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과 윈도의 합체, 패러렐즈 데스크탑
애플의 개인용 컴퓨터인 매킨토시(이하 맥) 시리즈는 세련된 디자인을 갖췄으며, 무엇보다도 고유의 운영체제인 '맥 OS'를 탑재하고 있어 흔히 쓰는 윈도 기반 컴퓨터와 다른 감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아이폰, 아이패드를 비롯한 애플의 모바일 기기가 인기를 끔에 따라 개인용 컴퓨터 역시 애플의 맥 시리즈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제법 늘고 있다. 애플의 시스템끼리 함께 쓰면 편의성 면에서 유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맥 컴퓨터에도 단점은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 호환성 문제다. 윈도 이용자가 맥 OS 이용자보다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각종 응용 프로그램도 윈도 전용으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물론 맥용 응용 프로그램 중에도 유용한 것이 제법 있긴 하지만, 이것만으로 모든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을 대신할 수는 없다.
물론 인텔 CPU 기반의 맥 컴퓨터라면 부트캠프(맥에서 윈도 구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를 이용해 윈도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이러자면 맥 OS를 쓰다가 윈도 소프트웨어를 쓰려면 재 부팅을 해서 운영제제 전환을 해야 하므로 불편한데다, 그럴 바에야 맥 컴퓨터를 이용하는 의미가 없다는 지적도 있다.
'패러렐즈 데스크탑(Parallels Desktop)'은 이런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 개발된 맥용 가상 운영체제 프로그램이다. 이를 이용하면 맥 OS X 기반의 시스템에서 재 부팅 없이 윈도를 비롯한 다른 운영체제를 구동할 수 있으며, 윈도용 프로그램을 맥용 프로그램처럼 맥 OS X의 바탕화면에 배치해 이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하의 설명은 패러렐즈 데스크탑9 버전에 해당한다.
구매하기 전에 우선 시험판으로 체험해 보기
패러렐즈 데스크탑은 유료 소프트웨어다. 구매가 부담된다면 개발사인 패러렐즈의 홈페이지나 네이버 소프트웨어를 통해 시험판을 내려받아 한번 써보고 구매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시험판은 사용 기간이 14일로 제한되어 있지만 기능적으로는 유료 버전과 거의 차이가 없다. 패러렐즈 데스크탑9을 설치 가능한 운영체제는 맥 OS X 10.7.4(라이언) 이후 버전이다.
패러렐즈 데스크탑을 설치하려면 패러렐즈의 계정이 필요하다. 계정이 없다면 설치 화면에서 '새 계정 생성하기'를 선택해 ID(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만들자. 계정을 입력하면 제품의 인증 키를 입력하는 화면이 나오는데 일단 시험판으로 이용하고 싶다면 '시험판 키 받기'를 선택해 14일간 무료로 이용해보자.
윈도우 뿐 아니라 리눅스, 크롬OS, 안드로이드 등도 설치 가능
이런 과정을 거쳐 패러렐즈 데스크탑을 설치했다면 다음은 이를 실행해 가상 운영체제를 설치해보자. 설치를 지원하는 운영체제는 윈도XP나 윈도7, 윈도8과 같은 윈도 시리즈 외에 리눅스, 크롬OS, 안드로이드 등 다양하다. 패러렐즈 데스크탑을 이용해 설치한 가상 운영체제는 맥 OS X 상에서 구동되는 응용 프로그램처럼 취급 받으므로 가상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도중이라도 맥 OS X의 모든 기능을 온전하게 이용 가능하며, 두 운영체제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재부팅도 필요 없으므로 편리하다.
패러렐즈 데스크탑을 이용해 새로운 가상 윈도우를 설치하려면 해당 운영체제의 설치용 매체가 필요하다. 설치 디스크(CD나 DVD)가 있다면 가장 간단 하겠지만 요즘 나오는 맥 컴퓨터 중에는 CD/DVD 드라이브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이 때는 해당 디스크에서 추출한 이미지 파일(ISO 규격 등)을 이용하거나 부팅 가능한 USB 메모리에 설치 파일을 담아 운영체제 설치를 진행 할 수도 있다. 준비가 되었다면 설치 메뉴에서 'DVD 또는 이미지 파일의 Windows나 다른 OS 설치'를 선택하자.
