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이것이 프리미엄 태블릿PC, 갤럭시탭S 8.4
최근 태블릿PC 시장은 브랜드 없는 저가형 제품, 이른바 '화이트박스'를 중심으로 활성화돼 있다. 사용자는 대부분 성능 좋은 스마트폰을 보유하고 있으며, 동영상, 전자책, 웹 서핑 등 큰 화면에 적절한 콘텐츠를 감상하기 위해 평범한 성능과 적당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호하는 추세다. 사실 필자도 최근 추세에 맞춰 등장하는, '보급형 태블릿PC'를 주로 소개해왔다.
하지만 태블릿PC 시장에는 프리미엄 제품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플래그십 스마트폰 수준의 성능과 편의성을 높여주는 여러 부가 기능을 갖춰, 조금 비싸더라도 더 특별한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를 노린다. 프리미엄 제품이 비싼 데는 성능이나 기능 그리고 제품의 네임 밸류 등이 큰 영향을 주겠지만, 이 밖에도 각종 기본 애플리케이션, 동영상/오디오 코덱 등의 사용권을 확보해 사용자의 편의를 높인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출시한 프리미엄 태블릿PC, 갤럭시탭S 8.4(제품명: 갤럭시탭S SM-T700, 이하 갤럭시탭S)다. 50만 원 초반대의 가격으로 최근 출시되는 태블릿PC와 비교해 비싸지만,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제품이다. 지금부터 살펴보자.
갤럭시탭S를 손에 쥐었을 때 가장 먼저 느낀 부분은 아주 얇은 두께다. 두께는 6.6mm로, 아이팟 5세대보다 조금 두꺼운 정도다. 그리고 일반적인 연필 한 자루보다 얇다. 실제로 파지해보면 비교적 큰(8.4 인치) 제품이지만 손에 꼭 잡힌다. 게다가 베젤(화면 테두리)이 4mm 정도라 화면이 더 커 보이는 느낌이다.
무게는 290g 정도로, 7인치 제품인 넥서스7 2세대(300g)보다 가볍다. 일반적인 머그잔이 310g 정도이니, 이보다 가볍다.
깊은 색상과 높은 대비 그리고 최고의 명암비
갤럭시탭S는 2,560 x 1,600(WQXGA) 해상도를 지원하는 AMOLED 디스플레이(슈퍼 아몰레드)를 탑재했다. 후방조명이 필요한 LCD와 달리, AMOLED는 색을 표현하는 소자 하나하나가 스스로 빛을 낸다. 즉 후방조명이 따로 필요 없는 기술 구현 방식의 특성상 제품의 두께를 더 얇게 제작할 수 있다.
무한대에 가까운 명암비도 AMOLED의 특징이다. 이 역시 후방조명이 없는 덕에 얻은 이점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LCD는 후방조명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순수한 검은색을 표현하기 어렵다. 반면 AMOLED는 검은색을 표현하려면 소자의 빛을 꺼버리면 된다. 즉 '물 빠진 듯한 검은색'이 아닌, '순수한 검은색'을 보여준다(이 덕에 검은색 화면에서 배터리 소모량을 줄일 수도 있다).
색감은 '진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깊고 선명하다. 특히 녹색과 푸른색의 채도가 높아, 하늘은 짙은 푸른색으로 초원은 선명한 녹색으로 표현한다.
사실 이 제품의 화면은 화소당 보조 화소 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펜타일' 방식을 적용했다. 화소란 화면에서 색을 표현하는 가장 작은 단위로, 여러 빛이 모여서 하나의 색(빛)을 만들어낸다. 일반적인 디스플레이에서는 화소 하나당 R(red), G(green), B(blue) 3개의 보조 화소를 가졌지만, 펜타일 방식은 보조화소로 R, G를 가진 것과 B, G를 가진 것 2종류가 있다. 즉 화소당 보조 화소 수가 하나 씩 모자란 셈이다. 이런 이유에서 RGB 방식과 비교해 선명도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안투투 벤치마크 앱 아이콘을 초접사로 촬영했다>
하지만 제품을 실제로 사용해보니 선명도가 떨어진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화면 해상도가 일반적인 풀HD(혹은 HD) 제품과 비교해 월등히 높아, 육안으로는 선명도를 평가하기 어렵다. 같은 화면 크기에서 해상도가 높을수록 개별 화소의 크기가 작아지기 때문이다.
