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AC 2014] '써봤습니다' 고교생이 만든 앱 (3)

안수영 syahn@itdonga.com

- 미림여자정보과학고, 부모님이 녹음하는 사랑의 동화책 '열려라! 동화보따리'
-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릴레이 소설 한마당 '모아마루'

지난 2014년 4월 28일, 중소기업청과 SK플래닛이 미래의 앱 개발자를 발굴하는 '스마틴 앱 챌린지 2014(Smarteen App Challenge, 이하 STAC 2014)'의 참가 접수를 시작했다. STAC 2014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고등학생 앱 개발자를 발굴/육성하기 위한 청소년 창업, 취업 지원 프로그램이다. 그리고 어느덧 약 5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 동안 STAC 2014는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 올라왔고, 이제 본선 과정에 진출한 50개 팀이 SK텔레콤 T스토어, 구글 플레이 스토어 등에 속속 앱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참가한 425개 팀 중 서류 심사를 통해 100개 팀을 선정했고, 발표 심사를 통해 50개 팀을 선발했다. 10월 23일 결선에서는 20개 팀이 본상을 수상하게 된다. 총 상금 규모는 4,200만 원이다. 또한, 수상팀에게는 1주일 간의 해외 연수 기회 제공하며 우수 입상 팀에게는 SK플래닛, 파티게임즈, 젤리코스터 등 개발 멘토링 참여기업 인턴십 기회도 제공한다.

STAC 2014
STAC 2014

벌써 4회째를 맞이한 STAC은 계속해 성장 중이다. 올해도 선린인터넷고, 한국디지털미디어고, 한국애니메이션고, 양영디지털미디어고, 한국게임과학고, 인평자동차정보고, 울산애니원고, 미림여자정보과학고, 한세사이버보안고 등 전국 고등학교 50개 팀이 본선에 진출한 상태. 실제로 지난 9월 말부터 오픈마켓에 본선 진출 학교의 참여 팀들이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앱들을 선보이고 있다. 과연, 고등학생들이 5개월 간 땀 흘리며 노력해 제작한 앱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STAC 2014에서 미림여자정보과학고 김한솔, 김주원, 조수현 학생은 '열려라! 동화보따리'라는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부모가 동화책을 직접 녹음하고, 이를 자녀에게 들려주는 앱이다. 요즘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 전자책이나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제 아무리 화려하고 멋진 전자책이라 할지라도, 부모님이 직접 읽어주는 동화책에 비할 바는 못 된다. ‘열려라! 동화보따리’는 스마트폰으로 누구나 손쉽게 동화책을 녹음하고 자녀에게 들려주도록 구현한 앱으로, 아이에게 즐거운 추억을 심어주는 것을 목표로 했다.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앱을 실행하면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눈에 띈다. 주요 기능은 동화 만들기, 동화 보기, 나가기 등으로 간결하다. 이 앱의 핵심 기능인 '동화 만들기'를 체험해 보도록 하자.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동화 만들기 메뉴를 선택하면, 만들고 싶은 동화를 먼저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앱에 있는 동화는 '개미와 베짱이'다. 향후에는 좀 더 다양한 동화가 준비되리라 예상된다.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이제 본격적으로 동화를 만들 차례다. 동화를 선택하면 '새로 만들기'와 '이어서 만들기'를 할 수 있다. 동화를 새로 만들 수도 있고, 동화를 한 번에 녹음할 시간이 없는 사용자들도 이어서 만들 수 있다.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동화를 만드는 방법은 간단하다. 동화 내용을 한 장면씩 녹음하면 된다. 오른쪽 하단에 있는 마이크 모양 버튼을 누르면 녹음이 된다. 내용을 읽었다면 다시 녹음 버튼을 눌러 녹음을 마친다. 그리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간다. (한 장면씩 녹음하고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야 한다) 앱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동화 문장에는 부분부분 빈 칸이 뚫려 있는데, 이는 사용자가 동화를 재미있게 각색할 수 있도록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면 '옛날 옛날에 부지런한 개미가 살았어요'를 '부지런한 지영이가 살았어요'처럼 자녀들의 이름을 넣는 둥, 좀 더 친근하게 바꿀 수 있다. 사소할 수도 있지만 사용자 입장을 고려한 요소다.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이렇게 녹음을 마쳤다면,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있는 디스켓 모양 버튼을 눌러 저장하면 된다. 저장한 동화는 즉시 확인할 수 있다.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동화를 보는 방법도 간단하다. 화면 상단에 있는 재생 버튼을 누르면 녹음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녹음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동화책을 한 장면씩 넘기고 녹음을 재생하면 된다. 다만, 한 장면씩 재생해야 한다는 것은 좀 번거롭다. 재생 버튼을 누르지 않고 자동으로 음성이 나온다면 보다 편리하겠다.

