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D 건강 점검 도구, 크리스탈 디스크 인포
PC의 여러 구성 요소 중에서도 HDD(하드디스크드라이브)는 가장 신중하게 다루어야 할 부품이다. 소중한 데이터를 보관하는 역할을 하면서도 PC의 다른 부품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이다. CPU나 RAM, 그래픽카드와 같은 다른 부품은 대부분 반도체 기반으로 구동하지만, HDD는 자기디스크를 회전시켜 구동하는 탓이다.
이러한 HDD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것이 SSD(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라는 반도체 기반 저장장치지만 용량 및 가격 문제 때문에 아직은 HDD가 훨씬 더 많이 쓰인다. PC 사용자라면 자신의 PC에 탑재된 HDD의 성능과 상태를 꾸준히 점검해야 할 것이다.
CrystalDiskInfo(크리스탈디스크인포)는 현재 PC에 탑재된 HDD의 상태를 한눈에 점검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소프트웨어다. 최근 판매되는 대부분의 HDD는 내부에 S.M.A.R.T.(Self-Monitoring, Analysis and Reporting Technology)라는 자가 모니터링 기능을 갖추고 있는데, CrystalDiskInfo는 이 S.M.A.R.T.기능에 의거, HDD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CrystalDiskInfo는 개발사 홈페이지나 네이버소프트웨어와 같은 공개 자료실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소프트웨어 설치 시에 TuneUP Utilities라는 PC 튜닝 소프트웨어를 함께 설치할 것을 권하는데,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Express'가 아닌 'Custom installation'을 선택, TuneUP Utilities 설치 항목의 체크를 해제한 뒤 설치를 진행하자.
내 PC에 달린 HDD의 사양 파악을 한 눈에
CrystalDiskInfo를 실행하면 곧장 HDD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한 눈에 돌 수 있는데, 만약 한 PC에 2대 이상의 HDD가 설치된 상태라면 상단의 HDD 선택 항목 탭, 혹은 ‘디스크’ 메뉴를 통해 표시를 전환할 수 있다. 사용자, 혹은 PC 제조사의 설치 형태에 따라 한 대의 HDD가 복수의 드라이브(이를 테면 C:와 D:드라이브)를 포함하는 경우도 있다.
<우측 상단에 있는 일련의 항목을 통해 해당 HDD의 사양, 그리고 사용 시간 등을 알 수 있다>
현재 선택한 HDD 이름의 아래쪽엔 해당 HDD의 성능에 관한 정보가 표기된다. 이 중 주목할만한 항목이라면 '인터페이스'와 '전송모드', 그리고 '버퍼 크기' 및 '회전 속도'다. '인터페이스'는 이름 그대로 해당 HDD와 PC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의미하는 것이다. 최근 팔리는 PC라면 대부분 Serial ATA(SATA)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사용하지만 2000년대 초반 이전의 PC는 Parallel ATA(PATA) 방식의 HDD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외장형 HDD(외장하드)는 대부분 USB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쓴다.
'전송 모드'는 해당 인터페이스가 내부적으로 어떤 규격으로 데이터를 전송하고 있는지를 의미한다. SATA 인터페이스의 경우, 2000년대 초반에 쓰인 1.0 버전은 SATA150(전송속도 150MB/s) 모드를 이용했으나 2005년을 전후해 보급을 시작한 2.0 버전은 SATA300(전송속도 300MB/s) 모드를 지원한다. 2015년 현재 팔리는 대부분의 HDD는 SATA600(전송속도 600MB/s) 모드 지원의 3.0 버전이다. 다만, HDD가 상위 버전의 SATA 를 지원하더라도 메인보드가 하위버전의 SATA만 지원한다면 이용 전송모드 역시 하위 버전의 SATA 모드로 설정된다는 점을 알아두자.
'버퍼(캐시) 크기'는 HDD 내부의 임시 저장공간의 용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의미한다. HDD의 주 저장공간인 자기 디스크는 데이터 전송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자주 쓰는 데이터를 버퍼 공간에 저장한다. 당연히 버퍼 공간이 클수록 전반적인 HDD의 성능도 높아진다. 최근 출시되는 HDD는 8MB(8192KB) ~ 64MB(65,536KB) 사이의 버퍼 크기를 갖췄다.
