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피플, 포토티켓을 시작으로 소셜 티켓팅 플랫폼을 꿈꾼다
티켓, 그 작은 종이 한 장이 우리로 하여금 얼마나 많은 추억을 불러일으키는가. 우연히 책상 서랍 속에서 발견한 영화 표는 꽤 많은 기억의 연결고리가 된다.
언제 영화를 봤는지, 영화 제목은 뭐였는지, 그날 영화관으로 가는 길의 날씨는 어땠는지, 누구랑 영화를 봤는지, 영화 보기 전과 후에는 무엇을 했는지 등... 영화 표 한 장은 그날의 세세한 기억들을 줄줄이 끌어낸다. 그렇기에 많은 사람이 영화를 본 후에도 이를 버리지 않고 소중히 모아두는 것일 테다.
포피플(대표 한민우, www.phototicket.kr) 포토티켓은 티켓에 추억을 하나 더 담는 서비스다. 티켓에 원하는 사진을 넣어 '나만의 티켓'을 제작해준다. 자신의 사진, 친구와 찍은 사진, 좋아하는 연예인의 사진 등 다양한 이미지로 티켓을 꾸밀 수 있다.
콘서트, 관광 명소, 스포츠 경기 등 이용자가 포토티켓을 체험해볼 수 있는 콘텐츠 종류도 다채롭다. 제작 시 SNS로 공유할 수 있는 모바일 티켓이 기본이고, 이용자가 원하면 종이 티켓으로 받아보는 것도 가능하다.
포피플은 지속적으로 제휴처를 늘려가는 중이며, 향후 예매 관련 소셜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현재 서울 성북구 1인 창조기업 비즈니스 센터의 지원을 받고 있는 스타트업 포피플 한민우 대표, 문지혜 프로덕트 매니저, 파비앙 플루호 개발자를 IT동아가 만나봤다.
IT동아: 포토티켓에 대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었나
한민우 대표: 2010년 대학 재학 중 캐나다 벤쿠버 어학연수를 다녀왔다. 벤쿠버 올림픽 경기도 관람하고 미술관도 가고 기차도 타는 등 신 나게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새 티켓이 한가득 쌓였다.
그런데 여행 후 티켓을 쓰레기처럼 버리자니 어쩐지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추억이 다 사라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매번 티켓을 꼼꼼히 모아 정리하던 누나의 취미가 처음으로 이해되던 순간이었다.
그런데 유럽 여행에서 가져온 티켓은 종이 질이나 인쇄 상태가 그다지 좋지 못했고, 디자인이 별로인 것도 많았다. 만약 티켓에 조금 더 공을 들인다면 사람들이 이를 모으기 위해 투자할 것 같았다.
그러다 사진과 티켓을 합치면 좋겠다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사진 인화지로 티켓을 만들면 화질도 좋을뿐더러 감열지처럼 잉크가 다 날아가 글씨가 사라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거기다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를 넣어 세상에 하나뿐인 티켓을 만들면 그 가치도 더 올라간다. 그렇게 점점 '포토티켓'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체화했고, 창업까지 결심하게 됐다.
IT동아: 재미있는 아이디어 같다. 그래도 바로 사업을 시작하기는 힘들었을 것 같은데…
한민우 대표: 군 복무 시절 아이디어 구상을 시작했다. 복학 후 학교 축제를 기획하는 응원단에 이 아이디어를 제안해 기존의 축제 티켓을 포토티켓으로 제작해볼 기회가 생겼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포토티켓은 제작 방식이나 디자인 등이 무척 허술했다. 그런데도 이를 받아 든 학생들은 너나 할 것 없이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용자들의 반응이 좋으니 용기가 생겼다.
창업을 시작할 때 그런 생각을 했다. 살면서 창업을 한 번도 못 해보는 사람도 많다. 지금 한 번 해보자. 혹시 망하더라도 졸업 후에 망하면 너무 슬프니 졸업 전에 망하자고. 사업에 대해 잘 모르니 더 용감했던 것 같다.
