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화웨이 X3, 알맹이만 남긴 50만 원대 스마트폰

나진희 najin@itdonga.com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여파로 합리적인 가격대의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X3'는 최근 화웨이가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한 스마트폰이다.

화웨이 X3
화웨이 X3

X3에서 가장 눈길을 잡아끄는 것은 역시나 가격. 수준 급의 사양을 갖췄음에도 출고가가 52만 8,000원이다. 갤럭시S5, G3 등보다 약 30만 원 이상 낮다. 지원금을 받으면 그 격차는 더 벌어진다. X3는 지원금을 최소로 받아도 36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참고로 LG유플러스 계열 알뜰폰 업체인 미디어로그 유모비를 통해 국내 소비자를 만나고 있다.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 스마트폰

직접 일주일간 써보며 내린 결론이다. X3는 스마트폰에서 필요한 '알맹이'만 실속있게 남긴 제품이다. 최근 제조사들은 사용자경험(UX)을 높인다며 새로운 기능에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화면을 두드려서 휴대폰을 깨운다거나, 손으로 화면 위를 쓸어서 특정 기능을 실행하고, 카메라는 움직이는 피사체를 여러 장 찍어 하나로 합치는 등 그 내용도 각양각색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능들이 모두 빛을 보는 것은 아니다. 너무 많은 기능은 사용자의 피로도를 높인다. 어떤 것은 2년 약정 기간 내내 단 한번도 실행되지 않는 것도 있다. 기능도 '공부'를 해서 외워야 하고 자주 쓰지 않으면 익숙해지지 않는다.

화웨이 X3는 이런 면에서 '알맹이'만 남긴 스마트폰이라 할 만하다. 불필요한 기능 없이 충분한 성능을 50만 원대에 구현했다.

통화, 문자 등 휴대폰 본연의 기능은 당연히 기본이며, 외산 스마트폰인데도 LTE-A를 지원하는 점이 경쟁력있다(소니 엑스페리아Z3는 LTE만 지원). 카메라는 후면 1,300만, 전면 500만 화소로 수준 급이다. 물론 쓰지도 않는 이상한 카메라 효과는 없다.

웹 페이지 스크롤링도 부드럽다. 풀HD 해상도뿐 아니라 2K 동영상도 기본 동영상 플레이어로 끊김 없이 재생한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 앱(애플리케이션) 용으로는 차고 넘치는 성능이다. 거기다 최근 출시되는 고급 스마트폰 경향에 맞춰 무손실압축 음원(FLAC) 재생도 지원한다. 게임도 그래픽이 너무 화려한 무거운 게임만 아니라면 수월하게 실행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쓸만한 스마트폰을 원한다면 X3는 꽤 매력적인 제품이다.

무난한 디자인

화웨이 X3
화웨이 X3

디자인은 무난하다. 모서리를 둥글게 굴려놓은 반듯한 직사각형 형태로 앞뒤가 모두 평평하다. 5.1인치 풀HD(1,920 x 1,080)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물리 키가 없어 앞면 전체가 군더더기 없이 매끄럽다. 뒷면도 마찬가지. 혹자는 X3를 보고 아이폰5가 생각난다고도 했다. 색상은 검은색과 흰색 2종이다.

스피커는 뒷면에 위치해 있다. 테이블 위에 두고 음악을 들을 때는 소리가 잘 들리도록 뒤집어놓는 것이 좋다.

화웨이 X3
화웨이 X3

옆면은 플라스틱 소재로 조금 저렴한 느낌이 난다. 오른쪽 옆면에 볼륨 키, 전원 키가 있으며, 그 아래에 마이크로 유심 슬롯 및 추가 마이크로SD 슬롯이 있다. X3의 기본 저장 용량은 16GB이기에 모자란다면 추가 마이크로SD 메모리를 넣어 확장하자.

신기하게도 제품 어디를 둘러봐도 화웨이(HUAWEI) 로고는 없다. 그저 뒷면에 'U+ LTE8 X3'라고 써있을 뿐. 홈화면이나 잠금화면에 화웨이라고 적혀있는 것도 아니라서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제조사를 가늠하기 어려울 듯싶다.

