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인치도 80만원↓ 거품 뺀 대형 TV 시장 '활활'

김영우 pengo@itdonga.com

최근 주목 받고 있는 TV 시장의 가장 큰 화두는 풀HD급 보다 4배 이상 정밀한 화면을 볼 수 있는 UHD(Ultra HD, 혹은 4K), 그리고 기존 LCD를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OLED다. 특히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업계 선도업체들은 차세대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자사의 UHD와 OLED 기술을 강하게 홍보하고 있다.

그런데 대기업들이 이런 차세대 TV 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일부 얼리어답터, 혹은 고소득층을 제외한 대다수의 일반 소비자들은 이는 아직 남의 나라 일이나 다름 없다. 삼성전자나 LG전자에서 UHD TV나 OLED TV를 출시하고는 있지만, 가격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것이 보통이고 일부 제품은 1천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다.

한편, 이런 와중에 중소기업, 중견기업들은 또 다른 작은 전쟁을 벌이고 있다. 무대는 바로 저가 대형TV 부분이다. 대기업 제품의 경우, 풀HD급 제품 기준 50인치 화면의 제품은 100~200만원 사이이며 70인치급 제품이라면 600~700만원을 사뿐히 넘는다. 하지만 최근 중소기업 제품들이 큰 화면을 갖추고 있으면서 값이 저렴한 제품을 다수 출시하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저가 대형 TV 경쟁의 중심에는 기존에 PC나 모니터를 판매하던 중소기업들이 다수 포진해있다. TG삼보, 대우루컴즈, 티베라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이 선보이는 제품을 살펴보면 50인치 제품이 80만원 근처, 70인치 제품이 300만원 근처에 팔린다. 유사한 대기업 제품에 비해 거의 절반 수준의 값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최대의 매력이다.

저가대형TV
저가대형TV

이들 제품의 특징이라면 제품 값을 올릴 수 있는 각종 부가기능을 최대한 제거하고 기본적인 기능에만 충실하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인터넷 연결을 해서 구동하는 스마트TV 기능이나 입체영상을 볼 수 있는 3DTV 기능 등을 갖추고 있지 않다. 특히 TG삼보의 70인치 제품처럼 지상파 방송 신호를 수신하는 튜너까지 생략, 케이블TV나 IPTV용 셋톱박스를 연결해야 방송을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때문에 TV가 아닌 '모니터'로 분류되기도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10년 즈음 전에 쓰던 SD급이나 HD급 수준의 화질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고 배불뚝이 TV인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제품이 아직까지는 고화질로 분류되는 풀HD급 화질이며, 구형 LCD보다 두께와 전력 소모를 줄인 LED 백라이트 기반 패널을 갖춘 제품이 많다. HDMI 포트도 2~3개씩 탑재하고 있어서 셋톱박스 외에 게임기나 블루레이 플레이어, 노트북 등의 외부 기기를 연결해 쓰는 데도 지장이 없다. 많은 기능을 선호하는 고급 사용자에게는 부적합하지만, 그 외의 일반인들이라면 무난히 쓸 만한 제품이라는 의미다.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중소기업 제품의 정확한 판매량 통계가 집계된 적은 없지만, 최근 가격비교 사이트에 중소기업의 저가형 대형TV가 조금씩이나마 상위권에 오르는 빈도가 잦아진 것은 확실하다. TG삼보의 경우, 70인치 제품을 출시하자마자 400대의 초기 물량이 매진되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월드컵 개막을 맞아 실속을 앞세운 중소기업들의 대형 TV시장 공략은 앞으로 한층 활력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제품군을 늘리고 화면은 더 키우는 한편, 가격은 최대한 낮출 예정이다. 그리고 기세를 몰아 향후에는 저렴한 UHD급 제품의 출시를 준비하는 업체도 있는 등, 철저하게 대기업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는 TV시장에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실제로 옛 대우전자에 뿌리를 두고 있는 대우루컴즈의 경우, 월드컵 기간을 맞아 50인치 크기의 풀HD급 LED TV인 'T501F' 모델을 80만원 근처의 가격에 조만간 출시할 예정이며, 50인치 UHD TV도 뒤이어 출시한다. UHD TV의 경우, 대기업 제품에 비해 30% 이상 저렴한 가격에 출시할 예정이다.

대우루컴즈 관계자는 "50인치급 풀HD 제품은 6월 초 즈음에 TV홈쇼핑을 통해 처음 선보일 것" 이라며 "1년의 무상 A/S기간을 기본 제공하며, TV홈쇼핑을 통해 구매하는 초기 고객들은 3년의 무상 A/S 기간을 적용하는 등, 사후 지원 면에서도 불편이 없게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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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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