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업그레이드 난해한 브랜드 PC, 대응책은?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이번에는 직장인 leehojxx님께서 현재 사용중인 PC의 업그레이드 방향에 대해 질문을 주셨네요. 특히 이 분의 PC는 대기업에서 제조한 브랜드 PC인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브랜드 PC는 조립 PC에 비해 업그레이드가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는 이 점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내주신 메일의 내용은 다음 같습니다.
안녕하세요! 인터넷으로 수소문하다가 기자님 글을 보고 도움을 요청 드리려고 메일 올립니다. 바쁘시겠지만 간략하게라도 답변 주시면 감사 드리겠습니다.
델 VOSTRO200 (2008년 구입)을 가지고 있는데요. PC게임을 즐기고 싶은데, 그러기 위해선 CPU 업그레이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CPU 업그레이드와 그래픽 카드 추천 바랍니다. (CPU 교체뿐만 아니라 그밖에 보충적 체크 사항도 같이 알려주시면 감사 드리겠습니다.)
CPU-Z 프로그램을 이용해 분석한 현재 컴퓨터 사양은 위와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메모리 업그레이드는 브랜드 PC도 무난히 가능
안녕하세요. IT 동아 입니다. 일단 현재 보유한 PC를 살펴보니 대기업인 델의 제품이라는 게 눈에 띄는 군요. 일단 브랜드 PC는 조립 PC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그레이드가 까다롭다는 전제를 기억하시고 설명을 들어주시길 바랍니다. 내부적으로는 인텔 펜티엄 E2140(콘로) CPU에 내장그래픽을 탑재한 전형적인 보급형 PC의 사양입니다. PC의 성능, 그 중에서도 게임 성능을 높이려면 CPU나 메모리(RAM), 그리고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가장 쉽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것이 메모리인데요, 질문자님이 보여주신 사양 정보로 볼 때 현재 이 PC는 1GB 메모리(DDR2 형식) 4개가 꽂혀서 총 4GB 구성인 것 같네요. 인텔 3시리즈 기반 메인보드는 최대 4개의 메모리 슬롯을 가지고 있으니 더 이상의 메모리 업그레이드는 어렵습니다. 물론 기존의 메모리를 떼어버리고 좀더 고용량의 메모리 모듈을 사서 끼우는 방법도 있지만 이는 비용 면에서 추천하고 싶지 않군요. 참고로 일반적인 인텔 3시리즈 계열 메인보드라면 최대 합계 8GB까지는 인식이 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리는 하지 마세요. 4GB면 아주 넉넉하진 않지만, 요즘 나오는 어지간한 게임 구동하는데 큰 문제는 없습니다.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 파워서플라이 출력과 본체 케이스의 크기 살펴야
다음으로 할 만한 업그레이드라면 그래픽카드겠죠. 참고로 현재 이 PC는 메인보드 내장 그래픽으로 구동 중이라 게임 성능을 높이려면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꽂아야 합니다. 그런데 그래픽카드를 업그레이드 하기 위해선 일단 3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첫 번째 조건이라면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는 슬롯의 유무죠. 5년전에 나온 PC라면 그래픽카드용 PCI 익스프레스x16 슬롯 1개 정도는 대부분 있으니 이건 큰 문제가 없겠네요.
두 번째 조건이라면 넉넉한 용량의 파워서플라이(전원공급장치)가 PC에 달려있느냐의 여부입니다. 파워서플라이의 출력이 부족하면 그래픽카드를 꽂아도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거나 시스템 전체의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제가 델 VOSTRO200을 직접 이용해 보진 않았지만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살펴보니 250W 수준의 저출력 파워서플라이를 탑재한 것으로 확인이 되네요. 요즘 팔리는 그래픽카드 중에는 지포스 GT730 이나 GT740, 라데온 R7 240 수준의 보급형 모델이 한계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 이상의 그래픽카드는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 할 수 없겠네요.
마지막 조건이라면 바로 현재 사용중인 PC의 케이스(본체) 크기입니다. 당시 팔리던 대기업의 보급형 PC라면 십중팔구 좌우 폭이 10cm 이내인 슬림형 케이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델 VOSTRO200의 본체 사진을 살펴봤는데 역시 예상대로 슬림형 케이스더군요. 이런 본체에는 일반 크기의 그래픽카드를 달 수 없어서 선택의 폭이 매우 좁습니다. 반드시 기판이 작은 LP(Low-profile) 방식 그래픽카드를 구하시길 바랍니다.
