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왕 시놀로지 CEO "한국 NAS 시장, 아시아에서 으뜸"
한때는 일부 전문가나 기업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지던 NAS가 요즘은 일반 소비자의 영역까지 본격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특히 대만의 NAS 전문업체인 시놀로지는 한국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시장 전반을 이끄는 한 축이 되었다. 시놀로지가 말하는 한국 NAS 시장의 현재, 그리고 향후 전개 방향에 대해 시놀로지 본사의 CEO인 알렉스 왕(Alex Wang)의 입을 통해 들어봤다.
눈 높은 한국 소비자들과 직접 소통 강화할 것
IT동아: 시놀로지는 최근 한국 NAS 시장에서 상당한 입지를 구축한 것 같다. 시장 점유율을 비롯한 실질적인 성과는?
알렉스 왕: 한국의 모 시장 조사 사이트에서 시놀로지의 NAS 시장 점유율은 30% 정도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는 모든 분야를 다 합친 경우이고, 시놀로지의 주력 분야인 전문가, 기업용 시장만을 고려한다면 확실한 1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IT동아: 시놀로지에서 보는 한국 NAS 시장의 특징은? 한국을 위해 특별히 개발한 제품은 있는가?
알렉스 왕: 아시아에서 한국 NAS 시장은 가장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한국인들은 IT지식이 많아서 요구 사항도 많고, 특히 다양한 기기의 연동을 중시한다. 특히 시놀로지 NAS용 모바일 앱의 다운로드 수는 전세계에서도 으뜸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인기를 끈 대표적인 제품이 멀티미디어 능력이 뛰어나고 모바일 연동 능력이 좋은 DS214play 모델인 것도 우연은 아닐 것이다. 다만, 시놀로지는 범용성을 중시하기 때문에 특정 국가만을 위한 특화 제품을 내놓을 계획은 없다.
IT동아: 현재 시놀로지는 한국 내 총판인 에이블스토어를 비롯한 협력업체의 도움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일부 소비자가 A/S 관련 문제로 본사에 직접 의견을 전하는 등의 이슈도 있었다. 향후 한국 지사를 설립할 계획은 없는가?
알렉스 왕: 한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두말 할 나위가 없지만, 한국과 대만은 불과 2시간 이내로 오갈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서 굳이 지사를 설립할 계획은 없다. 대신 한국 고객을 위한 서비스는 계속 강화한다. 시장이 커질수록 전문적 지식이 없는 사용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는 주로 영어로 한국과 의견을 교환했지만 이제부터는 본사에 한국인을 더 많이 고용해 한국어로 직접 소통할 것이다.
HDD 업체들의 NAS 시장 진출, 오히려 도움될 것
IT동아: NAS 사업은 HDD 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최근 WD나 씨게이트 등의 HDD 업체에서도 적극적으로 자사의 NAS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협력과 경쟁을 같이 해야 하는 이런 상황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알렉스 왕: 우리는 WD나 씨게이트와 전시장 부스를 같이 꾸미는 등, 협력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그들의 NAS는 어디까지나 초보자들을 위한 입문자용 제품이라 생각한다. 시놀로지의 제품과 영역이 다르다. NAS 개발은 그다지 만만치 않고 아직 시장이 성장할 여지도 많다고 본다. 그러한 경쟁이 함께 시장을 키우는데 오히려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일반 소비자용 NAS 시장, 기업용 시장과 대등
IT동아: NAS가 최근에는 일반 소비자에게도 많이 보급되고 있다. 향후 일반 소비자용 NAS 시장이 기업용 NAS 시장을 능가할 가능성은?
알렉스 왕: 이미 일반 소비자용 제품은 기업용 제품에 비해 수량으로 따지면 60:40 정도의 비율로 더 많이 팔린다. 하지만 매출액으로 보면 40:60 정도의 비율이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거의 비슷한 규모라 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형태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도 NAS에만 전념, 가격 비싸다는 건 오해
IT동아: NAS는 라우터나 스토리지와 같은 주변기기와도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습다. 시놀로지는 NAS외의 제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할 계획이 있는가?
알렉스 왕: 10년 전에는 IP카메라 사업도 생각을 했으나 곧 관두었다. 지금은 NAS 개발에 전념하고 있고 이것만으로도 정말로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 다만, 감시 시스템과의 연계 기능 등 소프트웨어를 발전시키다 보면 다른 플랫폼과의 연계는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을 알 수 있다.
IT동아: 시놀로지 제품은 가격이 좀 비싸다는 지적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알렉스 왕: 상위 제품만 살펴보면 좀 비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지금의 하위 제품이 얼마 전에 팔리던 상위 제품과 성능이 유사하다. 신제품 투입 시기가 정말 빠르기 때문이다. 그리고 NAS라는 제품의 특성상, 2대 정도의 고용량 HDD를 함께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비싸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다.
하드웨어도 중시하지만 HDMI 탑재는 불필요하다고 판단
IT동아: 최근 경쟁사의 제품 중에는 NAS 자체에 영상/음성 출력이 가능한 HDMI 포트를 갖춰 모니터나 TV와 직접 연결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제품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알렉스 왕: 우리는 NAS에 HDMI를 달 필요가 없다고 본다. 요즘은 크롬캐스트 같은 TV용 IT 주변기기, 혹은 스마트TV가 많이 보급되고 있기 때문에 네트워크 연결만으로도 영상과 음성을 쉽게 TV로 전달할 수 있다. 그리고 실은 이에 대해 우리는 이미 시장 조사를 한 적이 있다. 물론 HDMI가 달린 NAS를 원한다는 목소리도 없진 않았지만, HDMI 탑재로 인해 제품의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더더욱 바라지 않는다고 그들은 말했다.
IT동아: 시놀로지는 경쟁사에 비해 소프트웨어를 특히 강조한다는 이미지가 강하다. 하드웨어 성능 강화에는 상대적으로 신경을 덜 쓰는 것은 아닌가?
알렉스 왕: 그건 오해다. 특히 지금 팔리는 제품들은 CPU는 거의 물갈이가 되었다. 특히 이번 신제품은 서버급의 성능을 내는 쿼드코어 CPU를 탑재했다. 동급의 경쟁사 제품이 암호화 엔진도 없는 듀얼코어 CPU 기반이라는 것과 충분히 차별화된다. 다만,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HDMI의 필요성은 그다지 느끼지 않는다.
IT동아: 마지막으로 한국의 소비자들과 IT동아의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알렉스 왕: 기술적 지식이 많은 한국 사용자들이 항상 최신 제품을 원하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시놀로지는 꾸준한 기술 개발로 이에 부응하도록 하겠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