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 폰트가 필요하세요?
교회에서 사용할 포스터를 제작한 디자이너 이미영씨. 포스터를 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법무법인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당신이 무단으로 사용한 폰트(글꼴)의 저작권자는 따로 있으니 고소당하고 싶지 않으면 빨리 합의금을 지불하라는 내용이다. 웹 디자이너 김선우씨도 같은 내용의 전화를 받았다. 얼마 전 블로그 사이트를 제작할 때 사용한 폰트가 저작권 위반이니 이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라고 한다.
지난 2월 이후 저작권이 걸린 폰트를 잘못 사용해 합의금을 지불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소송을 통해 무죄를 입증할 수도 있겠지만, 긴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하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돈을 지불하고 있다.
이런 불행한 사태를 막으려면 폰트를 사용하기에 앞서 무료로 공개된 폰트인지, 저작권자가 존재하는 폰트인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 또한 무료로 공개된 폰트라도 일반 사용자에게만 무료이고, 기업이나 단체가 사용하거나 상업적 용도로 사용하면 유료인 폰트가 있기에 주의해야 한다.
문제는 이 폰트에 저작권이 어떤 형태로 걸려 있는지 알기 힘들다는 점이다. 인터넷을 뒤져봐도 폰트만 달랑 올라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저작권 관계가 어떻게 되는지 적혀있는 경우는 드물다. 앞에서 얘기한 두 명의 사례도 이에 해당한다. 인터넷 자료실에서 무료 폰트라기에 내려받아 사용했더니, 법무법인에게 전화가 왔다. 개인/비영리만 무료이고, 단체/영리는 유료였던 탓이다.
무료 폰트의 보고, 네이버 소프트웨어
폰트에 걸려있는 저작권을 명시하는 인터넷 자료실은 없을까? 있다. '네이버 소프트웨어'다. 네이버 소프트웨어는 무료 폰트를 제공하면서 해당 폰트를 누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범위를 적어놨다. 또, 저작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걸려 있는지 적어놓은 홈페이지 링크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은 어떤 상황에서 해당 폰트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 파악할 수 있다.
<네이버 소프트웨어는 폰트의 사용범위를 알기 쉽게 표시하고 있다>
네이버 소프트웨어에 올라와 있는 무료 폰트는 개인/비영리를 전제로 공개된 상태다. 개인 사용자가 상업적이지 않은 용도로 사용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 하지만 기업 및 단체가 사용하거나, 개인이 사용하더라도 상업적으로 사용한다면 얘기가 다르다. 이 경우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폰트가 섞여 있다. 완전 무료로 공개된 폰트와 기업/영리는 유료인 폰트를 알아보자.
완전 무료 폰트
완전 무료 폰트란 폰트 개발자가 해당 폰트를 공개하면서 저작권료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폰트다. 개인/비영리뿐만 아니라 기업/영리인 경우에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저작권료를 받지 않겠다고 한 것이지, 저작권을 포기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폰트의 형태를 수정하거나 폰트를 재판매하는 것은 금지된다.
네이버 나눔글꼴
지난 2008년 한글날을 맞아 네이버가 기획/제작하고 무료 배포해온 폰트다. 개인/비영리, 기업/영리 등 모든 곳에 무료로 배포하는 공격적인
정책 덕분에 무료 폰트 가운데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 웹 페이지용 한글 폰트 가운데 가독성이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고딕체나 명조체뿐만 아니라 그림필기체 등 여러 가지 형태의 폰트를 제공하고 있다. 리눅스 우분투 12.04,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2
젤리빈 등 여러 운영체제의 기본 폰트로 채택된 상태다. IT동아 홈페이지 역시 나눔글꼴을 활용해 제작됐다. 웹 페이지을 제작할 계획이라면
나눔글꼴부터 고려해보는 편이 좋겠다.
서울특별시 서울서체
서울특별시가 직접 제작한 무료 폰트다. 나눔글꼴과 마찬가지로 개인/비영리, 기업/영리 등 모든 분야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나눔글꼴
다음으로 널리 사용 중이다. 서울서체로 웹 페이지를 제작한 사례를 보고 싶다면 서울특별시 홈페이지를 방문하자. 형태는 크게 두 가지,
서울한강체와 서울남산체다. 한강과 남산이라는 서울의 대표적인 자연경관을 모티브로 폰트를 제작했다.
다음 다음체
다음이 제작하고 자사 홈페이지에 적용한 무료 폰트다. 앞의 두 폰트와 마찬가지로 개인/비영리, 기업/영리 등 모든 분야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다만 앞의 둘과 달리 단체/영리의 목적으로 사용할 경우 다음의 명시적인 동의를 받아야 하고, 폰트의 출처를 표시해야 한다. 동의
절차에 관한 자세한 문의는 다음 담당자(imdj6328@daumcorp.com)에게
하면 된다.
대한인쇄문화협회 바른체
대한인쇄문화협회에서 개발하고 무료로 공개한 폰트다. 개인/비영리, 기업/영리 등 모든 분야에서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앞의 셋은 웹 페이지
가독성 확보를 목표로 제작된 반면 바른체는 인쇄 결과물의 가독성 확보를 위해 제작된 폰트다. 때문에 웹 페이지 제작보다는 문서를 출력할 때
어울린다. 책을 인쇄하거나, 포스터를 제작할 예정이라면 바른체를 사용해보자.
제한 무료 폰트
제한 무료 폰트란 폰트 개발자가 특정 사용자와 용도에만 저작권료를 받지 않겠다고 밝힌 폰트다. 보통 개인 사용자가 비영리로 사용할 때는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기업이나 단체가 사용하거나 개인사용자가 영리를 목적으로 사용할 때는 폰트 사용료를 지불해야 한다. 제한 무료 폰트는 폰트 개발사가 사회공헌을 목적으로 푸는 경우가 대다수다. 또, 폰트 개발사는 무료 폰트를 보고 기업이나 단체가 폰트 제작을 의뢰하길 기대하고 있다.
무료 폰트를 찾는 사용자를 위한 팁
시중의 완전 무료 폰트는 대부분 널리 사용되는 고딕체, 명조체 위주로 공개된 상태다. 바꿔 말하면 그림필기체나 붓글씨체 등 기교를 부린 폰트에선 완전 무료 폰트를 찾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미지나 동영상 등을 제작하기 위해 예쁜 글씨체를 찾고 있다면 저작권자로부터 폰트를 구매하자. 자칫 잘못하면 법적 제재를 당할 수 있다. 네이버 소프트웨어에서 각 폰트의 저작권 정보(사용 범위)를 제공하고 있으니 이를 잘 확인하고 쓰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