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15인치 노트북은 꼭 크고 무겁기만 할까?
몇 년 전부터 노트북 시장에는 제법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휴대성과 배터리 사용시간이 긴 태블릿PC의 등장으로 입지가 좁아진 노트북은 태블릿PC와 노트북의 장점을 더한 2-in-1 PC, 준수한 성능과 휴대성 그리고 긴 배터리 시간을 갖춘 울트라북 등 다양한 형태로 발전했다.
노트북 중에는 '데스크노트'라고 불리는 대형 제품이 있다. 이들은 15인치 이상의 화면과 일반 데스크톱용과 비슷한 키보드를 갖춘 제품으로, 노트북이라기보다는 휴대용 데스크톱에 가까운 제품이다. 그런데 노트북 폼팩터의 변화는 데스크노트에도 영향을 준 모양이다. 휴대성을 포기하고 고성능 부품을 다수 탑재해 데스크톱 수준의 성능을 내는 제품이 있는가 하면, 울트라북처럼 얇고 가벼운 노트북을 지향하는 제품도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LG전자 15U340이다. 이 제품을 한 줄로 요약하자면 '얇고 가벼운 15인치 노트북'이다.
데스크노트와 울트라북의 만남
크기는 374 x 253 x 20mm 무게는 1.65kg이다. 전원 어댑터(150g)를 포함하더라도 무게는 2kg 미만이다. 너비는 일반적인 15인치 노트북과 비슷하지만, 무게는 2/3 수준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휴대성이 좋다. 물론 화면도 크다. 화면은 15.6인치이며, 해상도는 풀HD(1,920 x 1,080)다. 광시야각 IPS 패널을 적용해 시야각이 넓으며 야외 시인성도 비교적 높다.
전반적인 외관은 데스크노트에서 보기 드문 모양새다. 제품을 닫았을 때는 완전한 흰색이며, 별다른 로고나 패턴이 없어 깔끔하다. 디자인은 LG전자의 노트북 그램(13Z940) 시리즈와 동일하다. 콘셉트 역시 '가벼움'이라는 그램 시리즈의 특징을 그대로 이어받은 모습이다(그램의 무게는 960g).
숫자패드까지 갖춘 99키 키보드
키보드는 숫자패드를 포함한 99키 키보드다. 키 하나하나가 일반 키보드만큼 커서 입력이 편하며, 키 사이 간격도 적당하다. 다만 키 높이가 낮은 편이라 일반 키 감이 조금 가볍다. 숫자패드는 일반 키보드와 바짝 없이 붙어있기 때문에 익숙하지 않으면 키를 잘못 누르는 일도 생긴다. 예를 들면 오른쪽 화살표를 누르려다 숫자패드의 0을 누를 때가 있었고, 백스페이스를 누르려다 Delete 버튼을 실수로 누를 때도 있었다.
얇지만 준수한 확장성
데스크노트의 장점이라면 역시 확장성이다. 15U340은 비교적 얇고 가벼운 제품이지만, 확장성은 나쁘지 않다. USB 3.0 단자 1개, USB 2.0 단자 2개, SD카드 슬롯 등을 갖췄으며, 유선 랜, HDMI 단자 등을 표준 크기로 갖췄다. 일반적으로 제품을 얇게 만들려면 표준 크기보다 작은 마이크로 혹은 미니 단자를 사용한다. 가장 범용성 높은 D-SUB 단자는 없다. 물론 있으면 좋은 단자지만, 이를 탑재하려면 제품이 두꺼워질 수밖에 없다(게다가 최근 등장하는 디스플레이 기기는 D-SUB를 아예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성능은 다소 부족해
이 제품은 인텔 펜티엄 프로세서(N3520, 쿼드코어)와 4GB 메모리를 탑재했다. 프로세서의 클럭(초당 프로세서 연산 횟수)은 2.16GHz, 프로세서와 메모리 성능은 우수한 편이다. 하지만 내장 그래픽(인텔 HD 그래픽스) 성능의 한계로 게임 구동 성능은 크게 떨어진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가장 낮은 그래픽 설정으로 초당 화면 표시 수가 30fps 정도로, 그래픽을 따지지 않는 사용자라면 무리 없이 즐길만한 수준이다. 하지만 그래픽 품질을 높이면 10fps 정도로 떨어져, 정상적인 게임을 즐기기에는 역부족이다.
