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1~4, 당신의 발목을 잡는 그것
2년 약정의 '노예'라면 우리는 모두 위약금의 굴레에 묶여있다. 그런데 이러한 위약금은 해가 갈수록 그 제도가 복잡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휴대폰을 해지하려 해도 위약금이 얼마나 나올지 감조차 안 오는 게 현실이다.
위약금의 종류는 그 수가 점점 늘어 현재는 무려 '4탄'까지 나와 있는 상황이다. 참고로 위약금1, 2, 3, 4는 계약서 등에 명시되는 정식 명칭은 아니지만 대리점 등 업계에서 널리 쓰이는 용어이다.
위약금 = 해지 시 이통사에 돌려줘야 할 돈
일단 위약금의 정의를 살펴본다. 위약금(違約金)이란 '채무자가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 채권자에게 급부하기로 약속된 금전'이다.
이를 휴대폰 2년 약정에 적용해보면, '2년 동안 휴대폰을 쓰기로 이통사와 약속해놓고 중간에 해지했을 때 내야 하는 돈'이다. 그 돈을 어떻게 책정할지 이통사가 정해둔 기준들이 위약금1, 2, 3, 4다.
위약금은 할부원금과는 별개다. 할부원금은 그 휴대폰의 가격이다. 보통 약정에 따라 이를 24개월로 나눠 다달이 갚아나간다. 위약금은 해지할 때 내는 것인데, 할부원금은 해지하든 해지하지 않든 매달 나눠 내야 하는 점에 차이가 있다.
위약금1
정해둔 기간을 채우지 않고 해지하면 해당 금액을 모두 내야 한다. '6개월 안에 번호이동이나 해지 시 24만 원 청구', '3개월 안에 해지 시 휴대폰 출고가 전액 청구' 등이 그 예다. 오래전 불법 보조금이 횡횡할 때 많은 대리점이 이같은 조건을 걸었다. 지금은 거의 사라진 형태다.
위약금2
위약금1과 달리 약정 기간에 따라 나눠서 금액을 산정한다. 2년 약정에 위약금이 24만 원이라면, 1년 쓰고 해지하면 12만 원(=24만 원/(12/24개월))을 지불하는 식이다.
보통 위약금1과 위약금2는 함께 걸려있을 때가 많다. 만약 '위약금1: 6개월 안에 해지시 40만원, 위약금2: 24만 원'으로 책정되어 있다면, 2개월 후 해지 시 40만 원 + 22만 원인 62만 원을 내야 한다.
참고로 위약금1, 2가 적용된 가입자 대부분은 현재 2년 계약이 끝난 상태일 것이다. 현시점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가입했다면) 대부분의 가입자는 위약금3, 4만 걸려있는 상태일 확률이 크다.
위약금3
위약금3의 정식 명칭은 '약정할인반환금'이다. 위약금 제도는 위약금3에 도달하며 그 복잡함의 정점을 찍는다. 이통사마다 이 위약금을 설명하기 위한 표가 있을 정도다.
약정을 걸면 이통사가 '약정할인금'이라며 매달 요금을 깎아준다. 'T약정할인', 'LTE스폰서', 'LTE플러스 약정할인' 등이 그것이다.
예를 들어 2년 약정으로 3만 4,000원짜리 LTE 요금제에 가입했다면 매달 7,000원의 요금 할인을 받을 것이다. 이것이 약정할인금이다.
약정할인금은 약정만 걸면 누구나 받을 수 있다. 이통사에서 주는 것이기에 대리점 소관도 아니다. 하지만 많은 대리점에서 이 약정할인금을 보조금인 것처럼 속여 휴대폰을 판매해 논란이 됐다. '한 달에 5만 원만 내면 최신 휴대폰이 공짜'라며 가입을 권유하는 것이 그 주요 내용이었다.
어찌 됐건 일단 요금이 내려가니 이득 같아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이 제도의 함정이다. 약정할인반환금은 중간에 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것까지 다 토해내야 한다. 당장 할인을 받아도 해지하면 어차피 다시 내야 하는 돈이기에 완전한 할인이라고 할 수 없다.
약정할인반환금은 기간이 지날수록 줄어든다. 그런데 이 줄어드는 비율이 이통 3사마다 다 다르다. SK텔레콤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할인반환금의 할인율이 6개월까지는 0%, 12개월까지는 40%, 16개월까지는 65%, 20개월까지는 115%, 24개월까지는 140%다.
예를 들어 매달 1만 3,500원의 약정 할인을 받는 LTE 52 요금제 이용자가 1년 후 해지 시 내야하는 약정할인반환금은 12만 9,600원(=(13,5006)+(13,5000.6*6))이다.
지난 2014년 12월, 이통 3사는 위약금3을 폐지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 소식에 모두 기뻐하기는 이르다. 이 혜택이 모든 가입자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기 때문. SK텔레콤, KT는 지난 2014년 10월 1일 이후 가입자(단통법 시행 이후)부터만, LG텔레콤은 12월 1일 이후 가입자부터만 위약금3를 없애준다. 그 이전에 가입한 사람은 고스란히 위약금3을 물어야 한다.
이통사별 할인반환금 비율에 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SK텔레콤(http://www.tworld.co.kr/outsitens.jsp), KT(http://dic.olleh.com/wDic/productDetail.asp?ItemCode=791), LG유플러스(http://www.uplus.co.kr/ent/ltef/dscn/RetrievePsMbLteDcPro.hpi?mid=121&WEB_BNNR_ID=PMP03_3).
위약금4 = 당신이 받은 휴대폰 지원금
사실 위약금3가 없어진 것은 법적으로 위약금4가 생겼기 때문이다. 단통법으로 이통 3사는 모두 휴대폰별 공시지원금을 발표할 의무가 생겼다. 현재 법적 공시지원금의 상한은 34만 5,000원이다(출시 15개월이 지난 휴대폰은 이 제한이 사라진다). 해지 시 자신이 받은 공시지원금을 약정만큼 나눠 남은 금액을 내야 하는 것이 위약금4다.
만약 KT에서 갤럭시노트4를 30만 원의 지원금을 받고 샀는데 1년 후 해지했다. 그러면 받았던 지원금 중 15만 원을 반납해야 한다.
그런데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이 계산법이 조금 달라진다. 이 둘은 얼마 전, 개통 후 6개월 안에는 지원금을 100% 반납하도록 규정을 바꿔 빈축을 샀다. 위의 예에서 3개월을 쓰고 해지할 때 KT에는 26만 2,500원을 내야 하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는 30만 원 전액을 반환해야한다.
거기다 6개월이 지난 후에도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내야 할 반환금이 더 많다. 이 둘은 남은 개월 수를 24개월이 아닌 18개월로 계산하기 때문. 1년 후 해지 시 KT는 15만 원을, 이 둘은 20만 원을 청구한다.
한 가지 더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법적으로 15개월이 지난 휴대폰에는 지원금 상한선이 없기에 최근 이통 3사는 갤럭시노트3 등에 출고가에 가까운 지원금을 주고있다. 분명 '혹'할만한 조건이지만 가입 전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중도에 해지하면 큰 액수의 지원금이 고스란히 자신의 위약금이 된다. 80만 원의 지원금을 받고 1년 후 해지하면 40만 원이 넘는 돈을 내야 한다는 것을 잊지말자.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