옥타코어 프로세서와 3GB 메모리로 강력한 성능
성능은 8인치대 태블릿PC 중 최강이라 할 수 있다. 우선 프로세서는 엑시노스5 옥타(엑시노스 5420)을 탑재했다. 이름 그대로 옥타코어 프로세서다. 엑시노스 5420은 고성능 쿼드코어 프로세서(코어텍스 A15 1.8GHz)와 저전력 쿼드코어 프로세서(코어텍스 A7 1.2GHz)를 동시에 내장했다. 3D 게임이나 멀티미디어 재생 등 무거운 작업에서는 고성능 프로세서를, 웹 서핑, 문서작성 등 가벼운 작업에는 저전력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이를 통해 성능과 배터리 두 가지를 동시에 잡았다.
<출처: 삼성반도체 공식 블로그>
메모리는 3GB며, 저장공간은 모델에 따라 16GB와 32GB로 나뉜다. 이번에 사용한 제품은 16GB 모델로, 운영체제 및 기본 앱에 할당하고 남은 실제 공간은 약 10GB 정도다. 128GB까지 인식하는 마이크로USB 슬롯도 갖췄으니 용량에 관한 걱정은 없어 보인다.
안투투 벤치마크를 구동해 제품 성능을 확인해보니 3만 3,500점 정도로, 갤럭시노트3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실 프로세서와 메모리가 같기 때문에 성능도 비슷하다(참고로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3를 국내 시장에 LTE-A를 지원하는 퀄컴 스냅드래곤 800 모델로 출시했으며, 해외에는 엑시노스 5420을 탑재한 모델로 출시했다. 두 프로세서 모두 고급형 스마트폰에 쓰인다).
지문인식 기능과 다중 사용자 설정
갤럭시탭S는 지문인식 기능도 갖췄다. 갤럭시S5와 마찬가지로 홈 버튼을 통해 스와이프 방식의 지문 인식 기능을 지원한다. 최대 8명의 사용자를 등록할 수 있으며, 사용자 한 사람당 등록할 수 있는 지문은 3개다. 총 24개의 지문을 등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등록한 지문은 화면 잠금 해제, 삼성 계정 인증(로그인) 등에 사용할 수 있다. 특히, 제품 하나를 여러 사람이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사람이 각종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를 다르게 설치하고 관리할 수 있어, 기업에서 공용 태블릿PC로 사용할 수도 있다.
만약 혼자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개인 사용 영역과 업무용 영역을 완전히 나눠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유용하다.
지문인식 기능을 사용해본 결과, 화면 잠금 해제를 위해서는 2~3번 정도 반복해서 문질러야 했다. 참고로 지문 인식에 5번 실패하면 30초간 잠금을 해제할 수 없다.
업무용으로 쓸 수 있는 각종 기본 앱
일반적인 안드로이드 태블릿PC가 엔터테인먼트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면, 갤럭시탭S는 여기에 업무까지 더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탑재된 기본 앱 중에는 업무 생산성 향상을 위한 것들이 다수다.
우선 '리모트 PC' 앱이다. 이 앱은 원격제어 솔루션 개발 기업 알서포트가 제공하는 것으로, 태블릿PC를 사용해 집이나 사무실에 있는 PC를 원격 제어할 수 있는 앱이다. PC에 있는 문서를 편집/저장하는 것은 물론, 멀티미디어 재생, 프레젠테이션 제어 등의 기능도 갖췄다. 이를 통해 안드로이드 태블릿PC로 윈도 운영체제를 누릴 수 있으며, 포토샵 등 태블릿PC에서 구동하기 어려운 소프트웨어도 사용할 수 있다.
다음으로 'e-meeting' 앱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제공하는 회의용 앱으로, 같은 네트워크에 연결한 태블릿PC(e-meeting이 설치돼 있어야 한다) 사이에 문서를 공유하는 앱이다. 이를 통해 회의 때 프레젠테이션, 워드 문서 등을 일일이 출력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준비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스코(CISCO)가 제공하는 화상회의 애플리케이션 'WebEX Meetings'도 탑재했다.
