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LTE 다음은 5G, IoT 시대를 준비한다"
2014년 9월 24일, 노키아가 한국 기자들을 초청해 그들이 생각하는 향후 비전에 대해서 설명했다. 최근 노키아는 모바일 사업부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에 판매하고, 나머지 사업 부문을 강화하는 체제로 변화했다. 다만, 이 같은 사실을 일반인들은 잘 모른다. 아니, 알 수가 없었다. 워낙 모바일 사업 규모가 컸기에 '이제 노키아는 망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았다. 이에 노키아가 리브랜딩에 나선 것.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키아는 아직 건재하다. 오히려 계속 적자를 내던 모바일 사업부를 정리하고, 잘 할 수 있는 사업부를 키워 흑자로 전환한 상태다.
5G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노키아 네트웍스에서 모바일 브로드밴드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카이 사하라(Kai Sahala)'를 이어 연구기술팀의 '라우리 옥사넨(Lauri Oksanen)' 부사장이 설명을 시작했다. 그는 "노키아 네트웍스의 기술개발(R&D) 인력은 약 2만 명에 달한다. 이 중 85% 이상이 소프트웨어 기술 특히, 이동통신 관련 새로운 기술을 개발 중이다. 우리는 LTE의 다음 단계, 5G를 준비 중이다"라며, "아직 5G는 어떤 정의도, 어떤 표준화 작업도 없는 신기술이다. 하지만, 전망은 해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노키아는 5G를 준비하며, 특정 기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을 구축하고자 노력 중이다. 우리는 아직 5G가 무엇인지, 어떤 기술인지, 어떻게 사람들의 생활을 바꿔 놓을지 모른다. 지금은 그저 예측하는 단계일 뿐이다. 지금부터 약 10년 정도 지난 2025년쯤이면 5G 시대가 열리지 않을까 생각할 뿐이다. 때문에 우리는 유연한 플랫폼을 구축하려고 노력한다. 5G는 지금의 LTE 즉, 4G 이동통신과는 성격이 다를 것이다. 4G는 사람을 위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었다. 하지만 5G는 주변의 물건, 자동차, M2M 등 사물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이 될 것이다. 앞으로 5년 뒤인 2020년에 이르면, 전세계 50억 명 이상이 네트워크에 연결할 것이다. 그리고 네트워크에 연결되어 있는 기기는 500억 개 이상일 것이다. 모든 사물이 인터넷에 연결되는 IoT 시대다. 5G는 IoT 시대를 위한 네트워크 기술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 보면, 5G는 기가비트 단위의 전송속도로 약 2020년에는 상용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초고밀도의 대용량 네트워크가 구현되어야 하며, 동시에 먼 거리까지 커버해야 한다. 또한, 이 모든 것을 만족하는 아키텍처 기술도 필요하다. 무선 이동통신 기술뿐만 아니라 네트워크 전반에 대한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네트워크가 어떤 곳에 사용되는지, 무엇에 필요한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IoT 시대, 응답시간 '0'에 도전한다
"지금 당장 2020년에, 어떤 곳에, 어떻게 네트워크가 필요한지 예측하기 어렵다. 아니, 불가능한 일이다. 지금의 모습을 토대로 어떤 곳에 필요할지 예상하는 정도로만 이해해달라. 5G는 빠른 전송속도, 대용량 서버 등도 중요하지만, 빠른 응답시간이 더 중요하다. 노키아는 이를 '응답시간의 제로화'라고 말한다. 물론, 응답시간을 완전히 '0'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0에 가깝게 줄여나갈 뿐이다."
"현재 사람들은 음성통화할 때 100ms 미만의 응답시간을 만족하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수용한다. 이보다 늦어지면 '왜 상대가 늦게 얘기하지?'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음성통화처럼 오디오가 아닌 눈으로 보는 영상 즉, 비디오로 넘어오면서 더 빨라져야 한다. 10ms 미만으로 응답속도를 줄여야 한다. 이보다 늦어지면 사람들은 '영상이 끊긴다'고 생각한다. 가상현실 기술은 어떤가. 이보다 더 빨라야 한다. 1ms에 가까운 응답시간을 만족해야 한다."
"만약 가상현실을 통해서 보는 영상이 실제 영상보다 늦게 맞춰지면 어떨까. 그건 필요 없는 기술에 가까다. 5G는 여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응답시간에 대한 최소화가 중요하다. 특히, 사물 간 인터넷 연결이 활성화되는 IoT 시대에는 사람과 사람이 음성통화는 것보다 더 빠른 응답시간이 필요하다. 네비게이션을 생각해보라. 응답속도가 느리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지금 당장 우회전해야 하는데, 자동차가 지나서 알려준다면? 그건 의미 없는 기술이다."
각 상황에 따라 다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몇 가지 기능이 필요하다. IoT 시대에 이르면, 하나의 기지국에 수십, 수백 개의 기기가 항상 연결되어야 한다. 우리는 아직 이같은 경험을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앞으로 생각할 수도 없는 여러 요구 조건들이 계속 등장할 것이다. 그래서 유연한 플랫폼이 필요하다. 지금은 생각할 수 없는 다양한 것들도 실시간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직 5G를 어디까지 생각해야 하는지 정의도 못내린 상황이지만, 지금 현재의 상황을 토대로 예상한 수치가 있다. 2020년에 이르면 지금보다 약 만배 가량 트래픽량이 증가할 것이며, 이를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정지 시 10Gbit/s, 이동 시 100Mbit/s의 전송속도를 만족해야 한다."
