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이슈(7월 셋째주) - 팬택, 회생인가 추락인가
1. 팬택, 단언할 수 없는 미래
팬택의 앞날이 위태위태하다. 팬택의 회생 가능성을 손에 쥐고 있는 채권단과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가 저울질을 멈추지 않고 있기 때문. 팬택은 사실상 마지막 고비라 할 수 있는 25일이 다가오고 있어 더 초조한 입장이다.
여론의 비난은 대부분 채권단을 향해 있다. 팬택 채권단은 자체적인 경영 정상화 방안에 따라 이통사에 1,800억 원의 채권을 주식으로 바꾸는 출자전환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통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업계에서는 '채권단이 모든 책임을 이통사에게 떠넘기려는 계산에서 나온 행동'이란 비판이 일었다.
결국, 다급해진 팬택이 채권단과 이통 3사에 채무 상환을 2년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이통사가 팬택의 투자자가 되지 않아도 좋으니 채무를 갚을 시간만이라도 더 달라고 요청한 것. 이에 지난 17일, 이통사는 팬택의 요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고, 상황은 조금 잠잠해지는 듯 보였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 18일, 채권단은 이통사가 팬택 휴대폰을 월 15만 대 이상 구매하겠다는 보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팬택 정상화 방안은 의무 구매를 중요한 전제 조건으로 한다"며, "이통사가 채무 상환을 유예해주더라도 의무 구매라는 조건에 동의하지 않으면 팬택의 회생은 사실상 불가능한만큼 채권단 합의 도출도 쉽지 않을 것"이라 말했다.
이에 대해 이통사 관계자는 "팬택이 앞으로 어떤 휴대폰을 내놓을지 알 수도 없는 상황에서 미리 일정 물량을 구매해야 한다는 조건을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팬택 휴대폰 구매는 시장 원리에 따라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만약 이통사가 채권단의 휴대폰 의무구매 조건을 수용하지 않을 경우 팬택에 대한 채권단의 출자 전환도 무산될 확률이 있다.
팬택은 채권단이 7월 초 이통사에 출자 전환을 전제로 워크아웃을 지속한다는 방침을 밝힌 이후, 단 한 대의 제품도 이통사에 납품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전체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되며 팬택뿐 아니라 협력 업체도 위기에 빠진 상황이다.
지난 14일, 팬택의 60여 개 협력 업체는 '팬택 협력사 협의회'를 조직하고 팬택의 위기에 공감해 부품 대금의 10~30%를 덜 받겠다고 발표했다. 협력 업체들은 팬택 사태 이후 임직원이 무급 휴직에 들어간 곳도 상당하고 대금을 받지 못해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곳도 많은 실정이다.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17~18일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T타워 앞과 청와대 앞 등에서 팬택 지원을 요구하는 집회까지 열었다.
이날 협의회에 참석한 한 협력업체 직원은 "그동안 팬택은 20여 년 동안 이통사 전용모델을 만들고 출고가 인하에 협조했으며 물량이 급할 때는 24시간을 가리지 않고 적기 대응했다"면서 "현재 통신사들이 팬택을 마치 짐처럼 여기면서 간절한 호소에 가타부타 답변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팬택이 이통사들에 정말 쓸모없는 존재인지 묻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발 벗고 나서기는 팬택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팬택 사내 게시판에는 '직원들이 직접 제품을 팔면 안되느냐'는 글이 올라왔다. 이통사가 기존 재고 물량 때문에 팬택 휴대폰을 구매해주지 않고 있으니 직원들이라도 나서서 이를 주변 사람들에게 판매하겠다는 것. 해당 내용에 관한 찬반 투표에서 92%가 넘는 참여자가 찬성표를 던졌다.
팬택의 앞날에 희망이 있을까. 팬택의 운명을 손에 쥔 것은 팬택도, 협력 업체도 아닌 채권단과 이통사다. 이들이 어떻게 입장 차이를 조율하느냐에 따라 25일 팬택의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 구글-삼성, 타이젠이 촉발한 묘한 긴장... "단말기는 되지만 플랫폼은 안 된다"
삼성전자가 소위 '밀고 있던' 개방형 플랫폼, 타이젠 OS의 확장 속도가 영 지지부진하다. 타이젠 OS 탑재 스마트폰의 출시는 3번이나 미뤄졌고, 타이젠 OS 탑재 스마트 시계에는 구글이 매서운 눈초리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는 인텔 등과 손잡고 타이젠 연합을 만들었다. 애플과 구글 위주의 플랫폼 시장에서 독자적인 노선을 구축하겠다는 계산이었다. 그러나 상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 개발자들에 보낸 삼성전자의 구애는 매번 씁쓸한 결과로 돌아왔고, 자라나는 '타이젠 새싹'을 밟으려는 경쟁 기업들의 견제도 만만찮았다. 거기다 시장의 반응도 영 좋지 못했다.
