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카카오의 미래, 살짝 엿보다

나진희 najin@itdonga.com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

10월 1일부로 다음과 카카오는 없어지고 '다음카카오'가 새롭게 탄생했다. 이날 다음카카오는 몇 달간 준비해온 합병 절차를 마무리하고 최세훈, 이석우 공동대표 체제로 하나가 됐음을 알렸다.

당연히 관심이 쏠렸던 것은 다음카카오의 새 이름을 달고 시작할 서비스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다음카카오는 이 부분에 대해 철저히 말을 아꼈다. 준비는 하고 있지만, 어떤 형태의 것이 시장에 나올지는 확답할 수 없다고 전했다.

대신 다음카카오는 콘셉트 영상을 통해 그들이 나타낼 잔잔한 변화에 대해 표현했다. 어디까지나 가상이므로 완벽히 그대로 현실화되리라 장담은 하지 못하지만, 이 영상을 통해 다음카카오가 꿈 꾸는 서비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일상 생활에 녹아든 다음카카오

동영상에는 (가상의) 새로운 서비스가 다양한 사례로 표현됐다. 카카오톡에 음성 인식 기능이 들어갈 수도 있다. 카카오톡은 말이 서투른 아기가 '아빠'라고 한 것을 문자로 표현해 아버지에게 메시지를 보낸다. 업무를 보던 아버지는 이를 받고 얼굴에 미소가 번진다.

번역 기능과 카카오톡의 접목도 생각해볼 수 있다. 외국인 사용자가 그 나라 언어로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내면 서버에서 알아서 이를 한국어로 번역해준다. 외국인 친구가 '떡볶이 먹고싶다'는 메시지를 보내면 이것이 한국 사용자에게는 한국어로 표현된다.

똑똑한 쇼핑 서비스도 있다. 사용자의 위치 정보를 기반으로 유용한 정보를 '먼저' 알려준다. 클라리넷을 열심히 배우던 중년 남성이 악기 가게 앞을 지나가자 '특가 세일' 쿠폰이 스마트폰에 팝업 창으로 나타나는 식이다.

다음의 강력한 검색 엔진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도 상상할 수 있다. 개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으면 견종에 관한 정보가 나타난다. 이미지를 기반으로 한 검색 서비스다.

또한, 모바일 앱으로 택시를 실시간으로 부르고, 그 위치를 간단히 확인한다. 택시비는 물론 카카오페이로 결제한다. 택시 승차부터 하차까지 다음카카오의 서비스가 모두 연관되어 있다.

그간 좋은 반응을 얻었던 개인 사업자를 위한 기능도 강화할 수 있다. 캔들 가게에서 '한정 판매'한다며 캔들 사진을 찍어 올리면 그 개인 사업자와 친구를 맺은 단골 고객들에게 바로 메시지가 전달되고, 그들은 대화창에서 손쉽게 주문을 넣는다.

사물과 사람을 연결하는 서비스도 소개됐다. 주차장의 빈 자리를 모바일 앱으로 찾는다든지 스마트폰으로 전등을 켜고 창문을 열고 커피머신을 구동하는 식이다. 모두 기존에 있던 서비스이긴 하지만 다음카카오가 시도하려 한다는 점에서 호기심이 생긴다.

새로운 연결, 새로운 세상

다음과 카카오 모두 '연결'을 가장 중요시하는 기업이었다. 다음은 메일, 카페, 뉴스 등의 서비스로 사람들을 모으고 연결해왔다. '모으다, 잇다, 흔들다'라는 다음의 대표 슬로건이 이를 강력히 표현한다. 카카오도 마찬가지다. 문자 메시지 서비스를 대체할 만큼 성장한 카카오톡부터 카카오스토리, 카카오 게임 등 모든 것이 사람 사이의 연결이 없었으면 성공할 수 없었던 서비스다.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

그렇게 두 기업의 중요 가치가 같았기에 이번 합병은 무척 순조로웠다고 한다. 수평적인 소통 시스템을 통해 많은 부분을 전 직원이 참여해 잘 논의해갔다. 영어 이름을 부르는 문화를 정착시켰고, 판교와 서울을 오가는 셔틀 버스도 만들었다. 팀 아래에 파트와 셀을 만드는 유연한 조직 구조도 완성했다. 조만간 임대할 수 있는 큰 건물이 있는 판교에서 한 둥지도 꾸릴 예정이다. 다만,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서비스명에 붙은 다음과 카카오는 그대로 유지한다.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CI는 두 기업이 하나로 합쳐져 활동하고자 하는 의지를 잘 보여준다. 기존 다음과 카카오 CI의 네가지 색상을 빛으로 합치면 흰색, 물감으로 합치면 검은색이다. 이에 다음카카오는 'daumkakao'를 흰색 바탕에 검은색 글씨로,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쓴 것을 CI로 삼기로 결정했다.

다음과 카카오의 기존 CI는 꽤 큰 인지도와 파워를 갖고 있었다. 이를 새로운 CI에 반영하면 손쉽게 그 인지도와 파워를 갖고 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음카카오는 다음 CI와 카카오 CI 모두와 관련 없는 새로운 CI를 만들었다. 이는 완전한 통합을 강조하는 다음카카오의 조직 목표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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