 재미 있는 3D프린팅 교육 프로그램이 하나둘 생기고 있다. 우선 가볍게 접하면서 느껴보는 것이다.

1990년 대 컴퓨터를 구매하면서 처음부터 '내가 이걸 갖고 문서를 기막히게 만들겠다' 또는 '프리젠테이션을 잘 해보겠다',  '창업을 해야겠다'고 계획한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때나 지금이나 얼리어답터 취향의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남들보다 먼저 새로운 기기를 접하고, 이것저것 해보다가 영감이 떠올라 사업을 하는 거 아니겠는가?

그리고 한가지 더. 3D프린팅에 문외한인 사람이 3D프린팅을 접한 뒤 자신의 원래 전문 분야에 3D프린팅을 접목하면 새로운 먹거리가 탄생할 확률이 매우 높다. 남들이 하지 않은 시도이기에 실패와 성공을 거듭하면 할수록 스토리가 만들어지고 그만큼 성공 요인이 쌓이게 되는 것이다.

미국에서 3D프린팅 교육을 받은 학생 숫자가 10만 명을 넘었다고 전해진다. 또한 미국과 유럽에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모델러가 많이 있다.  나이가 많든 적든 3D프린팅에 관심이 있고 실제 직업도 많이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연재가 종착역을 향해 달려간다. 필자의 연재를 통해 3D프린팅이 핵심 트렌드라고 생각하게 됐다면, 블루오션이 레드오션으로 변하기 전에 하루라도 빨리 접해 보길 권한다. 다만 그렇다고 무턱대고 3D프린팅 사업에 뛰어들면 정말 곤란하다. 사업은 실전이다. 수익 구조 유지가 가능하다고 판단될 때 시작해야 한다. 먼저 아는 것과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누누히 강조하지만 일단 접해보라. 가장 좋은 것은 산업용과 개인용 3D프린터를 둘다 접해보는 것이다. 물론 일반인들이 산업용 3D프린터를 접하기는 쉽지 않겠지만. 천리 길도 한걸음부터다. 일단 개인용 3D프린터부터 부담 없이 접해보라.

글 / 김영준 (3dbiz@naver.com)
한국 3D프린팅비즈니스코칭센터(K3DBC) 대표 겸 창의 혁신 강사.
새로움에 도전하기를 즐거워 하는 사람. 20건이 넘는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18년 간 3D 설계 및 개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 현재 3D프린팅에 대한 왜곡된 시선을 바로잡고자 3D프린팅 관련 서적을 출간했다(<3D프린팅 스타트업, 라온북>)

정리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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