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란, 순간을 찍어 기록을 남기는 것" - 체리필터 손스타

지난 2014년 4월 19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4 서울국제사진영상기자재전(Photo & Imaging 2014, 이하 P&I 2014)'를 찾았다. 올해로 23회를 맞이한 P&I 2014는 니콘, 캐논, 삼성전자, 소니, 후지필름, 파나소닉 등 국내외 대표 카메라 제조사를 포함한 159개 업체가 참여해, 카메라, 렌즈, 영상 기기, 프린터, 방송용 장비 등 다양한 사진 영상 기자재를 전시했다.

국내 사진 행사 아니, 국내에서 열리는 대부분의 행사는 '모델'이 중심이다. 다소 노출이 심한 옷을 입고 있는 여성 모델을 보기 위해, 그들이 전하는 이벤트 선물을 받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다는 이들이 대다수다. 분명 제품을 전시하는 행사이지만, 관람객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을 찾아보면, 그 중심에는 항상 짧은 옷을 입고 있는 모델이 있다. 개인적으로 이 같은 모습은 다소 안타깝다.

그래서일까. 행사장을 다니며 살펴본 니콘의 부스는 조금 색달랐다. 다른 업체 부스와 마찬가지로 많은 관람객이 모여 있지만, 이들은 모델이 아닌 강연을 듣고 있었다. 매년 P&I에 참여하고 있는 니콘은 모델 중심의 이벤트에서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며, 그 일환으로 '강연'을 준비한다. 올해도 마찬가지. 작년과 비교해 강연 회수와 강연자를 더 늘렸다. 연예인 사진동호회 팝콘(pop-con) 회원들, 체리필터 밴드의 드러머이자 레드불 포토그래퍼로 활동 중인 손스타, 니콘 리더스 클럽의 사진 작가 성남훈, 김유철, 사진기자 손홍주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에 나섰다. 이들은 자신들이 사진을 어떻게 찍는지, 어떻게 하면 좀더 잘 찍을 수 있는지 등을 관람객들과 함께 공유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강연 주제는 'D4 그리고 D4S'. 준비한 좌석을 가득 채울 정도로 그의 강연은 관람객으로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가 강연을 끝난 뒤, 직접 그를 만났다.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또 연예인을 만나보겠는가.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 나누던, 그 자체가 좋았다

IT동아 : 만나서 반갑다. IT 분야를 담당한 뒤, 연예인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래서인지.. 나름 떨린다(웃음). 복잡한 촬영 기법이나, 강연하면서 언급한 D4/D4S 등 특정 기기의 성능 또는 기능에 대한 설명은 차차 듣겠다. 그런 내용보다 손스타씨는 어떻게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사진을 촬영하며 겪었던 에피소드 등 좀더 인간적인 내용을 듣고 싶다. 처음 카메라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손스타 : 하하(웃음). 처음 사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라…. 글쎄. 딱히 무슨 이유 때문에 사진 촬영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중고등학교 이후로 그냥 카메라는 늘 손에 있었다. 대학교를 입학한 뒤(그는 고려대학교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했다)에는, 흔히 말하는 똑딱이 카메라를 항상 들고 다녔다. 이유라…. 특별한 이유랄 것도 없었다. 대학에 입학한 것, 그리고 대학에서 밴드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등 당시 일상 자체가 너무 신기했다. 그 신기한 일상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사진 촬영을 시작했다.

IT동아 : 하긴… 그렇다. 무슨 특별한 이유 때문에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기자도 학창 시절 소풍갈 때나 가족들과 휴가를 갈 때 등 일상 속에서 그냥 사진을 찍었다. 아마 대부분 그렇지 않을까. 아, 혹시 처음 사용한 카메라는 무엇인지 기억하는가.

손스타 : 어쩌나. 뭔가 특별한 기기를 사용하지 않았다. 그냥 집에 있던 카메라를 사용했다(웃음). 처음 내 돈 주고 샀던 카메라는 기억난다. 올림푸스가 출시했던 뮤 시리즈 필름 카메라다. 이럴 때 니콘 카메라였으면 참 좋았을텐데…(웃음). 처음 카메라를 사용했을 때, 지금처럼 사용할 줄 알았겠는가. 그 때는 그냥 다 똑 같은 카메라였다. 그렇게 조금씩, 차츰 사진을 촬영하는 것에 재미를 느꼈다.