최대의 난관 CPU 업그레이드, 소켓과 칩셋 규격, 생산 시기까지 세심하게 따져야
메모리와 그래픽카드 업그레이드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하고, 다음은 PC의 핵심인 CPU 업그레이드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일단 CPU를 교체 하려면 메인보드가 해당 CPU와 호환이 되는지가 가장 중요합니다. 그런데 이게 참 난감한 것이, 조립PC용 메인보드라면 제조사에서 호환 CPU의 목록을 제공합니다만, 대기업의 브랜드 PC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 문제에요. 때문에 아무 CPU나 사서 꽂았다간 아예 소켓에 CPU가 들어가지 않는 경우도 있고, 소켓에 맞더라도 메인보드 내 부의 바이오스(펌웨어 프로그램의 일종)가 해당 CPU와 호환이 되지 않아 동작을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제조사에 직접 연락해서 어떤 CPU가 호환이 되는지 문의해보는 방법도 있는데, 사실 브랜드 PC는 향후 CPU 업그레이드를 고려하지 않고 제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제대로 된 답변을 듣기 어려울 거에요. 때문에 일단 해당 메인보드의 하드웨어를 직접 분석해서 어떤 소켓 규격의 CPU가 맞는지, 그리고 그 메인보드가 나온 시기에 팔리던 CPU가 무엇인지를 대응해서 호환 CPU를 추정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보내주신 정보로 볼 때 해당 메인보드에 인텔의 LGA775 규격 CPU 소켓이 달린 건 확실합니다. 다만, LGA775 소켓 CPU가 워낙 많으니 이 중에 뭐가 그 메인보드에 호환되는지를 알아내는 게 어렵죠. 그리고 해당 메인보드의 칩셋(이 역시 호환성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은 인텔 G33이나 G31 일 텐데 이는 코어2 듀오 E6000 시리즈나 코어2 쿼드 Q6000 시리즈가 한창 팔릴 때 나왔습니다. 만약 그 메인보드의 CPU를 업그레이드를 한다면 이 중에 하나를 고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더 신형인 코어2 듀오 E7000 시리즈나 E8000 시리즈, 혹은 코어2 쿼드 Q8000이나 Q9000 시리즈도 LGA775 규격의 소켓을 쓰기 때문에 물리적으로는 장착이 가능합니다만 정상 작동은 안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질문자님이 보유한 메인보드의 바이오스가 2007년 12월에 나온 버전인데 위 CPU들은 2008년 이후에 나온 것이거든요. 조립PC용 메인보드라면 바이오스를 버전업 해서 CPU 호환 범위를 넓히기도 하는데, 브랜드PC는 이게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무튼 질문자님의 PC에 업그레이드 할 만한 CPU라면 LGA775 규격에 2007년 12월 이전에 나온 모델입니다. 이런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 현재 사용 중인 펜티엄 E2140 보다 나은 성능을 발휘해야 하겠죠? 그리고 요즘 LGA775 규격의 CPU는 모두 단종된 상태인지라 중고를 구할 수 밖에 없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코어2 듀오 E6600이나 코어2 듀오 E6850콘로), 혹은 코어2 쿼드 Q6400이나 코어2 쿼드 Q6600 정도가 있겠습니다. 특히 이 중에 코어2 쿼드 Q6600(켄츠필드)는 워낙 많이 팔린 모델이라 중고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만약 정말로 요즘 팔리고 있는 신형 CPU로 업그레이드를 하시려면 메인보드까지 완전히 교체를 하셔야 합니다. 이 경우엔 4세대 코어(하스웰, 하스웰 리프레시) 계열의 인텔 코어 i5나 코어 i7 CPU를 선택하면 성능 향상은 정말로 확실하겠죠. 다만 비용 부담이 제법 있는데다 이렇게 하면 아예 새 PC를 사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브랜드 PC의 업그레이드, 불가능은 아니지만…
아무튼 정리해 보자면, 대기업의 브랜드 PC는 업그레이드를 고려하지 않고 제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나중에 성능을 높이기가 난해 합니다. 하지만 상당히 신중하게 방법을 강구해 보면 업그레이드가 아예 불가능 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그리고 질문자님의 경우는 메모리는 그대로 유지, 그래픽카드의 경우는 지포스 GT730 이나 GT740과 같은 보급형 그래픽카드의 LP 규격 제품으로, 그리고 CPU는 코어2 쿼드 Q6600과 같이 2007년 이전에 나왔으면서 중고를 쉽게 구할 수 있는 인텔 LGA775 규격 CPU가 업그레이드 용으로 적합하다는 것입니다. 이 정도 업그레이드라면 LOL이나 디아블로3 정도의 게임은 나름 만족스럽게 구동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 점 참고하셔서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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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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