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평범한 보급형 태블릿PC가 싫다면? 요가 태블릿10 HD+
최근 보급형 태블릿PC가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태블릿PC 시장은 가격이 저렴한 제품을 중심으로 형성됐으며, 특히 동영상 감상, 웹 서핑 등으로 용도가 굳어지면서 높은 성능보다는 합리적인 가격 위주의 제품을 구매하는 사용자가 늘었다. 사실 이런 보급형 제품의 공통점은 '특징이 없다'는 점이다. 단순 콘텐츠 감상용이니 제품의 디자인이나 형태에 크게 집중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독특한 색깔을 내는 제품도 있다. 국내 제조업체가 얼마 전 출시한 태블릿PC를 보면 자사 고급 스마트폰에 적용하던 핵심 UX를 탑재해 차별화를 이뤘다. 레노버 역시 독특한 제품을 출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요가 태블릿 시리즈는 평판형태의 일반 태블릿PC와 달리, 손잡이가 달린 독특한 태블릿PC다. 오늘 소개할 제품은 요가 태블릿 시리즈의 뒤를 잇는 요가 태블릿10 HD+다.
풀HD급 해상도로 돌아온 요가 태블릿
이 제품은 레노버가 출시한 요가 태블릿10의 후속 제품이다. 이름은 'HD+'지만, 해상도는 HD+(1,600 x 920)가 아니라 WUXGA(1,920 x 1,200)다. 오히려 풀HD에 가까운 해상도다. 지난해 출시한 요가 태블릿10과 비교해 크기 및 디자인이 같지만, 해상도가 높아져 상대적으로 화면이 선명해졌다(선명도 224 PPI). 참고로 이전 제품의 해상도는 WXGA(1,280 x 800)이며, 선명도는 149 PPI다.
달라진 것은 해상도만이 아니다. 성능도 한층 높아졌다. 메모리 2GB, 프로세서 퀄컴 스냅드래곤 400 등으로, 1GB 메모리와 미디어텍 프로세서를 사용한 이전 제품보다 향상됐다. 용량은 동일하게 16GB와 32GB 2종이다. 물론 가격도 조금 올랐다. 2014년 7월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요가 태블릿10은 29만 3,550원이며, 요가 태블릿10 HD+는 37만 9,000원이다. LCD 패널 및 부품가격을 따지면 이해할 만한 가격 상승이다. 참고로 무게가 약 20g 정도 늘었지만, 체감할 정도는 아니다.
3가지 사용 모드로 콘텐츠 감상에 최적
요가 태블릿 시리즈의 특징은 독특한 외형이다. 화면 아래에 원통형 손잡이가 부착된 것이 특징이다. 이 손잡이를 이용해 제품을 크게 3가지 형태로 사용할 수 있다. 우선 '홀드 모드'는 잡지 한쪽을 말아서 손에 쥐고 사용하는 모양새다. 원통형에 두께가 제법 있어 일반 태블릿PC보다 손에 쥐기 편하다. 특히 무게 중심이 원통형 손잡이에 몰려있어, 다른 10인치 태블릿 PC보다 한 손으로 잡을 때 안정적이다. 참고로 손잡이 부분의 두께는 두꺼운 보드마커 정도다. 이 방식은 전자책이나 웹 페이지 등의 콘텐츠를 볼 때 편리하다.
'스탠드 모드'는 본체에 있는 킥 스탠드를 펼치면 별도 거치대 없이도 제품을 세워놓을 수 있다. 이 방식은 동영상 감상 시 유리하다. 10.1인치의 큰 화면과 풀HD급 해상도를 통해 조금 더 시원한 느낌으로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스탠드 모드에서는 스피커가 좌우로 배치되기 때문에 입체 음향을 잘 구분해 들려준다. 앞서 말한 것처럼 무게 중심이 손잡이에 있어서 가벼운 터치에는 뒤로 넘어가지 않는다.
'틸트 모드'는 책상 위에 올려놓고 사용하기 적절한 형태다. 바닥과 완전히 밀착하는 평판형 태블릿PC와 달리, 바닥에 비스듬하게 놓인다. 이 덕에 책상에 앉아서 화면을 보기 수월하다. 보통 평판형 태블릿PC를 책상에 눕혀두면, 화면을 볼 때 고개를 숙이거나 아예 태블릿PC 아래에 무언가를 받쳐 비스듬하게 놓는다. 하지만 요가 태블릿10 HD+는 책상에 그대로 놓기만 하면 된다. 틸트모드에서 아쉬운 점은 음량 버튼이 반대로 작동하는 점이다. 스탠드 모드에서 위쪽 버튼을 누르면 음량이 올라가지만, 틸트 모드에서는 아래 방향 버튼을 눌러야 음량이 커진다. 사용 방식에 따라 음량 조절 인터페이스도 바뀌었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물리 버튼이라 이런 기능을 적용하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9,000mAh 대용량 배터리로 동영상 감상이 10시간?