"가상현실, M2M, IoT 등에 대응하기 위해 별도의 조건도 필요하다. 앞서 언급했지만, IoT 시대에는 기지국에 지금보다 많게는 100배 이상의 기기가 연결할 것이다. IoT 연결 기기를 위한 별도의 기지국이 필요할 것이다. 수많은 센서가 실시간으로 통신하기 때문에 저젼력이나 전력 효율이 중요할 것이며, 어디에나 센서를 사용할 것이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도 필요하다. 즉, 지금처럼 사람 대 사람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아닌 사물 대 사물을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필요한 샘이다. 또한, 상황에 따라 다른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하다. 여러 센서가 실시간으로 통신하는 네트워크 장비는 전력효율이, HD 동영상을 공유하는 네트워크 장비는 고용량이, 자동차의 통신을 공유하는 네트워크 장비는 빠른 응답속도가 필요하다."
"다양한 요구조건이 필요하다. IoT 시대를 위한 5G 통신 기술은 하나의 기술로 모든 것을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아키텍처가 중요하다. 많은 기술을 통합해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5G 시대가 오더라도 현재의 4G 기술을 계속 사용할 것이다. 다양한 기술을 통합할 수 있는 아키텍처가 필요하다. 여기에 새로운 기술을 통합할 수 있는 것이 필요하다. 아키텍처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현재의 망보다 더 많은 고용량이 필요하다. 모두가 한 공간에서 HD 동영상을 보려면 더 많은 주파수와 주파수 효율성이 높아야 한다. 기지국의 숫자도 증가해야 한다. 사용자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네트워크가 알아서 사용자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줘야 한다."
5G, 새로운 기술과 기존 기술의 융합이 필요하다
"상당히 추상적인 말을 했다. 여기서 말한 아키텍처는 향후 등장할 새로운 기술과 기존 LTE, 와이파이와 같은 기술을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노키아는 2가지 측면으로 나눠 노력하고 있다. 먼저 '진화적 기술'이다. 가상화나, SDN 등이 여기에 속한다.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다양한 신호를 쉽게 제어할 수 있도록 통합하는 것도 필요하며, 여러 상황에 맞도록 적용할 수 있는 역동적인 네트워크가 필요하다."
"다음은 '혁명적 기술'이다. 이는 아직 없는 혁신적인 기술을 뜻한다. 응답속도가 계속해서 줄어드는 5G 시대에는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할 것이다. 이를 위한 네트워크 기술이 필요하다. 또한, 열차나 자동차에 대한 실시간 제어 기술과 네트워크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1ms 단위로 응답속도가 뻘라져야 하기 때문에 전송속도도 빨라져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데이터 센터를 사용자 가까운 곳에 위치하도록 노력 중이다. 기지국이 데이터 서버 역할을 담당하는 리퀴드 애플리케이션을 탑재한 기지국 등이 필요한 이유다."
"지금의 QOS에 대한 정의도 바뀔 것이다. 앞으로는 무선으로 연결한 상태라도 바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각 서비스에 따른 사용자 경험을 무선 시대에 맞춰 바로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어떤 지역의 네트워크가 끊기더라도, 해당 지역 내에서는 로컬 네트워크를 계속해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사고로 인해 특정 빌딩 내로 들어가는 네트워크가 끊어졌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그 빌딩 안에서는 여전히 네트워크가 연결되어야 한다. 외부와 연결이 끊어져도 그 안의 네트워크는 그대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사물 간 인터넷 연결 시대에는 이 부분도 중요해질 것이다."
미래를 준비한다
"2020년 정도면 5G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한다. 업계는 이를 위한 준비 단계로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과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에 맞춰 5G 관련 기술을 시연할 예정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이 5G 표준화다. 일단, 업계가 원한다. 기술과 서비스, 센서 등 5G는 다양한 것을 연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표준화 작업이 필수다. 아직은 표준화 작업이 없다. 이를 위한 준비부터 필요하다. 2016년 발표할 예정인 '릴리즈 13'은 5G 관련 표준은 거의 없을 것이다. LTE-A 관련 내용이 대부분이다. 뒤이어 2017년말에 발표할 예정인 '릴리즈14'에 조금씩 5G 표준 관련 내용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 중이다. 이 내용은 2019년 '릴리즈 15'를 발표하며 보다 자세해지지 않을까."
"새로운 스펙트럼 그러니까, 주파수 확보도 주요 문제다. 60GHz, 70GHz 등 고대역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할당하는 문제도 논의해야 한다. 이를 위해 중국의 'IMT-2020', '863-프로젝트', 일본의 'ARIB-2020', 한국의 '5G-Forum' 등 여러 다른 단체와 연계하고 협의 중이다. 노키아는 유럽의 '5G-PPP'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무선이나 아키텍처, 네트워크 망 관리 등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해서 논의 중이다. 특히, 한국의 5G-Forum과 계속해서 협력하고 있다."
그는 "네트워크의 미래는 언제나 흥미롭다.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훨씬 더 다양한 것을 소통한다. 언제나 생각하지 못한 것이 새롭게 등장하기 때문에 이를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맞다. 우리는 2G, 3G를 거쳐 4G 즉, LTE 시대에 살고 있다. 네트워크는 계속해서 발전 중이다. 과거 초고속인터넷 100Mbps에 신기해하던 이들은 이제 225Mbps LTE 이동통신에 시큰둥해한다. 그만큼 네트워크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는 증거 아닐까. 다음의 5G는 어떤 네트워크로 등장할지 기대한다.
글 / 핀란드 에스푸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