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애정남] 우리집 PC도 CPU 업그레이드 가능한가요?
IT 전반에 관한 의문, 혹은 제품 선택 고민이 있는 네티즌의 문의 사항을 해결해드리는 'IT애정남'입니다.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메일 뿐 아니라 인터넷 포탈에 올라온 질문 중 특히 자주 올라오는 사항 몇 가지를 추려 적절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자주 올라오는 PC 관련 질문 중의 하나가 PC의 업그레이드, 특히 PC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CPU(프로세서)의 업그레이드 가능 여부를 묻는 내용입니다. 대략적인 질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품은 NT-R40A-Y167입니다. CPU 업글 어디까지 지원이 되는지 알수 있을까요? t7천대/t8천대/t9천대 칩셋이 rs600 쓰면 T계열은 모두 지원이 된다고 하던데요? 분해 조립은 할 줄 압니다. 고수 고견 부탁드립니다 - 2014년 6월 25일 네이버 이용자
제가 파크라이3을사서 하고 싶은데 캔유런잇 돌려보니까 CPU만 좀 딸리더라구요. CPU업그레이드 하고싶은데 제컴이 삼성컴퓨터 슬림형인데 업그레이드가되는지 되면 어떤기종으로 업그레이드가 되는지요? CPU는 Intel Pentium E5300, RAM은 3GB, 그래픽카드는 GTX650LP 입니다 - 2014년 6월 20일 네이버 이용자
일단은 CPU 소켓 확인부터
안녕하세요. IT동아 입니다. CPU가 참 중요한 부분이긴 한데 그래픽카드나 메모리, HDD에 비해 상대적으로 업그레이드를 하는 경우가 적은 편입니다. 사고자 하는 CPU가 현재 쓰는 PC의 메인보드(주기판)에 호환되는 지를 알기가 힘들기 때문이겠죠. 자칫 잘못하다간 호환도 되지 않는 CPU를 사서 돈만 날릴 수 있습니다.
그런 어떤 CPU를 사야 내 PC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물리적인 면부터 살펴보죠. PC의 메인보드에 CPU를 꽂는 부분을 '소켓'이라고 합니다. CPU 시리즈마다 각기 다른 규격의 소켓을 쓰기 때문에 우선 현재 메인보드의 소켓과 새로 사고자 하는 CPU의 소켓 규격이 동일하다면 일단 물리적으로 장착이 가능합니다.
일단 가장 많이 쓰이는 인텔 CPU용 대표적인 소켓 규격을 알려드릴게요. 펜티엄4 후기 모델부터 코어2 시리즈까지 이용한 LGA775 소켓, 1세대 코어 i 시리즈(린필드, 클락데일)에서 쓰인 LGA1156 소켓, 2세대 코어 i 시리즈(샌디브릿지)와 3세대 코어 i 시리즈(아이비브릿지)에 쓰인 LGA1155 소켓, 그리고 현재 팔리는 4세대 코어 i 시리즈(하스웰, 하스웰 리프레시)와 내년에 나올 5세대 코어 i 시리즈(브로드웰)까지 쓰일 예정인 LGA1150 소켓이죠.
소켓 다음으로 주목해야 할 '칩셋'과 '바이오스'
자, 그렇다면 CPU 소켓 규격만 동일하면 무조건 호환되느냐? 그런데 그게 아닙니다. 물리적으로 장착이 가능하더라도 메인보드에 달린 칩셋, 그리고 해당 메인보드를 제어하는 펌웨어(기본 프로그램)의 일종인 바이오스(BIOS)까지 해당 CPU를 지원해야 장착 후 정상적으로 작동이 됩니다.
이를 테면 2008년 즈음에 많이 팔린 보급형 메인보드 중에는 인텔의 i945GC라는 칩셋이 달린 제품이 제법 많았습니다. LGA775 규격 소켓을 썼고요. 소켓 모양만 보면 쿼드코어 모델인 코어2쿼드까지 지원을 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i945GC 칩셋은 듀얼코어 모델인 코어2듀오까지만 지원을 합니다. 때문에 이 경우에 코어2쿼드 CPU를 산다면 소켓에 장착은 되는데 작동은 되지 않는 것이죠. 메인보드는 너무 싼걸 사면 나중에 후회 할 수도 있다는 말을 이래서 하는 겁니다.
그리고 소켓과 칩셋이 상위 CPU를 지원하더라도 바이오스가 그렇지 않다면 또 호환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바이오스 내부에는 각 CPU를 인식하는 정보인 ‘마이크로코드’라는 것이 담겨 있습니다. 사후지원이 충실한 메인보드 제조사에선 새 CPU가 나올 때마다 관련 마이크로코드를 담은 새 바이오스를 내놓아 사용자가 직접 업데이트 할 수 있게 합니다만, 아쉽게도 일부 제조사는 그렇지 않습니다.