이밖에 뉴욕타임즈,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등의 매체 앱과 야후 기반 주식정보 등 직장인에게 필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엔터테인먼트에도 적절
앞서 업무용에 관한 기능을 소개했는데, 이 제품은 엔터테인먼트용으로도 적절하다. 우선 QHD급 해상도를 통해 사진 등을 선명하게 보여주며, 특히 어도비 RGB 색공간을 90% 이상 재현해 녹색 영역을 더 풍부하게 보여준다.
QHD 해상도를 통해 유튜브 앱에서는 2K(1,440p) 동영상도 재생할 수 있다. 일반 풀HD(1080p) 동영상이나 HD(720p) 동영상과 비교해 우수한 화질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기본 동영상 재생 앱 역시 편리하다. 다른 동영상 재생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MP4, M4V, 3GP, ASF, MKV, WEBM 등 10여 가지 형식의 동영상을 바로 재생할 수 있으며, 자막 역시 지원한다. 다만 AC3, E-AC3 등의 오디오 코덱을 사용하는 동영상은 재생 시 소리가 나지 않는다. 이는 해당 코덱을 개발한 돌비와의 저작권 문제 때문이다.
기본 음악 재생 앱 역시 다양한 포맷을 지원한다. MP3, M4A, OGG, FLAC, MIDI 등 상당수의 포맷을 기본 앱으로 재생할 수 있으며, 24bit/96khz에 이르는 고음질 음원도 손실 없이 재생한다. 참고로 이런 종류의 음원을 재생할 때는 파일 이름 위에 UHQ라는 마크가 붙는다. Ultra High Quality의 약자인 듯하다.
음악 앱에는 '뮤직 스퀘어'라는 독특한 기능도 있다. 기기에 있는 음악 파일을 분석해 신나는, 열정적인, 즐거운, 차분한 등으로 나누고, 사용자가 선택한 음악 분위기에 맞는 곡을 추천해주는 기능이다. 화면에 나타나는 25개의 정사각형 중 하나를 선택하면 해당 속성에 맞는 음악을 자동으로 골라준다.
스피커는 필자가 가장 선호하는 형태로 배치돼 있다. 가로로 사용할 때 화면 좌우에 스피커가 위치한다. 이 구조 덕분에 동영상을 감상할 때 유리하며, 특히 좌/우 소리를 잘 구분해서 들려준다. 스피커의 성능도 나쁘지 않다. 음량을 최대로 키워도 찢어지거나 떨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으며, 대부분의 음역을 평탄하게 잘 들려준다.
배터리 용량은 4,900mAh며, 삼성전자가 밝힌 바로는 최적의 환경에서 동영상 재생 최대 12시간, 음악 재생 최대 85시간이다. 필자는 이런 특정 환경 대신, 일반적인 사용 환경처럼 틈틈이 웹 서핑, 동영상 감상, 음악 재생 등에 사용했다. 와이파이를 연결했으며, GPS와 블루투스는 해제했다. 화면 밝기는 주변 환경에 따라 수시로 조절했다.
하루하고 한나절을 사용하니 남은 배터리는 약 22%다. 취침 중에는 화면이 켜지지 않은 대기상태였으니, 약 20시간 동안 충전 없이 사용한 셈이다.
프리미엄 태블릿PC의 진수
서두에서 밝힌 것처럼 최근 필자가 사용해본 제품은 대부분 20만 원 내외의 보급형 태블릿PC다. 이런 제품은 용도가 동영상 감상이나 웹 서핑 등에 국한된 만큼 성능/기능이나 사용 편의성 등에는 부족한 모습이었다. 반면, 갤럭시탭S는 '이런 것도 되는구나!'하고 느낄 정도로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만족스러운 성능을 내는 제품이었다.
제품 가격은 2014년 8월 말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50만 3,760원이다. 물론 태블릿PC를 단순한 용도로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다. 하지만 '가성비'대신 '프리미엄'을 원하는 사용자 혹은 태블릿PC 하나로 회사 업무와 엔터테인먼트를 동시에 즐기려는 사용자에게는 충분히 어울리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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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