친구들에게 촬영한 사진을 인화해서 한장씩 나눠 줄 때가 기억난다. 그 때가 좋았다. 학교에서 소풍을 가면, 삼삼오오 친구들과 모여 포즈를 취하고, 그걸 인원 수만큼 인화해 나누던 기억. 필름 카메라를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사진을 나누며 서로 대화하고, 웃고, 떠들던 그 자체가 좋았다.

IT동아 : 이것 참…. 난감하다. 그래도 뭔가 특별한 계기와 제품을 언급하길 바랬는데(웃음). 질문을 바꾸겠다. 지금까지 사용했던 카메라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이 있었는지.

손스타 : 가장 마음에 들었던 카메라는 D90이다. 사진도 사진이지만, DSLR 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니(참고로 니콘이 지난 2008년 9월 출시한 D90은 DSLR 최초로 동영상 촬영 기능을 지원했다). 당시에 D90으로 동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고 하면 주변에서 다 놀랐다. 이전 DSLR과 비교해 IOS 감도도 향상했고…. 내 기억 속 D90은 획기적이었다(웃음). 지금도 D90이 좋다. 카메라의 성능이나 기능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D90으로 찍은 사진, 결과물이 나에게 잘 맞는다. 특유의 색감이 있다고나 할까. 이해할지 모르겠다. 지금도 D90이 좋다.

IT동아 : D90. 맞다. 그랬다. 동영상을 찍을 수 있던 DSLR. 기자도 기억한다. 그럼, 가장 최근에 사용한 카메라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설마 이번 강연에 사용한 D4, D4S인가?

손스타 : 아니다. 쿨픽스 A다.

IT동아 : 콤팩트 카메라 말인가?

손스타 : 맞다. 콤팩트 카메라 쿨픽스 A다. 출시하자마자 구매했고 지금도 사용 중이다. 콤팩트 카메라지만, 크롬 바디 센서를 탑재했다. 결과물도 쏙 마음에 든다. 일단 작고 가볍지 않은가. 거부감 없이 쉽게 촬영할 수 있어 좋았다.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펌웨어 업데이트 좀 해줬으면 싶다(웃음). 물론, 고성능 DSLR과 비교하면 많이 답답하다. 포커스 잡는 방식도 다르고, 속도도 느리다. 하지만, 이건 콤팩트 카메라 아닌가. 이 정도면 되지 싶다.

IT동아 : 갑자기 궁금한 것이 떠올랐다. 처음 사용한 카메라, 기억에 남는 카메라, 마음에 드는 카메라 등. 손스타씨는 카메라에 대한 나름의 주관이 있다. 혹 주변에 카메라를 사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떤 카메라를 권장하고 싶은지.

손스타 : 종종 있다. 그럴 때마다 먼저 사용해보고 결정하라고 권한다. 모든 게 그런 것 같다. 카메라뿐만 아니라, 어떤 것을 구매하고 사용하더라도 끝까지 만족하는 제품은 없다. 시간이 지나면 뭔가 항상 부족하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완성한 곡도 시간이 지나면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래서 편곡 과정은 끝이 없다(웃음). 제품도 마찬가지다. 내가 사용하는 카메라의 다음 세대 제품이 나오면, 비교하게 된다. 음… 정 붙이고 오래 사용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닐까. 그게 정답이라고 생각한다.

손스타가 생각하는 D4와 D4S

IT동아 : 이번 강연 주제가 'D4 그리고 D4S'였다. 강연하는 내용도 두 기기로 촬영한 사진을 관람객들에게 소개하며, 대화를 나누던 방식이었다. 어떤가? 직접 사용해본 D4와 D4S는.

손스타 : 가장 달라졌다고 체감할 수 있는 건 (D4S의) 화이트밸런스 부분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D4와 비교해 확실히 좋아졌다. 혹자들은 "그냥 로우(RAW)로 촬영해 보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라고 말하는데, 글쎄. D4로 사진을 촬영하면 사진에 노란색과 녹색이 많이 꼈다. 이전 세대 제품도 그 정도는 아니었는데, 카메라 결과물이 너무 달라졌다. 그래서 D4로 찍은 사진은 톤을 가지고 한참을 싸웠다. 하지만, D4S는 많이 순화 됐다.

IT동아 : 얼마 전, 손스타씨가 촬영한 F1 사진을 봤다. 비 내리는 밤에 빠르게 지나가고, 바닥에 스키드 마크를 남기며 회전하는 머신이나 뿌연 연기 너머에서 준비하는 선수들 등 상당히 찍기 어려운 사진들이 많았다.