현재 메인보드 제조사 홈페이지의 고객 지원 메뉴를 방문하면 해당 메인보드의 CPU 지원 범위를 알 수 있으며, 최신 버전의 바이오스를 다운로드 받아 업데이트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에이수스의 H67 칩셋 기반 메인보드인 'P8H76'의 경우, 초기 출고용 바이오스를 탑재한 제품은 2세대 코어 i 시리즈(샌디브릿지) CPU만 지원하지만, 최신 바이오스로 업데이트를 하면 3세대 코어 i 시리즈(아이비브릿지)도 호환이 되지요.
메인보드의 자세한 규격 확인하고 싶으면 'CPU-Z' 프로그램 이용
그런데 여기까지 설명을 들으신 분 중에 상당수가 의문을 가지실 겁니다. 자기 PC에 달린 메인보드가 뭔지, 칩셋이 뭔지, 소켓은 어떤 규격인지 어떻게 알 수 있냐고요. 이 때는 PC 사양 정보 분석 프로그램인 'CPU-Z'를 이용해 보시는 것이 가장 편합니다. 이를 이용하면 CPU 소켓의 규격 뿐 아니라 메인보드의 이름과 칩셋 이름, 바이오스의 버전 등 다양한 정보를 알 수 있습니다.
노트북과 브랜드PC는 CPU 업그레이드에 불리
이 정도 설명을 드렸으면 CPU 업그레이드에 대해 어느 정도 감을 잡으셨을 걸로 압니다. 그런데 한 가지 명심 할 것이 위에서 드린 설명은 어디까지나 대기업에서 나오는 브랜드 PC가 아닌 조립PC, 그리고 노트북이 아닌 데스크탑PC에 한정해서 유효하다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노트북의 경우, 극소수를 제외하면 절대 다수의 제품이 CPU 업그레이드를 거의 고려하지 않고 생산, 출고됩니다. 게다가 노트북용 CPU는 일반인들에게는 팔지 않는 것이 원칙이지요. 간혹 노트북용 CPU를 파는 곳이 있긴 합니다만 이는 모두 비공식적인 루트입니다.
운 좋게 자신이 가진 노트북 메인보드의 소켓이나 칩셋에 맞는 CPU를 구했더라도 이걸 장착하기 위해 노트북을 분해하는 것이 쉽지 않을뿐더러, 힘들게 장착을 하더라도 정상적인 구동을 할지는 아무도 보증하지 않습니다. 이는 해당 노트북의 제조사에 문의하는 방법도 있긴 한데 대부분 자사 노트북은 CPU 업그레이드를 공식 지원하지 않으니 확답을 할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올 거에요.
대기업에서 나오는 브랜드 PC(데스크탑)도 비슷한 경우 입니다. 사실 브랜드PC와 조립PC의 기본 구조는 거의 차이가 없습니다. 때문에 노트북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업그레이드 작업 자체는 쉽습니다. 다만, 브랜드PC용 메인보드는 사후 CPU 업그레이드를 위한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해 주는 경우가 그다지 없기 때문에 해당 PC가 출고된 후에 출시된 신형 CPU의 호환 여부가 불확실합니다. 이는 PC 제조사에 직접 문의를 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산다면 9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 선택하는 것이 향후 유리
그렇다면 지금 당장 데스크탑 조립PC를 산다면 어떤 메인보드가 달린 제품을 골라야 향후 CPU 업그레이드가 용이할까요? 특정 제조사의 메인보드 제품을 지정해서 알려드리긴 좀 곤란합니다만, 대략 인텔 9시리즈 기반 칩셋(Z97, H97 등)을 탑재한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9시리즈 칩셋은 이전에 나온 8시리즈 칩셋(B85, H81)등과 마찬가지로 LGA1150 소켓 규격 메인보드에 달립니다. 하지만, 8시리즈 칩셋은 현재 팔리는 4세대 코어 i 시리즈(하스웰, 하스웰 리프레시) CPU까지는 지원하지만, 내년에 나올 5세대 코어 i 시리즈(브로드웰)는 지원하지 않지요. 따라서 지금 산다면 브로드웰을 지원할 예정인 9시리즈 칩셋 기반 메인보드를 선택하는 것이 좀 더 낫습니다.
현재 팔리는 9시리즈 칩셋 메인보드는 고급형인 Z97 칩셋을 탑재한 모델, 혹은 보급형인 H97 칩셋을 탑재한 모델이 나와있습니다. 오버클러킹을 자주 한다거나 그래픽카드 여러 개를 꽂는 다거나 하는 고급 사용자는 Z97 계열이 좋습니다만, 그 외의 일반 사용자라면 H97 계열 메인보드도 문제 없이 쓸 수 있을 것입니다. 가격은 제조사마다, 혹은 모델 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대략 Z97 계열은 20만원대, H97 계열은 10만원대에 살 수 있습니다.
'IT애정남'은 IT제품의 선택, 혹은 사용 과정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PC, 스마트폰, 카메라, AV기기, 액세서리 등 어떤 분야라도 '애정'을 가지고 맞춤형 상담을 제공함과 동시에 이를 기사화하여 모든 독자들과 노하우를 공유할 예정입니다. 도움을 원하시는 분은 IT동아 김영우 기자 앞으로 메일(pengo@itdonga.com)을 주시길 바랍니다. 사연이 채택되면 답장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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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