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4K를 알리려고 왔습니다" 디빅스 가나안 에밀리 CEO 인터뷰
4K(4,096x2,160) 또는 UHD(3,840x2,160) 디스플레이 시대가 올해부터 활짝 열릴 전망이다. 때문에 동영상 압축 표준을 두고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UHD 동영상 압축 코덱의 표준은 HEVC(High Efficiency Video Coding, H.265)로 굳어져 가는 상태다. HEVC는 기존 H.264 대비 동영상 압축률이 30~50% 정도 향상된 것이 특징으로, 동영상 용량을 GB(기가바이트) 단위로 재는 것이 일상적인 UHD 동영상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다.
코덱은 HEVC가 각광받고 있지만, 동영상 형식은 조금 다르다. MP4(MPEG 4)와 MKV(Matroska multimedia container for Video) 진영이 각자의 장점을 내세우며 시장에서 경쟁 중이다. 현재는 MP4가 좀 더 앞서나가고 있다. (얼마되지 않지만) UHD 콘텐츠 대부분이 MP4로 유통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MKV 진영에선 좌시할 수 없는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MKV 진영의 대표적인 회사인 디빅스(www.divx.com)에서 UHD 동영상 인코더 '디빅스 10'을 무료로 푸는 강수를 뒀다. 기존에는 파이널컷, 프리미어 등 전문가용 동영상 프로그램이 있어야 UHD 동영상을 인코딩할 수 있지만, 디빅스10 앱을 이용하면 누구나 쉽게 UHD 동영상을 인코딩할 수 있다. 갤럭시S5나 G프로2 등 UHD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스마트폰으로 UHD 동영상을 촬영한 후 디빅스10 앱으로 인코딩을 진행하면, 화질을 유지한 채 동영상 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러한 디빅스의 최고경영자(CEO)가 한국에 깜짝 방문했다. 지난 5월 14일, 디빅스 가나안 에밀리(Kanaan Jemili) CEO를 디빅스코리아 사옥에서 만나 얘기를 들어봤다.
Q. 디빅스가 어떤 회사인지 한국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들려달라.
A. 디빅스는 사용자들에게 최고의 비디오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존재하는 회사다. 특히 온라인 비디오 스트리밍 분야에 많은 노하우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언제 어디서나 뛰어난 화질의 동영상 콘텐츠를 감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Q. UHD 동영상 시장이 점점 성장하고 있다. UHD 동영상 시장에 대처하기 위해 디빅스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A. 일단 올해 CES 2014에서 전세계 최초로 일반 사용자용 HEVC 서비스를 발표했다(디빅스10 인코더를 의미한다). 또한 인텔과 협력해 4세대 인텔 코어 i7 프로세서에 Divx HEVC 가속 기능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PC 사용자는 UHD 동영상 콘텐츠를 한층 쾌적하게 감상할 수 있다(PC 프로세스 점유율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뜻).
또, 헐리우드의 영화제작사와 협력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디빅스의 기술을 활용한 UHD 영화를 곧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UHD 콘텐츠 공급자를 위한 DRM(저작권 보호 기술) 기술도 개발했다. MKV 형식이 MP4와 비교해 갖는 가장 큰 강점이 바로 DRM을 기본 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공급자들은 따로 DRM 솔루션을 구매하지 않아도 된다. 다른 HEVC 코덱 개발사는 보통 인코딩 기술만 제공한다. 반면 디빅스는 인코딩부터 플레이백 솔루션까지 모두 제공한다. 이것이 디빅스가 경쟁자와 비교해 갖는 강점이다.
Q. 국내에서 디빅스라고 하면 아무런 인증을 받지 않은 가짜 디빅스 플레이어부터 떠올리는 게 현실이다. 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가?
A. 디빅스는 디빅스의 동영상 기술을 제대로 품고 있는 기기에 한해 인증 마크를 내어주고 있다. 스마트폰, 태블릿PC, 스마트TV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등이 자사의 제품에 디빅스의 동영상 기술을 탑재하고 있다. 해당 기기에선 디빅스의 동영상 기술로 제작된 콘텐츠를 정상 감상할 수 있다. 하지만 가짜 동영상 재생용 기기(디빅스 플레이어)에선 제대로 재생될 것이라고 보증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은 한국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존재했다(현재 미국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디빅스는 원래 유럽에서 시작한 회사다). 동영상 재생용 기기 관련 기술에 주력하다 보니 사용자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짙은데, 이제 PC와 모바일용 동영상 콘텐츠 재생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으니 편견은 많이 사그라질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사용자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활동도 진행하고 있다. 또, 내년에 디빅스 클라우드 서비스가 시작되면 많은 사용자가 디빅스의 새로운면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Q. 디빅스 클라우드는 어떤 서비스인가?