1,300만 화소 카메라, 10단계 뷰티샷 조절

화웨이 X3
화웨이 X3

X3는 카메라에 힘을 줬다. 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에 CMOS 소니 4세대 BSI 센서를 탑재했다. 렌즈 밝기도 F2.0으로 스마트폰치고 무척 밝은 편. 덕분에 어두운 곳에서도 많이 거칠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화웨이 X3
화웨이 X3

전면 카메라 화소 수도 500만 화소로 높은 편이다. 10단계로 조절할 수 있는 뷰티샷 기능이 유용하다. 화면 오른쪽 위에 얼굴을 확대하는 창이 나타나는데 이곳을 보며 사진을 찍으면 얼굴을 인식해서 얼굴은 갸름하게, 눈은 크게, 피부는 뽀얗게 만들어준다. 직접 해보니 5단계는 너무 눈을 크게 만들어놔 부담스러웠다. 1~2단계로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사진이 나온다.

화웨이 X3
화웨이 X3

EMUI 2.3 기준 잠금화면 오른쪽 아래에 카메라 버튼이 있다. '밀어서 잠금해제'와 카메라 버튼 디자인이 아이폰을 연상시킨다. 어찌 됐건 이 카메라 버튼으로 잠금을 해제하지 않고도 빠르게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직접 찍은 사진 몇 장을 게재한다.

화웨이 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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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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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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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X3
화웨이 X3

EMUI, iOS를 닮았네

화웨이 X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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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의 EMUI는 여타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등의 그것과 꽤 다른 모습이다. 일단 iOS처럼 앱 서랍이 없이 설치한 앱을 모두 홈화면에 늘어놓는다. 이 부분이 혹시 불편하다면 앱 서랍을 쓰는 런처를 설치하자. 개인적으로는 EMUI의 깔끔한 아이콘 디자인이 마음에 들었다.

화웨이 X3
화웨이 X3

잠금화면에서 화면을 아래에서 위로 쓸어올리면 도구들이 나타난다. 캘린더, 계산기, 플래사라이트, 시계로 구성된다. 자주 쓰는 기능에 바로 접근할 수 있어 편리했다.

무손실압축 음원(FLAC) 재생도 가능

화웨이 X3
화웨이 X3

동영상, 음악, 게임 등 스마트폰으로 하는 대표 기능 모두 부족함이 없었다. 풀HD(1,920 x 1,080) 및 2K(2,048 x 1,536) 해상도의 MP4를 X3에 담아 기본 동영상 플레이어로 재생해보니 끊김도 없었고 영상과 소리가 어긋나지도 않았다. 다만 풀HD 디스플레이지만 445PPI라 화면이 무척 또렷하다는 느낌까지는 들지 않았다.

화웨이 X3
화웨이 X3

50만 원대 스마트폰임에도 무손실압축 음원(FLAC) 재생을 지원하는 점이 독특했다. X3 번들 이어폰보다는 좀 더 좋은 이어폰을 사용해야 만족할 만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몇 가지 게임도 실행해봤다. 애니팡, 포코팡, 모두의 마블 등 캐쥬얼 게임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다. 블레이드 등 그래픽이 화려한 게임은 중간중간 버벅이는 느낌이 들기는 했지만 게임 진행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다. 게임이 끊겨서 적에게 맞아 죽거나 할 일은 없으니 걱정하지 말 것. 다만 발열은 조금 있는 편이다. 무거운 게임을 돌릴 때 제품 전체가 뜨끈뜨끈해졌다.

X3는 화웨이가 자체 제작한 1.7GHz '기린910'을 프로세서로 탑재했다. 이는 2.5GHz 스냅드래곤 801과 비슷한 성능으로 평가받고 있다. 메모리(RAM)는 2GB, 저장 공간은 16GB이고 배터리는 3,000mAh다. 하루에 한 번 충전하는 일반적인 스마트폰과 배터리 소모 속도는 비슷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4.4 킷캣이다.

화웨이 X3
화웨이 X3

X3의 출고가는 52만 8,000원이며 2년 약정 시 22~36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X3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화웨이 공식 홈페이지(http://consumer.huawei.com/kr/mobile-phones/features/x3-kr.htm) 또는 유모비 공식 홈페이지(https://www.umobi.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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