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차 재도전 컴백 캠프, 강연자들이 전하는 진심
2014년 7월 10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 이하 미래부)가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에서 '제 3차 2014 재도전 컴백 캠프'를 열었다. 재도전 컴백 캠프는 기업을 운영하다가 실패한 기업가에게 사회, 문화 전반의 부정적인 인식을 전환하고, 재도전 기업인, 청년인재, 벤처성공 CEO 등이 창업 정보 및 정책 등을 공유하기 위해 기획했다. 지난 5월 29일 제 1차 캠프, 6월 25일에 제 2차 캠프를 진행했다.
싸이월드 창업자, 나우프로필 이동형 대표
본 행사에 앞서 전문가들의 컨설팅 시간을 가진 뒤, 강연 시간이 이어졌다. 첫 강연자는 '싸이월드' 창업자인 나우프로필의 이동형 대표가 참석했다. 그는 "오늘 말씀드릴 내용은 Survival, 그리고 Success다. Success 즉, 성공 전에 서바이벌 단계가 먼저 필요하다. 한국에서 창업 모델은 대부분 해외에서 성공한 서비스를 따라하는 경향이 많다. 한국에는 없는데, 미국에 있는, 일본에 있는 서비스를 가져온다. 이 같은 서비스의 핵심은 자원 확보다. 티몬이나 카카오톡 같은 서비스가 이와 같은 사례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90년대 초반 싸이월드를 처음 창업했을 때의 상황은 지금의 카카오톡과 비슷했다. 여기 계신 분들이 경험하신 창업과는 조금 다른 케이스다. 어떤 흐름에 의해 많은 자원을 확보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창업은 그렇지 않다. 대부분의 창업인들은 자본을 가지고 시작하지 않는다. 창업 이후 투자를 받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오히려 반대다. 창업하고 난 뒤에 투자를 유치하거나 이익을 내는 일보다 가지고 있던 창업 자금도 쏟아붓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창업 초기에 어려운 상황이 바로 서바이벌 단계다."
"서바이벌 단계에서 무엇을 해야 하나라고 고민한다. 아이디어는 씨앗이다. 씨앗을 가지고 황금벌판을 만드려고 노력하는 것이 창업이다. 문제는 잡초한테 밀려서 죽는다. 실제로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 내 욕심도 컸다. 서비스명도 싸이 코리아도 아닌 싸이월드다. 전세계를 목표로 했는데, 정말 어려웠다. 우리는 모내기 전에 조금씩 미리 심어서 싹을 내는 모판을 만들어야 한다. 그 뒤에 키우는 것은 창업자가 하는 일이 아니다. 기초, 기틀을 잘 잡아야 한다."
"싸이월드 서비스 초기 이후 미니홈피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때 타겟은 20대, 그것 하나였다. 거기에 집중했다. 전체가 아니라 타겟을 정하고 20대를 위한 서비스를 준비했다. 창업자가 가진 아이디어보다 중요하 것은 초기에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어줄 고객 즉, 모판을 만드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 이걸 몰라서 싸이월드 시작한 뒤, 20억 투자금을 모두 소비했다. 그 때 알았다. 창업자는 모판을 만들고, 거기에 집중해야 한다"
이어진 참가자의 "독창성이 없는 것 같은 아이디어에 투자자들이 투자하는 이유는 왜 그럴까"라는 질문에 그는 "아이디어만으로 승부할 수 없다. 진화해야 한다. 서비스도 발전해야 한다. 처음 생각한 아이디어로 시장에 진입했을 때, 진화한 아이디어가 아닌 기존 그대로의 아이디어로는 경쟁력이 없다. 계속 발전하는 아이디어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창업하면서 체크해야 할 법률 사항, 최윤석 변호사
법무법인 로플렉스의 최윤석 변호사는 '공동창업(법인설립) 체크사항'이라는 주제로 공동창업을 염두에 두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과 반드시 확인하고, 알고 있어야 하는 사항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는 "소셜네트워크라는 영화를 보셨는지 모르겠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의 창업 스토리를 담은 영화다.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는데, 페이스북의 아이디어는 마크 주커버그가 생각해낸 것이 아니다. 다른 동업자가 있고, 협력자가 있다. 그들은 친구였다"라며, "이후 마크 주커버그는 친구들과 계약을 맺는다. 문제는 페이스북이 성장하면서 해당 계약 때문에 분쟁이 일어난다. 승자는 마크 주커버그였다. 이 점을 주목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사례는 해외뿐만 아니라, 국내에도 빈번하다. 창업주와 동업자의 계약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 주식도 마찬가지다. 창업한 뒤 회사를 주식회사로 전환하고, 은행의 대출을 받고, 투자를 유치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공동창업을 준비하고 있는 창업자라면 처음부터 계약에 대해서 명확하게 준비해야 한다. 주주총회, 이사회. 이런 것들을 두려워할 필요 없다. 준비만 잘 하면 된다."
