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이면 앱이 뚝딱, 오늘은 내가 게임 개발자!"
어려운 명령어와 복잡한 텍스트(문자) 구조. 그래픽 UI(사용자 환경)로 모든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윈도 운영체제가 등장하기 전까지 PC를 사용하려면 이러한 두 가지 장벽을 넘어야 했다. 윈도가 등장하고 그래픽 UI 시대가 열리면서 PC는 이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됐다.
하지만 개발 환경은 여전히 텍스트 UI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각각의 객체를 언제, 어떻게 움직일지 상세히 지정하려면 반드시 복잡한 프로그래밍 언어가 필요하다. 일반 사용자는 쉽게 접근할 수 없다.
이러한 개발 환경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복잡한 코딩(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을 한 줄도 작성하지 않아도 앱과 게임을 제작할 수 있게 하려는 프로젝트다.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그래픽UI로 개발을 진행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앱과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프로젝트 스파크(Project Spark)'와 '프로젝트 시에나(Project Siena)' 그리고 '윈도 앱 스튜디오(Windows App Studio)'의 얘기다.
한국MS 개발자 플랫폼 사업부 박중석 에반젤리스트(개발전도사)를 만나 프로젝트 스파크, 프로젝트 시에나, 윈도 앱 스튜디오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사용할 수 있는지 물어봤다.
너는 아이디어만 들고와 게임 제작은 내가 책임질게, 프로젝트 스파크
"MS는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애플 앱스토어, MS 윈도 스토어 등 각종 앱 장터가 활성화되면서 인디 게임 개발자는 자신의 작품을 손쉽게 알릴 수 있게 됐습니다. 개발을 돕는 도구도 많죠. 다이렉트X, 언리얼 및 유니티 엔진, 코코스20 등을 활용해 게임 개발 시간 및 비용을 단축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인디 게임으로 돈을 번 사례도 많습니다. MS가 인디 게임 개발자에 관심을 가지고 굉장히 오래전부터 지원을 해온 이유가 뭘까요? 플랫폼 사업자이기 때문입니다. 윈도와 엑스박스라는 강력한 게임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윈도 스토어와 엑스박스 라이브이겠군요."
"마찬가지로 한국MS도 인디 게임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많은 학생과 개발자가 소속된 인디 게임 커뮤니티와 함께 일해왔습니다. 예전에는 인디 게임을 '.EXE'라는 파일 패키지 형태로 유통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앱 장터를 통해 보다 빠르고 쉽게 게이머들에게 다가갈 수 있습니다."
"요요게임즈의 '게임메이커'라는 개발 도구로 제작한 후 윈도 스토어에 올라온 인디 게임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먼저 중학생이 인기 게임을 따라 만든 인디 게임부터 살펴보죠. '바운스볼2'라는 게임입니다. 그래픽과 사운드는 단순하지만, 재미라는 게임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입니다. 이외에도 '데버네어', '익스필트레이션' 등 다양한 슈팅, 퍼즐 인디 게임이 존재합니다. 최근 윈도 스토어에 이같은 인디 게임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MS가 개발한 인디 게임을 윈도 스토어에 올릴 수 있도록 업로드 기능을 제공하기 때문입니다."
"MS는 여기서 한 발 더 나가 코딩을 한 줄도 할 줄 모르는 일반 사용자도 게임을 쉽게 제작할 수 있는 세상을 꿈꾸고 있습니다. 시작이 2009년 시작된 'KODU(코두) 프로젝트'입니다. 코두는 자신만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입니다. 사실 기능이 그렇게 다양하진 않아요. 쉽게 말해 과거 스타크래프트나 RPG쯔구르 등에 포함된 에디터와 유사합니다. 다만 에디터는 맵 등만 제작할 수 있는 간단한 도구였지만, 코두는 하나의 게임을 만들 수 있는 좀 더 복잡한 도구입니다. 윈도와 엑스박스에서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그래픽 라이브러리인 XNA 기반이며, 마우스, 키보드, 터치스크린, 게임패드 등 다양한 입력장치를 지원합니다. 이를 통해 학생이나 초보 개발자도 쉽게 게임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간단한 코두가 새로 태어났습니다. MS가 지난 개발자회의(Build 2014)에서 공개한 '프로젝트 스파크'입니다. 간단한 그래픽과 오브젝트만 제공하고 제작할 수 있는 게임 장르도 한계가 있었던 코두와 달리 화려한 3D 그래픽과 다양한 오브젝트 예제 그리고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할 수 있는 개발 도구입니다. 프로젝트 스파크는 다양한 형태와 장르의 게임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타인이 제작한 게임을 이어받아 목표(퀘스트)를 추가하고, 게임의 품질을 개량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프로젝트 스파크로 제작한 게임은 윈도8.1이 설치된 PC와 엑스박스 원에서 실행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스파크는 게임 마인크래프트와 유사합니다. 자신만의 세상을 창조하고, 이를 타인과 공유할 수 있으며, 함께 개선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인디 게임 정신에 가장 부합하는 개발 도구입니다. 그러니까 사실 거대한 샌드박스(모래상자)죠.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주무를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외향, 움직임, 카메라 워킹 등을 지정하고, 여기에 각종 애니메이션을 추가할 수 있고요. 특정 상황에 부딪히면 캐릭터가 어떻게 반응할지 쉽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어드벤처, RPG, 액션 등 제작할 수 있는 게임 장르도 다양합니다. 시점도 1인치, 3인치 배후, 45도 각도로 내려보는 시점 등 다양하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스파크의 핵심 기능은 이런게 아닙니다. 개발을 더욱 쉽고 빠르게 해주는 기능이 있습니다. '월드 메이커'라는 기능입니다. 다양한 도구를 제공하더라도 캐릭터가 움직일 맵을 제작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비유하자면 단순 노동이죠. 이를 대신 해주는 기능입니다. 게임 내 전체 세계를 빠르고 신속하게 무작위로 생성해줍니다. 사용자는 세세한 부분만 직접 다듬으면 됩니다."
