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LR 수준의 이미지 센서 탑재, 캐논 'G1X Mark 2' 공개
캐논은 새로운 플래그십 제품을 출시할 때 제품군의 대표 이름에 출시 순서대로 '마크(Mark) 넘버'를 붙여왔다. 5D Mark 3, 1Ds Mark 3 등이 그 대표적이다. 이런 제푼군은 캐논의 최신 기술을 담았고,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판매량이 많아 캐논의 자신감과 기대를 모두 담은 제품이라 할 수 있다. 캐논이 오늘(2014년 2월 13일) 선보인 '파워샷 G1X Mark2(이하 G1X Mk2)'역시 캐논의 이런 자신감을 담은 제품이다.
포서즈 시스템보다 큰 이미지 센서 탑재
G1X Mk2는 캐논이 자체 개발한 1.5인치(약 18.7mm x 12.5mm) 이미지 센서를 탑재했다. 올림푸스나 파나소닉의 DSLR/미러리스 카메라에 주로 쓰이는 포서즈(Four Thirds, 17.3mm x 13mm) 이미지센서와 유사한 크기다. 이를 통해 해상력을 높였으며, 명암차도 선명하게 나타난다. 여기에 캐논의 렌즈 기술력과 최신 영상 처리 엔진 등을 더했다.
렌즈 초점거리는 24-120mm(약 5배 줌, 35mm 환산 시)며, 조리개는 F2.0- F3.9 가변 조리개를 탑재했다. 이를 통해 밝은 사진을 얻을 수 있으며, 특히 최대 망원(120mm)에서도 조리개를 상대적으로 많이 열 수 있어 아웃포커싱(배경을 흐리게 처리하는 기법)도 손쉽게 표현할 수 있다. 접사는 최대 광각(24mm)에서 5cm내외에서 촬영할 수 있어, 초보자도 특별한 장비 없이 접사 촬영에 도전할 수 있다.
카메라 조작도 새로운 방식을 적용했다. 렌즈에 장착된 조절 링 2개를 통해 카메라 설정 값(스텝 링)과 초점(컨티뉴어스 링)을 조절할 수 있다. 촬영 모드 다이얼을 Av나 Tv에 맞춘 뒤 스텝 링을 돌리면 설정에 따라 조리개나 셔터속도 수치가 바뀐다. 자동초점(이하 AF)을 맞춘 상태에서 컨티뉴어스 링을 조절하면 더 미세하게 초점을 잡을 수도 있다.
G1X Mk2에 탑재된 캐논 6세대 영상처리 엔진 'DIGIC 6'는 더 빠른 AF 속도를 구현한다. 높은 감도(ISO)에서 발생하는 노이즈를 대폭 줄었으며, 이미지 처리 속도도 크게높였다. 또한, AF 포인트도 고급형 DSLR 카메라수준인 31개를 지원해 AF 영역이 넓다. 얼굴을 인식할 뿐 아니라, 얼굴이 움직이면 AF 포인트도 이를 따라 움직이며 추적하는 트래킹 기능도 갖췄다.
사진 전송 및 공유 기능도 새롭게 추가했다. '원터치 스마트폰 버튼'을 활용하면 복잡한 과정 없이 캐논 클라우드 서비스 'Canon Image Gateway'에 촬영한 사진을 동기화할 수 있다. 카메라를 가방에 넣은 상태에서도 연결한 스마트폰을 조작해 카메라에 있는 사진을 클라우드에 올릴 수 있다.
여기에 근거리무선통신(NFC)기능을 탑재해 NFC 기능이 있는 안드로이드 기기를 G1X MK2에 접촉하면 '캐논 카메라 윈도' 앱이 자동으로 작동된다. 이 앱은 모바일기기의 화면에서 확대, 플래시 설정 변경 등을 원격에서 제어할 수 있는 기능을 갖췄다. 만약 앱이 설치돼있지 않다면, 카메라와 접촉 시 구글 플레이스토어로 연결돼 앱이 자동 설치된다.
전문가를 위한 확장성도 눈에 띈다. 상단 액세서리 단자에 전자식 뷰파인더(제품명 EVF-DC1, 별매)를 연결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주변의 밝은 환경에서도 피사체를 정확하게 보며 촬영할 수 있다. G1X Mk2는 오는 4월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이날 캐논은 G1X Mk2 외에도 다양한 콤팩트 카메라 제품군을 선보였다. 그중 눈에 띄는 제품은 파워샷 SX700 HS이다. 초점거리는 25-750mm(35mm 환산 시, 약 30배 줌)이며, 여기에 '줌 플러스'기능(디지털 2배 줌)을 더해 최대 60배까지 확대 촬영할 수 있다. 인텔리전트 IS 기능을 탑재하고, 그립감을 높여 고배율 촬영 시에도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가장 큰 장점은 '프레이밍 어시스트' 기능이다. 보통 고배율 망원 촬영 시에는 너무 크게 확대돼 피사체의 위치를 놓치는 일이 있는데, 이 기능을 사용하면 줌을 하지 않은 상태의 모습을 액정 화면에 보여준다. 이를 통해 망원에서도 피사체를 빠르게 찾을 수 있다. 와이파이와 NFC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 등에 이미지를 전송하는 것도 더욱 편리해졌다. 이 제품 역시 4월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지난해 출시한 독특한 콘셉트의 카메라 '파워샷N'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파워샷N 100도 선보였다. 제품에 장착된 '스토리 하이라이트' 기능을 탑재해 버튼을 한번 누르는 것만으로도 카메라가 촬영하는 순간의 다양한 정보를 인식하여, 중요한 사진이라고 판단되는 이미지를 모아 자동으로 선택한 후 슬라이드쇼로 볼 수 있다.
파워샷N 100은 전면과 후면 두 곳에 카메라를 장착했다. 이는 '듀얼 캡쳐 하이브리드 오토' 기능에 사용된다. 이 기능은 일부 스마트폰이 탑재한 '듀얼 카메라' 기능과 흡사하다. 피사체를 촬영하는 '메인 카메라'와 촬영자를 촬영하는 '스토리 카메라'를 활용해서 한 화면에 피사체와 촬영자를 모두 담는다. 사진은 물론, 동영상에도 적용할 수 있다. 파워샷N 100 오는 5월 출시 예정이며, 가격은 미정이다.
스마트폰의 성능(특히 내장 카메라)이 하루가 다르게 좋아지면서 콤팩트 카메라 시장은 크게 줄었다. 이런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여러 제조사는 '하이엔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큰 이미지 센서를 탑재하고, 조리개를 더 많이 열 수 있는 렌즈를 장착한다. 어떤 제품은 초 고배율 망원 기능까지 제공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능 강화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은 아쉽다. 최근 나오는 하이엔드급 콤팩트 카메라를 보면 너도나도 밝은 렌즈, 초 망원, 간편한 사진 전송 등이 특징이라고 외친다. 너무 흔해져서 특징이 특징이 아니게 돼버렸다. 조금 더 새롭고 독특한 콘셉트의 제품이 필요한 시점이다.
글 / IT동아 이상우(lswoo@itdonga.com)