이어서 그는 "법률적인 부분을 등한시한 뒤에 별 고민없이 체결한 계약으로 불이익을 얻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도 있다. A전자에 입사하고 퇴사한 뒤 5년간은 경쟁사인 B전자, C전자에 입사를 못할 수도 있다. 그게 다 계약이다. 영업비밀도 보호받아야 한다. 특허도 마찬가지다. 특허 출원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이다. 해당 회사의 비즈니스 모델이 특허는 못 받을지언정 영업비밀로 보호 받을 수 있다. 최대한 보호받을 수 있는 것들은 없는지 체크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실패 이후의 재도전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김인수 교수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김인수 교수가 '실패기업 유형 분석 및 시사점(협업의 중요성)'이라는 주제로 기업인들이 실패했던 원인을 분석하고,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파악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서 강연했다. 그는 "카이스트에서 여기를 오는데 걸리는 시간이 3시간이 넘는다. 고민이 많았다. 오후 일정을 모두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 자리에 와 있는 이유는 지난 2년간 정부와 함께 재창업 사례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 참가하신 재창업인, 창업인들을 위해 필요한 정보를 얻고, 또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라고 설명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창업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교육은 없다. 그리고 실패한 뒤에 다시 시도하는 도전은 정말 쉽지 않다. 그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과거 정부는 창업 지원 정책을 많이 세우고, 지원도 많았다. 창업을 실패한 뒤 늘어나는 신용불량자도 상당했다. 최근 들어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정부가 다양한 지원 정책을 시작했다."
"재미있는 통계가 있다. 최근 몇 년간 조사한 결과 창업 숫자는 답보상태이지만, 폐업 숫자는 계속 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정책이 바뀌고 있는 중이다. 자, 실패한 이유가 무엇일까. 환율, 자금 경색, 시장 변화에 못 따라는 현실, 재무지식 부족 등.. 너무 많다. 관점을 바꿨다. 실패는 누구나 겪을 수 있다는 것. 그걸 인정했다. '너'가 겪는 것이 실패가 아니라, '내가' 겪을 수도 있는 것이 실패라고 인정했다. 관점의 차이다. 창업 그리고 폐업, 다시 재창업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이어서 그는 "실패를 통해 배워야 한다. 현재 창업 이후 재창업하기 위한 즉, 재기를 위한 맵을 만들었다. 올해 12월이면 완성할 것 같다. 미래부의 승인을 받은 뒤 보다 많은 분들이 혜택을 얻을 수 있도록 공유하겠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재기 전문가가 없다. 육성해나가야 한다. 현명한 실패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여기 계신 참가자분들의 실패 사례 하나하나가 모두 공유해야 하는 정보고, 데이터다. 이 역시 자산이다. 재기, 재도전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설명했다.
- 해당 기사에 대한 의견은 IT동아 페이스북(www.facebook.com/itdonga)으로도 받고 있습니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