'회전 속도'는 해당 HDD 내부의 자기디스크(플래터)의 분당 회전수를 의미한다. 당연히 회전 속도가 높을수록 빠르게 데이터를 읽거나 쓸 수 있다. 일반적인 데스크탑PC용 HDD는 7,200RPM 제품이 많으며, 노트북용 HDD는 5,400RPM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서버나 워크스테이션과 같은 기업용 시스템에선 1만 RPM 이상의 HDD를 쓰는 경우도 있다.
중고 HDD 구매 시 유용한 사용 횟수 / 시간 확인 항목도
그 외에 자신이 쓰는 HDD의 수명, 혹은 중고로 산 HDD의 노후 정도를 확인하고자 할 때는 '사용 횟수'와 '사용 시간' 항목에 주목하자. 사용 횟수 항목을 통해 해당 HDD가 생산된 이후, 전원이 몇 번 들어왔는지, 그리고 사용 시간 항목을 통해 총 몇 시간 동안 구동했는지를 알 수 있다. 최근 생산되는 HDD는 수만 시간 이상의 사용 시간을 보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그래도 만약 중고 HDD를 산다면 사용 횟수가 적고 사용 시간은 적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건강 상태가 노란색, 빨간색이라면 주의해야
<건강 상태가 '주의'나 '위험'으로 표기되는 HDD는 신속한 점검이 필요하다>
CrystalDiskInfo를 구동한 후 가장 주목해야 할 또 한가지 항목은 역시 우측 상단의 '건강 상태'다. '좋음(파란색)'으로 표시된다면 안심해도 좋지만 '주의(노란색)'으로 표시된다면 HDD의 일부 기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성능저하나 데이터 손실, 혹은 오작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건강 상태가 '위험(빨간색)'이라면 해당 HDD에 심각한 고장이 났다는 의미다. 건강 상태가 주의나 위험 상태라면 한시라도 빨리 저장된 데이터를 다른 저장장치로 백업한 후 해당 HDD는 제조사에 A/S를 의뢰하거나 폐기해야 할 것이다.
불량 섹터 발생 여부도 빠르게 확인 가능
CrystalDiskInfo의 이러한 HDD 건강 상태 표시는 앞서 설명한 S.M.A.R.T. 기능에 의해 보고된 HDD 상태 진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관한 좀 더 자세한 보고는 CrystalDiskInfo 하단의 다양한 항목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단 항목에는 데이터의 읽기와 쓰기, 디스크 회전용 스핀들 모터의 동작, 오류율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재할당된 섹터 수'와 '현재 보류 중인 섹터 수', 그리고 '수정 불가능 섹터 수'를 비롯한 섹터 관련 항목이다.
<섹터 관련 항목에 노란색이나 빨간색 보고가 감지된다면 불량 섹터 발생을 의심해야 한다>
섹터(sector)는 HDD 내부에서 데이터가 기록되는 부분을 의미한다. 오래된 HDD나 외부 충격을 받은 HDD는 일부 섹터가 파손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불량 섹터(bad sector)가 발생했다고 표현한다. 이는 상당히 치명적인 HDD 고장이다. 불량 섹터가 발생하면 HDD는 해당 섹터에 있는 데이터를 옮기거나 수정하고자 시도한다. 그리고 도저히 수정이 불가능한 섹터라고 판단되면 이를 S.M.A.R.T. 기능을 통해 보고하기도 한다. CrystalDiskInfo를 이용하면 이러한 불량 섹터 의심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 참고로, 논리적인 불량 섹터는 디스크 초기화를 통해 치료할 수도 있으나 물리적인 불량섹터는 치료가 불가능하다. 이는 디스크 초기화 이후, 다시 HDD의 상태를 점검해 보며 판별이 가능하다.
상태 확인 뿐 아니라 제어 관련 부가 기능도 탑재
CrystalDiskInfo는 HDD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주로 쓰는 소프트웨어이긴 하지만 그 외에돋 HDD의 제어에 관한 부가 기능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AAM(자동 소음 관리) 기능 및 APM(고급 전원 관리) 제어 기능이다. 상단의 '기능' 메뉴에 있는 '고급' 기능 항목에서 이를 설정할 수 있다. 이곳에서 해당 HDD의 소음이나 소비 전력을 조정 가능하다. 다만, 소음이 적어질 수록, 혹은 소비 전력이 적어질수록 HDD의 성능(읽기나 쓰기 속도)이 저하될 수도 있으며, 일부 HDD는 이 기능을 지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해두자.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