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캠퍼스 서울은 어떤 곳인가요?
구글의 스타트업 육성센터 '캠퍼스 서울'이 내년 상반기에 문을 연다. 캠퍼스 서울은 어떤 곳이고, 어떻게 사용해야 하며, 어떤 자격이 있어야 입주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많은 스타트업 관계자를 위해 구글 창업지원팀 브리짓 빔(Bridgette Beam) 수석 매니저, 미래창조과학부 관계자 등 여러 명에게 얻은 답변을 1문 1답의 형태로 정리했다.
<구글 창업지원팀 브리짓 빔 수석매니저>
캠퍼스(Campus)란 무엇인가?
- 작업공간, 회의실, 통신망, 카페테리아 등 물리적 공간과 구글 전문가 멘토링, 투자자 연결, 교육 프로그램 등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하는 장소다. 창업가들이 창업과 아이디어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창업생태계의 허브라고 할 수 있다.
창업가들은 캠퍼스에서 어떤 혜택을 얻을 수 있는가?
- 캠퍼스는 구글의 공간이 아니다. 창업가들이 모여 소통하고, 함께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다. 모든 장소는 스타트업에게 무료로 제공된다. 다양한 워크샵을 무료로 개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내부 행사도 구글이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등 많은 창업가가 스스로 활동하는 장소다. 이를 통해 구글은 국내 스타트업 커뮤니티가 더욱 크게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캠퍼스에 합류함으로써 얻는 가장 큰 혜택은 '함께 꿈을 향해 뛰어갈 동료를 찾을 수 있다'는 점이다. 창업의 길은 정말 고독하고 힘들다. 알래스카에 벌겨벗긴 채로 추위에 남겨진 느낌이다. 어디로 가야 초원이 있고 따듯함이 있는지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런데 가야할 곳을 알려주고, 그 여정을 함께할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면 어떨까. 캠퍼스가 바로 그러한 장소다. 스타트업을 함께 할 동료를 찾을 수도 있고, 비슷한 아이디어를 가진 라이벌을 만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창업가와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과 교류함으로써 창업가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스타트업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교육 프로그램은 '캠퍼스 멘토링', '캠퍼스 토크', '캠퍼스 에듀 워크샵'으로 구성돼 있다. 캠퍼스 멘토링은 온라인 마케팅, UX, 안드로이드 앱 결제 시스템 등 각 분야의 구글 전문가가 직접 조언을 제공해주는 프로그램이다. 캠퍼스 토크는 에릭 슈미트, 지미 웨일스 등 인터넷 업계의 유명인사를 초청해 강의를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캠퍼스 에듀 워크샵은 비즈니스 스킬, 디자인, 마케팅, 법률, 재무 등 스타트업을 운영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알아야할 지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아이를 둔 부모 창업가를 대상으로 '부모를 위한 캠퍼스'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한다.
캠퍼스에 입주를 위한 최소 요건은?
- 캠퍼스 서울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비즈니스를 진행하려는 사람은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멘토링 및 전문 인력도 제공하고 있다. 워크샵이나 이벤트를 위한 공간은 제한이 없다. 누구나 이용을 신청할 수 있다. 하지만 협업 공간은 조금 다르다. 커다란 꿈을 가지고 있는 창업가만 들어올 수 있다. 구체적인 기준은 없지만, 내부 파트너와 협의해 융통성있게 결정할 것이다. 교육 프로그램과 벤처 지원프로그램도 마찬가지다.
캠퍼스 서울 내부에는 사무실을 원하는 창업가를 위한 공간도 있다. 월 50만 원을 지불할 경우 고정된 사무실을 제공하고, 연 65만 원을 지불할 경우 필요시 사무실을 임대해 준다. 다만 이는 캠퍼스 런던의 기준이니, 캠퍼스 서울은 국내 상황에 맞춰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
캠퍼스 서울의 규모는?
- 약 2,000 제곱미터 규모다. 평으로 환산하면 600평 정도 된다. 약 3만 명 정도의 회원을 감당할 수 있다. 물론 3만 명이 동시에 들어올 수는 없다. 하지만 순차적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리적 입지는 매우 좋다. 많은 IT 기업과 투자자들이 모여 있는 삼성역에서 도보로 3분 거리다(서울시 강남구 영동대로 417 오토웨이타워 지하 2층). 영동대로에 붙어있는 만큼 대중교통뿐만 아니라 자가용으로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캠퍼스 서울 이전에 캠퍼스 런던과 캠퍼스 텔아비브를 설립한 것으로 안다. 그곳에서 어떤 성과를 거뒀는가?
- 캠퍼스 런던은 영국 런던 외곽 테크 시티의 7층 건물에서 운영 중이다. 7층이지만 실제 규모는 캠퍼스 서울과 비슷하다. 2012년부터 운영을 시작해 현재 2만 2,000명의 회원과 274개의 스타트업이 활동 중이다. 총 583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1,100회의 창업 관련 이벤트를 진행해 7만 명이 넘는 사람이 참석했다.
캠퍼스 텔아비브는 이스라엘 텔아비브 시내에 8,000 제곱미터의 규모로 운영 중이다. 2013년에 시작한 만큼 아직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진 않았지만, 곧 텔아비브 최대의 창업 생태계 허브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타트업에게 경제적인 지원도 하는가?
- 오직 공간만 지원한다. 캠퍼스는 벤처 인큐베이터나 엔젤 투자자가 아니다. 캠퍼스내 스타트업에게 지분을 요구하지 않는다. 자금 투자를 위한 부서는 구글 벤처스다. 구글 창업 지원팀은 구글 벤처스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 구글 벤처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활동 중이다. 국내 진출 계획은 아직 없다.
안드로이드, 크롬 등 구글 관련 기술만 개발해야 하는가?
- 그런 제약은 전혀 없다. 기술 관련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캠퍼스를 이용할 수 있다.
왜 하필 서울을 선택했나?
- 구글은 세 가지 가능성을 보고 서울을 선택했다. 첫째, 대한민국은 스타트업 생태계가 꽃필 수 있을 만큼 다양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국가다.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인프라도 가득하다. 둘째, 구글의 다양한 기술과 네트워크 지원을 쉽게 받을 수 있는 장소다. 셋째, 구글코리아가 존재하기 대문에 구글이 직접 스타트업을 지원할 수 있다.
캠퍼스 서울은 아시아에서 최초로 설립된 캠퍼스다. 서울 이외 다른 아시아 도시에 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은 아직 없다.
캠퍼스 서울은 기존 스타트업 지원센터와 어떻게 다른가? 또, 언제부터 스타트업 지원을 시작하는가?
- 캠퍼스 서울은 기존 스타트업 지원센터와 경쟁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들과 협력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이다. 우리의 목표는 스타트업 글로벌 허브다. 국내 스타트업이 다양한 외국 개발자와 투자자를 만날 수 있게 할 것이다. 다양한 나라의 창업가들이 서울에 와서 시간을 보내길 기대한다. 서울이 세계로 나가는 것이 아니다. 세계가 서울로 올 것이다.
캠퍼스 서울은 2015년 상반기에 개관하는 것이 목표다. 구글은 언제나 창업가를 지원할 것이다. 구글 속에 창업가의 DNA가 있기 때문이다.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이 창고에서 구글을 시작했듯이, 창업가들이 캠퍼스에서 구글 못지 않은 기업을 일궈낼 수 있다고 믿는다. 구글은 더 많은 실패와 경험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많은 스타트업이 캠퍼스 서울과 함께 성공을 향해 도전하길 기대한다.
<내부 공사중인 구글 캠퍼스
서울, 2015년 상반기에 개관 예정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