IT동아: 외국인 개발자가 팀원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어떤 계기로 지금의 팀이 만들어졌나
한민우 대표: 처음 서울시 창업 지원 센터에서 결성했던 팀은 팀원들의 여러 개인적인 이유로 결국 해체됐다. 홀로 창업 준비를 하며 함께할 사람을 찾던 중에 프랑스인 파비앙 플루호 개발자를 알게 됐다. 파비앙 개발자는 당시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프랑스와 한국을 오가며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파비앙 개발자가 팀원으로 합류한 후 그의 배우자이자 패션MD로 일했던 문지혜 프로덕트 매니저도 포피플의 한 식구가 됐다.
개발자와 프로덕트 매니저가 들어온 지 3개월 만에 정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앞으로의 전략, 서비스의콘셉트 등도 제대로 정립되고 모바일 홈페이지도 만들어졌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도 현재 개발 중이며 마케팅 활동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지금의 포피플은 각자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해내고 있는 '드림팀'이라 할 수 있다.
IT동아: 포토티켓의 수익 창출 구조에 대해 설명해달라
포피플: 포토티켓은 기업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다리 역할을 한다. 한 사람이 포토티켓을 만들어 SNS에 공유하면 여러 사람이 이를 보고 해당 공연이나 관광지 입장권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홍보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거기다 티켓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포토티켓의 마케팅이 적용될 수 있기 때문에 그 활용도도 무궁무진하다. 새로운 소셜마케팅 경로를 찾는 이벤트 기획자들에게 좋은 마케팅 도구로 쓰일 수 있다.
사실 포토티켓 서비스 이용료를 기업과 소비자 중 누가 부담할지는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정확히 정해지지 않았다. 아마 제휴처별로 다르게 책정될 듯싶다. 다만,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모바일 티켓 발권은 소비자에게 무료로 서비스할 예정이다.
현재 포피플은 포토티켓의 이용자층을 두텁게 만드는 데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 서비스를 애용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서비스 경쟁력도 더 높아지고 다양한 기업과 접촉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주기적으로 서비스를 업데이트하고 종이 티켓 발권 이벤트 등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IT동아: '얼짱 스티커 사진'으로 유명한 대승인터컴과 협업 예정이라고 들었다
포피플: 서울시 청년창업센터의 멘토님이 대승인터컴 대표님을 소개해주셨다. 대승인터컴은 스티커 사진기 제조 및 판매 업체로 업계에서 유명한 중견 기업이다.
우리는 대승인터컴에 스티커 사진 기계를 포토티켓 발권용 키오스크로 만드는 건 어떨지 제안했다. 다행히 가능성 있겠다는 평가를 받았고, 사업성을 테스트하는 단계까지 왔다. 수월하게만 진행된다면 모바일 기반인 포토티켓을 종이 티켓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을 것 같아 무척 기대된다.
IT동아: 현재 포피플 포토티켓 서비스 이용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포피플: 무척 좋다. 독특하다며 재미있어하시는 분이 많다.
포토티켓을 여러 방향으로 적극 활용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자신, 친구, 연인의 사진을 넣어 다른 이에게 선물로 주는 것은 기본이다.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인의 사진을 티켓에 넣기도 한다. 특히 아이돌 가수의 사진이 포토티켓에 많이 담긴다. 어린 자녀의 사진으로 포토티켓을 만들어 지갑 속에 간직하는 부모님도 있었다. 다양한 사례를 보면서 우리도 어떻게 이를 활용하면 좋을지 함께 고민하게 되어 즐겁다.