A. 클라우드 서비스라고 하면 흔히 스토리지(저장) 서비스를 생각하기 쉬운데, 아니다. 디빅스 클라우드는 동영상 컨버팅/인코딩 도구다. 디빅스 클라우드에 동영상을 저장해놓으면 TV,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로 해당 영상을 내려받거나,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감상할 수 있다. 다른 클라우드 스트리밍 서비스는 기기에 따라 동영상을 감상할 수 없는 경우도 존재한다. 디빅스 클라우드는 그런 경우가 존재하지 않는다. 클라우드상에 동영상을 올려놓으면 최적의 상태로 자동 인코딩해준다. 이를 통해 어떤 기기에서도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게 된다.
이외에도 사용자에게 다가가기 위해 OTT(Over the top,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를 제공하는 기술)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차이나모바일과 손잡고 중국, 홍콩 등지에서 시험 서비스에 들어갔다. 한국 사용자에게도 조속히 선보일 수 있었으면 한다. 디빅스가 주력하는 분야는 10가지가 넘는다. 유럽,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 중국 등 아시아에서도 모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회사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Q. 한국 방문 이유는?
A. 첫째, 우리는 회사를 새로 시작하고 있다. 새로 시작한지 5주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한국 직원을 만나 팀을 추스리고, 디빅스의 미래를 구상하기 위해 왔다. 한국 직원을 만나고 싶었고, 한국을 통해 미래 시장을 경험해보고 싶었다. 둘째, 비지니스적인 이유다. 한국에는 파트너사들이 많다. 그들과 구체적인 사업 협상을 위해 방문했다.
(에밀리 CEO는 한국의 파트너사들이 누구인지, 그들과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말을 아꼈지만, 사실 우리는 다 알고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이다. 각 회사의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설명서를 펼쳐보거나 동영상 재생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면 디빅스 인증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 LG전자, 팬택의 최신 스마트TV, 스마트폰, 태블릿PC에는 UHD 동영상 콘텐츠 재생 기능이 슬그머니 추가되고 있다.)
Q. 회사를 새로 시작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A. 디빅스는 지난 10년간 동영상 DRM을 연구하는 로비 코퍼레이션의 자회사였다. 하지만 그때도 파트너사와 사용자에게 디빅스라는 네임밸류가 존재했다. 때문에 디빅스라는 이름을 내걸고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 독립을 결정했다. 이를 통해 B2B 영역뿐만 아니라 사용자에게도 인정받을 수 있는 '스탠드 얼론 컴패니'로 거듭나겠다.
Q.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매우 진보적인 시장이다. 미디어 관점에서. 유선뿐만 아니라 무선 인터넷도 미국, 일본보다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5G 무선 통신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제반사정이 종합적으로 작용해 UHD 동영상 콘텐츠 보급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삼성전자, LG전자, KT 등 한국의 회사들도 신기술 개발에 매우 적극적이다. 한국에서 개발된 UHD 동영상 관련 기술이 전세계에 널리 퍼졌으면 좋겠다.
Q. 한국의 사용자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A. 한국에는 알게 모르게 디빅스의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우 인상적이다. 그분들에게 보다 뛰어난 품질의 동영상을 제공하고 싶다. 디빅스의 기술을 많이 이용해줬으면 좋겠다. 아, 그리고 한마디 더. 디빅스10 동영상 재생기에서 SMI 형식의 자막 파일을 지원해줬으면 좋겠다는 문의를 많이 받았다. 다음 업데이트를 통해 SMI 파일을 지원할 예정이니, 한국 사용자분들이 동영상 인코딩뿐만 아니라 재생에도 디빅스10을 사용해줬으면 한다.
(덧붙여, 디빅스10은 윈도뿐만 아니라 OS X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 국내 맥 사용자에겐 제법 희소식이라고 생각된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