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와이파이 달린 USB메모리 살 이유? 샌디스크 무선 드라이브 2종
아무리 스마트폰의 성능이나 기능이 좋아지더라도 절대 PC를 따라잡을 수 없는 점이 있다, 바로 저장 용량이다. 최근 PC는 TB(테라바이트)급의 고용량 HDD를 탑재하고 있으나, 스마트폰의 저장공간은 기껏해야 8~64GB 사이가 보통이다. 메모리카드를 추가하면 조금 낫지만 아이폰 같은 모델은 이것도 불가능하다. 그리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에 꽂을 수 있는 OTG 방식의 USB 메모리도 있으나 호환성이나 속도 면에서 다소 불만족스럽다.
샌디스크 커넥트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Sandisk Connect Wireless Flash Drive)와 샌디스크 커넥트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Sandisk Connect Wireless Media Drive)는 이러한 시대 분위기를 타고 태어난 휴대용 무선 저장장치다. 비유하자면 모바일 기기 접속용 와이파이 무선 기능과 충전 배터리를 갖춘 초소형 외장하드, 혹은 USB 메모리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 같다.
샌디스크 커넥트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 와이파이 달린 USB 메모리?
우선 샌디스크 커넥트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를 살펴보자. 이 제품의 의견은 전형적인 USB 메모리와 거의 같다. 눈에 띄는 점이라면 와이파이를 켜고 끄는 버튼, 그리고 마이크로SD카드 슬롯이 있다는 점이다. 자체적인 저장공간은 가지고 있지 않으며 마이크로SD카드를 꽂아 데이터를 저장한다. 샌디스크의 설명에 따르면 최대 64GB의 마이크로SD카드를 지원한다. 리뷰 제품은 64GB 마이크로SD카드가 포함된 모델이다.
마이크로SD카드를 넣은 상태에서 PC의 USB 포트에 꽂으면 PC는 이를 일반적인 USB 메모리로 인식, 곧장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USB 포트에 꽂으면 와이파이를 작동시키기 위한 내장 배터리도 충전된다. 방전된 상태에서 완전히 충전하려면 2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요즘 팔리는 USB 메모리 중에는 제품 크기를 줄이기 위해 금속 부분을 제거한 플라스틱 커넥터만 탑재한 제품이 제법 많다. 하지만 샌디스크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는 금속판으로 접점을 두른 표준 커넥터를 탑재하고 있어 내구력 측면에서 한층 믿음이 간다. 다만, 요즘 제품답지 않게 USB 3.0이 아닌 USB 2.0 규격이라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USB 3.0은 기존의 USB 2.0 보다 훨씬 빠르게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큰 용량이 필요할 때, 샌디스크 커넥트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
함께 소개할 샌디스크 커넥트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의 경우, 한 손에 쥘 정도의 크기의 메모리카드 리더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이다.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와이파이를 켜고 끄는 버튼이 달려있으며 측면에는 표준 크기의 SD카드 슬롯이 있다.
크기를 제외하면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의 비슷한 구성이지만, 내부 저장공간 구성은 다소 다르다.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의 경우, 내부 저장공간이 없어 반드시 마이크로SD카드를 꽂아야 데이터 저장이 가능하지만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는 자체적으로 저장공간(32GB / 64GB 모델 판매 중)을 갖췄다. 이 상태에서 추가적으로 SD카드를 꽂으면 장치에선 2개의 저장 드라이브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
PC와의 연결은 동봉된 USB - 마이크로 USB 케이블을 이용한다.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로 별다른 소프트웨어 설치 없이 곧장 저장공간을 이용할 수 있으며 충전 역시 함께 이루어진다(완충에 3시간 소요). 다만 USB 3.0가 아닌 USB 2.0 규격이라는 아쉬움도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마찬가지다.
스마트폰 와이파이 켜고 전용 앱 깔면 일단 준비 완료
PC에서 이용하는 방법은 일반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와 동일하니 별 설명할 것도 없지만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서 이용하려면 와이파이 접속 및 전용 앱 설치가 필요하다. 구글 플레이나 애플 앱스토어에서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한데,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의 전용 앱이 각각 따로 존재한다. 이를 내려 받아 설치한 후, 모바일 기기의 와이파이를 활성화하자.
그 후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의 버튼을 눌러 와이파이를 활성화 한 후, 방금 설치한 전용앱을 구동하면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에 설치된 파일을 모바일 기기로 다운로드 하거나 곧장 구동할 수 있게 된다.
콘텐츠 재생 및 다운로드, 백업 등 간편하게 이용 가능
두 가지 전용앱의 인터페이스 형태는 다소 다르지만 기능은 거의 비슷하다. 우선 무선 저장장치에 담긴 비디오와 음악, 사진 등을 감상할 수 있으며, 무선 저장장치에 담긴 파일을 모바일 기기로 전송할 수도, 혹은 그 반대도 물론 가능하다. 모바일 기기에 담긴 데이터를 무선 저장장치로 백업하는 용도로 쓸만하다는 의미다.
