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한번, 가정적인 아빠가 되는 방법 - 레이캅 침구청소기
주말이면 잠만 자는 아빠의 모습에서 벗어나고자 집안일을 적극 돕기로 결정한 40대 가장 L씨. 최근 '아버지의 가사 분담이 특히 딸들의 장래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해외 연구결과를 보고 나서는 더욱 그러기로 했다. 하지만 무얼 어디서부터 시작할지 집안을 둘러봐도 딱히 떠오르지 않는다. 빨래널기/개기나 설거지, 진공청소기 돌리기 등도 적잖이 도움되겠지만 그보다 더 확실한 '액션'이 필요하다.
아빠로서 남편으로서 결정적으로 점수 딸 수 있는 집안일 중 하나가 침구 청소다. 세탁할 기회가 잦지 않기도 하거니와 아내 혼자서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침구류, 이불류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인체와 밀접하게 닿기에 청결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요즘 같이 미세먼지나 집먼지, 집진드기 등이 기승을 부리는 때는 더욱 그러하다.
일주일에 한 번, 가사 분담의 중차대한 일임을 담당할 본 리뷰어 같은 부류의 아빠들을 위한 힌트가 있다. 침구청소기 '레이캅(RayCop)'이다. 첨단 IT기술과 신제품이 범람하는 이때에 침구청소기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가정적인 아빠'의 모습을 보이기 위함이다. IT기기가 생활을 보다 윤택하게 한다면, 레이캅과 같은 침구청소기는 보다 깨끗하고 건강한 생활을 하도록 도와준다.
'레이캅? 처음 듣는데, 보안업체인가?'
레이캅은 ㈜레이캅코리아가 개발, 생산한 순수 국산 침구청소기로, 국내보다는 해외, 특히 일본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제품이다. 지난 해
일본 시사월간지 '닛케이 트렌디'가 발표한 '2013년 히트상품 베스트 30'에서 8위에
선정되면서(http://trendy.nikkeibp.co.jp/article/pickup/20131028/1053200/)
국내에서도 점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참고로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 시리즈가 2012년 19위에 오른 바 있다). 현재 전세계 24개국에
수출되고 있으며, 매출액의 90% 이상이 해외에서 들어온다(지난 해까지 전세계 약 300만 대 이상이 팔렸다). 결국 제품 완성도와 성능에
대해서는 이미 전세계에서 검증 받았다 할 수 있다.
우리네 아빠들, 남편들은 잘 모르겠지만, 주부들에게는 홈쇼핑 등에 소개되어 입소문을 타고 점차 알려지고 있다. 처음 보고 듣는 브랜드라 하더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쓸 만한 가전/전기제품을 만드는 국내 기업은 S사, L사 말고도 많으니까.
레이캅은 이불을 두드려 털어낸 다음 햇볕에 쬐어 살균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차용했다. 제품 바닥의 두 개의 펀치가 분당 약 4,000회 침구를 강하게 두드려 침구 표면을 털어내어 회전 브러시로 빨아 들인다. 그리고 그 뒤에 있는 UV 램프에서 자외선을 발생해 살균하는 방식이다(제품설명서에 따르면 UV파장에 눈이나 피부가 직접 노출되지 않기를 권장하고 있다).
'식스센스' 이후 가장 충격적인 반전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 없다. 적외선이든 자외선이든 가족에게 인정 받으면 그만이다. 먼지통을 본체 위에 끼우고 전원 케이블을 꽂는다. 전원
케이블이 의외로 길다. 가정마다 전기 콘센트의 위치가 다를 테니 적절한 그에 대한 적절한 배려로 보인다. 전원이 들어오면 우선 잠금모드로
들어간다. 스마트폰도 아니고 웬 잠금모드? 아이들의 손이 타지 않게 하는 이른 바 '차일드락(Child-lock)' 기능이란다. 아닌 게
아니라, 생긴 게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하고, 크기도 올라타고 놀기에 딱 좋아 보인다.
아무튼 손잡이 쪽에 있는 전원 버튼을 3초간 누르고 있으면 잠금이 해제된다. 이후 한번 누르면 '표준모드', 한번 더 누르면 '파워모드'로 작동한다. 작동 중 전원 버튼을 누르면 작동을 멈춘다. 이왕 깨끗이 청소할 거 '파워모드'로 돌린다. 참고로 먼지통을 끼우지 않으면 본체가 작동하지 않는다.
