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NAS 시장의 작은 거인, 시놀로지 DS414 슬림

김영우 pengo@itdonga.com

여러 IT기기 중에는 일반 제품과 쓰임새는 비슷하면서도 크기가 작은 이른바 슬림형 제품이 제법 있다. 슬림형 제품은 일반 제품에 비해 휴대성이나 공간 활용성이 우수한 것이 장점이다. 다만, 크기를 줄이다 보니 슬림형 제품들은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는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를 테면 일반 노트북에 비해 얇은 '울트라북'은 휴대성이 좋은 대신 처리속도나 그래픽 구현능력이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크기가 작으면서도 일반 제품 못지않은 성능과 기능을 거의 그대로 갖춘 슬림형 제품이 나오기도 한다. 시놀로지(Synology)의 NAS인 'DS414 slim'도 그런 제품이다. 최대 4개의 HDD나 SSD를 꽂을 수 있는 4베이 구성, 이중화가 가능한 2개의 기가비트 유선랜, 고속 외부기기의 연결이 자유로운 2개의 USB 3.0 포트 등을 갖추고 있으면서 크기와 무게는 일반 2베이 NAS의 절반 이하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개인용, 혹은 회사용 클라우드 저장소를 구축하기 위해 NAS의 구매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시놀로지의 DS414 슬림은 저장 용량은 최대한, 설치 공간은 최소한으로 하고자 하는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을 만하다. 2.5인치 HDD/SSD 기반의 소형 NAS인 시놀로지 DS414 슬림의 면모를 살펴보자.

2.5인치 HDD 적용, 본체 크기 절반 이하로

DS414 슬림의 외형에서 주목할 점은 역시 작은 크기다. 성인 남성 주먹 2개 정도의 크기이며, 무게도 660g(HDD 제외)에 불과하다. 같은 회사의 2베이 일반 NAS인 DS713+와 비교를 해보니 4베이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공간 활용성 면에서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DS414 슬림 쪽이 우수했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DS414 슬림이 이렇게 크기가 작은 가장 큰 이유는 역시 3.5인치가 아닌 2.5인치 규격의 소형 HDD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3.5인치 HDD는 대개 데스크탑용, 2.5인치 HDD는 노트북용 HDD로 분류하곤 하는데, 2.5인치 HDD가 3.5 인치 HDD에 비해 드라이브의 너비는 절반, 두께는 1/3 수준이므로 전반적인 부피는 1/6 수준으로 작다. 덕분에 DS414 슬림은 일반 2베이 NAS의 절반 정도 크기임에도 4베이를 구현했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사실 2.5인치 HDD는 3.5인치 HDD에 비해 가격이나 속도, 용량 면에서 약간 불리한 편이지만 최근 노트북 시장이 커지며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다. 그리고 소비전력이나 발열 면에서는 오히려 좀더 유리하며, NAS의 파일 읽기/쓰기 속도는 HDD 자체의 속도보다 네트워크의 속도가 더 많은 영향을 끼치므로 2.5인치 HDD의 적용이 그다지 단점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그리고 획기적으로 속도를 높이고자 한다면 HDD가 아닌 SSD의 탑재도 고려해 볼만 한데, 시중에 팔리는 대다수의 SSD가 2.5 인치 규격이므로 이 역시 적용에 문제가 없다.

작지만 4베이 탑재, RAID 구성 자유로워

그리고 본체 크기가 작은데도 4개의 베이를 갖추고 있어 RAID(Redundant Array of Independent Disks) 구성 면에서도 많은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다. RAID는 복수의 저장장치를 조합해 속도, 혹은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로, 일반적인 2베이 NAS는 속도만을 고려한 RAID 0, 혹은 안정성망을 극대화한 RAID 1 구성이 고작이지만, 4베이를 갖춘 DS414 슬림은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RAID 5나 RAID 6, 혹은 RAID 10 구성까지 가능하다. 물론 RAID 구성을 하려면 그만큼 여러 대의 HDD나 SSD를 사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못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은 비슷한 것 같아도 엄청난 차이다.

2개의 기기비트랜과 USB 3.0 눈길, 소음 수준도 양호

그 외의 부분을 살펴보면 후면에 2개의 유선 랜 포트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가비트 고속 접속을 지원하며, 포트가 2개이기 때문에 각각을 다른 네트워크에 연결하는 이중화 구성을 해두면 한쪽에 문제가 생기더라도 나머지 한쪽을 이용해 서비스를 계속 이용할 수 있는 페일오버(failover)가 가능하다. 물론 하나의 랜 포트만 이용해도 정상적인 이용이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1개 보단 2개가 더 나은 것은 확실하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외장하드나 USB 메모리 등의 외부 저장장치를 직접 연결해 백업을 할 수 있는 USB 포트는 전면과 후면에 각각 1개씩 있다. 두 포트 모두 최신 규격인 USB 3.0 지원이라 신형 저장장치와의 궁합이 좋다. 물론 기존의 USB 2.0 방식 주변기기와도 호환이 된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소음 수준도 양호한 편이다. 냉각팬은 기기 바닥 쪽에 60mm 규격 1개뿐인데, 이런 소형 냉각팬은 일정 수준 이상의 발열이 감지되면 굉장히 시끄러운 소음을 내면서 고속 회전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기기를 구동해 1시간 정도 연속으로 파일의 읽기와 쓰기 작업을 계속했으나 동작 소음은 53데시벨 내외의 수준이었다. 소음 환경 기준에서 '일반주거지역'으로 분류하는 소음이 55데시벨 정도이니 DS414 슬림의 정숙성이 상당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1개에서 4개까지, 각자의 사정에 따라 자유롭게 HDD/SSD 장착