게임은 무리지만 영화 감상용이나 일반 사무용으로 쓰기에는 적절하다. 앞서 말한 것처럼 풀HD 해상도와 IPS 디스플레이 그리고 15.6인치 대화면을 갖췄기 때문에 일반적인 소형 노트북보다 더 큰 화면으로 콘텐츠를 감상하고,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배터리 지속시간은 다른 15인치 제품과 비슷하거나 조금 떨어진다. 전원관리 설정을 균형조정으로 맞추면 연속해서 2시간 30분 정도 사용할 수 있으며, 절전모드로 사용하면 약 3시간 40분 정도 사용할 수 있다. 이는 문서 작업 등 배터리 소모가 적은 작업에 해당하는 것으로, 동영상 감상 시에는 연속 사용시간이 조금 더 줄어든다. 전원 어댑터가 그리 무겁지 않으니, 필요하다면 휴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용 편의성을 높여주는 기능과 소프트웨어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 기능과 소프트웨어도 돋보인다. 우선 오픈 부팅 기능이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화면을 열면 전원 버튼을 누르지 않더라도 자동 부팅된다. 이 기능은 기본 설치된 소프트웨어 'LG 컨트롤 센터'에서 켜거나 끌 수 있다.
LG 컨트롤 센터에서는 이것 외에도 다양한 설정을 간편하게 변경할 수 있다. 화면 밝기나 조절, 해상도 조절, 다중 디스플레이 설정 등의 시스템 설정은 물론 전원 관리, 보안 설정 등의 기타 설정도 변경할 수 있다.
LG 네트워크 쉐어는 15U340이 연결한 유/무선 네트워크를 주변의 다른 기기에서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기능이다. 쉽게 설명하면 노트북 자체를 유무선 공유기로 쓴다는 의미다. 만약 사무실에서 무선공유기가 없다면 15U340에 유선 랜 단자를 연결한 뒤 공유기처럼 사용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선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다면 15U340을 와이파이 중계기(와이파이 신호를 받아 더 멀리 전달해주는 장치)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사실 무선 네트워크 어댑터를 갖춘 윈도 노트북이라면 대부분 네트워크 설정을 통해 이와 유사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설정 방법이 제법 어렵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것은 장점이다. 참고로 윈도8 이상이 설치된 노트북을 15U340의 AP에 연결했을 때 파일을 주고받을 수도 있다.
이 제품은 802.11ac, 즉 5G 와이파이를 수신할 수 있다. 5G 와이파이 공유기가 있다면 일반적인 802.11n규격 와이파이보다 2배 이상 빠른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다음 사진에서 연결 속도를 비교해보면 이 제품으로 n규격 와이파이 연결 시 150Mbps, ac규격 와이파이 연결 시 351Mbps(최대 390Mbps)다.
터치스크린의 부재… 빈자리를 메우는 터치패드
윈도8.1 운영체제는 터치스크린에 최적화돼 있다. 하지만 15U340은 터치스크린을 지원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윈도8.1의 터치 기반 기능은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바로 터치패드 제스처 기능이다. 터치패드 제스처 기능은 윈도8.1을 더 유용하고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클릭, 마우스 커서 이동 등의 기본 기능은 물론, 가장자리를 손가락으로 쓸어서 참바를 열거나 사용 중이던 다른 앱으로 이동할 수 있다.
멀티터치 기능도 있다. 손가락 2개를 터치패드에 올린 뒤 위아래로 움직이면 웹 페이지나 문서 파일을 위아래로 스크롤 할 수 있다. 스마트폰 화면을 확대/축소하는 것처럼 손가락 두 개를 터치패드 위에서 움직이면 크기를 조절할 수도 있다. 이밖에 사진을 가로/세로 방향으로 돌리거나 문서를 한 페이지씩 한 번에 이동하는 기능 등을 터치패드에서 할 수 있다.
물론 터치스크린이 직관적이고 사용이 상대적으로 간편하지만, 이 기능을 갖춘다면 화면이 더 두꺼워지며 가격도 올라간다. 화면에 터치패널이라는 부품을 추가로 장착하기 때문이다.
스피커는 평범해
스피커는 바닥 좌우 끝에 있다. 스피커의 위치가 멀어서 입체음향을 비교적 잘 들려준다. 스피커 음질 자체는 일반적인 노트북처럼 평범하다. 소리를 아주 크게 키우면 특정 음역에서 가끔 쇳소리가 들리기는 하지만, 이어폰처럼 귀에 직접 끼워 듣는 것이 아니니 크게 거슬리지는 않는다. 만약 더 좋은 음질을 원하는 사용자라면 이어폰이나 외장 스피커를 연결하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음성 입/출력단자는 일체형이라 스마트폰 등에서 사용하는 4극 이어폰을 연결하면 화상채팅 등에서 마이크를 사용할 수 있다.
2014년 7월 초 인터넷 최저가는 82만 1,400원이다. 제품에 맞는 적당한 가격이다. 전반적인 성능이 낮아 그래픽 작업이나 게임 등에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지만 문서를 만들거나 읽는 작업을 주로 하는 회사원이나 대학생에게는 어울리는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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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