지금까지 제품의 디자인을 살펴봤다. 원통형 본체를 통한 다양한 사용방식이 특징이다. 그렇다면 이 본체는 단순히 디자인(사용성)을 위해서만 있는 것일까? 사실 원통형 본체에는 9,000mAh 대용량 배터리가 있다. 7,000 ~ 8,000mAh 내외의 배터리를 내장하는 비슷한 크기의 태블릿PC와 비교하면 조금 더 큰 용량이다.
그렇다면 배터리 지속시간은 어떨까? 레노버에 따르면 최대 18시간이다. 하지만 이를 그대로 믿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실제로 사용하며 배터리 성능을 시험해봤다.
우선 3일에 걸쳐 간단한 웹 서핑과 웹 게임 형태의 모바일 게임을 즐겼다. 웹 서핑은 웹툰 감상 및 검색이었으며, 모바일 게임(세컨어스)은 간단한 행성관리 정도였다. 장시간 사용이 아니라 잠깐씩 자주 사용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태블릿PC 사용 환경과 비슷한 조건이다. 3일 뒤 배터리 잔량은 약 30%로, 간단한 사용이라면 4일 정도는 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을 듯하다.
동영상 감상 시에는 배터리 지속시간이 얼마나 될까? 재생 시간이 2시간 10분 정도인 HD급 동영상을 본 뒤 배터리 소모량을 확인해보니 약 20%다. 화면 밝기 최대, 음량 중간으로 설정한 뒤 동영상을 재생했다. 와이파이도 연결한 상태다. 사용 환경에 따라 차이는 조금씩 있겠지만, 이 정도면 동영상 감상에만 10시간 가까이 사용할 수 있는 정도다.
보급형으로는 만족스러운 성능
성능은 비교적 준수하다. 가격이 저렴한 보급형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은 성능을 보여준다. 동영상의 경우 MKV 포맷은 1080P(풀HD급) 동영상도 끊기는 현상 없이 구동할 수 있으며, AVI나 MP4 역시 부드럽게 재생한다. 다만 MKV의 경우 인코딩 방식에 따라 간헐적으로 끊기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기본 동영상 앱은 SMI 형식의 자막을 지원하지 않아, 동영상 재생 앱 MX 플레이어를 별도로 설치했다.
게임 역시 대부분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다. 특히 '룰 더 스카이'나 '세컨어스' 등의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할 때는 화면이 커서 각각의 오브젝트를 선택하기도 수월하다. 실제로 안투투 벤치마크로 성능을 확인해보면 갤럭시 노트2 수준의 성능이다.
내장 스피커의 성능은 양호하다. 음장 기술로 '돌비 디지털 플러스(Dolby Digital Plus)'를 탑재해, 음악이나 영화를 감상 시 더 깊고 풍부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돌비 전용 앱을 통한 이퀄라이저 기능도 제공한다. 영화, 게임, 음악, 대화 강조 등의 프리셋(미리 설정한 값)을 제공하며, 사용자 취향에 따라 이퀄라이저를 설정할 수도 있다.
사용 방식(홀드, 스탠드, 틸트)에 따른 음향 설정도 있다. 자신이 사용하는 형태에 따라 원하는 음향을 선택하면 된다. 특히 스탠드 모드와 틸트 모드는 스피커의 좌우가 바뀌기 때문에 각 방식에 맞는 음향 설정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 참고로 설정 항목 중 보류 모드는 홀드(hold)모드를 의미한다. 지난해 출시된 요가 태블릿 시리즈도 이 부분을 잡다가 아닌 보류로 오역했는데, 이 부분이 수정되지 않은 점은 아쉽다.
카메라는 전작과 비교해 괄목할 만큼 좋아졌다. 이전 제품은 카메라를 내장한 것에 의의를 두는 것으로 만족했다면, 새로 나온 요가 태블릿은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카메라를 갖췄다. 후면 800만, 전면 160만 화소 카메라를 내장했는데, 자동 초점 속도, 이미지 처리 성능, 화질 등 전반적인 성능이 향상됐다.
킥 스탠드를 열면 최대 64GB까지 인식하는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나타난다. 이 부분 역시 전작보다 조금 개선됐다. 마이크로SD카드를 넣는 자리에 덮개가 생겼다. 이를 통해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참고로 마이크로SD카드 슬롯 우측에는 무엇인가 넣을 수 있을 듯한 공간이 있다. SIM 카드 슬롯으로 보인다. 참고로 국내에는 현재 와이파이 모델만 출시됐지만, 해외에는 3G 모델도 출시됐다. 이전 제품 역시 그랬지만, 3G(혹은 LTE) 모델은 국내 출시가 불투명하다.
독특한 디자인과 높은 '가성비'가 특징
이 제품의 특징은 독특한 사용 방식과 나쁘지 않은 가격대 성능비다. 제품의 사용방식 자체가 동영상 감상, 웹 서핑 등 보급형 태블릿PC 사용 목적과 맞아떨어지며, 독특한 디자인 덕에 긴 배터리 지속시간까지 얻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제품 가격은 37만 9,000원이다. 이 제품은 태블릿PC를 엔터테인먼트로 주로 사용하는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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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