돌아가는 소리는 일반 진공청소기보다는 약간 조용한 정도다. 본체를 뒤집어 보니 맨 앞에는 두 개의 바닥판이 빠르게 움직이며 침구를 때려 섬유 속 미세먼지를 일게 한다. 그러면 그 뒤에 있는 회전브러시가 이를 빨아 들인다. 그런 다음 UV적외선으로 살균 마무리하는 3단계 시스템이다(레이캅은 이를 '레이클린(Ray Clean) 매커니즘'이라는 걸출한 이름을 붙였다). 아울러, 나중에 설명서를 보고서야 알았지만, 본체 바닥 뒷부분에 마이크로필터가 들어 있어, 레이캅으로 흡입된 공기를 깨끗하게 걸러 내는 역할을 한다.
자, 이제 침대의 이불부터 청소한다. 이불을 평평하게 편 후 레이캅을 한쪽 구석부터 지그재그로 반대편 구석까지 '천천히' 움직인다. 위의 레이클린 매커니즘을 제대로 적용하려면, 진공청소기 밀듯 후다닥 지나가면 안 되고, 마치 다림질을 하듯 부드럽게 훑어 준다. 레이캅은 2.3kg의 무게로 침구를 묵직하게 눌러주니 침구 위에서 움직이기가 한결 수월하다.
이렇게 이불 내외면을 10여 분에 걸쳐 청소한 결과는... 결과는 그야말로 충격, 그 자체다. 침구청소기에 반신반의했던 터라 더욱 그렇다. 이건, 진공청소기로 청소를 마친 후 먼지통에 쌓인 머리카락과 먼지, 오물을 봤을 때와는 임팩트부터가 다르다. 이불과 베개는 온 몸과 얼굴, 이목구비에 직접 닿기 때문이다. 원래 검정색이었던 필터가 미세먼지와 오물로 온통 하얗게 변했다. 그와 동시에 본 리뷰어의 얼굴색도 하얗게 떴다. 충격적인 결과를 직접 확인하니 차라리 그동안 그렇게 모르고 사는 게 나았을 거란 자괴감마저 든다.
알게 모르게 흘러 내리던 콧물과 참을 수 없던 재채기가 바로 이것 때문이었으리라. 솔직히 말해, 애초에 이불 한 채 달랑 청소하는 '쇼'만 보이려 했는데, 이젠 그럴 수가 없다. 안방과 아이방의 이부자리와 베개, 하다 못해 소파 쿠션까지 모두 '레이캅했다'. 먼지가 워낙 많이 나와 먼지통 필터를 서너 번 물로 세탁하고 말려 사용해야 했다.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어쩌면 그래서 다행이겠지만), 수 많은 미세먼지와 집먼지, 진드기(사체, 배설물) 등을 우리는 매일 밤 그렇게 사랑스럽게 덮고 안고 싸매고 잤던 것이다.
점수를 따기 위함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실천
그전까지 본 리뷰어는 냉장고, 세탁기 등과 같은 생활필수가전 외 레이캅과 같은 침구청소기는 '있으면 좋고 없으면 마는' 잉여 기기라 여겼다.
아마도 대부분의 아빠들도 그럴 것이다. 딱 한번 사용해 본 후 생각을 바꿨다. 일언반구의 여지 없이 꼭 있어야 한다. 특히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아토피 등으로 시달리고 있다면 더욱 그렇다. 이들 질병의 주된 원인이 집미세먼지와 진드기 등이기 때문이다.
비단 침구류뿐 아니라 직물 소파나 커튼, 의류, 카페트, 가방 등에도 바로바로 활용하기 좋으며, 전원을 끌어올 수 있는 환경이라면 자동차 시트 청소에도 유용하다. 이후 전원 케이블을 뗄 수 있는 배터리 충전식 제품이 출시된다면 활용도는 더욱 넓어지리라 예상한다.
본 리뷰에 사용된 레이캅은 RS-300WH(화이트) 모델이며, 레이캅 다이렉트 몰(www.raycopdirect.kr)을 통해 32만 8,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일반 진공청소기보다는 약간 비싸지만, 레이캅이 빨아들인 먼지와 오물을 직접 보면 가격에 대한 부담도 함께 빨려 들어가리라.
가정적인 아빠로의 변화를 위해 투자하거나 형제, 친구, 선후배 등의 결혼 선물, 직물 소파나 의자가 배치된 매장(미용실, 커피전문점 등)의 개업 선물로 전달하면 더할 나위 없을 테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