이렇게 윈도를 새로 설치하는 것 외에 다른 컴퓨터에서 이용하던 윈도 운영체제의 환경을 그대로 패러렐즈 데스크탑이 설치된 맥 컴퓨터로 옮기는 방법도 있다. 우선 패러렐즈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전송용 소프트웨어(Parallels Transporter Agent)를 윈도 컴퓨터에 설치하자. 이렇게 하면 해당 윈도우 컴퓨터의 환경(운영제체 설정, 응용 프로그램 등)을 네트워크를 통해, 혹은 외장하드를 통해 패러렐즈 데스크탑이 설치된 맥 컴퓨터로 전송해 옮길 수 있다. 준비가 되었다면 설치 메뉴에서 'Windows를 PC에서 마이그레이션하기'를 선택하자.
이렇게 초기 설정을 마치면 본격적인 설치 과정이 시작된다. 여기선 윈도8을 설치했다. 설치 시작 화면에서 '빠른 설치' 옵션에 체크를 해주면 윈도 제품 키 입력을 제외하면 이후부턴 신경 쓸 것이 없이 '계속'만 눌러줘도 대부분의 과정이 무난히 진행된다. 도중에 'Mac과의 통합' 항목에서 'Mac과 유사하게(동시 실행 모드 사용)'와 'PC와 유사하게(동시 실행 모드 사용 안함)'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데, 이는 나중에도 얼마든지 변경할 수 있으므로 아무것이나 고르자. 여기선 'PC와 유사하게'를 선택했다.
동시 실행 모드의 활용성 높아
이러한 과정을 마치면 맥 OS X의 바탕화면에 윈도우 운영체제의 화면이 창 형태로 구동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상태에선 당연히 윈도우용 응용 프로그램도 설치가 가능하며, 특히 인터넷 익스플로러를 이용해 액티브X 기반 인터넷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어서 맥 OS의 웹 브라우저에선 호환이 되지 않는 일부 쇼핑이나 뱅킹, 공공 서비스 등도 무리 없이 이용할 수 있다. 양쪽 운영체제간의 파일 전송도 마우스를 이용한 드래그 앤 드롭으로 간단히 할 수 있다.
다만,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마다 별도의 운영체제 창을 띄워서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 불편할 수 있는데, 이 때는 패러렐즈 데스크탑의 동시 실행 모드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가상 운영체제 실행창의 우측 상단에 있는 동시 실행 모드 전환 메뉴를 클릭하면 가상 운영체제 창이 사라지는 대신 현재 실행하고 있는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의 실행창만 OS X의 바탕화면에 나타난다.
그리고 OS X의 바탕화면이나 런치패드에 윈도용 응용 프로그램의 바로 가기 아이콘을 배치, 원할 때마다 이를 실행해 곧장 화면에 띄우는 것이 가능하다. 윈도용 프로그램을 마치 맥용 프로그램 쓰듯이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그리고 이렇게 구동되는 윈도용 프로그램의 아이콘에는 패러렐즈 특유의 'II' 마크가 찍히므로 기존의 맥용 프로그램과 쉽게 구분이 가능하다. 동시 실행 모드를 마치고 다시 창 형태로 가상 윈도우를 구동하려면 상단 메뉴의 패러렐즈 아이콘을 클릭해 '동시 실행 모드 종료'를 선택하면 된다.
소프트웨어 호환성 높으나 게임은 다소 무리
패러렐즈 데스크탑을 이용하면 상당수의 윈도용 소프트웨어를 맥 환경에서 무리 없이 구동할 수 있다. 오피스나 웹 브라우저 같은 일반 작업용 소프트웨어는 물론, 동영상이나 음악 플레이어 같은 멀티미디어 관련 소프트웨어도 2013년형 맥북 프로에서 느려짐 없이 구동되는 것을 확인했다.
다만, 게임까지 완전하게 구동하는 것은 다소 무리다. 옵션 설정 메뉴의 '하드웨어' 탭의 '비디오' 항목에서 비디오 메모리의 할당량을 높여주면 어느 정도 게임 구동능력을 보완할 수는 있다. 하지만 '서든어택', '아이온'과 같은 윈도 전용 게임 소프트웨어를 실행해보니 아예 구동이 되지 않거나 매우 느리게 구동되어 정상적인 플레이는 힘들었다. 패러렐즈 데스크탑은 분명 우수한 소프트웨어지만, 가상 운영체제 특유의 한계는 분명하다는 것을 알아두자.
※본 기사는 네이버 소프트웨어(http://software.naver.com/)의 스페셜리뷰 코너에도 함께 연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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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김영우(pengo@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