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콘의 전부를 품은 곳, '니콘 긴자 쇼룸'을 가다
눈발이 날리던 지난 14일, 일본 도쿄 긴자에 위치한 '니콘 긴자 쇼룸'을 찾았다. 매장 외관이 국내 카메라 매장과 비슷했다.
매장 안을 들어서자 친절한 웃음의 점원들이 반겼다. 깔끔하고 모던한 실내 인테리어가 니콘의 이미지와 잘 맞았다. 니콘과 9년째 끈끈한 모델 계약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배우 기무라 타쿠야의 사진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었다. 니콘 긴자 쇼룸은 DSLR부터 미러리스, 콤팩트카메라까지 니콘의 다양한 모델을 전시해두어 사용자들이 구매 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곳.
니콘의 최상급 DSLR인 'D4'도 있어 누구나 직접 만져볼 수 있게 했다. 카메라 앞에는 촬영에 좋도록 화분 등의 소품이 놓여 있다. '한번 찍어볼까'하는 생각에 D4를 집어 들었다. 크기와 무게가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그립감이 나쁘지 않았다. 셔터에 손가락을 대고 지그시 누르자 엄청나게 빠른 속도의 연사가 '타다다다다다'하는 소리와 함께 시작됐다. 워낙 매장이 조용해 셔터 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져 조금 민망했지만, D4의 초당 11장의 연사 속도(FX 포맷 기준)는 놀라웠다.
이곳에는 카메라뿐 아니라 렌즈, 청소 키트, 가방, 책 등 관련 액세서리를 위한 자리도 마련되어 있다. 특히 렌즈 모양 텀블러가 눈길을 끌었다. 렌즈캡을 열지 않으면 영락없는 렌즈다. 선물 받았을 때 렌즈인 줄 알았는데 텀블러라면 꽤 유쾌하겠다.
"카메라 판매는 하지 않는다"
여기저기 둘러보다 멋져 보이는 망원렌즈를 발견했다. 니콘 쇼룸에는 방문객이 직접 자신의 니콘 DSLR에 렌즈를 장착해 체험해볼 수 있는 코너가 마련되어 있다. 이것저것 렌즈를 바꿔 촬영해보다 문득 렌즈 가격이 궁금해졌다. 옆에 서 있던 직원에게 짧은 일본어로 '이 렌즈 얼마입니까'하고 묻자, 직원이 태블릿PC를 꺼내 렌즈 최저가를 검색하기 시작했다. 속으로 '왜 최저가 사이트에서 검색하나'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니콘 긴자 쇼룸에서는 카메라와 렌즈를 판매하지 않는다고(청소용 키트나 렌즈캡 등 액세서리는 판매한다).
긴자 쇼룸의 오우치 시게오 부센터장에게 "그럼 카메라를 사고 싶으면 어디서 사냐"고 물으니 "가까운 니콘 매장, 인터넷, 요도바시 카메라 등 대형 전자 제품 매장 등에서 사면 된다"고 답했다. 방문객은 이곳에서 점원의 '제품을 구매하라'는 무언의 압박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제품 체험을 할 수 있다.
매장 1층 한편에는 대형 TV가 설치되어 있다. 니콘 쇼룸을 찾은 방문객이 자신이 찍은 사진을 제공하면 이 디스플레이로 일주일간 틀어준다고 한다. 자신의 작품을 사진 애호가들에게 보일 좋은 기회다. 실제 이날도 일본의 자연 경관을 찍은 사진들이 슬라이드쇼 방식으로 지나가고 있었다.
전문 사진 작가의 작품을 갤러리처럼 전시한 공간도 따로 마련되어 있다. 이른바 '니콘 살롱'이다. 심사를 거쳐 작품을 선정하므로 그 수준이 훌륭한 편.
긴자 쇼룸 2층에는 A/S 센터가 마련되어 있다. 카메라 전문 기술자가 제품의 고장을 판별하고 수리해주는 코너도 있어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다. 하루 긴자 쇼룸의 방문객은 500~600명 정도인데 이 중 제품을 수리하는 사람이 130여 명 정도다. 매장 입구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감지하는 센서가 있어 방문객 숫자를 쉽게 알 수 있다고 한다.
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