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생애 마지막 ODD 업그레이드? 삼성 SE-506CB 외장형 블루레이 드라이브
PC 업그레이드는 필자의 취미 중 하나다. CPU는 듀얼코어에서 쿼드코어로, 메모리는 4GB에서 8GB로, HDD는 SSD로 교체하는 등, 제법 꾸준히 업그레이드를 해왔기 때문에 필자의 PC는 겉보기엔 구닥다리 PC지만 실제 성능은 최신이다. 하지만 이런 와중에 언젠가부터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게 된 항목도 있다. 바로 ODD(광디스크 드라이브)다. 요즘 CD나 DVD와 같은 광디스크를 쓸 일이 그다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ODD도 한 번 신형으로 장만해 볼까 생각은 종종 하고 있다. 사용 빈도가 크게 줄긴 했지만 그래도 아예 없으면 종종 불편한 것이 ODD이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 나오는 노트북 중에는 아예 ODD가 생략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제품은 새로 운영체제를 설치하거나 예전에 모아둔 DVD 영화를 보고자 할 때 다소 아쉽다.
그래서 다음에 새로 ODD를 장만한다면 데스크탑뿐만 아니라 노트북에서도 쓸 수 있는 외장형 제품을 살까 싶다. USB 포트가 있는 PC라면 바로 연결해 쉽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앞으로 ODD를 또 살 일이 아마도 없지 않을까 싶으니 웬만하면 지금까지 나온 모든 형식의 디스크, 특히 블루레이(Blu-ray) 디스크의 읽기와 쓰기까지 지원하는 제품이었으면 좋을 것 같다. 삼성전자의 외장형 블루레이 드라이브인 SE-506CB도 그 후보중의 하나다.
디자인은 무난, 얇은 두께와 가벼운 무게는 장점
요즘은 노트북 이용자가 많다 보니 ODD도 내장형 보다는 USB에 연결해 쓰는 외장형이 대세라고 한다. 5만원 남짓에 살 수 있는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런 제품들은 대개 CD와 DVD만 지원한다. 하지만, 삼성전자 SE-506CB의 경우, CD와 DVD 뿐 아니라 블루레이도 지원하며, 디스크의 읽기뿐 아니라 쓰기까지 가능하다.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광디스크를 자유롭게 다룰 수 있는데다 USB 포트만 있는 PC라면 어디서나 연결해 이용이 가능하니 그야말로 '만능 ODD'라 할 수 있다.
USB(2.0) 인터페이스 기반의 외장형 ODD가 딱히 디자인적인 차별화를 하기란 쉽지 않다. SE-506CB 역시 마찬가지다. 손바닥만한 너비에 네모 반듯한 크기는 기존 제품의 그것과 크게 다르진 않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17.6mm의 얇은 두께에 288g의 가벼운 무게를 갖췄다는 점은 구형 외장 블루레이 드라이브에 비해 나아진 점이라 할 수 있다. 블루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저가 제품군에 비하면 약간 두껍지만 그래도 노트북과 함께 휴대하는데 문제는 없다.
USB 포트 1개로 구동 가능한 저전력 설계
제품 구성은 간결하다. 제품 본체와 USB 케이블(약 40cm), 응용 소프트웨어가 담긴 CD 및 간단 사용 설명서 1장이 전부다. 주목할 만한 점은 USB 케이블이다. 기존의 외장 ODD, 특히 블루레이까지 지원하는 고급형 제품은 전력 소모 때문에 2개의 USB 포트를 이용해야 하는 Y자형 케이블을 이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SE-506CB는 제품과 포트가 1:1로 연결되는 1자형 케이블이므로 USB 1개만 있으면 간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데스크탑뿐 아니라 삼성, LG, HP 등의 노트북에서 케이블 1개로 정상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참고로 SE-506CB는 USB의 출력 전압이 낮은 일부 PC에 연결할 때도 구동이 가능한 ‘스마트파워’ 기능을 갖추고 있다. USB 전압이 낮은 경우, 기존 제품은 아예 작동을 하지 않거나 오작동을 하곤 하는데, SE-506CB의 스마트파워 기능은 구동 속도를 약간 낮추는 방법으로 이를 극복했다. 본래 SE-506CB의 디스크를 읽거나 쓰는 최대 속도는 CD의 경우 24배속, DVD는 8배속, 블루레이는 6배속이지만, 스마트파워 모드에선 그 절반 정도로 낮아지므로 참고하자. 수치적으로는 데스크탑 전용의 내장형 ODD에 비해 빠른 편이 아닌데, 실제로 체감하는 속도는 그다지 느리진 않았다. USB 3.0 기반으로 개발했다면 조금 더 빠른 속도를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지금 상태로도 큰 문제는 없는 것 같다.