손스타 : 최근 'Red Bull India'에서 'Show Run 2013 스리랑카'의 공식 포토그래퍼로 촬영했다. 새로운 Red Bull F1팀의 드라이버 다니엘 리카르도(Daniel Ricciardo)뿐만 아니라 F1 머신의 모습도 사진으로 담았다. 당시 촬영을 야간에 진행했다. 때문에 주변에 광원이 엄청났다. 역광, 측광 등… 수많은 복합 광원에서 촬영하게 되더라. 이런 환경에서 찍은 사진은 약간의 보정이 필요하다.

IT동아 : F1 경기 외에도 익스트림 스포츠와 같은 역동적인 동작을 자주 촬영한다. 야간에, 더구나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쫓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촬영할 때 사용할만한 팁 한가지만 알려줄 수 있나.

손스타 : 연사로 촬영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다. 정말 현장에서 본 F1 머신은 순식간에 지나간다. 사진을 한장한장 소중하게 찍는 것을 선호하긴 하는데, 도저히 타이밍을 맞출 수가 없더라. 비보이(B-Boy)의 공연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다. 한장씩 촬영하기에는 너무 빠르게 그 순간이 지나간다. 어둡고 빠르게 움직이는 피사체를 촬영할 때는 보정 작업과 연사 속도 등이 필요하더라.

낙산에서 스카이다이빙을 찍은 적도 있다. 사진을 한장씩 찍기 위해서는 피사체의 다음 동작을 미리 예상한 뒤에 찍어야 한다. 하지만, 경우에 따라 정말 다음 상황을 예상할 수가 없으니 연사로 찍을 수밖에 없더라. 순간은, 지나가면 놓칠 수밖에 없다. 아무리 준비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상황이 나타난다.

IT동아 : F1 촬영 도중 겪었던 내용 중 소개할만한 내용은 없는지. 그거, 아무나 못해 본 것 아닌가(웃음).

손스타 : F1 사진 촬영… 정말 전쟁이었다. 촬영 장소를 두고 욕설까지 내뱉을 정도. 유명한 선수가 나타났다? 순식간에 사람들이 벌떼처럼 몰려든다. 거길 비집고 들어가 자리를 잡고, 그 순간에 맞춰 사진을 찍는 것이 쉽지 않았다. 메인 포토그래퍼로 초청을 받아서 갔지만, 현장은 그런 것 없다. 치고 받고 싸우면서 돌아다녀야 했다(웃음).

아, 어떤 한 분이 나를 알아보시고 자리를 비켜 주기도 했다. 마침 정말 눈독 들이던 자리였는데 말이다. 그 때... 연예인하기 참 잘했다고 생각했다(웃음). 현장에서 촬영하며 이런 점을 느꼈다. 연예인이 카메라 들고 돌아다니니, 주변에서 유명세를 타고 초청받아 취미 생활을 즐기는 것처럼 보시더라. 하지만, 오해다. 절대 그렇지 않다. 가장 힘들었던 경험이었다. 당시 사진을 촬영한 뒤 48시간 안에 결과물을 보내야 했다. 정말 타이트한 일정에 맞춰 이리저리 뛰고 촬영하고… 절대로 시간 때우기 취미 생활은 아니라고 강조하고 싶다.

플래그십 카메라와 보급형 카메라

IT동아 : D4와 D4S. 두 기종은 DSLR 중에서도 고성능, 고사양에 속하는 플래그십 카메라다. 솔직히 일반인들은 쉽게 구매하기로 어려운 가격이다. 요즘 D3300, D5300처럼 중보급형 카메라도 많이 좋아졌는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손스타 : 플래그십, 중보급형, 미러리스, 콤팩트 카메라 등. 글쎄. 요즘 카메라 정말 다 좋다. 특히, 미러리스와 콤팩트를 제외한 DSLR은 (만약 일반인이 사용한다면) 대부분 다 좋더라. 최근에는 플래그십 이외에 보급형과 중급형 카메라는 구분하기도 어렵다. D5300과 D3300을 구분하는 것도 '와이파이' 기능 탑재 유무였던 걸로 기억한다.

가끔 카메라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 굳이 DSLR을 선택하려는 이유를 알아보니 '아웃포커스' 기능 때문이더라. 흔히 이렇게들 말한다. 주변을 날린 사진이라고 말이다(웃음). 이처럼 큰 성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중보급형 DSLR을 선택하라고 권장한다.

