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손 70만 원대 스마트 안경 'BT-200'... 점유율 50% 목표
엡손이 자사의 빔 프로젝터 기술을 응축한 스마트 안경, '모베리오 BT-200(이하 BT-200)'을 소개하는 행사를 5일 열었다.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14'에서 선보였던 BT-200을 정식으로 국내 시장에 소개하는 자리였다.
스마트 안경?
스마트 안경은 스마트 시계와 함께 최근 각광받는 웨어러블 제품군 중 하나다. 최근 구글 글래스로 일반 소비자에게 익숙해진 스마트 안경 시장에 많은 제조사가 힘을 쏟아 붓고 있다. 엡손도 그 제조사 중 하나.
스마트 안경에 대해 아직 완벽히 정의되지는 않았지만, 보통 안경 렌즈 부분에 빔프로젝터로 화면을 띄워 사용자가 양손이 자유로운 상태에서 동영상 감상, 웹 서핑, SNS 활동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는 제품을 어울러 말한다.
스마트 안경의 활용도는 다음과 같다. 스마트 안경을 통해 길거리를 보면 상점마다 가게 이름, 전화번호, 평가 등이 떠다닌다. 판매대에 진열된 상품을 쳐다보면 그 가격, 정보 등이 즉시 노출된다. 어디서든 스마트 안경으로 동영상을 보거나 SNS 활동을 할 수 있다. 카메라가 부착된 제품은 사용자가 보는 시각에서 즉각적으로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가능하다. 물론 이외에도 활용도는 무궁무진하다. 만약 보급되기만 하면 스마트폰의 등장만큼 생활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오리라 기대된다.
작고 가볍고 강력해졌다
엡손의 BT-200은 전작인 BT-100이 출시된 지 약 2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시스루 타입(현실 세계에 영상이 겹쳐져 보이는 방식)의 양안식(영상을 렌즈 양쪽에서 보는 방식) 제품이다. 엡손 관계자에 따르면 이 분야의 대표적인 HMD(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는 BT-200이 유일하다. 구글 글래스는 시스루 타입이긴 하지만 일안식(렌즈 한쪽에만 영상이 보이는 방식)이다.
엡손은 소형화, 경량화에 초점을 맞춰 BT-200을 개발했다. BT-200은 전작보다 무게는 약 58%(88g), 부피는 약 64%(120cc) 감소했다. 엡손 윤정민 과장은 "BT-100이 휴대하기엔 부담스러운 크기와 무게라는 사용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실제 제품 소개 영상에 등장한 모델들은 BT-200을 야외에서 착용하고 있었다.
직접 써보니 생각보단 부피와 무게가 꽤 느껴졌지만 전작에 비하면 훨씬 양호했다. 다만, 일반 안경이나 구글 글래스 정도를 생각했다면 조금 실망할 수 있겠다. 무게도 88g으로 가벼운 편이지만 그래도 착용했을 때 코를 살짝 누르는 느낌은 어쩌지 못했다.
그럼에도 현실 세계에 둥둥 떠있는 듯한 웹 화면은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직접 BT-200을 착용한 채 전시장 곳곳을 살펴 보았다. 기자가 BT-200으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다른 사람은 모르게 동영상을 보거나 웹 검색을 할 수 있었다.
BT-200과 함께 구성된 컨트롤러는 터치 기반이라 손가락을 이용해 마우스 포인터를 이쪽 저쪽으로 옮길 수 있다. 키보드처럼 쓸 수도 있어 스마트 안경 단독으로 사용할 때보다 조작이 편리하다.
엡손 측에 따르면 BT-200의 스크린 크기는 2.5m 거리에서 40인치 화면을 볼 때와 비슷하다. 해상도는 960 x 540(QHD)다. 풀HD(1,920 x 1,080)가 보편화된 요즘, 해상도가 너무 낮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대해 앱손 윤정민 과장은 "풀HD 해상도를 구현하려면 LCD패널, 렌즈, 하프 미러 등 대부분의 부품 크기가 커질 수밖에 없다. 결국 휴대할 수 없는 사이즈가 되고 무게도 너무 무거워진다. 엡손이 960 x 540의 해상도를 고집한 이유는 이 해상도가 화질과 휴대성 사이의 타협점이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BT-200의 운영체제는 안드로이드 4.0(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버전이다. 엡손은 제품 출시 후 전용 앱 마켓을 열어 BT-200의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램(RAM)은 1GB이고 내부 저장 공간은 8GB(SD 메모리 등으로 확장 시 32GB까지)이다. 블루투스, 와이파이(Wi- fi), 미라캐스트 기능 등을 지원해 연결성을, 자이로 센서, 가속도 센서, 카메라(30만 화소), 마이크 등을 갖춰 제품 활용도를 높였다.
한국 점유율 50% 이상이 목표
사실 HMD는 일반 소비자에게 그다지 익숙한 제품이 아니다. 그래도 매니아층을 기반으로 꾸준히 그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엡손은 올해 전체 HMD 시장의 규모를 6만 대, 한국 시장 규모는 5,000대로 추산했다. 엡손의 한국 시장 점유율 달성 목표는 50% 이상이다.
BT-200은 오는 5월 말~ 6월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70만 원대로 점쳐진다.
기자의 눈으로 본 행사
행사장의 마스코트는 판다 캐릭터 '모바'였다. BT-200을 착용한 채 전시회장을 누빈 모바는 꽤 인기를 끌었다. 엡손은 앞으로 모바 캐릭터를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펼칠 계획이라 전했다. 친근감 있는 모바가 B2C 시장에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BT-200을 알릴지 기대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