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마트폰에 들어온 아웃룩, 쓸만할까?
[IT동아 이상우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MS Outlook)은 대표적인 PC용 이메일 클라이언트다. 아웃룩을 단순히 이메일을 주고받는 용도로만 쓰는 사람이 많아 기능이 제한적인 소프트웨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사실 아웃룩은 이메일을 포함해 다양한 업무 지원 기능을 갖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메일 클라이언트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췄으며, 여기에 일정 관리(캘린더), 연락처 관리, 메모, 업무 일지 작성 등 다양한 기능을 소프트웨어 하나에 모두 포함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얼마 전 내놓은 스마트폰용 아웃룩은 PC 버전 아웃룩의 대표 기능을 모바일로 옮겨온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현재 아이폰과 아이패드용 앱이 출시된 상태며, 안드로이드는 베타 테스트 버전인 'Microsoft Outlook 미리보기'가 출시됐다. 기존 이메일 클라이언트 앱인 지메일이나 아이클라우드 메일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으며, PC용 아웃록과는 어떻게 다를까? 지금부터 살펴보자.
모바일 아웃룩의 기능은 크게 이메일 클라이언트, 일정 동기화(캘린더), 클라우드 저장소 동기화, 연락처 가져오기 등이다. 기존의 이메일 앱은 단순히 이메일을 주고받는 용도로만 쓰이며, 캘린더나 주소록 등의 기능은 별도 앱을 사용해야 한다. 지메일을 예로 들면 구글의 다른 기본 앱인 주소록, 캘린더, 드라이브 등의 앱이 필요하다. 이와 달리 아웃룩은 앱 하나에 이러한 부가기능을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에 조금 더 사용이 편리하다.
우선 모바일 아웃룩의 기본 기능인 이메일 클라이언트에 관해 알아보자. 연동할 수 있는 계정은 아주 다양하다. MS가 제공하는 기업용 메일 서비스인 MS 익스체인저는 물론이며, 아웃룩 닷컴, 구글, 아이클라우드, 야후 등 대표적인 글로벌 웹 메일 서비스와 이들 사업자가 제공하는 기업용 서비스까지 지원한다. 또한 IMAP과 SMTP 설정을 통해 목록에 없는 서비스의 이메일도 가져올 수 있다. 예를 들어 네이버 메일은 기본 선택 항목에 없지만, 이메일 계정과 메일 서버 주소를 입력하면 네이버 이메일 역시 아웃룩에서 받아볼 수 있다.
필자가 아웃룩 앱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캘린더 기능이다. 앱에 등록한 계정의 일정을 자동으로 가져오고, 이를 캘린더에 표시해준다. 구글 캘린더는 구글 계정만 지원하는 반면, 아웃룩 앱은 구글, 애플, MS 등 다양한 계정의 일정을 모두 가져올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물론 LG전자나 삼성전자 등이 제작한 스마트폰의 기본 앱도 이런 기능을 지원하기는 한다).
또한 위젯 기능을 지원하기 때문에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바탕화면에서 일정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해외 서비스 처럼 음력 달력을 지원하지 않다. 서양에서는 불필요한 기능이기 때문인 듯하다. 음력 날짜를 계산이 필요한 사용자라면 별도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야 하겠다.
아웃룩 앱에서는 MS의 클라우드 저장소인 원 드라이브뿐만 아니라 박스, 드롭박스 등의 무료 클라우드 저장소, 구글 드라이브, 아이클라우드 등도 지원한다. 또한 주고받은 이메일에 포함된 첨부 파일만 따로 모아보는 기능도 있다. 아웃룩 앱을 통해 보낸 메일뿐만 아니라 PC 웹(지메일 등)을 통해 주고받은 파일도 여기에 모두 나타난다. 첨부 파일이나 드라이브에 등록한 파일을 선택하면 아웃룩 앱 내에서 이를 직접 보여준다. 이 기능은 현재 베타 버전인 안드로이드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며, 아이폰과 아이패드에서는 정상 작동한다.
주소록 기능은 각 계정에 등록된 주소를 모두 가져와 동기화하는 기능이다. 주소록에 있는 다른 사람의 이메일 계정을 클릭하면, 그 사람과 주고받은 이메일, 파일, 공유한 일정 등이 모두 표시된다. 다른 이메일 클라이언트 앱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다. 다만 PC용 아웃룩처럼 연락처를 직접 등록하고 관리하는 기능은 지원하지 않는 듯하다.
전반적으로 살펴봤을 때 아웃룩 앱은 기존 이메일 클라이언트 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갖췄다. 특히 단일 앱만으로 이러한 기능을 모두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한 이점이 있다.
윈도 운영체제를 만든 MS가 다른 운영체제를 위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MS는 PC용 운영체제와 사무용 소프트웨어에서 상당히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모바일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에서는 유독 약한 모습이었다. 특히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은 상황에서 구글이 기업용 메일 서비스인 구글 앱스, 클라우드 기반 오피스를 제공하면서, 모바일과 PC를 넘나드는 업무 생산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MS 입장에서 이런 상황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때문에 PC에서의 사용자 경험을 스마트폰 사용자에게 그대로 전해주면서, 사용자가 다른 서비스로 이탈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할 수 있다. 같은 맥락에서 MS는 지난해 필기 앱인 원노트를 무료로 공개했으며, 이어서 워드, 엑셀, 파워포인트 등 대표적인 생산성 앱도 모바일 기기용으로 출시했다.
이러한 MS의 노력이 어떤 성과를 낼지 아직은 알 수 없다. PC용 생산성 소프트웨어의 아성을 모바일 시장에서도 되찾을지 지켜봐야 하겠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