IT동아 : 음.. 그럼 꼭 DSLR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미러리스나 콤팩트 카메라로도 충분할텐데.

손스타 : 주변에서 가끔 "쇼핑몰 준비 중인데, 어떤 카메라를 사면 좋을까?" 또는 "이번에 여자친구랑 여행을 가는데, 무슨 카메라를 살까"라고 종종 묻는다. 그래서 "어떤 카메라가 좋다"라고 추천하면, 오히려 되묻는다. "그래도 DSLR 정도는 사야 하지 않느냐"라고. 이상하게 DSLR을 이미 정하고 묻는다.

요즘 어떤가. 스마트폰으로 왠만한 사진 다 찍을 수 있다. 콤팩트, 미러리스 카메라도 마찬가지다. 사진 정말 잘 찍힌다.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는 인스타그램은 자체 사진 보정 기능을 제공한다. 세상의 흐름이 이렇다. 하지만, 뭐랄까.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특정 이벤트, 어떤 사건을 준비하면서 스마트폰이 아닌 카메라를 준비한다. 그게 자연스럽다. 우리 아이의 돌잔치, 100일 잔치 기념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남긴다? 이거, 어딘가 좀 어색하다.

기본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히 일상을 찍고, 가벼운 기록을 남길 때는 스마트폰도 문제 없다. 본인도 그렇다. 반대로 플래그십 또는 중보급형 DSLR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지인들과 술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나눈 적이 있다. 그래도 사진을 찍는다는데, 집 안에 대문짝만하게 걸만한 사진은 왜 없냐고. 그 때 느꼈다.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은 크게 인화해서 뽑을 수가 없더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찍은 스마트폰 셀카는 크게 뽑기엔 부족하다. 그게 그렇더라.

IT동아 : 무슨 뜻인지 알겠다. 맞다. 기자도 올해 11살 된 아들이 있다. 주말에 어디 나갈 때면 DSLR을 들고 나간다. 비슷한 이유 아니겠는가.

손스타 : 지인 중 사진 촬영에 대해 강연하는 작가가 있다. 평소 카메라에 대해서 전혀 모르던 여제자가 카메라 추천을 부탁하길래, D5200을 권했다고 한다. 지인은 그러더라. 여성이 사용하기에 무겁고 크며, 사용법도 어려운 플래그십을 권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기자님도 알지 않은가. D4? 가볍다고 할 수 있나? 이거 정말 무겁다(웃음).

IT동아 : 플래그십 카메라, 그러니까 무조건 성능과 기능을 쫓는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손스타 : 하하(웃음). 플래그십 카메라는 비싸다. 이 질문은 무턱대고 고가의 장비를 쫓는 이들에게 한마디 전하라는 의미인 것 같다. 글쎄. 제품은 각자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일 수도 있다. 고가의 장비를 원하는 여러 사람 중에 자기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그렇게 제품을 구매하고 난 뒤, 차츰 사진에 대해서 공부하는 사람도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다. 무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진짜 가지고 싶다면 정말 열심히 일해서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얻어라. 고가의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 열심히 일하는 것, 좋지 않은가(웃음).

사진은 순간을 찍어, 기록으로 남기는 것

IT동아 : 손스타씨는 사진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손스타 : 3년 정도 전부터 오중석 사진작가와 같이 재능기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커다란 것은 아니다. 시간 날 때마다 다문화 가정의 가족 사진이나 혼자 지내시는 독거노인분들의 장수 사진 등을 찍는다. 프린터를 들고 다니면서, 현장에서 사진을 액자에 담아 바로 뽑아 드린다. 처음에는 '이분들이 과연 좋아하실까?'라고 생각했다. 특히, 독거노인분들은 잘 웃지도 않으신다. 평소에 웃을 일이 많지 않아, 아예 웃는 법을 잊은 것 같아 마음 한구석이 아련했다.

나중에 사진을 받아 보시면 환하게 웃으신다. 할머니는 사진을 찍기 전 꽃단장도 하신다. 그분들도 한 사람의 여성 아닌가. 이게 바로 사진이 가지고 있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장례를 치른 후배가 있었다. 갑작스럽게 돌아가셨기에 미처 영정 사진을 준비하지 못한 후배였다. 그 후배가 그러더라. 선배는 정말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사진은 순간을 놓치지 않는 것이다. 그 순간을 담아 공유하고, 기록으로 남겼을 때 의미를 가진다. 그게 바로 사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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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