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투자전략 A to Z

강일용 zero@itdonga.com

스타트업의 생명줄인 투자. 우리는 과연 '투자'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을까? 창업가의 의무는 생각하지 않고, 권리만 생각하고 있지는 않은가.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컨설턴트 엠마 부틴(www.emmabutin.co.kr)이 스타트업 투자에 관련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사항을 정리했다. 투자단계는 어떻게 이루어지며, 투자단계마다 창업가가 달성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투자 금액은 얼마나 필요한지, 창업가가 투자자에게 지분을 떼어주는 과정에서 힘의 균형에 신경을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을 들려줬다. 이를 바탕으로 창업가들은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투자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다.

스타트업 컨설턴트 엠마 부틴이 대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스타트업 컨설턴트 엠마 부틴이 대학생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투자 단계의 이해

회사의 성장단계는 다음 3가지로 나눌 수 있다.
1. 시드 - 아이디어가 형태를 갖추어 나가기 시작할 때
2. 성장 - 서비스 사용자 혹은 초기 수익에서 회사가 의미있는 성과를 거뒀을 때
3. 급격한 성장 - 한 회사가 상당한 서비스 사용자를 유치하거나 많은 수익을 거둬 다음 성장 단계에 도달한 때

기본 형태

표준적으로 인정받는 투자 용어는 '표1'과 같다. 다만 순서는 상황에 따라 상당히 다르게 전개될 수 있음을 일러둔다.

스타트업 투자단계
스타트업 투자단계

사업계획서를 준비하고 자금조달을 하기 전에, 회사의 각 투자단계를 밟기 위한 기초를 마련해 두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요령있는 투자자들은 투자단계에 맞게 돈을 할당해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마련이다. 당신이 어떤 투자자들에게 접근해야 하고 어떤 투자자들을 피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면 투자 유치가 한층 쉬워질 것이다. 투자자들은 대부분 자신만의 선호도와 패턴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어떤 투자자는 초기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하고, 또 다른 투자자는 후기 단계에 투자하는 것을 선호한다.

얼마만큼의 투자를 받아야 할까?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에서는 아이디어/개념입증, 베타 단계, 성장 단계 등을 거치며 매년 회사가 심각한 변화를 겪는다. 때문에 당신은 회사가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금액을 투자받아야 한다.

(이스라엘에서 선호되는) 가장 일반적인 투자 유치 방식은 '투자 받은 금액으로 18개월 동안 회사가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투자를 받는 데 걸리는 기간은 보통 6개월이기 때문에 18개월 정도를 어림잡아야 한 성장 기간에 필요한 금액을 충당할 수 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이 투자단계 역시 더욱 빠르게 발전해나가고 있다. 투자자들도 이제 이에 익숙하다. 회사가 베타단계이더라도 단기간 동안 아주 빠르게 성장할 수도 있다. 때문에 다음 단계에 도달하기 위해 필요한 자본금을 정확히 계산해낼 수 있어야 하고, 단계에 도달하기 앞서 6 개월 정도의 안전 쿠션을 깔아 두어야 한다.

똑똑한 투자자들은 사업성장에 대한 증거를 보고 싶어할 것이다. 반드시 각 투자단계에서 어떤 목표를 달성할 것인지 계획을 세우고 준비해야 한다.

실질적인 충고

1) 당신 회사의 투자단계를 진지하게 고민해서 잘 나눠야 한다. 그리고 회사가 어느 시점에서 어느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지 가늠해 스스로 목표를 정해라. 이것이 최초의 가장 중요한 재정적인 절차다. 만약에 당신이 회사의 능력치를 잘못 계산한다면(여기 저기서 많이 발견된다), 당신은 목표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채 투자받은 금액을 소진해버릴지도 모른다. 최악의 경우 당신은 다시 자금조달을 해야 하고, 왜 최초의 자본금으로 약속한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는지 투자자들에게 다시 설명해야만 한다. 이는 당신이 꿈꾸는 그림은 아니리라.

2) 회사에 적절한 재정계획을 세울 수 있게 당신이 관련 지식과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 만약 그렇지 않으면, 이제 좋은 컨설턴트를 알아볼 시점이다. 이 컨설턴트가 당신에게 장기적으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3) 다음의 질문들에 답할 수 있다면 당신은 투자 파트너를 만날 준비가 된 것이다. “당신은 얼마의 자본금이 필요하며, 이 자본금으로 어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가?”

밸류에이션(기업 현재 가치 평가)이 중요하지 않은 프리시드/시드 단계, 즉 초기 투자 단계에서조차도 그 이면에 숨겨진 논리가 있다. 대체로 초기 투자의 각 단계에서는 투자자가 회사의 25%에서 35%의 지분을 가져간다. 이 지분의 %는 창업가와 투자자 간에 적절한 의사결정 매커니즘과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다.

세 명의 창업가가 회사 지분을 33.33%씩 나눠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 때 투자를 유치할 경우 가장 합리적인 지분 분배방식은 투자자25%, 공동창업가 1인당 25% 다.

이어 다음 단계 '라운드A(표1 참고)'에서 참여한 벤처캐피탈이 회사 지분 30%를 원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경우 공동창업가는 각자 지분 17.5%를 보유하게 될 것이다. 셋을 합치면 52%의 지분과 의사결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

창업가와 투자자 간에 힘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창업가들은 회사의 심장과 영혼이며, 회사를 사랑, 직감, 지식 그리고 비전으로 이끌어간다. 그럼에도 창업가들은 거대한 규모로 성장한 회사를 만들기에는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

2) 투자자는 지식, 재능 그리고 네트워크를 제공해주지만 회사의 재정적인 결정에 있어서 감정적인 싸움에 휘말리게 될지도 모른다.

3) 회사가 성장하는 동안 주주를 이사회 구성원이나 파트너로 두는 것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좋지 못하다. 주주들이 회사의 이사회에 참여할 경우, 회사의 의사결정자가 된다. 이 경우 창업가와 이사회 구성원인 주주들 사이에서 이해관계가 충돌할 확률이 높다.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조언할 수 있는 진정한 의미의 전문가가 없다는 뜻이다. 회사가 보다 건설적이고 보다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들을 회사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포함시켜야 한다.

어떤 창업가는 이사회(투자자, 주주, 전문가)의 도움 없이 독자적인 리더십을 펼침에도 회사를 성공적인 방향으로 이끌고 있다. 페이스북의 CEO 마크 저커버그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러한 사례는 극히 드물며, 따로 연구돼야 할 부분이다. 그러므로 당신은 회사 내에서 창업가와 투자자 간 힘의 균형 논리와 의사결정 과정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결정을 내려야 한다.

엠마 부틴의 스타트업 전략 강의 1~9

글 / 스타트업 컨설턴트 엠마 부틴(www.emmabutin.co.kr)
번역 / 스타트업 테크블로거 유채원(evaisup.blogspot.kr)

엠마 부틴은?
엠마 부틴은 창업가, 작가, 기고가 그리고 강연자이다. 크라이언 시스템즈(Kryon Systems)의 창업가이고, 현재는 스타트업의 전략 분석가로며 활동하며 긱타임, 포브스 이스라엘 등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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