와이파이 연결이기 때문에 파일을 다운로드하거나 동영상을 재생하는 속도가 제법 빠른 편이며, 풀HD급의 고화질 동영상도 몇 초 정도의 버퍼링 시간만 감수할 수 있다면 원활하게 볼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동영상을 감상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빠르다는 의미다.
이용 중 인터넷 접속도 가능, 사용 시간이나 범위도 만족스러워
이전에 나왔던 유사한 기능의 타사 제품은 저장장치와 와이파이 연결을 하는 동안은 외부 와이파이와의 연결을 할 수 없어 제품을 연결하면 인터넷 이용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는 저장장치 자체적으로 외부 와이파이에 연결, 이를 경유해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 데이터를 전송하는 경유 기능을 갖췄다. 덕분에 주변에 이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만 있다면 저장 장치와 접속 상태에서도 모바일 기기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다.
그 외에 이점이라면 하나의 저장장치에 여러 대의 모바일 기기를 접속,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두 제품 모두 최대 8대의 기기를 연결할 수 있는데,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의 경우는 최대 3개,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의 경우는 5개의 영화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고 샌디스크는 밝혔다. 실제로 8대를 동시 연결해보지는 못했지만, 한 대의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에 2대의 스마트폰(아이폰5C, LG G2)를 연결해 풀HD급 동영상을 동시에 재생해 보니 끊김 없이 원활하게 재생이 되는 것을 확인했다.
충전시간이 제법 걸리긴 하지만 사용 시간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의 경우 약 4시간,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는 약 8시간 정도 연속 동영상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또한 단말기의 종류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이폰5C, LG G의 경우, 저장장치 주변에서 약 5미터 이내에선 끊김 없이 이용이 가능해 큰 불편이 없었다.
일부 호환성 문제, 앱의 구성 개선했으면
여러모로 이점이 많은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지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 이용할 경우, 특유의 파일 호환성 문제가 여전하다. 콘텐츠 파일의 호환성이 높은 안드로이드 환경에선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지만, 그렇지 않은 iOS의 경우, 하드웨어에서 자체적으로 지원하는 파일 외에는 이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동영상의 경우, MP4 파일은 무선 저장장치와 연결된 아이폰에서 재생이 가능하지만, WMV나 MKV와 같은 파일은 곧장 재생할 수 없다. 해당 동영상을 iOS에 호환되도록 인코딩을 하거나 다운로드 후 추가적인 앱(대부분 유료)을 이용해 재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또한,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용 앱이 각각 따로 있다는 점도 다소 불편한 점이다. 물론, 둘 중 하나의 장치만 가지고 있다면 크게 불편할 것이 없지만, 두 개의 장치를 동시에 이용할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두 가지 전용앱의 기능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은데도 별개의 앱으로 구분되어 있는 것이 다소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다.
그 외에 경우에 따라 일부 모바일 기기와 호환성 문제를 겪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는 그다지 문제가 없었지만,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의 경우, LG G2에서 종종 와이파이 접속이 끊어지곤 해서 불편했다. G2의 경우, 인터넷 연결이 되지 않는 와이파이를 자동으로 접속 차단하는 기능이 있다. 그래서 G2의 와이파이 설정에서 해당 기능을 비활성화하고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를 접속해 이용해 보았지만 여전히 종종 접속이 끊어지는 것은 여전했다. 한편, 같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인 삼성 갤럭시노트2에선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제품 자체나 단말기, 혹은 앱 사이의 궁합 문제일 수도 있는데 확실한 원인은 결국 알아내지 못했다.
장점 많은 쓸만한 제품이지만
샌디스크의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와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는 기존의 일반적인 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에 비해 확실히 발전한 개념의 제품이다. 특히 데스트탑이나 노트북과 같은 일반적인 PC는 물론,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에서도 널리 쓸 수 있는 범용성이 가장 큰 장점이며, 사용법도 그다지 어렵지 않아 편의성 면에서도 좋은 점수를 줄 수 있다.
다만, 최근의 휴대용 저장장치답지 않게 USB 3.0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명백한 단점이다. 참고로 2014년 5월 현재, 64GB 모델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무선 플래시 드라이브의 경우, 13만 5,000원, 무선 미디어 드라이브는 17만 8,000원에 팔리고 있다. 이는 유사 용량의 기존 저장장치(USB 메모리나 외장하드)에 비해 확연히 비싼 가격이다.
물론 기능과 활용성 면에서 확실한 차이가 있기 때문에 더 비싼 것이 당연하다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다만 그러한 만큼 일반적인 제품에 비해 모든 면에서 앞선 모습을 보여줘야 할 텐데, 오히려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다는 것이 아쉽다. 샌디스크 정도의 회사가 이 정도 가격의 제품을 내놓는다면 '쓸만한 제품' 수준에 그치지 않고 '최고의 제품'을 기대하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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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