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효도폰의 세대교체, LG전자 와인스마트
2014년 7월을 기준으로 스마트폰 가입자 수가 약 3,900만 명에 이르렀으며(전체 이동전화 가입자 수는 약 5,400만 명, 미래창조과학부), 가입자 수는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일반 휴대폰을 고수하는 사람도 많다. 실제로 지난 2011년에서 2012년까지 한해 1,000만 명이나 증가했던 스마트폰 가입자 수 증가 폭이 2013년에는 500만 명으로 무뎌졌다.
약 1,500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아직까지 일반 휴대폰을 사용 데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사용의 익숙함을 들 수 있다. 물리적인 키보드를 갖춘 이전 제품과 달리, 스마트폰은 기본적으로 터치 인터페이스를 통해 작동한다. 게다가 일반 휴대폰은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통화버튼만 누르면 되지만, 스마트폰은 전화를 걸기 위해서 통화 기능(혹은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한 뒤 전화번호를 누르고 통화 버튼을 눌러야 한다. 일반 휴대폰은 유선 전화와 사용 방법이 동일하지만, 스마트폰은 개념 자체가 조금 다르다. 이런 작은 차이가 사용자에게는 진입 장벽으로 다가올 수 있다.
LG전자가 얼마 전 내놓은 와인스마트는 나랏글 자판을 갖춘 폴더형 스마트폰이다. 이른바 '효도폰'으로 LG전자가 오랫동안 출시해온 폴더형 제품이 스마트폰으로 다시 태어났다.
피처폰의 사용성에 스마트폰을 더했다
와인스마트의 장점은 쉬운 사용방법이다. 일반 휴대폰처럼 전화번호를 누르는 즉시 전화 기능이 실행되며, 자판에 있는 통화 버튼을 누르면 즉시 전화를 걸 수 있다. 통화가 끝나면 빨간색 종료 버튼을 눌러 통화를 마치면 된다. 사용 방법에서 차이가 없다. 이 밖에도 사진첩, 주소록, 문자 메시지, 진동/소리 전환 등 다양한 버튼을 외부에 갖춰 사용 편의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눈에 띄는 것은 카카오톡 전용 버튼이다. 와인스마트는 카카오톡이 기본 설치돼 있으며, 외부에 있는 버튼 하나만 눌러 카카오톡을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카톡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앱을 찾아 실행할 필요가 없고, 문자 메시지처럼 원하는 즉시 실행해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의미다. 여담이지만 KT 전용 모델은 이 버튼이 카카오톡 아이콘과 같은 노란색이다.
화면 이동 및 애플리케이션 선택은 자판의 방향키로 할 수 있다(물론 터치스크린도 지원한다). 방향키를 옮기면 아이콘 주변에 커서가 생기며, 가운데 확인 버튼을 눌러 앱을 실행할 수 있다. 바탕 화면에는 4 x 4로 애플리케이션을 배치할 수 있으며, 앱 서랍에는 일반 휴대폰 메뉴 화면처럼 3 x 3 형태로 저장할 수 있다. 다만 일반 휴대폰처럼 숫자 버튼을 눌러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할 수는 없다(일반 휴대폰은 메뉴 화면에서 숫자 버튼을 눌러 해당 항목을 실행할 수 있었다).
와인스마트는 스마트폰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을 위해 '이지홈'이라는 기능을 제공한다. 일반 스마트폰 바탕화면 대신, 필수 애플리케이션과 자주 사용하는 기능(라디오, DMB 등)만 화면에 노출한다. 물론 여기에 다른 애플리케이션을 노출하거나, 반대로 화면에서 제거할 수도 있다(물론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이 지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지홈(좌)과 기본홈(우)>
사용자를 고려한 여러 기능
LG전자가 지향하는 소비자는 노약자층이다. 와인스마트에는 이들의 안전을 위한 기능인 '안전지킴이'가 기본 탑재됐다. 인전지킴이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미리 지정한 번호로 각종 메시지를 전달하는 기능이다. 크게 긴급상황 알림, 휴대폰 미사용 알림, 내 위치 정보 알림 등이다.
먼저 긴급상황 알림은 와인스마트 사용자가 112, 119 등 긴급 구조 번호로 전화를 걸었을 때 미리 등록한 번호로 위치정보를 보내주는 기능이다. 만약 노부모가 아들의 전화번호를 미리 등록해놨다면 119 등에 전화를 걸었을 때 아들에게 위치 정보가 전송된다. 여러 곳에 전화를 걸기 어려운 긴급 상황에 유용하겠다.
휴대폰 미사용 알림은 일정 기간 와인스마트를 사용하지 않으면 미리 등록한 사람에게 메시지를 자동 전송하는 기능이다. 미사용 기간은 사용자가 직접 설정할 수 있으며, 배터리가 일정 수준 이하로 떨어지면 미사용 기간과 관계없이 메시지를 전송하도록 지정할 수 있다. 이 기능은 자녀와 떨어져 지내는 노년층에게 특히 유용하다.
내 위치 정보 알림은 와인스마트 사용자가 미리 등록한 번호에 전화를 걸었거나, 미리 등록된 번호로부터 전화를 받았을 때 현재 위치 정보를 자동 전송하는 기능이다. 보호자는 이를 통해 어린 자녀나 노부모의 위치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길을 잃은 아이를 찾을 때 유용한 기능이다. 이밖에 위치이동 알림 기능도 있다. 스마트폰에 미리 안전지역과 위험지역을 설정하면, 사용자가 이 지역을 벗어나거나 들어갔을 때 지정한 번호로 위치 정보를 전송한다.