제품의 대략을 살펴봤으니 이제는 직접 써 볼 차례다. 우선 NAS의 내부에 HDD나 SSD를 장착하는 것부터다. DS414 슬림의 HDD 베이는 본체 후면을 향하고 있다. 별다른 잠금 장치는 없으므로 그냥 곧장 베이를 쑥 뺀 후 HDD나 SSD를 장착, 동봉된 나사로 고정한 후 다시 넣으면 된다. 성능과 용량, 안정성까지 극대화하려면 4베이를 모두 채우는 것이 이상적이겠지만 1개만 달아도 문제 없이 작동하므로 각자의 사정에 맞춰 구성하자.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HDD의 장착이 끝나면 네트워크 케이블을 연결하고 전원을 켜면 된다. 그리고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PC를 통해 DS414 슬림의 IP로 접속, 각종 설정을 시작해야 한다. 이전에 NAS를 다루어 본 숙련자라면 간단하겠지만 만약 초보자라면 시놀로지에서 제공하는 각종 지원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자.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대표적인 것이 PC에서 네트워크 상의 시놀로지 NAS를 자동 검색해 찾아주는 시놀로지 어시스턴트(Synology Assistant)다. 시놀로지의 홈페이지에서 최신 버전을 다운로드 받아 PC에 설치하자. 이를 실행하면 현재 해당 PC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시놀로지의 NAS의 목록을 쉽게 찾을 수 있으므로 이를 선택, DS414 슬림에 탑재된 NAS 제어용 운영체제인 'DSM(Disk Station Manager)'으로 진입하자.

간편하게 외부 접속 환경 만드는 퀵커넥트 기능

만약 DS414 슬림을 처음 사용한다면 DSM 진입 직전, DSM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하고 NAS 관리자의 계정을 생성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을 마치면 퀵커넥트(QuickConnect) 설정이 시작된다. 쿽커넥트 설정이란 쉽게 말해 어디서나 쉽게 NAS에 접속할 수 있는 환경을 꾸미는 것이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본래 외부에서 NAS로 접속하려면 해당 NAS가 물려있는 IP를 기억해야 하며, 공유기의 설정, 혹은 네트워크의 종류에 따라 접속이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유동 IP를 쓸 경우에는 때때로 IP가 바뀌어 접속에 곤란을 겪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퀵커넥트를 통해 시놀로지에서 제공하는 MyDS 계정을 설정하면 해당 NAS는 언제 어디서나 접속이 가능한 고정된 주소를 가지게 되므로 한층 접속이 쉬워진다.

NAS 전용 운영체제, DSM 5.0 탑재

이렇게 하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DS414 슬림을 쓸 수 있게 된다. 2014년 8월 현재, DS414 슬림을 비롯한 시놀로지의 NAS 제품에는 시놀로지 고유의 NAS용 운영체제인 DSM 5.0이 적용되어 있다. 웹 브라우저를 통해 DSM 5.0에 접속이 가능하며, 전반적인 인터페이스는 MS 윈도와 같은 GUI 기반 Pc용 운영체제를 연상시킨다. 참고로 DSM은 리눅스 기반의 운영체제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DSM에 진입했다면 다음에는 데이터를 저장하기 위한 볼륨을 만들 차례다. DSM의 좌측 상단에 있는 시작 메뉴를 누르면 '저장소 관리자'가 표시되니 이를 이용해 볼륨을 설정하자 2대 이상의 HDD가 탑재되어있다면 볼륨을 설정할 때 RAID 구성을 할 수 있다. RAID 1이나 RAID 5 구성이 가장 무난하지만 잘 모르겠다면 SHR(Synology Hybrid RAID) 모드를 고르자. 이를 선택하면 시스템이 현재 HDD의 구성을 고려해 가장 적절한 RAID 모드로 묶어준다.