지난 10일, 삼성전자는 러시아에서 열린 타이젠 개발자 행사에서 타이젠 OS 기반 스마트폰 '삼성Z'를 출시하려 했다가 돌연 취소했다. 그리고 타이젠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개발이 더뎠기 때문이라는 설명을 보탰다. 타이젠 개발자 행사 정원인 300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 것을 보면 수긍할 만한 내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이러한 소극적 태도는 결국 개발자들이 타이젠을 꺼리게 하는 또 다른 요인이 되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스마트 시계는 어떤가. 해외 매체들은 '구글 래리 페이지 최고 경영자(CEO)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타이젠 기반 스마트 시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강하게 드러냈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구글의 웨어러블 단말기용 OS인 '안드로이드 웨어'보다 타이젠 기반 스마트 시계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것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것.
사실 삼성전자는 구글이 안드로이드 웨어를 내놓기 전 먼저 변형 안드로이드 OS를 탑재한 '갤럭시기어'와 타이젠 기반 스마트 시계 '삼성 기어2'와 '삼성 기어2 네오'를 출시한 바 있다. 또한, 구글은 삼성전자가 구글의 서비스와 유사한 기능을 포함하는 자체 앱을 자사 스마트폰에 선탑재하는 것에도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구글은 마치 '개방성'의 표본인 것처럼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사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구글의 개방은 철저하게 '구글 플랫폼 내에서의 개방'이다. 지난 2월 구글이 삼성전자, HTC 등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 제조 업체와 체결한 계약 문건을 보면 이는 더 확실해진다. 참고로 이 문건은 구글과 오라클 간 자바 특허 전쟁 중에 공개된 것이다.
구글은 이 계약에서 삼성전자, HTC 등의 제조사가 자사 주요 앱을 사전 탑재하도록 했다. 물론 기본 검색 엔진은 구글이어야만 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앱과 검색 앱은 홈화면에 바로 노출되어야 하고, 스마트폰 화면을 넘길 때마다 기본적으로 구글 기본 앱이 하나씩 보여야 한다.
또한, 안드로이드 플랫폼은 무료로 제공하지만, 안드로이드 단말기라는 마케팅을 하려면 구글과 MADA(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판매 협약)를 체결해야 한다. 안드로이드 이용 시 필수적인 구글 플레이스토어, 검색, 지도 앱 등은 MADA에 동의한 업체만 쓸 수 있다. 자체 생태계를 갖춘 아마존만 구글과 MADA를 체결하지 않고도 안드로이드 플랫폼 활용에 성공했다.
삼성전자는 '동반자'인 구글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타이젠 OS 개발을 계속할까?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수동적이지만 안정적인 '안드로이드 기기 제조 업체'로 남을 것인가. 이래저래 삼성전자로서는 고민이 많을 시기다.
3. KT와 LG유플러스 소속 알뜰폰 업체의 일주일간 실적은?
지난 15일, KT와 LG유플러스 소속 알뜰폰 업체들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일주일이 흘렀다. 이들의 성적표는 과연 어땠을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16일 KT그룹 계열사 KTIS와 LG유플러스 자회사 미디어로그의 일주일간 개통 성적표를 공개했다. KTIS는 31명, LG유플러스는 106명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아직 서비스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알뜰폰 업계에서 우려했던 것만큼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이들 업체가 아직 가입자 유치 전략이나 알뜰폰 요금제 등에 대해 이해가 떨어진다는 분석도 나왔다.
4. '보급형 G3', LG 'G3 비트' 출시... 가격은 약 50만 원
LG전자가 G3의 주요 기능을 물려받은 보급형 LTE 스마트폰, 'G3 비트(Beat)'를 출시했다. 가격은 49만 9,400원으로 간신히 50만 원의 벽을 넘지 않았다. 이통 3사를 통해 출시되는 G3 비트는 후면키, 레이저 오토 포커스, 제스처샷, 노크코드, 스마트 키보드 등 G3의 핵심 기능을 탑재했다.
하드웨어 사양은 경쟁 보급형 스마트폰에 비해 가격 대비 조금 떨어지는 편. 5인치 HD(1,280 x 720) IPS 디스플레이에 1.2GHz 쿼드코어 퀄컴 스냅드래곤 400 프로세서, 1GB 메모리(RAM)를 채용했다. 후면 카메라의 화소 수는 800만 화소이고, 배터리 용량은 2,610mAh다. 아무래도 뛰어난 최적화가 없이는 조금 부족한 사양인 것이 사실. 외산 보급형 스마트폰이 경쟁력있는 가격과 사양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에서 G3 비트가 얼마만큼의 성과를 낼지 지켜봐야겠다.
5. '[Web발신]' 붙은 문자, 21일부터 이통 3사로 확대
기업에서 보낸 문자 앞에 '[Web발신]'이란 문구가 갑자기 붙어 의아했던 사용자가 있을 수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발신번호 변조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고자 지난해 10월 SK텔레콤에 한해 시범 도입했던 인터넷 발송 문자의 [Web발신] 표시를 21일부터 이통 3사로 확대한다고 알렸다. 이 같은 '웹발신문자 알림서비스'는 이통사(알뜰폰 포함)에서 무료로 제공하며 이용자는 이통사 고객센터나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SK텔레콤은 해당 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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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