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블릿PC, 교육을 품다
지난 2010년,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한 이후 태블릿PC 시장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지속적으로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IDC, 가트너 등은 오는 2015년에 이르러 전세계 태블릿PC 판매량은 노트북 판매량을 앞지를 것이라 예상한다. 더 이상 태블릿PC는 잘 모르고, 어색하며, 신기한 제품이 아니다. 버스, 지하철 안에서 태블릿PC로 인터넷을 검색하거나 동영상을 보는 사람들을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그만큼 친숙해졌고, 필요에 따라, 용도에 따라 구매해도 괜찮은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반대로 아직도 태블릿PC는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태블릿PC를 단순히 스마트폰 화면을 크게 만들어 놓은 멀티미디어 기기, 엔터테인먼트 기기 정도로 치부한다. 기껏해야 게임하고, 동영상 보거나, 웹툰을 크게 보려고 구매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다. 또한, 화면이 5인치 이상인 스마트폰(패블릿)이 등장하면서 태블릿PC의 용도는 다소 애매모호해졌다. 어딘가 2% 부족하다는 것.
맞다.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이들의 의견이 100% 옳다는 뜻은 아니다. 태블릿PC는 게임하고, 동영상 보거나, 웹툰이나 보라고 만든 기기가 아니다. 기껏해야 그 정도로만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평가절하하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모바일 생태계를 통해 수십만 개에 달하는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 태블릿PC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앱 즉, 콘텐츠를 통해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태블릿PC다.
태블릿PC의 고민, 어디로 가야 하나
아이패드 출시 이후, 안드로이드 태블릿PC와 인텔 아톰 프로세서를 탑재한 윈도 태블릿PC 등 다양한 태블릿PC가 등장했다. 어떤 운영체제를 탑재했는지, 어느 정도 크기이고, 어떤 형태의 태블릿PC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결과적으로 태블릿PC라는 새로운 바람은 이미 불었고, 사람들이 구매하기 시작했다는 점이 중요하다. 점차 확장된 태블릿PC 시장은 제조사와 앱 개발사에게 그 다음을 요구했다. 간단한 엔터테인먼트 기기가 아닌, 좀더 의미있는 제품으로 만들어주길 기대했다.
다양한 문서작업 앱, 사진 편집 앱 등이 태블릿PC에 최적화한 형태로 등장했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기기가 아닌, 노트북처럼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기로 조금씩 탈바꿈을 시작한 것. 아이패드의 TV 광고는 이 같은 정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전달한다. 쇼트트랙 선수가 경기장을 돌면, 코치가 아이패드로 선수를 촬영해 다음 훈련 방법을 논의한다. 오케스트라 지휘자가 틈틈이 작곡하고, 이를 생활에 도입하는 장면도 있다. 이는 곧 태블릿PC라는 제품을 어떻게 의미있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리는데 목적을 둔다.
그 중의 하나가 교육이다. 교육 시장은 태블릿PC 출시 이전부터, 디지털 교육을 준비 중이었다. 데스크탑PC와 노트북 등으로 확인할 수 있는 동영상, 문서 파일 등을 편집해 제작한 ‘디지털 교과서’가 대표적이다. 선생님이 어렵게 칠판에 분필로 글을 적고 도표를 그리지 않아도, 학생들에게 보다 유용한 정보를 쉽게 전달하고자 위함이다.
여기에 태블릿PC를 접목하면서 그 효과는 더욱 커졌다. 학생들은 두꺼운 책을 들고 다닐 필요가 없으며, 시각적으로 더 나은 동영상과 사진, 글을 볼 수 있게 바뀌었다. 국내 교육계에서도 다양한 태블릿PC를 전국 여러 곳에서 사용하며 테스트 중이다. 부산시교육청은 부산지역 초/중학교에 아이패드를 지급하고 스마트 교육을 도입해 이를 적극 활용 중이며,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은 윈도 기반 태블릿PC를 구매하고 세종시 내 스마트스쿨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한편 정보통신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스마트교육 시장규모는 3조 원, 오는 2016년에 이르면 4조 원에 이른다. 교육 시장이 태블릿PC를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다.