활용도 높은 다양한 번들 소프트웨어 제공
별다른 설정 없이 그냥 SE-506CB와 PC를 연결하면 운영체제(윈도. 맥)에서 SE-506CB를 BD-RE(블루레이의 쓰기가 가능한 드라이브)로 인식을 하고 곧장 기본적인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디스크에 담긴 파일을 읽을 수 있고, CD나 DVD라면 운영체제에 기본 내장된 레코딩 프로그램을 이용해 데이터를 기록하는 것도 가능하다. 그 외에 시중에 팔리는 음악CD나 영화DVD를 윈도미디어 플레이어나 곰플레이어 같은 일반적인 미디어 재생 프로그램으로 감상할 수도 있다.
다만, 이 상태에선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을 감상 할 수 없으므로 추가적인 소프트웨어 설치가 필요하다. 이 때는 SE-506CB와 함께 제공되는 응용소프트웨어 모음 CD를 이용하면 된다. CD에 담긴 소프트웨어는 주로 사이버링크(Cyberlink)사의 콘텐츠 재생 및 백업 프로그램이다. 블루레이 및 DVD 타이틀을 재생하는 파워DVD(PowerDVD)10,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인 미디어쇼(MediaShow)6, 사용자의 동영상을 이용해 DVD나 블루레이 타이틀을 제작하는 파워프로듀서(PowerProducer)5.1, 그리고 CD나 DVD, 블루레이 디스크를 구울 때 쓰는 파워2고(Power2Go)7 등이 주로 사용할 만한 소프트웨어다.
그 외에 디스크의 외견을 꾸미는 라벨 제작 소프트웨어인 라벨프린트(LabelPrint)2.5, 그리고 사용자의 데이터를 하드디스크의 별도 공간이나 광디스크로 백업하거나 복원할 때 쓰는 파워백업(PowerBackup)2.6 등도 제공되는 등, 상당히 풍부한 번들 소프트웨어를 갖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굳이 흠을 잡자면 현재 팔리고 있는 사이버링크의 소프트웨어에 비하면 다소 옛날 버전이라는 것(이를 테면 파워DVD는 벌써 14버전이 나온 상태다)이지만 기본적인 이용에 문제는 없으니 그냥 넘어갈 만한 문제다.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 인식 속도 빠르고 재생도 원활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을 다소 보유하고 있는 SE-506CB 구매자라면 역시 파워DVD를 통한 영화 감상이 주 목적일 것이다. 실제로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을 SE-506CB 삽입해 보니 운영체제에서 디스크를 인식하는 시간은 10초 정도였으며 파워DVD에서 블루레이 디스크의 데이터를 인식해 영화를 재생하는 시간은 처음 재생에선 15초, 이전에 플레이 했던 디스크를 다시 재생할 때는 7초정도의 시간이 걸렸다. 사용자 PC의 관리 상태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날 수는 있지만 이 정도면 제법 빠른 편이라 할 수 있다.
SE-506CB를 통해 재생하는 블루레이 영화의 풀HD급(1080p) 화질은 나무랄 데가 없다. 물론 요즘은 블루레이 디스크에서 추출한 1080p 동영상이 여기저기 불법 공유되고 있어서 조금 감흥이 덜할 수도 있지만, 이런 동영상들을 용량 줄이기 위해 화질과 음질을 압축시킨 경우가 대부분이라 아무래도 블루레이 원본에 비하면 품질이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음질의 경우가 차이가 심하다. 어지간한 블루레이 영화 타이틀은 사운드 부분에만 수십GB를 할애할 정도인데, 시중에 돌아다니는 이른바 블루레이 립 동영상은 이를 수백, 심하게는 수십MB 정도로 압축한 경우가 절대 다수다. 만약 5.1채널이나 7.1채널 홈씨어터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면 차원이 다른 입체 음향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당연히 블루레이 타이틀은 직접 구매해야 한다. SE-506CB는 3D 블루레이 타이틀도 재생을 지원하므로 만약 사용자의 모니터가 3D를 지원한다면 즐겨보도록 하자.