IT동아: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활용법이 또 있나
포피플: 요즘 관광지의 특색을 담은 도장을 시리즈로 모으는 것이 인기다. 포토티켓도 '문화재 투어' 형식으로 관광 명소들과 연계해 서비스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외국인 관광객들이 시리즈로 모아 가져간다면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SNS에 올라온 한 장의 포토티켓 아래 모인 사람들이 함께 티켓을 예매하면 좀 더 할인 혜택을 준다든지… 아이디어는 많다. 앞으로 이를 구체화할 기회가 있길 소망한다.
IT동아: 창업을 하며 언제 가장 힘들었나
한민우 대표: 대학생 때 처음 준비를 시작했기에 모르는 게 많았고, 그래서 더 용감하게 뛰어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많이 무모했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창업 전보다 후에 더 걸림돌이 많았다. 특히 처음 결성했던 팀이 해체됐을 때는 무척 힘들었다. 혼자서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래서 그때 역량을 키우려고 많이 노력했다.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만들어야 하니 개발 쪽 공부도 하고… 스스로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그럴 때마다 내가 무척 존경하는 성북 비즈니스의 멘토님과 센터장님께서 해주신 조언이 많이 힘이 됐다. '사업이 안 된다고 사람이 망하는 건 아니다. 마음먹은 일을 열심히 하라'는 말씀이었다. 덕분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를 얻었고 지금까지 묵묵히 열심히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IT동아: 그렇다면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포피플: 가끔 오프라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그때마다 포토티켓을 두 손에 받아 든 사람들의 표정을 직접 볼 수 있다. 환하게 웃는 사람들의 표정을 보면 힘들었던 것도 다 잊고 뿌듯함을 느낀다. 특히 이번 브라질 월드컵 때 했던 이벤트가 인상 깊었다.
월드컵 시즌 갑자기 오프라인 이벤트를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를 응원하려고 거리로 나온 사람들에게 마치 브라질 월드컵 경기의 티켓 같은 포토티켓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래서 디자인부터 재료 준비까지 열정적으로 마친 후 새벽에 광화문으로 나섰다.
반응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행사 부스 주위의 일대가 마비될 정도였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끝도 없이 밀려들었다. 어린 학생들뿐 아니라 아주머니나 아저씨들도 관심을 갖고 자리를 떠나질 못했다. 자신이 만든 포토티켓을 딸에게 어떻게 보낼 수 있는지 묻는 아저씨도 있었다. 생각보다 많은 분이 참여해 예상보다 훨씬 늦은 시각에 행사가 끝났지만 마음은 정말 가벼웠다.
IT동아: 포피플 서비스의 최종 목표는 무엇인가
포피플: 포토티켓을 통해 종합 소셜 티켓팅 플랫폼으로 거듭나는 것이다. '우리가 인터파크나 티켓링크를 넘어서겠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는 '대체제'가 아니라 '보완제'가 되고 싶다. 일반 냉장고가 있지만 김치 냉장고가 있으면 더 좋겠다는 느낌과 비슷하다. 전체 시장의 크기 자체를 키우고 싶다.
만약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 입장권을 예매하고 싶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상황을 가정해보자. 그럴 때 친구가 자신이 에펠탑을 다녀온 후 만든 포토티켓을 SNS에 공유했다면? 그 포토티켓의 링크를 타고 들어가 손쉽게 예매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그런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싶다. 이를 위해 앞으로 티켓을 중심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되고 할인 및 예매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IT동아: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하고 싶은 말은?
포피플: 어떻게 보면 이 이야기는 예비 창업자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다. 스스로 왜 이 일을 하려고 하는지 많이 고민해보길 바란다. 성공한 사람들의 모습이 멋있어서 막연히 하고 싶어하는 건 아닌지 끊임없이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창업을 하는 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서비스를 운영하기까지 엄청난 시행착오를 겪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많은 실패와 위기를 경험할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그럴 때 항상 스스로 용기를 얻고자 많이 노력해야 한다. 여러 차례 실패와 위기를 극복하면서 자신의 한계를 뛰어 넘을 때 사업도 함께 성장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믿음과 자신감을 잘 간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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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