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생태계, 앱이 아닌 콘텐츠로 진화한다
지난 2014년 8월 8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한국인의 스마트라이프'라는 보고서를 내고 국내 사용자들이 어떻게 스마트폰을 이용하고 있는지에 대해서 발표했다(5월부터 6월까지 36개 문항에 대해서 설문조사 실시, 참여 인원 800명). 현재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을 어떻게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자주 사용하는 콘텐츠는 무엇인지, 이동통신의 발전에 따른 이용패턴에 변화는 없는지 등을 조사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발표한 국내 이동통신 가입자는 5,567만 966명(2014년 6월 기준). 이 중 스마트폰 사용자는 3,904만 6,720명으로 이동통신 가입자 중 70%가 스마트폰을 사용 중이다. 또한, 스마트폰 사용자 중 83%는 LTE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 중이다. 먼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기능은 카카오톡, 라인과 같은 모바일메신저로 나타났다(66.38%). 그 뒤를 이어 인터넷(45.25%), 통화(30.63%), SNS(27.63%), 게임(14.25%), 문자(12.63%), 음악(10.88%), 동영상(3.38%), 웹툰(2%) 등을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즉,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모바일메신저, 통화, SNS, 문자 등과 같은 다른 사람과의 소통하는 용도(커뮤니케이션)로 가장 많이 이용하며, 그 뒤를 이어 인터넷을 통한 정보의 습득 용도로 이용 중이다. 반면, 게임, 음악, 웹툰 등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소비하는 용도로 이용하는 횟수는 가장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기능은 모바일메신저다. 특히,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을 이용해 단순히 메시지를 보내는 용도로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카카오뮤직, 카카오앨범, 카카오페이지, 카카오스타일, 카카오게임 등 게임, 음악, 동영상, 글 등 다양한 콘텐츠를 주고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기능으로 모바일메신저를 선택한 사용자 연령은 20대가 89.60%로 가장 높았다. 뒤를 이어 30대 68.18%, 40대 47.44%인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모바일메신저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메신저는 카카오톡으로 가입자 수는 약 1억 3,000만 명 수준. 카카오는 국내에서 발을 넓혀 동남아 시장을 주 타겟으로 영향력을 넓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모바일메신저는 왓츠앱이다. 가입자 수는 약 7억 명 정도이며, 남미권과 유럽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왓츠앱은 지난 2014년 2월 페이스북이 190억 달러에 인수에 관심을 모았다. 카카오톡에 밀려 국내 2위를 차지하고 있는 라인은 일본, 태국 등에서 인기를 끌며 전체 가입자는 약 4억 5,000만 명에 달한다. 중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바일메신저는 위챗이다. 전체 가입자는 약 6억 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터테인먼트 용도로 사용하는 앱 중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는 것은 역시 게임 장르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유료 게임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28.31%에 불과했지만, 유료 아이템을 구매했다고 응답한 비율은 40.12%에 달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In-App(부분 유료화, 유료 아이템 판매) 결제 시장은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의 90%를 차지하고 있다. In-App 결제 게임은 처음 설치와 실행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지만, 추후 지속적인 비용을 지출할 수도 있기 때문에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아이들이 부모 모르게 결제하는 피해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014년 7월 구글과 애플에 In-App 결제 앱에 무료라는 단어를 금지하도록 요청했으며, 구글은 9월 말부터 이를 시행할 예정이다. 참고로 구글은 유럽에 적용하는 시점부터 전세계 동일하게 적용할 예정이다. In-App 결제 게임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사용자가 게임을 무료로 설치하고 미리 체험할 수 있긴 하지만, 이후 유료 아이템 판매에 치우쳐 게임성, 작품성 등이 떨어질 수 있다. 유료 게임 및 In-App 결제 게임의 상호 보완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때다.
음악을 소비하는 행태도 바뀌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사용자 중 60.38%는 듣고 싶은 음악을 검색해서 이용한다고 응답했다. 즉, 과거와는 달리 실시간으로 유료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MP3 파일을 검색해 내려받는다는 것. 참고로 스마트폰 사용자 중 81%는 멜론, 지니, 네이버 뮤직 등 유료 음악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사람들은 이제 필요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을 검색하고 바로 듣는다. 이전처럼 음악 파일을 찾고, 내려받아, 저장하는 과정이 없다. 마치 인터넷을 검색해 원하는 정보를 찾고 읽거나 보듯이, 음악도 비슷하게 소비하는 추세다. 더욱 빨라진 이동통신 서비스 전송 속도, 가사나 제목 등으로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음악 검색 등 음악을 소비하는 패턴 자체가 빨라졌다. 글쎄. 이제 음악은 듣는 것이 아니라, 검색하는 콘텐츠로 변화한 모양새다.
달라진 문화 소비 패턴에 대비해야
스마트폰 보급 이후 변화한 문화 소비 패턴이다. 과거에 사람들은 '컴퓨터를 한다'라던가, '음악을 듣는다', '영화를 본다'라고 인식했다. 즉, 은연 중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패턴에 대해 각각의 행동 패턴을 달리했다. 하지만, 이제 스마트폰 하나면 인터넷 검색이나 이메일 전송, 통화 및 문자, 음악/동영상 감상 등 다양한 작업을 보다 쉽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다. 그만큼 원하는 콘텐츠를 찾고, 구매하며, 소비하는 패턴이 빨라졌다. 만화는 웹툰으로 전주, 간주 등 5분이 넘던 음악은 2~3분 길이로 줄었다. 영화를 보기 위해 굳이 영화관을 가지 않아도 내 손 안의 스마트폰으로 출퇴근하며 감상할 수 있다. 콘텐츠를 접근하는 경로와 이용하는 패턴이 바뀐 것이다.
연계할 수 있는 콘텐츠도 늘어났다. 게임, 음악, 동영상 등은 카카오톡이나 라인과 같은 모바일메신저와 연계하는 콘텐츠로 재탄생했다. 친구들을 만나 "어제 너 개그콘서트 봤어?"라고 이야기할 필요가 없다. 요즘은 카톡으로 개콘의 짧은 하이라이트 동영상을 공유하면 그만이다. 같이 듣고 싶은 음악을 실시간으로 나누고, 심지어 실시간 중계하고 있는 야구를 보며 응원 메시지를 함께 공유한다. 달라진 소비 문화만큼 콘텐츠로 변화하는 중이다.
큰 사고가 터지면 TV 뉴스 속보 보다 트위터에서 자세한 소식을 접할 수 있는 세상이다. 더구나 이제는 짧은 140자 내용과 함께, 사진, 동영상도 확인할 수 있다. 사용자들가 직접 콘텐츠를 생산하고 소비한다. 그들의 입맛에 맞는 콘텐츠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원하는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줄 알아야 한다. 문화 소비 패턴은 달라졌다. 이에 맞는 문화 즉, 콘텐츠가 필요하다. 이제 스마트폰 생태계는 앱이 아닌 콘텐츠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