이미 시장에 등장한 교육용 태블릿PC
이처럼 이미 국내 교육 시장에도 태블릿PC는 서서히 세를 불리고 있다. 특히, 태블릿PC 시장의 문을 연 애플 아이패드뿐만 아니라, 구글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윈도-인텔 태블릿PC 등 다양한 태블릿PC 플랫폼이 각각의 장점을 내세워 경합 중이다. 다만, 각 제품이 중요시하고 있는 것은 ‘콘텐츠’로 모두 동일하다. 제품 성능뿐만 아니라, 어떤 콘텐츠를 담고 있느냐가 경쟁력인 셈이다.
스마트학습기 전문기업 위버스마인드는 초중학생용 영어학습기 ‘뇌새김 주니어 영어’를 출시했다. 뇌새김 주니어 영어는 동화책처럼 구성한 스토리텔링 콘텐츠를 통해 초중학생이 영어의 문법과 단어, 쓰기 활동 등을 통해 학습할 수 있는 스마트 학습기다. 동화책을 읽듯이 그림과 함께 스토리를 따라가면 학생들이 어렵고 딱딱하다고 느끼는 문법 개념을 이해하고 습득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150만 명이 체험한 뇌새김 학습법으로 단어실력을 다지고, 필기 인식 시스템으로 쓰기 훈련까지 제공해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전 영역의 균형 학습을 지원한다.
위버스마인드는 스마트학습기에 ‘My 어플’이라는 잠금(Lock) 기능도 넣었다. 스마트학습기 사용을 제한하는 기능으로 임의로 앱을 선택해 잠글 수 있다. 즉, 학습 관리 및 유해콘텐츠 노출 방지용으로 활용할 수 있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유아용 태블릿PC ‘갤럭시탭 3 키즈’도 있다. 특히, 삼성경제연구소 선정 10대 히트 상품에 선정된 인기 교육 콘텐츠 '마법천자문 패키지'를 탑재한 ‘갤럭시탭 3 키즈 마법천자문’은 놀이하면서 교육할 수 있는 전용 태블릿PC다. 별도의 유료 결재 없이 마법천자문 TV애니메이션과 마법천자문 본권 27편 전편 등 멀티미디어 형태로 된 다양한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교육용 태블릿PC는 ‘키즈패드 2’다. 지난 2012년에 선보인 ‘키즈패드’의 후속 제품으로 아가월드, 블루스프링스 등 주요 교육 업체와 협력해 콘텐츠를 보강했다. LG 키즈패드 2는 아가월드의 전집시리즈 및 교구를 담았고, 블루스프링스 센터 내 체험존을 설치해 수업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한글, 영어, 중국어를 동시에 학습할 수 있는 ‘디즈니 삼중언어’ 등 기초적인 영역별 학습 콘텐츠를 담았으며, ‘기억력 놀이’, ‘칠교 놀이’ 등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콘텐츠를 구성해 유아의 정서와 인지발달에 집중했다.
기존 공부 습관을 바꾸는 프로젝트에 자연스럽게 태블릿PC를 녹여낸 케이스도 있다. 오는 7월 28일 GS홈쇼핑에서 판매할 예정인 ‘EBS 공부습관 프로젝트, 포켓EBS 빡공’이 대표적이다. 빡공은 청소년들이 흔히 언급하는 말 중 하나인 ‘빡세게 공부하자’의 줄임말. 태블릿PC와 EBS가 제공하는 교육 콘텐츠의 결합물이다. 이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이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 제품과 교육 콘텐츠를 모두 100% 돌려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150일 동안 연속으로 하루에 2시간씩 포켓EBS를 태블릿PC로 시청하고, 이를 학습일기(500자 이상)로 작성하면 된다. 일종의 학습 요구를 결합한 교육 방식이다.
이외에도 CJ에듀케이션즈의 유아용 디지털 교육 콘텐츠 ‘나는생각’, YBM의 놀면서 배우는 스마트 영어 유치원 ‘터치터치 잉글리시’, 대교CNC의 ‘꿈꾸는 달팽이 키즈 교육탭’, 교원의 교육용 태블릿PC ‘올앤지(ALL&G) 패드’, 시공 교육의 인텔 기반 넷북에 교육 콘텐츠를 더한 ‘아이스크림 홈런’ 등 다양한 교육용 태블릿PC가 있다.
태블릿PC와 교육, 이 둘의 만남은 이미 진행 중이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