50GB의 듀얼레이어 블루레이 디스크 기록 가능
SE-506CB는 블루레이 디스크의 재생뿐 아니라 기록도 가능한 BD-RE 규격 드라이브다. 구매자라면 당연히 블루레이 공디스크를 이용한 데이터 백업에 관심을 가질 만 하다. 기존의 CD가 장당 700MB, DVD가 4.7(단층)~8.5GB(복층) 남짓의 데이터만 기록 가능하기 때문에 요즘은 효용성이 떨어지는 편이지만, 블루레이는 단층(SL) 25GB, 복층(DL) 디스크의 경우 최대 50GB의 데이터를 기록할 수 있어서 요즘 기준으로도 충분히 쓸만하다.
SE-506CB에 DL 규격 50GB BD-R 공디스크를 넣고 디스크를 꽉 채워서 레코딩 작업을 해봤다. 사용한 소프트웨어는 SE-506CB와 함께 제공되는 파워2고7이다. 퓨전(Fusion)의 BD-R DL 공디스크를 이용했는데 실제 기록할 수 있는 용량은 47,737MB(약 46.6GB)로 나타났다.
이렇게 레코딩 작업을 마치니 BD-R DL 공디스크 한 장을 기록하는데 약 50분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다지 빠르다곤 할 수 없지만, 기록하는데 시간이 제법 걸린다는 점은 광디스크의 숙명과도 같고, 50GB에 달하는 레코딩 용량을 생각해 본다면 참고 기다려 줄만은 하다. 그리고 버퍼언더런(기록중 오류) 방지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는지, 레코딩 작업 중에 인터넷 서핑을 하거나 동영상 감상을 하는 정도의 다중작업은 문제 없이 소화했다.
TV와 연결해 USB메모리처럼 이용도 가능
SE-506CB의 흥미로운 부가 기능 중 하나라면 PC외의 다른 기기와 연결해 디스크에 저장된 파일을 이용할 수 있는 AV Connectivity(에이브이 커넥티비티) 2.0 기능이다. 본래 ODD는 USB메모리나 외장하드와 데이터를 기록하는 규격이 달라 노트북이나 데스크탑과 같은 일반 PC외의 기기에서는 인식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SE-506CB의 경우, 간단한 조작을 통해 스마트TV나 태블릿PC(일부 제품 제외)에 연결, USB메모리나 외장하드처럼 디스크에 저장된 파일을 기기에서 인식해서 재생하게 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주로 동영상 파일 재생기능을 가진 TV에서 유용하게 쓰일 것 같은데, 삼성전자 외에 LG전자의 스마트TV에서도 SE-506CB를 연결, 트레이 버튼을 1초 이상 누른 상태에서 디스크를 삽입하면 해당 디스크에 담긴 동영상이나 음악, 사진 파일을 정상적으로 재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단, 시중에서 판매되는 정품 영화 타이틀은 이런 방법으로 재생할 수 없고, 파일 형식으로 담긴 콘텐츠만 재생이 가능하니 참고하자. 기존의 DVD 플레이어나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완전히 대체할 순 없다는 의미다.
'생애 마지막' ODD 업그레이드를 생각한다면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필자는 PC에서 ODD 업그레이드는 거의 손을 놓은 상태다. 광디스크를 그다지 쓰지 않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도 아예 없으면 종종 불편한 것이 ODD이니 그래도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ODD에 한 번 정도는 투자를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도 없지는 않았다. '마지막'이라 하는 이유는 사실 블루레이 이후에도 광디스크가 시장에서 대중적인 저장매체로서 남아 있을지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만약 필자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랑이 있다면 삼성 SE-506CB와 같은 외장형 블루레이 레코더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우선 블루레이 디스크를 비롯한 현존하는 대부분의 광디스크를 읽고 쓸 수 있으며, 외장형이라 손쉽게 휴대와 탈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향후 데스크탑이나 노트북을 바꾸더라도 그대로 쓸 수 있다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TV를 연결해 동영상을 재생하는 기능 등의 부가 기능도 눈에 띈다. 물론 이는 아직도 광디스크라는 매체에 미련이 있는 필자만의 생각일 수도 있다. 참고로 2014년 6월 현재 SE-506CB의 인터넷 최저가는 약 13만 3,00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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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