부모가 직접 녹음한 음성을 듣는 만큼, 자녀들도 보다 즐겁게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겠다. 물론 동화책을 직접 읽어주는 방법도 있지만, 이렇게 녹음을 해 두면 언제 어디서나 볼 수 있다. 부모가 없을 때도 부모의 목소리를 들으며 동화를 볼 수 있으니 정서적 안정감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맞벌이 등으로 자녀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가정이 많은데, 이 앱을 이용해보면 어떨까.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다만 아쉬운 점은 동화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Coming soon!'이라는 오류가 나타난다. 개발이 덜 마무리된 듯한데 앞으로 보완될 것으로 예상한다.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아기자기한 일러스트도 눈에 띈다. 향후 일러스트가 움직이는 등 다양한 효과를 넣는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보다 각광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STAC 2014, 미림여자정보과학고, 열려라! 동화보따리 앱

스마트 기기 보급에 따라 전자책 시장은 점점 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용자가 직접 1인 출판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부모가 자녀를 위한 동화책을 직접 만든다는 주제, 스마트 기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사람들도 손쉽게 적응할 수 있다는 UI를 구현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STAC 2014에서 대구제일여자상업고 임지애, 김나영 학생은 '모아마루'라는 앱을 선보였다. 이 앱은 이용자가 한 문장씩 작성하는 릴레이 소설 서비스다. 이는 인터넷에서 다양한 사용자들이 모여 한 문장씩 댓글을 작성, 릴레이 소설을 완성하는 것을 모티브로 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추억의 릴레이 소설 쓰기 재미를 되살려보고, 이를 통해 집단 지성을 발휘할 수 있다는 데 취지가 있다. 이 앱은 현재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만나볼 수 있다.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모아마루를 이용하려면 먼저 로그인을 해야 한다. 현재는 페이스북 로그인과 회원가입이 되지 않고, '일반 계정으로 로그인'을 선택해 자동으로 접속할 수 있다. 이는 개발 단계가 끝나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이며, 향후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메뉴 구성은 단출하다. 나, 공방, 모아마루, 더보기로 구성됐다. 먼저 '나' 메뉴는 사용자가 참여한 소설 및 채팅방, 사용자가 즐겨찾는 소설을 한 번에 모아 볼 수 있도록 한 메뉴다.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공방이란, 이름 그대로 릴레이 소설을 만들 수 있는 채팅방이다. 하나의 주제를 입력하고, 채팅방에 한 줄씩 댓글을 남겨 릴레이 소설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다른 사람이 개설한 채팅방에 참여할 수도 있고, 내가 직접 채팅방을 만들 수도 있다. 채팅방을 만드는 방법도 간단하다. '공방 만들기' 버튼을 누른 뒤 주제와 소설 제목을 입력하면 된다.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각 채팅방을 선택하면 해당 릴레이 소설에 몇 명이 참여하는지, 몇 명이 좋아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다만, 현재는 테스트 상태인 것으로 예상된다. 자유롭게 댓글을 남겨 이야기를 작성해 볼 수는 있지만, 방을 나간 뒤 다시 확인하려고 하면 작성한 내용이 사라져 있다. 향후에 이 부분이 수정되고 보다 많은 사용자들이 모인다면, 재미있는 릴레이 소설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그 외에 '모아마루' 메뉴를 선택하면 인기 및 최신순으로 릴레이 소설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더보기' 메뉴에서는 프로필 등을 설정할 수 있다.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STAC 2014, 대구제일여자상업고, 모아마루 앱

'모아마루'는 아직 개발 단계가 끝나지 않아 아쉽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콘셉트의 앱을 선보였다는 데에는 의의가 있다. 다만, 이 앱이 활성화되려면 사용자가 많아야 하고 동기 부여가 되어야 한다. 페이스북 게임 앱으로 구현해 보다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하거나, 전자책 서비스와 결합해 공모전 형식으로 구현하거나, 여느 SNS처럼 '친구 맺기' 및 '대화하기' 등 친목 기능을 추가한다면 좀 더 양질의 서비스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STAC 2014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5개월간 쉼없이 달려온 고등학생들의 땀과 노력이 이제야 열매를 맺어 가는 단계다. 과연 순위가 중요한 걸까. 지금까지 보여 준 그들의 모습은 이미 모두 대상을 줘도 부족하지 않다. 미래 앱 개발자를 꿈꾸는 고등학생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IT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