볼륨 구성이 끝났으면 그 다음에는 제어판의 ‘공유폴더’를 이용해 공유폴더를 생성한다. 파일의 이름만 지정해도 간단히 공유 폴더를 만들 수 있지만 보안이 필요한 폴더의 경우엔 암호화 키를 설정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해당 폴더의 읽기만 가능한지, 혹은 쓰기 권한까지 부여할 것인지도 설정이 가능하다. 이렇게 공유 폴더가 설정되면 이 NAS를 본격적으로 이용할 준비가 끝난 것이다. 이제부터 해당 NAS와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PC에서 NAS에 담긴 다양한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개인 / SOHO용으로 적합한 성능

DS414 슬림의 내부적인 사양을 살펴보면 CPU는 1.2GHz로 작동하는 ARM 계열 싱글코어 프로세서인 마벨의 아르마다 370(MARVELL Armada 370), 메모리는 512MB를 탑재하고 있다. 아주 높은 사양이라고는 할 수 없어 큰 기업용으로는 그다지 적합하지 않지만, 개인 / SOHO용 NAS로서는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이렇게 공유폴더가 마련되었으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NAS의 이용이 가능하다. PC의 실행창에서 해당 NAS의 IP, 혹은 시놀로지 NAS 설치 과정에서 생성한 퀵커넥트용 계정의 주소를 입력하면 PC에서 해당 NAS의 공유 폴더에 접근, 파일을 교환할 수 있다. 만약 네트워크 드라이브로 설정해둔다면 마치 PC에 장착된 HDD를 이용하듯 자유롭게 '내 컴퓨터'나 파일 탐색기로 접근해 언제라도 공유폴더의 이용이 가능할 것이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DS414 슬림은 그다지 고사양 NAS라고는 할 수 없지만, PC 2~3대 정도가 공유폴더에 동시 접속해 파일을 복사하거나 이동하는 등의 작업이 무리 없이 실행되었으며, HD급 고화질 동영상도 끊김 없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가정이나 소규모 사무실이라면 불만 없이 이용할 만한 성능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의 다양한 기기에서 이용 가능

DS414 슬림은 PC뿐 아니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로도 이용할 수 있다. 특히 시놀로지에서 제공하는 모바일앱을 이용하면 한층 편하게 쓸 수 있는데,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는 모든 종류의 파일을 공유할 수 있는 'DS file', 음악 파일 전용인 'DS audio', 동영상 파일 전용인 'DS Video', 그리고 이미지 파일 공유를 할 때 쓰는 'DS photo+'등이 등록되어 있다. 이들은 모두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다. 물론 스마트폰으로 NAS에 접속해 파일을 이용할 때는 통신요금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와이파이 환경에서 접속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그 외에 DS414 슬림은 DSM이 적용된 시놀로지의 NAS 답게 다양한 리눅스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설치, 단순한 파일 보관용 서버 외에도 상당히 여러가지 용도로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매력이다. 예를 들어 '미디어 서버' 패키지를 설치하면 PC 외에도 블루레이 플레이어, 스마트TV, 비디오 게임기와 같은 다양한 AV기기(DLNA 지원 기기)에서 DS414 슬림에 저장된 멀티미디어 파일을 스트리밍해 즐길 수 있게 된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그리고 'Joomla' 등의 패키지를 이용하면 DS414 슬림을 웹사이트용 서버로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며 'Surveillance Station' 패키지를 이용하면 복수의 카메라를 연결해 원격 감시카메라 시스템을 구현할 수 있다. 이외에도 메일 서버, 아이튠즈 서버, 그룹웨어 등, 가정과 회사에서 두루 이용할 만한 다양한 기능 확장이 가능하므로 DS414 슬림을 구매한다면 한 번 이용을 고려해 볼만 하다.

공간활용성과 다양한 부가 기능 매력적이지만 가격은 다소 부담

앞서 설명한 대로 시놀로지 DS414 슬림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역시 작은 크기로 인한 높은 공간 활용능력이다. 다만 이런 점 때문에 50만원대(2014년 8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의 비용을 지불하기엔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사양(CPU, 메모리 등)을 갖춘 일반 2베이 NAS는 20~3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다.

때문에 DS414 슬림의 장점을 단순히 작은 크기라고만 생각한다면 아무래도 본전 생각이 날 수 밖에 없다. 사실 DS414 슬림의 진정한 장점은 본체의 크기가 작음에도 불구하고 4베이의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 그리고 2개의 기기바트 랜 및 전후 USB 3.0 포트 탑재 등의 고급 기능을 다수 탑재하고 있다는 점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놀로지 NAS 특유의 충실한 소프트웨어 지원을 통해 다양한 부가기능을 쓸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시놀로지 DS414 슬림
시놀로지 DS414 슬림

한때 기업이나 소수 전문가의 전유물이라고 생각했던 NAS가 요즘은 서서히 대중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지금 당장 테라바이트 급의 개인 클라우드 공간이 생긴다면 누구라도 매력을 느낄 만 하기 때문이다. 덕분에 출시되는 NAS의 종류도 정말 다양해졌다. 가격은 약간 부담스럽지만 DS414 슬림 역시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있는 최근 NAS 시장의 단면을 보여주는 물건이니 나름의 팬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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