FM 라디오와 DMB 기능도 갖췄다. 이는 노년층이 주로 사용하는 대표 기능이다. 지난해 타사에서 출시한 폴더형 스마트폰의 경우 DMB 기능을 지원하지 않았다.
편의성을 고려한 외형과 디자인
와인스마트는 외형과 디자인에서도 사용자를 고려한 모습이 보인다. 제품 표면은 우레탄 느낌의 소재를 적용했으며, 촘촘한 문살무늬 패턴을 넣어 미끄러지는 것을 막았다. 흰지 왼쪽에는 액세서리를 걸 수 있는 고리가 있다. 여기에 스트랩 등을 연결하면 전화기를 조금 더 안정적으로 쥘 수 있다.
저시력자를 고려해 자판의 크기도 키웠다. 숫자 및 통화 버튼 등은 가로 14mm, 세로 7.5mm로 큼직하기 때문에 오타가 적으며, 자판에 각인된 글씨도 눈에 잘 들어온다. 앞서 말한 것처럼 주요 기능 버튼을 모두 자판에 탑재했으며, 이밖에 우측 하단에는 카메라 애플리케이션을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버튼도 있다.
충전과 PC 연결 등은 보편적인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동일한 마이크로USB를 사용한다. 과거 일반 휴대폰이 주로 적용하던 24핀 단자가 아니기 때문에 호환성이 높다. 음성 입출력 단자도 스마트폰과 같은 3.5mm 단자다. 이전에 타사에서 등장했던 제품이 전용 5핀 이어폰을 사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장점이다.
외부 화면 부재는 아쉬워
와인스마트는 외부화면이 없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외부화면은 시간이나 메시지 수신 등을 표시해주는 작은 화면이 아니라 폴더를 닫은 상태로 사용할 수 있는 터치스크린을 말한다.
지난해 등장한 타사의 폴더형 스마트폰은 터치스크린을 지원하는 외부화면을 갖췄다. 이를 통해 화면을 닫은 상태로 여러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가로 화면으로 사용하기도 수월하다. 하지만 와인스마트는 가로로 놓고 사용하기 불편하다. 화면을 열면 자판이 오른쪽(혹은 왼쪽)에 위치하기 때문이다. 동영상 감상이야 그럭저럭 할 수 있지만, 양손을 쓰는 모바일 게임 등을 즐기기에는 애매하다.
반면 세로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웹 서핑 등은 아주 수월하다. 스마트폰처럼 화면을 쥐는 것이 아니라 자판을 쥐기 때문에 안정적이다. 게다가 방향키를 눌러서 페이지를 스크롤 할 수 있으며, 웹 접근성을 잘 준수한 홈페이지의 경우 방향키와 확인버튼만으로 페이지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여담으로 키보드 입력을 지원하는 게임이라면 방향키를 이용해 즐길 수도 있다.
보급형 스마트폰 수준의 성능
이제 와인스마트의 전반적인 사양을 살펴보자. 프로세서는 보급형 스마트폰에 쓰이는 퀄컴 스냅드래곤 400을 사용했으며, 메모리 1GB, 내장용량 4GB 등을 갖췄다. 용량이 그리 넉넉하지 않아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설치할 수 없다. 다만 16GB까지 인식하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을 갖췄기 때문에 음악이나 동영상 등은 비교적 여유롭게 저장할 수 있다.
후면 카메라는 800만 화소다. 자동초점을 지원하며, 내장 플래시는 없다. 카메라는 본체 후면에 있다. 이 때문에 손가락으로 카메라를 가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카메라가 화면 상단에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든다. 해상도는 480 x 320으로 아주 낮다. PC버전 웹 페이지나 문서를 보려면 제법 많이 확대해야 올바르게 보인다.
낮은 화면 해상도 덕에 얻은 장점도 있다. 바로 사용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의 부품 중 가장 많은 배터리를 소모하는 것은 화면(디스플레이)이다. 특히 해상도가 높을수록 배터리 소모량이 커진다. 이 제품은 1,700mAh로 비교적 용량이 적은 배터리를 탑재했지만, 지속시간이 엄청나다. 카카오톡 메시지나 간단한 웹 서핑 등만 한다면 3일 이상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4 킷캣이다. LG전자에 따르면 앞으로 이 제품에 대해 운영체제 업그레이드를 지원하지 않는다. 안정적인 사용자경험을 확보하기 위해서란다. 사실 운영체제가 업데이트되면 UI나 사용 방식이 조금씩 달라진다. 이 제품의 주 사용자층을 고려하면 업데이트를 지원하지 않는 것이 사용자의 혼란을 줄이는 방법이리라.
이 제품은 누구에게 유용할까? 역시 효도폰이다. 카카오톡 등으로 자녀와 소통하고 싶은 노부모에게 제격이다. 특히 스마트폰보다 사용 방법이 간편하며, 안전을 위한 기능도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
젊은 층도 쓸만한 제품이다. SNS나 모바일 메신저 등을 주로 사용하고, 게임이나 기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하다. 다만 영어 자판을 입력하기에는 조금 불편하다. 쿼티 자판이 아니기 때문이다. 웹 페이지 주소 입력이나 서비스 로그인 등을 할 때는 화면에 나타나는 자판을 터치하는 것이 편하다. 여담이지만 평면인 스마트폰과 달리 폴더형 스마트폰은 통화 시 얼굴에 '착' 감기는 느낌이다.
와인스마트의 출고가는 39만 9,000원이며 3만 원대 요금제를 선택하면 약 8만 원 정도의 보조금이나 요금할인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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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