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n to Start up!] 하이패스 단말기? 스마트폰만 있으면 OK~!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를 자주 지나다니는 사용자라면 하이패스 단말기를 한번 설치해볼까 유혹에 시달린다. 하이패스 단말기란 고속도로 입구와 출구에서 출입 비용을 정산하지 않고 하이패스 전용 출입구를 통해 빠르게 출입한 후 비용을 추후 정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계다.
하지만 하이패스 단말기의 높은 가격이 설치하려는 마음의 발목을 잡는다. 4만~10만 원에 이르는 비용을 내자니 부담스러운 것이 사실. 매일 고속도로를 출입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구매하겠지만, 가끔 고속도로를 이용하는 사용자라면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장애인용 단말기의 경우 20만 원에 육박하는 비싼 가격에 깜짝 놀라게 된다.
이렇게 비싼 하이패스 단말기를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을 수 있는 기기로 대신할 수 없을까? 예를 들어 '스마트폰' 말이다.
국내의 한 스타트업이 스마트폰을 하이패스 단말기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AD DESIGN 김호식 대표를 만나 기술을 개발한 동기와 원리 그리고 향후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스마트폰을 하이패스 단말기로 활용하면 어떤 이점을 얻을 수 있는가?
"현재 하이패스 단말기는 하드웨어 장치가 되어 있고, 여기에 개인 인식용 카드를 연결하는 형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분명 편리한 기술이지만, 하드웨어(단말기) 가격이 부담스러운 게 사실입니다. 저만해도 돈을 아끼기 위해 고속도로 통행증을 뽑아서 고속도로를 출입했습니다. 그런데 주말이나 공휴일 또는 특정 시간대에 출입구에서 트래픽이 대량 발생해 출입에 많은 애를 먹었습니다. 게다가 지갑에 현찰이 없고 카드만 있을 때는 난감하기 그지없더군요. 그때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차 안에 하이패스 단말기를 대체할 수 있는 기기는 없을까? 자연스레 스마트폰이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스마트폰속에 하이패스 기능을 넣는다는 아이디어가 완성됐습니다."
"스마트폰은 대한민국 국민 대부분이 보유한 기기입니다. 어차피 가지고 있는 기기를 하이패스 단말기 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그만큼 비용적인 부담은 줄어들고 고속도로 출입구의 교통체증도 많이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국내에서 하이패스 관련 사업을 하려면 한국도로공사와 연계가 필수적이다. 연계 논의는 어느 정도 진행돼 있는가.
"그 부분은 저희가 매우 신경 쓰고 있는 부분입니다. 현재 한국도로공사와 R&D를 함께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다음주에도 실무진과 만날 미팅 약속이 잡혀있습니다. 저희의 기술을 한국도로공사에 공급하기 위해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하이패스 단말기로 활용할 수 있는 원리는 무엇인가?
"하이패스를 이용하려면 고속도로 출입구의 하이패스 전용차로로 가야 합니다. 여기서 카메라가 해당 차량의 번호판을 인식한 후, 적외선(IR)과 전파(RF)를 활용해 사용자의 카드나 계좌에서 고속도로 통행료를 인출해가는 방식입니다."
"스마트폰으로 이를 따라 하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IR 센서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IR 센서 대신 GPS와 지자력센서를 활용해 차량의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을 고안해냈습니다.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GPS와 지자력센서가 탑재돼 있습니다. 이를 활용해 차량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후 이것이 고속도로 출입구와 일치하는지 대조합니다. 이렇게 확보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고속도로 통행료를 징수하려는 것입니다."
"개인정보가 담겨있는 하이패스 카드의 경우 스마트폰에 하이패스 앱을 설치하고 그속에 결제 정보를 입력함으로써 대체할 수 있습니다."
"하이패스에 가입할 때 개인은 자신의 차종을 자동차 등록증과 일치하도록 정확하게 등록해야 합니다. 이렇게 등록되어 있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에게 차종에 따른 추가 요금을 징수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저렴한 차종을 등록한 타인이 통행료를 대신 결제해주는 문제는 하이패스 출입구 촬영한 사진을 통해 차량의 종류를 파악함으로써 방지할 수 있습니다. 사진에 찍힌 번호판과 등록된 차량을 대조해 통행료를 정확히 징수할 것입니다."
이 기술을 해외로 확대할 계획은 있는가?
"지금은 한국도로공사와 함께 국내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향후에는 해외에 진출해 각국에 이 기술을 공급할 것입니다. 현재 KOTRA와 함께 해외 진출을 모색 중입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 정부 등 다양한 곳에서 관심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실리콘밸리의 문을 두드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 중입니다."
AD DESIGN은 2014 스타트업 융합콘텐츠 아이템 경진대회 앱&웹 서비스 부문 대상을 수상한 팀이다. 스타트업 경진대회에선 아이디어는 뛰어난데 실제 구현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과 실제 구현은 가능하지만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디어를 들고 나온 것 등 두 가지 사례를 흔히 볼 수 있다. 반면 AD DESIGN은 아이디어가 뛰어나며 실제 상용화도 가능해, 바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제시했다. 이점을 높게 평가 받아 대상을 수상한 것으로 풀이된다.
AD DESIGN은 현재 기획, 개발, 디자인을 담당하는 3명의 팀원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경북 경산시에서 안양 스마트콘텐츠 밸리로 보금자리를 옮길 계획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