"프로젝트 스파크로 제작된 인디 게임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이를 개선해 자신만의 게임으로 탈바꿈시킬 수도 있습니다. 제작한 케릭터와 월드맵은 서로 공유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유니티 엔진의 애셋스토어(게임 내 예제를 사고파는 장터)만 못하지만, 프로젝트 스파크에 참여하는 인디 개발자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그 품질과 수량이 올라갈 거라고 생각합니다."
"프로젝트 스파크는 무료 오픈 베타 중입니다(박 에반젤리스트는 특히 무료를 강조했다). 누구나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생각보다 그래픽 요구사항이 높아요. 제작할 수 있는 게임의 그래픽 품질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고사양PC와 좋은 그래픽 카드를 준비하시길 바랍니다."
프로젝트 스파크(http://www.projectspark.com/#home)는 윈도 스토어(http://apps.microsoft.com/windows/en- us/app/735aaf10-e354-4645-9cb4-c9f2fc391ec5)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파워포인트 만들 듯이 앱 나와라 뚝딱, 프로젝트 시에나
"이제 프로젝트 시에나에 대해 얘기할 차례네요. 프로젝트 시에나는 쉽게 말해 파워포인트입니다. 우리는 파워포인트에 글, 그림, 동영상을 넣어서 프레젠테이션 파일을 제작합니다. 프로젝트 시에나도 같습니다. 보유한 글, 이미지, 동영상, RSS 주소, 데이터베이스 등을 나열하고 보여주는 앱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엑셀에 담긴 데이터도 끌어올 수 있죠. 이 역시 코딩 한 줄 할 줄 몰라도 됩니다."
"이미 프로젝트 시에나를 활용해 다양한 앱이 제작되고 있습니다. 뉴스리더, 요가 트레이너, 여행 안내 등 분야도 다양합니다. 제 생각에 가장 유용한 분야는 전자책 제작입니다. 프로젝트 시에나를 활용하면 누구나 쉽고 간단하게 인터랙티브(상호반응) 전자책을 제작하고, 1인 출판할 수 있습니다. 프로젝트 시에나는 윈도8.1용 앱 제작에 최적화돼 있습니다. 제작한 앱을 윈도 스토어에 올려 수익을 거두는 것도 가능하죠."
프로젝트 시에나(http://www.microsoft.com/en-us/projectsiena/default.aspx)는 윈도 스토어(http://apps.microsoft.com/windows/en-us/app/microsoft-project- siena/5ae47651-e8f3-4e41-aab7-e19ab1b80180)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3분이면 당신도 앱 개발자, 윈도 앱 스튜디오
"윈도 앱 스튜디어는 웹상에서 손쉽게 앱을 제작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윈도8.1용 앱과 윈도폰8.1용 앱을 빠르고 쉽게 제작할 수 있죠. 앱 제작을 위한 다양한 템플릿(예제)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해당 템플릿을 활용해 특정 형태의 앱을 손쉽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웹앱(Web app) 제작용 탬블릿을 살펴볼까요. 기존 웹 서비스를 손쉽게 윈도폰용 앱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코딩은 안해도 되고요."
"또 다른 특징은 클라우드 개발도구(PaaS)라는 겁니다. 웹 기반 서비스이기 때문에 PC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태블릿PC에서도 개발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개발 진행 상황은 클라우드에 실시간으로 저장됩니다. 필요한 부분은 언제든지 다시 불러들일 수 있고요. UI와 타일 애니메이션도 모두 개발자가 직접 지정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앱을 개발하고 최종적으로 '제너레이트 앱(앱 생성)' 메뉴를 선택하면 앱이 뚝딱 완성되서 나옵니다. 이 앱은 윈도8.1 PC 및 태블릿PC와 윈도폰8.1 스마트폰에 설치할 수 있습니다."
윈도 앱 스튜디오는 홈페이지(http://appstudio.windows.com/)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인터뷰의 마지막은 박 에반젤리스트와 함께하는 앱 개발 실습이었다. 기자가 직접 윈도 앱 스튜디오를 이용해 IT동아 웹앱을 제작했다. 그 결과 고작 3분 만에 그럴싸한 앱을 생성할 수 있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가능하다. 누구나 앱 개발자가 될 수 있다. 아이디어는 있지만 프로그래밍 언어를 잘 몰라 망설였거나, 1인 출판을 하고 싶은데 전자책 제작을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프로젝트 스파크, 프로젝트 시에나, 윈도 앱 스튜디오를 주목하자. 마지막으로 윈도 앱 스튜디오 웹앱 탬블릿이 윈도폰8.1뿐만 아니라 윈도8.1에도 적용되길 기대하며 글을 마무리한다. 만약 윈도8.1용 탬플릿이 추가되면 기자가 직접 윈도8.1용 IT동아 앱을 제작해 윈도 스토어에 업로드할 생각이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